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아이
김정희
아이는 계절의 여왕 5월에 태어날 예정이었다
그해 5월은 시가지에
최루탄이 난무하는 무서운 세상이었다
아이는 밖으로 나오는 걸 미루고
안전한 엄마 품속에 머무르기로 했다
품 안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유월 첫날
극심한 산고 끝에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아이는 팔을 다쳤다
오른팔을 쓰지 못하는 아이는
수없는 교정 치료에도
왼손잡이로 살아야 했다
엄마는 아이의 장애 등록을 원치 않았다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난 다음
아이는 스스로 장애인 등록을 마쳤다
청포도처럼 맑은 눈
노루처럼 긴 목의 유월 아이는
엄마 없는 하늘 아래 홀로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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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아이_김정희
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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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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