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께 밤에 지갑 잃어버린 일로 심드렁하게 기운 싹 빠져갖고 '대장금'을 보는디
울 옆지기가
"지갑 잊어묵은 기념으로다가 치킨에 쏘주한잔 하끄나?"
"이? 나 돈 한나도 없는디....."
"나한테 있는놈으로다가 내가 사오께. 글고 낼 비상금으로 요놈 써"
"아따 내가 그라믄 더 미안시런디. 다이어트도 해야쓴디 에라 한잔 묵어불세"
그래갖고 느즈막한 밤중에 쐬주 석잔씩을 비우고 닭다리를 뜯고....
오늘 아칙에...
"여보! 미안한디 그래도 언능 은행 문 열자마자 언능 가서 신고해야돼네이"
".......... 어따 참말로 마누라 한번 똑똑허다"
그래도 할말 없습디다.
재욱이 유치원 차 태우고는 냅다 동사무소로 직행.
워메..... 놈의것 갖고 사기 친사람은 으짠 사람인지...
여직원이 "좀 확인할게 있어서요"
내가 짧게 "네"
"본적이 어디세요?" "아 그거 시댁 본적인께 광주시 북구 중흥동 000번지요"
"전에 살던곳은요?" "아! 저 대림1동이요"
"그럼 자녀 생년월일은요" "그건 00년 10월 16일이요"
어따 심문하듯이 그라고 물어봄시로, 내 얼굴보고 거그 컴터 내레다 보고...
좋은 시상입디다. 사진도 필요없다 그랍디다.
돈 오천원 내놓으라고 하드만 3월초에 찾으러 오라 그랍디다...
옆지기가 준 돈 11,000원 갖고 왔는디 인자 남은 돈은 딸랑 5천원 남짓.
면허증 땀시 경철서를 가야하는디, 왕복 택시타믄 거그도 돈내고 재발급은
못하겄고, 에라 일단 집이를 들어가자 하고 돌아오는디
삐리리가 울립디다.
사연은 복잡하게 꼬여갖고, 여차여차해서 지갑이 임자를 만났습니다.
이미 옆지기는 카드며 통장이며 재발급을 마친 상태였고,
나 또한 동사무소까지 댕게온 상황이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소중한 가족사진이며 보험증, 진료권, 여타 카드도 수두룩한디...
무엇보다 경찰서를 안가도 된다는 기쁨이 큽디다.
그 집 찾아가서 커피도 한잔 얻어 마시고, 전화번호도 주고받고,
친구하자 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었지라.
1박 2일로 쑈를 한바탕 하고 나니 인자 정신이 좀 드요야.
천상 아줌마는 아줌마라. 흘리는 사람 있으믄 줏어주는 아줌마 있습디다.
감사한 마음에 많진 않지만 그집 딸내미한테 감사의 표현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미 모지리로 공표한 바 있는 애기사과 진짜 빼도 박도 못하게
요번에 모지리로 판명 받았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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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메~ 잘했네 ...난 그렇게 돌아올줄 알았지요..얼마나 좋았을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기분으로 오늘도 쐬주 한잔..나 저번날밤에 함박눈 내리는날 살다가 첨으로 가 본 기억인디 꼼장어에 쐬주 마세부렀어라 운동하다가 말고.ㅎㅎㅎㅎ먼 맛인지는 시방도 모르는디 기념이였소.포장마차 가는날.ㅎㅎ생각납띠다.
눈내리는날 포장마차에서 쐬주 죽여주겄구만이라. ㅎㅎㅎ 거그서 내 생각 납띠여? 그라믄 그래야제. 포장마차 하믄 나여 나... 글고 샘물언니 고맙네요이. 진짜로 오늘밤도 또 에라 쐬주한잔?!
아직은 좋은사람이 더 많은 살만한 세상에 살만한 이야기....오늘밤은 편히 주무서서
'바.들.행'회장에 애기사과가 되었습니다. 뭔 말인지 모른사람은 애기사과한테 물어보씨요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들.행.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보들의 행진' 벨놈의 회장도 하라 그랍니다. 바보중의 으뜸이라 그말씀이겄지라? 졸지에 바보짱이 되아 부렀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구만....각박한 세상에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있었구만....
아따 애기하나 낳고 정신이 없다면 말이 될까? 다행이구먼,,,,,찾아서..또 찾아서 쐬주한잔해야제 즐건저녁시간되세여^^~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