화장대 위에 두고
쳐다만 보던 우울증 약병을
오전 내내 만지작 거렸다.
뚜껑을 열어
세어보기만 한 지가
벌써 몇번째인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음을 알기에
시작이 두려워
멈칫거리는 사랑처럼
약 먹기를 망설이게 된다.
오늘 신문 기사에
자영업자의 눈물을 노린
코로나 사기라는
글을 읽다보니
안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지친
자영업자들
사기 당해 망연자실
넋을 놓고 있을
그들의 아픔이
감정 이입이 심한 내게
고스란히 전이 되어
가슴을 콕콕 찌르는 통증에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종로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마치고
재잘거리며 걸어가다가 마주친
불빛이 너무 휘황찬란했던 상점.
모임이 있을 때 마다
친구들과 몰려가서
이것 저것 재미로 사면서
단골이 되었던 그곳.
더이상
코로나로 인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3월 말로 폐업한다는
문자를 받으니
기나긴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이젠 나도
오너라는 부푼 꿈으로
정성 들여 오픈했던
압구정 모피샵을
불황으로 접고
한달 동안 누워서
울기만 했던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오전 내내
괴로웠다.
극심한 박탈감, 상실감에
거의 먹지도 못하다보니
8키로가 빠졌었다.
이러다가
환갑도 채 못 산
엄마를
잃는건 아닐까
걱정이 된
큰딸이
엄마의 발랄한 사진을
이력서에 첨부해서
지인이 경영하는
학원에서 강의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경력을 인정받아
중국어와 한자 수업을 시작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주 2회만 맡기로 했던 수업.
주 3회 주 4회로 점점 늘어나고
내 시간이 전혀 없다보니
그 또한 스트레스.
그러다가 새로 오픈 한
친한 언니네 샵에
디스플레이 의뢰가 들어와서
주말마다 도와주다 보니
단 하루도 못 쉬고
일을 하게 되어
심신이 너무도 지쳤다.
내 덕분으로
매출이 반짝 일어나니
계속 도와달라고 해서
내 모피 소품들을 다 가져다가
비까번쩍
고급지게 디피를 하고
틈만 나면
거기 가서 살다시피 했건만
도무지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종일 손님이
단 한 명도 없는 날도 있다는
언니의 푸념과 한숨을
듣다가 지친 나도
더이상
신이 나지 않는다.
견디는 자가 이기는 자 이고
끝까지 버텨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자영업자들
정말 너무나도 힘들다.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일지,
어떻게 생겼을지
참 궁금하다.)
**********
조금만 더 버티면
어둡고 긴 터널 저 끝에
밝은 빛이 보일거라는 희망으로
자영업 하시는 분들
힘을 내어 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써봅니다.
바람 불고
춥지만
햇살이 따뜻한 봄이
바로 코앞에 와있음을 알기에......
*코로나 블루 증상*
증상
코로나블루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소화불량·어지러움·두근거림·
불면증 등이며,
불안하고 쉽게 놀라는
증상이 나타난다.
화가 자주 나고
짜증이 많아지며,
원하지 않는 기억들이
반복적으로 떠오른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감퇴되며,
정신이 멍하고 혼란스럽고,
눈물이 나며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며,
기운이 없고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다.
너무. 힘든
자영업자들. 너무. 안타깝네요
정부서. 빨리
시간연장을. 해야할텐데
네
한시간 연장 되어
그나마 조금 숨통이 트일까요?
이른아침 출근해서
습관처럼 카페 서핑~
아....
외면과 다른 내면의 고뇌가
확~느껴지면서 정이 팍~!갑니다.
세상 고민 하나도 없을 아름다움
만을 가꾸고 사시는 분인줄..ㅋㅋ
효주아네스님의 화끈함과섬세함.
요석님의 지성과 야성.
윤슬하여님의 글에 홀딱반하고.
명주친구의 단정한 삶.
그외 몇몇분들이 마음속에서 자리잡아
열심히 흔적들 찾아서 안정을 찾고.
위안을 받는 울 카페에서 또
아름다운 페이지님을 담습니다.
우울은 날려버리고 좋은사람들
생각하며 더욱더 활기차게 사십시다.
좋은 모습
즐거운 모습만 보이면 좋겠지만
가끔은
위로도 받고 싶고
어리광,땡깡도 부리고 싶답니다.
ㅎㅎ.
막내로 자라서
가끔은
철부지 짓도 하네요.
다독여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이더님 덕분에
우울은 저만치 날려보내고
좋은 분들 생각하며
오늘 월요일 활기차게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이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