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라는 곳은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다.
세종대왕의 능이 있고 명성황후의 생가가 있으며
남한강변에 그윽하게 자리한 신륵사가 여주를 대표한다.
반면에 같은 땅에서 나오는 쌀이라 할지라도 이천쌀의 아성에 밀려 항상 2위자리인 여주쌀과
훌륭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하 여기저기를 파헤친
골프장이 단일 지자제로는 전국 최고로 많은 곳이다.
원래 여주라는 지명은 세종대왕의 능이 생긴 이후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이곳 현지 주민들은 여주교 옆, 마암이라는 바위에서 황마와 여마가 뛰어나와 난동을 부리자
나옹대사가 신력을 발휘하여 황마와 여마에게 굴레를 씌워 잡았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말한다.
여주는 말의 유래에서 생겨났다 하니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진 남한강을 보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가소스를 떠 올려본다(이 야그는 아래에서 천천히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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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서리'라는 지명은 신내천(神 來 川) 서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인데
그냥 구음으로 '천서리'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하얀 눈꽃같은 메밀밭과 찬서리 내리는 풍경이
연계되어 하나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천서리막국수는 춘천닭갈비 거리처럼
막국수촌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집을 찾아가도 맛있으나
3대를 이어온 홍원막국수집이 가장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여주는 남한강을 중심으로 충청도와 경상도,강원도에서 한양으로 가던
뱃사공들이 잠시쉬어가며 요기를 한던 곳으로
"떼 돈을 번다"라는 유래가 뗏목을 타고 다니며
장사를 하던 이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 하여 '떼 돈을 번다"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이니
뱃사공들이 잠시 여장을 푸는 곳에 여주 신륵사가 번창하고 이곳 천서리막국수 또 한
덩달아 입소문을 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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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막국수 별관 전경.
이곳 천서리막국수촌을 중심으로 뒷편으로 백제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파사성'이 있고 바로 앞에는 여주보가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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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외진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
이 별관에만도 종사하는 종업원이 득실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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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조금은 한가하다.
원래는 파사성을 둘러볼까 하다 오늘 오후에 폭설주의보가 내려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올라가는 것을 피하고 31번 국도를 이용하여 새로운 길을 알아볼 요량이었기에
폭설과 대치하기 싫어 파사성을 둘러 보는 계획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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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서리막국수는 메밀을 이용한 면과 꿩고기육수에 동치미국물을 부어 먹던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꿩고기 대신 양지사골로 육수를 낼 뿐 다른건 옛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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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진 주전자에 담긴 육수, 요 맛이 범상치 않다.
실상 육수라는게 많이 들이켜 몸에 좋을리 없다.
하지만 마약같은 육수맛은 중독성이 있다.
담백하면서 진한맛이 나는데
주전자 가득히 내어주니 양컷 흡입하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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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쇠그릇에 담겨나온 비빔국수.
막국수를 제대로 알려면 물국수를 먹어봐야 한다.
사골육수와 동치미국이 환상적인 조화를 느껴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비빔국수를 먹고 있어
'아니 비빔국수맛이 어떻길래 다들 비빔국수만 먹지?'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비빔국수 곱배기 주세염"
흔들리는 마음이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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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박나박 썰어놓은 무우김치는 막국수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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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이야 몸에 좋은거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알고 계실거라 믿고 페스~
천서리 막국스는 메밀가루와 녹말을 약 8:2 비율로 섞어 반죽을 한 후에
기계에 넣고 국수를 봅아 끓는 물에 삶아낸다.
고명으로 오이와 배를 채 설고 달걀도 삶고
마른 김을 구워서 김가루를 만들고 양지머리를 삶아서 편육으로 준비한다.
삶은 국수는 놋쇠그릇에 담아 준비해 놓은 고명을 얹은 다음
물과 소금을 넣고 고춧가루를 개어 놓은 후에 참기름,깨소금,다진 파 등을 섞어만든
양념을 국수위에 뿌려주면 비빔국수가 되고
여기에 동치미국물과 냉육수를 부어 먹으면 물국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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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면은 맛이 참 순하고 부드럽다.
급하게 먹으면 절대로 메밀고유의 맛을 음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아주 천천히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으며 시식해야
메밀향을 느낄 수 있다.
천서리막국수 먹는것을 자랑하려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친구 세훈이에게 보내려다 놓친 스마트폰 잡으려다 그만
"악~~! 겨자를 너무 넣어버렸네"
나는 그날 코가 얼얼해지는 비빔국수를 먹으며 참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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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도 불렀으니 남한강변을 돌아본다.
4대강 사업의 중심에 있는 여주보와 이포보를 둘러보기로 했다.
4대강의 부실공사야 거론 할것도 없도
앞으로 해마다 토사 준설을 위해 연간 4.000억 정도의 돈이 든다고 하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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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살리기 제3공구 구간이란다.
언제 강이 죽어 있었는가?
차라리 파헤쳐지고 사라진 초목들이 황량함으로 남아 있는 지금의 한강변이
죽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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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이나 많이 살려두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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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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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갑문을 새알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만들어 놓았다.
진정 살아 있는 새들은 이제 더 이상 이 강변에 알을 낳지 않는다.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알모양의 조형물이 뭇 생명들을 대신 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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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말했듯이 이곳 여주는 말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포보의 조형물이 마치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페가소스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페가소스는 말이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신화속 동물이다.
페가소스의 출생은 아니러니하게도
페르세우스가 고르곤의 하나인 메두사(머리에 뱀이 여러마리 달린 사악한 존재)의 목을 칼로 밸 때
그 피에서 나온 날개달린 말이다.
그 후 왕의 후계자인 벨레로폰이 페가소스를 타고 전쟁에 승리하고
벨레로폰은 승리에 취해 오만과 자만심에 빠져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러
신들이 사는 세계로 가기위해
페가소스를 타고 하늘로 날아 오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제우스가 불쾌한 마음에 페가소스를 놀라게 하여
벨레로폰을 땅에 덜어 뜨리고 페가소스는 잡아서
자기의 발밑에 두고 하인으로 부렸다고 한다.
페가소스의 탄생이 사악한 메두사의 머리에서 나온 피로 만들어지고
전쟁에서 이긴 후 승리에 취해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자신을 신으로 착각하여
신의 세계로 날아가다
땅위로 떨어져 일생을 다한
벨레로폰과 페가소스의 신화가
마치 이명박정권의 탄생과 말로를 보여주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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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수위를 조절하는 갑문은 기능성이 주가 되어야지 여기에
엄청난 돈을 들여 이미지에 치중하면 안 된다.
이포보 전시실에서는
안내원이 이포보에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공짜커피를 한 잔씩 주는데
몇 명의 관람객을 보니 대부분 노인어르신들이다.
가이드 설명에서 여주보에대한 기능 설명과 환경을 어떻게 살리는지에 대한
안내보다 이명박대통령에 대한 치적을 설명하는데만 열을 올린다.
어찌됐든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4대강을 살린다는 그런 부연 설명이 필요할 때이지
레임덕에 허덕이는 무능한 이명박대통령의 공적을 듣고 싶지는 않다.
심히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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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아주 궁합이 잘맞는 곳이 이포보 다리끝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전통 이태리 커피 전문점'
명칭은 그럴싸 하다.
아라비카향의 이태리 커피 전문점 ㅋㅋㅋ
하지만 모양새는 쓰러져가는 비닐하우스다.
이명박대통령이 추진하는 일들과 흡사해 보여 안쓰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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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를 지나 31번 국도 초입에 수리실전원마을 표석이 세워져 있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개명한 돈봉투당을 이곳에 데려와서
전부 수리시켜...
아니지 폐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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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에 당도할쯤 눈이 하늘에서 퍼붓는다.
마나님께서 모란시장 기름집에서 기름 한 병 사오라는 명령을 하달 하시었다.
모란시장 기름골목에 들어서니
고소한 기름냄새가 천지를 진동한다.
아직도 '참 순 진짜 참기름'이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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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여주 천서리막국수 먹고 이포보를 둘러보다. - 천하주유 -
첫댓글 에효![~](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모처럼 아는곳이 등장하였나이다. 여주 천서리 막국수... 집을 잘못골라 들어갔는지 기대보다는 조금 못미쳤던것 같아 아쉬웠던 기억이....
어디로 가부렀다요?ㅋㅋㅋ 홍원막국수는 이곳 토박이 어르신들이 점심 때가 되면 자주 찾는 곳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