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필리핀, 쌀시장 전면 개방 위기

[필킴아저씨]

필리핀이 쌀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세계무역기구(WTO) 159개 회원국 가운데 쌀시장을 관세화로 개방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필리핀뿐이다.

　필리핀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의 연간 의무수입쌀을 35만t에서 80만t으로 2.3배 늘리고, 의무수입쌀에 부과하는 관세를 40%에서 35%로 낮추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하며 관세화 의무면제(웨이버)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미국·캐나다·호주·태국이 유보적 태도를 보이면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다만 미국·캐나다·호주가 쌀 관세화 유예 연장에는 적극 반대하지 않고 다른 상품의 추가 양보를 요구함에 따라 내년 3월에 열리는 상품무역이사회나 임시회에서 추가 협의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국가는 필리핀에 국별쿼터(수출국에 일정한 의무수입량을 배정하는 제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이 관세화 의무면제를 받으려면 상품무역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159개 회원국 통상장관이 참여하는 각료회의나 일반이사회에서 4분의 3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필리핀이 상대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쌀시장 개방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되는 셈이다.

　필리핀은 2012년 6월까지 두번의 관세화 유예를 거쳐 3차 유예를 추진했지만, ‘추가 유예의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미국·호주·캐나다의 반발을 샀다.

이에 필리핀은 ‘국내 사정 때문에 관세화 전환이 어렵다’며 아예 관세화 의무를 면제해달라는 요청서를 WTO에 제출했었다.

　필리핀이 의무면제 협상에서 최종적으로 실패하면 쌀 관세를 정하고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쌀을 개방하지 않은 나라로는 한국만 남게 된다.

우리나라의 관세화 추가유예 기간은 내년 말로 끝나며, 2014년 기준 의무수입량은 40만9000t에 관세는 5%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