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은정 기자]올해 10개 전국단위 자사고는 2953명 정원에 7847명이 지원해 2.66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2.02대 1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는 3006명 정원에 6066명이 지원해 경쟁률 2.02대 1을 기록했다. 진보교육감들이 야기한 '자사고 폐지' 논란으로 광역 자사고들이 재지정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전국단위 자사고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시행된 성취평가제로 인해 지원자들의 상대적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한몫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쟁률 ‘상승’..풍선효과> 올해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평가대상인 8개교 모두 지정통과됐고 2개교는 내년 평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올해 평가에서 통과된 학교는 김천고 광철고 민사고 북일고 상산고 포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다. 인천하늘고와 외대부고는 내년 운영평가를 앞두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진보성향의 교육감 관할 지역에 있지만 지금까지의 평가 기준으로 볼 때 서울과 광주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같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진보교육감인 지역은 광철고 민사고 북일고 상산고 하나고 하늘고 7개교이고 보수성향 교육감인 지역은 김천고 포철고 현대청운고 3개교인 상황이다.
<경쟁률 1위 ‘하나고’..광철고 1.52대 1로 가장 낮아>
하나고 모집조건의 특수성과 성취평가제 도입이 경쟁률 상승의 견인 요소였다. 하나고는 200명 정원 가운데 60%인 120명을 일반전형으로, 20%인 40명을 하나은행 임직원전형으로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서울지역 중학생들만 선발한다. 서울 광역자사고와 모집지역이 겹치는 셈이다. 20%이내라는 강남 3구 쿼터때문에 강남지역은 외대부고나 민사고 혹은 강남지역 광역자사고로 빠지는 인원이 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상당한 인원이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볼수있다.
물론 대입실적이 기본적 인기의 원동력이다. 하나고는 2013학년 원년을 맞은 해에 서울대 46명 합격이라는 실적을 거두어 전국 6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SKY에도 107명(중복)이 합격했다. 2회 졸업생이 배출된 2014학년에는 66명이 서울대에 합격해 2년 연속 전국 6위를 차지했다. SKY(중복/졸업생포함)에도 153명이 합격했다. 2위는 현대청운고가 180명 정원에 635명이 지원해 경쟁률 3.53대 1을 기록했다. 현대청운고는 지난해 같은 정원에 397명이 지원해 2.21대 1의 경쟁률을 보여 6위에 올랐으나 올해 2위로 급등했다. 전국모집인 청운인재전형의 경쟁률 상승이 큰 요인이었다. 올해 147명 모집에 522명이 지원해 경쟁률 3.55대 1로 지난해 2.30대 1(149명/343명)을 넘어섰다. 특히, 사회통합전형은 6명 모집에 32명이 지원해 5.33대 1이라는 이례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위한 수학/영어 학력인증대회’를 실시하며 사회통합전형 운영을 위해 학교 자체적으로 노력했던 점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청운고는 높은 대입 실적뿐 아니라 의치한 계열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기록해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에는 32명의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해 전국 17위를 차지했다. 수시 18명, 정시 14명으로 수시와 정시체계가 골고루 잘 갖춰져 있음을 입증했다. 의치한계열 합격자는 2012학년 40명, 2013학년 65명, 2014학년 54명이었다.
재학생들의 2014학년 수능 성적역시 탁월하다. 인문계열인 국B 수A 영B 조합에서 평균 표준점수가 384.4점으로 전국 3위에 올랐다. 자연계열 국A 수B 영B 조합의 평균 표준점수는 378.04점으로 전국 5위를 차지했다. 3위는 외대부고다. 외대부고는 350명 정원에 1139명이 지원해 경쟁률 3.25대 1을 기록해 지난해 3.56대 1(350명/1245명)보다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경쟁률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3위로 떨어졌다. 특히, 전국모집과 용인지역 모집의 전체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올해 전국모집은 245명 정원에 880명이 지원해 3.5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3.87대 1(245명/947명)보다 소폭 하락했다. 용인지역 모집도 2.47대 1(105명/259명)의 경쟁률로, 작년 2.84대 1(105명/298명)보다 떨어졌다. 이미 실적으로 통해 전국 최강의 자사고로 부상한 상황이어서 최상위권이 많이 몰릴 것이라는 예측이 경쟁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외대부고의 전체 경쟁률은 떨어졌지만, 작년 미달사태가 벌어진 인문사회과정 전국사회통합과 자연과학과정 용인사회통합은 올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인문사회과정 전국사회통합전형은 경쟁률 2대 1(22명/44명)로, 지난해 0.91대 1(22명/20명)보다 상승했다. 자연과학과정 전국사회통합전형은 올해 2.23대 1(22명/49명)로 작년 1.14대 1(22명/25명)을 넘어섰다.
4위는 수학계열의 강자인 상산고가 차지했다. 상산고는 384명 정원에 1081명이 지원해 경쟁률 2.82대 1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의 경쟁률 상승이 큰 요인이었다. 올해 학교생활우수자전형 경쟁률은 2.95대 1(277명/818명)로, 지난해 2.2대 1(287명/631명)에 비해 상승했다. 상산고의 대입실적은 전국 정상권이다. 상산고는 2013학년에 총 202명의 학생을 SKY계열에 합격시켰다. 서울대는 57명, 고려대 68명, 연세대 77명이 합격했다. 2014학년에는 182명의 학생이 합격했다. 서울대에는 58명, 고려대는 44명, 연세대는 80명이 합격했다.
5위는 경쟁률 2.67대 1을 기록한 인천하늘고다. 225명 정원에 601명이 지원해 지난해 2.28대 1(225명/514명)의 경쟁률보다 상승했다. 인천하늘고 역시 전국모집을 하는 전국전형의 경쟁률 상승이 두드러졌다. 20명 정원에 178명이 몰려 8.90대 1을 기록해 지난해 3.55대 1(20명/71명)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인천하늘고의 경쟁률 상승 요인은 원년을 맞았던 2014학년의 대입 실적이었다. 전국모집이 없었던 첫 졸업생 실적에서 7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내며 전국 고교 가운데 서울대 실적 88위에 올랐다. 7명 모두 수시로 합격해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서울대 수시체제의 강력함을 선보였다. 서울대 외에도 고려대 5명, 연세대 12명, 성균관대 11명, 중앙대 9명, 한양대 3명, 이화여대 1명, 경희대 5명, 한국외대 7명, 서울시립대 4명, 동국대 2명, 숙명여대 2명, 홍익대 6명 등 서울시내 상위권 대학 실적이 우수했다.
6위는 2.60대 1(382명/994명)의 경쟁률을 기록한 북일고다. 지난해 1.72대 1(382명/658명)의 경쟁률 보다 급등했다. 특히, 일반과 전국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이 5.77대 1(92명/531명)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북일고는 2014학년 서울대 대입에서 6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문/이과를 구분을 뛰어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2012년에 교육부로부터 특성화프로그램 최우수 학교로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서 외대부고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북일고는 과제연구 논문작성, 남아수독오거서, 방과후수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7위는 165명 정원에 422명이 지원해 2.5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민사고다. 민사고는 타 자사고들이 전국모집과 광역모집으로 나누어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과 달리 165명 정원을 전국에서 선발한다. 강원도 홍성에 위치해 있어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기 꺼려할 것 같지만 정상급 대입실적으로 과시해왔다. 2014학년 서울대 실적을 살펴보면 한 학년 165명 선발의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56명의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수시최초로만 49명의 학생이 합격해 수시 중심의 교육체계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음을 보여줬다. 정시최초로는 5명, 정시 추합으로는 2명의 학생이 합격했다. 해외대학 진학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든 서울대 수시체제로 강력한 실적은 만드는 학교로 꼽힌다.
8위는 POSCO 재단이 세운 포철고다. 포철고는 올해 429명 정원에 844명이 지원해 1.9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모집인원이 지난해 455명보다 26명 줄어들었으나 지원자는 258명 더 늘어났다. 특히, 일반전형A유형의 전국모집 내신성적우수자전형이 4.13대 1(100명/413명)의 경쟁률로, 지난해 1.96대 1(100명/196명)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했다. 포철고는 2014학년 서울대 실적에서 2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으며, 26명이 수시로 합격시켜 수시중심체제가 굳건한 학교로 꼽히고 있다.
9위는 김천고가 차지했다. 김천고는 올해 264명 정원에 430명이 지원해 1.63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0.94대 1(280명/264명)의 경쟁률로 미달사태를 겪으며 10개 자사고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올해는 미달사태를 면했다. 나병률교장 사임 이후 교세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국단위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14학년 대입에서 좋은 실적이 상승세로 견인했다. 김천고는 2014학년 서울대 대입에 의예과를 포함한 1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으며, 10명 중 9명이 수시합격자였다. 서울대 10명을 포함해 고려대 13명, 연세대 7명, 서강대 3명, 성균관대 5명, 한양대 5명, 중앙대 10명, 경희대 8명, 한국외대 5명, 서울시립대 7명 등 서울지역 주요대학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 합격자가 118명이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은 1.52대 1(374명/570명)의 광철고다. 지난해 1.47대 1(385명/566명)의 경쟁률보단 상승했지만 상승폭이 10개 전국단위 가운데 가장 적었다. 전국모집인 미래인재전형은 3.17대 1(82명/260명)로 지난해 2.80대 1(95명/266명)보다 상승했지만, 올해 신설된 지역인재전형은 0.89대 1(37명/33명)로 미달돼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인재전형 외에도 사회통합전형과 체육특기자 전형이 각 0.88대 1, 0.93대 1의 경쟁률로 미달돼 전체 경쟁률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모집 일반전형 상승>
전국모집 일반전형을 실시하는 9개교(하나고는 임직원 전형만 전국모집) 가운데 인천하늘고가 8.9대 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 전국모집인원이 너무 작은 탓(20명)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해 실적 상승으로 인해 수도권의 인기가 급등한 때문으로 보인다. 2위는 북일고 (4.53대 1)였다. 한화그릅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입실적 상승기대와 함께 대전 광주등 인근 광역자사고의 풍선효과, 수도권의 인접성등이 겹친 것으로 볼수있다. 이어 포철고 (4.13대 1), 외대부고 (3.97대 1), 현대청운고 (3.55대 1), 광철고 (3.17대 1), 상산고 (2.95대 1), 민사고 (2.56대 1), 김천고 (1.65대 1) 순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외대부고의 하락은 최상위권 경쟁으로 인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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