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18년 4월 12일(맑음)
코스 : 군남홍수조절지 → 북삼교 → 왕징면사무소 → 우정리 → 임잔강주상절리 → 동이리 → 마전리 → 숭의전(역방향 걷기)
거리 : 19.2km/06:00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며칠 전에는 눈이 내리고 기온도 0도 가까이 내려간 적도 있었다. 그래서 산에 다닐 때에는 4월까지 동절기 장비를 항상 휴대하라고 한다. 이곳 연천지방도 추운 겨울을 지나고 봄이 오는 준비를 하고 있다. 밭에는 농기계가 밭을 갈고, 농부들은 파종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 평화누리길을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지만 걷기 1단계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드니 지하철과 버스를 적절하게 이용하면서 다녀서 그런지 그리 먼거리를 아니다 싶을 정도로 숙달이 되고 있다. 그리고 계절이 추운 겨울이 아니고 봄이 오고 나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다니기에도 한결 수월해졌다.
걷는 방향은 순방향일 때도 있고, 역방향일 때도 있다. 교통의 편리에 따라 정해진다. 오늘은 역방향으로 걷는다. 소요산역에서 하차를 하여 버스를 이용하여 전곡버스정류장으로 가야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 소요산역에서 9시 30분에 출발하여 백마고지역으로 가는 열차를 탄다. 그리고 연천역에서 하차하여 택시(요금 1만원)를 타고 군남홍수조절지로 간다.
평일이라서 걷는 사람이 없다. 군남댐에는 두루미 테마파크가 있다. 두루미 모형을 가까이에서 보니 무척 크다. 키도 135cm 정도 되고, 몸무게도 10kg 정도 된다고 한다. 그렇게 큰 덩치가 하늘을 날아서 시베리아까지 날아 간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사람도 위대하지만 두루미도 위대한 조류임에는 틀림이 없다.
얼음이 녹은 강물은 말없이 흐른다. 하천 주변 녹지대는 새풀들이 돋아나고 있다. 그 옆에 늘어진 수양버들도 연두색 새잎을 티워 내고 있다. 봄은 역시 만물이 생동하게 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추웠던 겨울이지만 땅의 온기를 느낀 각종 야생 식물들은 어김없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11코스 종점에서 10코스 방향으로 역으로 걷는다. 처음 마주하게 되는 '군남댐'이다. 공식적인 이름은 '군남홍수조절지'로 되어 있다. 사실상 댐임에도 불구하고 '홍수조절지'라는 명칭으로 사회적인 거부감을 지우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처음 마주하게 되는 군남홍수조절지, 2006년 10월에 차공하여 2013년 12월에 완공한 콘크리트 중력식 댐이다. 휴전선에서 6km 떨어진 댐으로 댐유역의 대부분이 북한땅으로 임진강 본류 홍수 조절과 북한측 황강댐의 불규칙한 물흐름에 대비한 댐이다. 그 옆에는 두루미테마파크가 설치되어 있다.
임진강 본류의 유량이 너무 적다. 얼마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북한쪽의 황강댐에서 물흐름을 막아 버리면 하류는 이렇게 적은 물만 흐르게 된다.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다. 하천 옆의 풀과 나무들은 봄을 맞이하느라 지금쯤 엄청난 흡입력으로 흙속의 물을 빨아 올리고 있을 것이다.
평화누리길에서 만난 야생화, '솜나물'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야생화를 많이 보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꽃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의 꽃모양이 아주 작다. 그래도 빨리 꽃을 피워서 벌과 나비의 관심을 받아서 결실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성산 보루가 있는 사면에서 피고 있는 '제비꽃'이다. 그 옛날 고구려 병사가 나라를 위하여 치열한 전투 끝에 장열하게 전사한 그 병사의 영혼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진보라색으로 붉게 핀 제비꽃의 색깔은 그 병사가 흘린 피의 색깔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보루를 오르는 계단목재에 따스한 봄을 만긱하고 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곤충, 사람이 옆을 지나가도 아무런 동요없이 그대로 잠에 취해 있다.
'양지꽃', 땅에 엎드려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옆으로 퍼지면서 뿌리를 내리면서 봄의 기운을 받아 들이고 있다.
'솜나물', 이런 식물들이 자꾸 눈에 띠었다.
홍수조절지에서 약 1/3의 거리를 걸었다.
'양지꽃', 이끼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리고 낙옆들이 양지꽃의 이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서 야생화를 찍을 때에는 꽃 주변의 낙옆을 긇어내지 말고 그냥 그대로 찍으라고 이야기 한다. 이불을 걷어내면 야생화가 춥다고 한다.
평화누리길이 평화롭게 보인다. 그래서 이름도 그리 붙였는가 보다.
아주 귀하게 보여 주는 진달래, 원래 이곳에는 진달래가 많은 산은 아니다. 길을 걸으면서 야생화를 보고, 진달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길을 걷는 다면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에게도 눈맞춤을 한다면 그 사람의 마음은 한결 아름다워 질 것이다.
'무등리 2보루'에서 임진강과 임진교를 내려다 보다. 멀리 보이는 산그리메는 동두천시에 소재한 산으로 추정된다. 겨우내 움추러 들었던 나무들이 지난 번 내린 빗물을 흡입하느라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듯 하다.
길 옆 사면에 피어 있는 '남산제비꽃', 야생화는 가까이에서 꽃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대화를 하면서 바라 보아야 아름답게 보인다.
'천남성', 이 식물은 독성이 있다. 여름에는 속대에 옥수수와 같은 붉은 열매가 맺힌다.
제방 뚝에 심어진 벗나무는 꽃을 떨어뜨리고 새잎이 나기 시작한다. 한 여름 이곳을 지나는 길손들에게 많은 그늘을 제공할 것이다.
'민들레', 하천변 누리길을 지나노라면 척박한 땅에도 모진 생명력을 키우는 많은 식물들을 볼 수가 있다. 이런 식물도 후대를 이어가기 위하여 나름대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식물들에 대한 경외감이 생긴다.
'수현재교', 요즘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인물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에 세워졌던 안내판이 철거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은 매사에 신중을 기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숭의전까지 앞으로 7.6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길가에 핀 야생화에게 인사를 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지체하였다.
'괭이눈', 꽃의 종류가 많이 있다. 깊은 산 계곡이나 그늘이 지고 서늘한 습지에서 잘 자란다.
'현호색', 잎의 생김새로 보아서 '점현호색'으로 보인다. 현호색도 꽃의 색깔에 따라서 구분한다.
'천남성',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다. 자라면 꽃잎 끝이 활처럼 말린다. 가을에는 속대에 옥수수같은 붉은 열매가 열린다. 독성이 있으며 뿌리는 약용으로 사용된다. 독초이므로 가급적이면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천변 누리길은 냉이와 달래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나물 채취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돌단풍', 바위 틈새에서 자라고 있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고 있다. 주로 하천변 바위 틈에서 많이 자란다. 주상절리대 절벽에서 자라고 있었다.
임진강 건너편의 주상절리대, 자갈, 물, 모래, 버드나무, 주상절리대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깊은 계곡 습지대에서 볼 수 있는 이끼폭포가 이곳 누리길에서도 볼 수 있다. 주상절리대의 한 곳에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이것을 보는 사람들은 그저 눈으로만 보시길 부탁 드린다.
'돌단풍', 주상절리대 절벽에 붙어서 자라는 것이 실감나는 장면이다. 비가 올 때에 많은 수분을 흡수하기 위하여 뿌리가 발달되어 있다.
'돌단풍'을 바라보니 절리대 끝에 핀 진달래가 오후의 햇빛을 받아서 빛나고 있다.
11코스 시점이자. 오늘의 걷기 종점인 숭의전이다.
고려 태조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 현재 왕건을 비롯한 고려 4왕과 고려 충신 16명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한국전쟁시에 건물이 전소되었으나 중건하여 현재에 이루고있다. 봄, 가을에 숭의전 제례가 봉행된다고 한다.
(후기) 2017년 11월 22일부터 시작한 평화누리길 걷기는 약 5개월이 지난 2018년 4월 12일 걷기를 마치게 되었다. 추운 겨울날에 걷게 되어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겨울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주변의 사물을 관찰하고 자라고 있는 농작물이 무엇인지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걷는 길은 사계절을 걸어야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언젠가 다시 시간이 된다면 결실의 계절인 가을철에 걸어 보고 싶다. 이 길을 만든 의도에 맞게 누리길을 걸으면서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걷는 길 대부분에 설치되어 있는 철책을 보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구조물을 방패삼아 살아가야 하는지 자문해 보았다. 그것이 가까운 날에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 가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평화는 누가 그냥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평화를 지키려면 평화로울 때에 힘을 기르라고 한다.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울 때에 평화는 지켜 지는 것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국민들이 분열하지 말고, 단합된 저력을 보여 줄 때 외부에서 우리를 넘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단결된 힘을 발휘할 때에 평화로운 세상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끝.
첫댓글 멋지고 예쁜 야생화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봄이 되니 누리길에 많은
야생화가 자라고 있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는
길을 자주 걸어 보렵니다.
이제 봄이 무르익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평화누리길은 언제 걸어도 볼거리가 많아서 좋은 길입니다.
특히 봄이 좋은것 같습니다.
누리길을 지나다가 못보고 지나친 야생화가 많이 있네요.11코스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렇지요. 야생화는 크기가 작아서 눈에 잘 띠지 않습니다. 그리고 꽃에 관심이 있어야 눈에 잘 보입니다.
봄철이라 아름다운 들꽃들을 보시며 유유자적 넉넉하고 여유로운 길을 걸으셨군요.
모든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들풀들,
허리를 굽혀야만 만날수있는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야생화를 이쁘게 담아주셨네요.
평화누리길의 이끼폭포라고 제가 이름지은 그 이끼폭포도 봄을 맞아 색갈이 파란게 아주 보기좋습니다.
각종 야생화와 눈맞춤 하시며 즐거운 시간 보내시며 멋진 트레킹 후기 잘 봤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누리길은 계절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더군요.
특히 봄철에는 길가에 핀 야생화가 볼만합니다.
허리를 굽히면 진리가 보이듯이 봄에는 야생화도 보입니다.
앙증맞은 야생화가 날 보고 가라고 손짓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우와~ 레오님께서 평화누리길 종주하시면서 11코스 역도보를 마지막 걷기 코스로 잡았군요.
11코스(임진적벽길)를 郡南홍수조절지 → 숭의전(崇義殿)까지 19㎞ 넘는 거리를 6시간 만에.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野生花를 너무 멋지게 렌즈에 담아주셨군요. 자세한 꽃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
해서 말입니다. 몇 번 반복해서 보아도 지루하지 않을만큼 멋진 걷기 後記 즐감하고 갑니다.
* 솜나물, 제비꽃 / 남산제비꽃, 양지꽃, 진달래꽃, 천남성, 민들레, 괭이눈, 현호색(점현호색),
냉이, 달래, 돌단풍까지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우리 야생화가 없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앵베실님, 과찬이십니다.
누구나 꽃을 보면 눈길을 주고 더 관심이 있으면 앉아서 한 동안 눈을 맞추기도 하지요.
아주 작은 꽃들이 나를 보고 가라고 손짓하는데 아니 보고 어찌 길을 떠날 수가 있겠습니까.
앞으로 평화누리길에서 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날 것인데 그냥 가시지 말고 눈 한번 맞춰 주시고
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야생화를 알고 나면 주변의 풍광보다는 계속 발바닥만 보고 가게 된답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꽃들을 많이 사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임진적벽길를 걸으면서 못 보고 못 느끼었던
평화누리길 임진적벽길의
아름다움을 올려 주시어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도보객들은 걷는것에 중심을 두다보면 야생화는 대부분 놓치고 간답니다.
조금더 천천히 걸으면 보이는 것이 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