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13일)이 장모님 생신이라 “용화”에 다녀왔어요.
평일이라 저희는 하루 휴가를 내었지요.
그동안은 해마다 장인장모님 생신을 미리 당겨 주말이나 주일에 맞춰 기념하고 축하해 드렸었는데,
원래 태어나신 날이 아닌 날에 해드리는 축하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던 데다,
70대 연세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저희 자식들과 함께 하시려나 하는 마음에
저희는 기왕이면 제 날짜(음력 5월29일)에 맞춰 이번 장모님 생신을 챙겨드리려 했던 거죠.
물론, 워낙 바쁜 직장일로 저희처럼 낼 수 없었던 제 처남 처제들은 어쩔 수 없이 종전처럼 미리 찾아뵙고 생신 축하해
드렸어요.
그러다보니, 처남 따로 처제 따로에... 저희까지 따로였으니...
장모님 말씀에, 금년 생신은 세 번이나 찾아 먹으셨다는 데... 좋은 일로 축하해 드렸다지만, 웬지 씁쓸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미리 처남 처제들과 상의해 같은 날 찾아뵙고 함께 뭉쳐 축하드릴 수 있게 해야겠어요.
그래야 겨우 1년에 몇 번 만나는 거라도,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겠으니...
“사는 게 뭔지” 잘 몰라도, 현대인들의 생활은 너무 바빠요.
가끔은 느긋함을 즐기고, 여유롭게 살기 바라지만, 마음처럼 안 된다죠. (ㅠㅠㅠ)
저희는 13일 새벽 4시반에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제 아들 요한이는 지금 일본에 연수가 있고,
딸 세실리아는 방학 중이라도 계속 학교에 나간다기에,
저와 아녜스만 용화에 가게 되었는데,
미리 전날에 쇼핑해온 장모님(물론, 아녜스에겐 친정어머니, 애들에겐 외할머니) 생신 선물과 생신날 아침 식사로
솜씨를 뽐낼 식재료(食材料)까지 제 차 뒷 트렁크에 싣고 출발한 게 5시 30분.
일찍 서둘렀어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차 시동을 걸기까지 1시간이 걸린 셈이죠.
저야 별로 챙길 것 없이 세수하고 새로 장만해준 와이셔츠에 바지를 입으면 되었건만,
짝지는 이것저것 얼굴에 찍어 바르느라 바빴으니...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지 않는다”해도, 남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건 “여성의 본마음”이 아닐까 해요.
-“본능”이라 하면, 동물에 대한 표현 같아서 본마음이라 표현했어요. 동물은 본능이 앞서고,
인간은 본능보다 이성(理性)이 앞서는 존재 라죠.-
짝지를 태우고 제 차를 끌고 월평동 제 집을 출발하여, 한밭대로를 통해 둔산동, 삼천동, 오정동을 지나고,
옥천길로 향했어요.
제 처가인 용화(경북 상주시 화북면)를 가려면, 옥천과 보은을 지나야하죠.
집을 출발한 지 1시간30분만인 7시에 처가동네에 도착했어요.
평일 새벽 이른 시간이라 별로 교통이 안 막히고 운전해 가기 좋았죠.
생신날 새벽 이른 시간에도 밭에서 일하셨다는 장모님께서 마을에 들어서는 제 차를 알아보고 급히 오셨는데,
특별한 날 하루도 쉬지 못하시는 거라니... (ㅠㅠㅠ)
저희는 싣고 온 생신선물과 음식재료를 내리고, 우선 장인장모님께 절(=인사)했어요.
생신날 이른 시간에 잘 와준 저희를 고마워 하셨는데...
오히려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저희가 죄송스러웠죠.
저희는 “대전”에서 두 애들과 열심히 살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했는데,
고향 떠나 객지에서 살고 있는 자식을 염려하는 부모님 마음은 모두 같으실 겁니다.
장인장모님과 함께 저희는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음식 안 가리고 잘 먹어주는 저를 위해 밥사발 위로 동그랗게 산을 이루도록 많이 밥을 퍼주시는 울 장모님.
“으악~! 너무 많아요.”하고 말씀드렸지만,
그냥 웃음으로 “이걸 먹고 힘내서 딸자식 잘 위해 주며 행복하게 살아 달라”는 말씀을 하신다고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느끼며 음식을 안 남기고 깨끗이 다 먹었어요.
그런데, 한참 후에 운전할 테니, 지금은 마음 편히 술 한잔 하라고 권하셔서...
맛좋은 쐬주를 한잔한잔 더하다보니, 어느덧 네 잔.
소주 한병이 7잔 나오니, 반병쯤 먹은 셈이죠.
물론, 그 후로는 대전에 돌아올 때 까지 알코올을 전혀 안했습니다.
아무리 주(酒)가 좋아도,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됩니다.
그날 저는 아침 7시30분에 쐬주 넉잔하고, 10시간이 지나서 운전해 돌아왔으니 음주운전이 아니었죠?
아녜스가 친정집에서 솜씨를 발휘한 갈비와 곁들이니...
“캬아~!” 술 맛과 음식 맛이 끝내줬죠. (ㅎㅎㅎ)
아침식사 마치고는 T.V.를 보면서, 정치ㆍ경제...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요즘은 시골에 계신 분들도 문화생활을 잘 하시기에 “도시인(都市人)” 못지않아요.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이 잘 흘러가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
국수를 먹었는데, 제가 먹은 양이 3인분은 넘었을 거여요.
저는 밀가루 음식도 무지 좋아하거든요.
부모님과 선배님들 세대같이 배고픈 보릿고개의 설움을 별로 안 겪은 저 이련만,
“질(質)보다 양(量)”으로 배불리 많이 먹어야 좋으니... (헤헤헤)
점심 먹고는 저는 사랑방에서 편한 자세로 쉬었는데,
장인장모님과 제 아녜스는 여가선용(餘暇善用)하는 지, 동양화 마흔여덟장과 친했습니다요.
결과적으로 누가 땄는가는 몰라도 - 하긴,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죠?-
박장대소하는 웃음소리가 그 방에 까지 간간히 들리던데...
우리나라 사람 96%가 즐긴다는 “화투놀이-고스톱”을 저는 하지 못하니... (쩝~!)
고스톱을 하지 못하는 저 때문에 저도 함께 하려면, 제가 할 줄 아는 “민화투”로 해야 해요.
어느 해인가는 처남 처제들도 함께 처가식구가 모두 모여 민화투를 쳤었어요.
그때는 저도 실력발휘(?)를 했었죠. (하하하)
용화에서 낮 동안 잘 쉬고 있다가 그날 저녁에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어요.
자기 친정집인데도 잠자리가 바뀌면 밤잠을 이루기 힘들어 뒤척이기 일쑤라며,
언제부턴가 당일치기 친정행을 하고 있는 아녜스죠.
저는 하루를 지내며 좀 더 속리산 기슭의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을 즐기고 싶었건만... (ㅎㅎㅎ)
그날 저녁에 돌아올 때는 1시간50분 걸렸으니, 새벽에 갈 때보다 20분이 더 걸렸었죠.
저녁 퇴근시간과 겹치니 대전시내에서 교통체증이 있었어요.
그래도 안전운전하며 잘 다녀왔으니 기분 좋았습니다.
어제(17일)는 제헌절로 공휴일이었는데, 내년부터는 공휴일에서 제외 된다니, 아쉽죠.
그러니, 어제가 마지막 제헌절 공휴일이었어요.
월급장이들에겐 그저 달력의 빨간 글씨 날짜가 좋은 뎅... (하하하)
어제 저녁에는 대전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프로축구 친선경기 “대전시티즌 : 브라질 인터내셔널”를 관람하였어요.
울 집 걸(=girl)들은 스포츠에 관심이 없으니, 저만 갔지요.
지금 일본에 가 있는 요한이가 어서 와야 좋겠는데...
그전에 아들하고는 몇 번 축구장과 야구장에 갔었거든요.
제가 응원하는 대전시티즌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에 열심히 뛰었건만, 엄연한(?) 실력차로 전반에만 두골을 실점해
“0 :2”로 패했어요.
“문전처리 미숙”이란 우리나라 축구팀의 병폐가 어제 경기에서도 나타나던데...
경기를 주도하고 볼 점유율이 높아도, 문안에 골을 넣지 못하는 풍경이라니... (ㅠㅠㅠ)
10번을 넘게 골문 위로 뻥뻥 내질렀어도 문안으로 향하는 슛 구경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무더운 삼복더위 날씨에 최선을 다한 양국 선수들이었으니, 박수 많이 쳐줬어요.
어제 경기는 대전월드컵경기장 개장이후로 최고관중숫자(44,257명)로 대만원을 이뤘다죠.
저는 마른 오징어를 씹으며 열심히 응원했어요. (ㅎㅎㅎ)
제 혼자가 아니면, 시원한 캔맥주라도 추가 했으련만...
온 가족이 함께 온 분들이 부러웠어요.
아녜스 아니면 세실리아라도 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제 생각이지만.
오늘은 7월18일입니다.
어제가 휴일이었기에 오늘은 월요일 같은 수요일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는 데, 저는 다음주 월요일(23일)부터 닷새간 여름휴가를 갑니다.
특별히 어딜 가려고 하는 건 아니고, 대부분 집에서 쉴 거여요.
“방콕 아니면 방글라데시”라죠?
그저 저렴하고 건전한(?) 휴가문화를 즐겨야죠. (ㅋㅋㅋ)
제 휴가기간 중에 본당의 미카엘주임 신부님 이사도 있고, 지금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녜스의 병원진료도 있으니 신경 써야 겠어요.
23일, 저희 본당신부님께서 우리 한아름구역으로 이사 오십니다.
제가 남성 구역장으로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애쓰고 있으니 마침 제 휴가일정 중에 이사 오시는 데 도울 건 확실히
해 드려야죠.
물론, 전문 이사업체에서 하실 거니, 별 거 없겠다지만...
어쨌거나, 울 미카엘 신부님의 이사 오심을 환영합니다~!!!
울 회원님도 오늘 내일은 물론, 날마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으로 행복하소서~! 샬롬~!!!
첫댓글 용화가 어디여요?
네, 예하랑님 감사합니다. 제 용화는 경북 상주시 화북면 속리산기슭에 있는 산골동네 이름입니다. 제 처가가 있는 곳이죠. ㅎㅎㅎ.
그렇군요 ㅋ 혹시 중국에 있는 지명인가 했네요 ^^
글을 읽을때마다 느끼지만 참 가정적이고 따뜻한 분이신거 같아요~^^ 흐뭇하게 글 잘 읽어내려가다 제헌절이 내년부터 공휴일 제외라는 말이 허걱 하게 만드네요..ㅋㅋㅋ
마누라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에 절한다고 처가가 용화시라.. 용화사랑이라 하셨습니까? ^^ 지난 글에 이른 부모님과 작별을 읽었던 터라 남다른 장인장모님 연정을 선 굵게 이어나가심이 느껴집니다. 용화님 일상이 한편의 색맑은 수채화 같습니다.. 다음편 기대 하렵니다.
ㅎㅎ용화라..우리 아버지 고향이지요..ㅎㅎ넘 가고 싶다..제일 산밑에 있는 곳인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