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달러화의 약세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시중 은행들이 미 국채를 비롯한 달러화로 표시된 투자 자금 회수에 나섰다고 해외 주요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달러화 가치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 8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 대비 달러화 환율은 유로당 1.2225달러로 마감했으며,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1.223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화는 이날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파운드당 1.7631달러를 기록, 최근 10년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중국은 일본, 영국에 이어 미국 국채에 세번째로 많이 투자한 나라다. 그러나 달러 약세와 미국의 저금리 유지로 인해 BIS는 중국 은행들이 최근 10분기 가운데 8분기 동안 투자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해외계좌에서 91억 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은행들은 특히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미 국채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들의 자금회수가 중국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달러화 표시 대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달러화로 표시된 대출을 싸게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위안화 환율 평가절상 요구에도 불구하고 환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단언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올해 중국에 대해 1300억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 1994년부터 위안화의 가치를 달러당 8.28 위안 부근에 묶어두고 있어 중국의 경제성장이 위안화 가치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약달러 정책은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투자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BIS에 따르면 지난 5~7월중 외국의 미국 국채 매입은 매달 410억~450억 달러에 달했지만, 8월에는 250억불로 줄어들었으며 9월에는 56억 달러로 급락했다.
달러 약세에 따른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달러화 가치가 단기에 있어 강세로 반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