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를 할 때는 벌이나 뱀, 그리고 쓰쓰가무시 병을 옮기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사진은 추석을 앞두고 제주시 공설공원묘지에서 벌초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아직 한낮 햇볕이 뜨겁긴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어느새 가을을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무더위로 자제해왔던 등산이나 야외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추석이 2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벌초를 하거나 미리 성묘에 나서는 사람도 많다.
가을 나들이에는 주의해야 할 전염병이 적지 않다. 숲이나 풀이 우거진 산과 들에서는 뜻하지 않은 가을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는 "가을이 되면 성묘, 야유회 등 야외활동이 부쩍 늘어나는데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 쓰쓰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과 같은 '가을철 3대 전염병(제3종 법정전염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9월 25일)을 한 달 앞둔 주말부터 벌쏘임, 뱀물림, 예초기 사고가 급격히 늘기 시작해 추석 전주까지 주말을 중심으로 많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교수는 "예초기 칼날이 잡초 속에 있는 돌에 부딪히면 부러지면서 파편이 몸으로 튀어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며 "각종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성묘ㆍ벌초길 밝은 색 옷 피해야
= 성묘 길에 나섰다가 잘못하면 풀독에 오르거나 뱀 벌 등과 맞닥뜨릴 지도 모른다.
보통 벌에 쏘이면 큰 문제는 없지만 말벌에 쏘이거나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연약한 아이들은 쇼크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재동 경희의료원 교수는 "호흡할 때 답답하고 전신에 땀이 나며 맥박이 빨라지고 의식이 흐릿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쇼크 증상"이라며 "벌에 쏘인 뒤 이런 증상과 함께 두드러기가 나거나 가렵고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산에 오를 때는 곤충을 유인하는 밝은 색 옷이나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을 삼가고 성묘 후에는 먹다 남은 음식을 땅에 묻거나 꼭 덮어둬야 한다.
뱀도 조심해야 한다. 가을철 뱀은 독이 바짝 올라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서늘한 날씨로 햇볕을 받기 위해 나온 뱀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신중호 교수는 "뱀에 물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흥분하지 말고 절대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상처 부위는 될 수 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심장보다 낮게 자세를 유지한 뒤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항독소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물린 부위를 칼로 베고 피를 빨거나 지혈대를 대는 전통적인 응급처치 방식은 상처를 자극하고 환자 흥분만 조장해 오히려 뱀독 순환을 촉진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진드기가 '쓰쓰가무시' 주범
= 가을철 대표적인 전염병은 '쓰쓰가무시'병이다. 이 병은 2004년 환자 발생률이 2003년의 2배 이상을 기록한 뒤 2005년부터 3년간 매년 60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쓰쓰가무시병은 '리케치아'라는 병원체를 옮기는 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진드기 숙주인 들쥐가 많이 서식하는 농촌지역 주민들이 전체 환자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3분의 2는 다양한 직군의 일반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지역별 발생 현황을 보면 전라북도 833명, 경상남도 761명, 전라남도 652명, 충청남도 602명, 경상북도 583명 순으로 산과 들이 많은 농촌지역에서 발생이 잦다.
발병 연령대와 성별을 보면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이 77%에 달했고, 남자보다 여자 감염자가 더 많았다.
쓰쓰가무시병에 걸리면 몸살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을 보이는데, 피부 발진과 함께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검은 부스럼 딱지와 같은 '가피'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이 같은 증상이 감기몸살과 동반될 때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유행성출혈열' 사망률 7%
= 최근 들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유행성출혈열은 사망률이 7%로 현재 제3군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국제학회의 공식 명칭은 '신증후군출혈열'이지만 국내에서는 유행성출혈열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연간 450명의 환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4명이 10~11월에 감염됐다.
이 질환은 들쥐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투해 발생한다. 국내에서 감염이 잦은 곳은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경기도 한탄강 일대다. 초기에는 오한과 두통, 근육통이 동반되는 독감 증세와 비슷하지만 점차 심한 고열과 저혈압, 콩팥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특히 콩팥기능 장애에 따른 요독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만큼 가을철 야외활동이 많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 '렙토스피라증' 쥐가 옮겨
= 렙토스피라증도 가을철에 빈번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가을철 전염병 중 하나로 1998년 이후 해마다 100명 이상 감염되고 있다. 쓰쓰가무시병이나 신증후군출혈열과 같이 들이나 야산의 습기 있는 논이나 수풀에 서식하는 쥐가 매개동물이다.
들쥐 배설물이나 이로 오염된 흙, 물에 피부나 점막이 접촉해 균이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여러 내부 장기의 혈관염을 일으키는 이 질환은 감염 후 7~12일이 지나면 열과 함께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을 보인다.
많은 사람이 심한 독감으로 오인하지만 일부 환자는 열이 떨어지는데도 눈이 충혈되고 간과 비장이 커지면서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심할 때는 호흡곤란과 함께 사망하기도 한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철 감염질환은 대부분 들쥐에 의해 옮겨지는 만큼 야외활동 때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특히 야외활동 후 이전에 앓았던 감기에 비해 심한 고열과 근육통이 지속되고 피부에 발진 등이 보이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첫댓글 저는 얼마전에 벌초는 아니지만 푸르름과 산소를 취하기 위해 여행을 갔었답니다...물좋고 정자도 좋았건만...갑자기 등장한 벌떼들의 횡포와 눈에 뚜렸하게 보이는 색으로 단장한 초록뱀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아직까지 가슴이 벌렁벌렁 울방님들께서도 요즘 벌초하러 가시는 분이 많이 계신데...무탈하게 잘 다녀 오시길 바랍니다...좋은글은 제일먼저 담아 오시는 해얌님역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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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전에 벌초는 아니지만 푸르름과 산소를 취하기 위해 여행을 갔었답니다...물좋고 정자도 좋았건만...갑자기 등장한 벌떼들의 횡포와 눈에 뚜렸하게 보이는 색으로 단장한 초록뱀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아직까지 가슴이 벌렁벌렁![~](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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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벌초만이 아니고 등산이나 야유회등의 외출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겠지요? ㅎㅎㅎㅎㅎㅎㅎ
요즘시기에 정말 유용한 정보 입니다.이번 휴일에도 해마다 되풀이 되는 사고가 또 나왔더군요.모두모두 조심조심~~^^*
미리 알아두고 대비를 하면 피해가 적겠지요? 머리속에 챙겨넣어두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