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일원 철도시설 부지와 부지조성 공사가 한창인 북항재개발사업 지역(오른쪽). 부산역에서 사진 오른쪽으로 뻗은 조차시설은 부산진역 쪽으로 돌려 이설된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친수공간으로 개발 북항과 하야리아시민공원 등 연계 - 원도심 발전 재도약 기대감
- 철도시설 재배치 등 불가피 - 부전역은 복합환승센터로, 부산역은 KTX 전용역 될 듯
정부가 부산역 조차(열차를 편성하거나 다른 선로에 배분하는 일)시설을 부산진역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확정한 것은 '단절'을 '소통'으로 대신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원도심을 포함한 기존 시가지와 북항재개발사업 지역을 가로막는 철도부지를 옮겨 두 구역이 상생하는 길을 텄다는 뜻이다.
오는 2019년까지 부지조성 및 기반시설에만 2조388억 원을 투입하는 북항재개발사업지가 '나홀로'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철도부지에 막혀 쇠퇴하는 원도심에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북항재개발 탄력· 원도심 회복
한때 도시 발전축 역할을 맡았던 부산역 일대 철도부지는 도시 기능 확장과 발전에 따라 시가지 확산의 장애물로 전락했다. 부산진역에서 부산역 그리고 부산세관에 이르는 3㎞ 구간의 철도부지 53만 ㎡(16만 평·하야리아 부산시민공원 넓이)는 공간의 단절 원인이자 뿌리가 된 것이다. 철도 선로 때문에 차량통행과 보행이 제한돼 생활권이 끊겼고 원도심 산복도로 등지에서 옛 부산항 재래부두 일대 북항재개발사업지로 접근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번 부산역 조차시설의 이전 추진으로 부산역 일대 철도부지를 북항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친수공간 및 원도심과 연계해 개발하는 길이 활짝 열렸다. 원도심 산복도로를 찾은 여행객이 북항재개발사업지 친수공간과 관광레저 및 상업시설 등지를 편하게 오가는 모습을 볼 날도 머지 않았다.
부산발전연구원 김경수 연구위원은 "남포동~서면 도심 연결축에 위치한 부산역 철도부지 일원은 하야리아 부산시민공원, 북항재개발 지역, 부산롯데월드 등 도심축상 대규모 개발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도심 기능 회복이란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철도시설 기능 재배치 등 대수술
부산역 조차시설 이전 추진에 따라 향후 시설 및 기능 이전을 통한 철도시설 통합과 재배치 등 대수술이 이뤄지게 됐다.
26일 부발연에 따르면 부전역은 부산역 일반철도(경부선) 이전 등에 따라 경부선, 동해남부선, 복선전철(부산~울산, 부전~마산)의 시종착역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전역은 복합환승센터의 기능을 맡고, 부산역은 경부고속철도(KTX) 전용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부산항 신항에 주도권을 내준 북항의 물동량 처리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부산역과 부산진역 철도부지 내 CY(컨테이너 야적장) 시설의 물동량은 신선대역으로 옮겨 처리될 전망이다.
■조차시설 해법 나오기까지
부산역 조차시설 이전 사업은 부산시가 원도심 재개발을 위해 추진했던 사업이었지만 정작 지난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에는 조차시설의 일반철도 및 KTX 검수기능을 가야조차장으로 이전해 부산역 조차시설 부지를 전면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김황식 국무총리가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산역 일대 철도부지와 북항재개발사업 연계 개발'에 대한 허남식 부산시장의 건의를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에 대한 방안을 찾기 위해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간 협의를 통해 타당성 조사 및 개발방안 연구용역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4개 기관은 1억 원씩 총 4억 원의 용역비를 들여 지난해 말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이와 때를 맞춰 부산시는 지식경제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