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2020-09-22]
번역자주
화웨이어 이어 틱톡을 둘러싼 중미 간의 흥미진진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자신의 한 저서를 통해 ‘협상기술’을 자랑한 적이 있다. 협박과 공갈 뒤에 슬쩍 내미는 ‘한 가닥 활로’, 그것이 그가 상대방을 후려치는 수법이다. 이번에 그런 방식이 통할까?
원제목: 미국이 일개 회사를 협박할 순 있어도 중국을 협박하진 못한다
출처: 환구시보
2020-09-22 21:08 (현지시각)
화웨이를 세계적으로 질식시키려는 시도와는 달리, 미국은 틱톡(TicTok)에 대해 교묘한 또 다른 수단을 썼다. 틱톡은 특유의 알고리즘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미국의 사용자와 긴밀하게 융합되었다. 이는 미국 정부가 틱톡을 제압하고 협박하기 쉽게 하면서도, 또한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젊은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자칫 선거전에서 타격을 입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워싱턴에게는 틱톡을 재편하여 철저히 탈중국화하고, 완전히 미국 회사의 통제를 받는 새로운 회사로 만드는 것이 종합적으로 볼 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주)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력’을 과시할 수 있고, 미국 측 협력 회사도 잘 구입할 수 있으며, 틱톡의 1억 가입자들도 영향을 받지 않으니 온 나라가 모두 기뻐할 일이다. 사건 전체는 결국 미국 집권세력의 큰 공적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칼날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는” 방식으로 인터넷상의 최신예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을 ‘미국 회사’로 탈바꿈함으로써, 미국 첨단과학기술 기업이 타국 기업에 추월당할 수도 있는 장기적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을 막론하고 다른 어떤 국가라도 첨단기술 기업이 특출나게 되면, 미국은 틱톡을 사냥하는 방식으로 그것을 강제로 제압하여 미국이 보유하거나 혹은 통제를 받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과학기술 패권은 대대로 이어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워싱턴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틱톡과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에 우박 같은 조합권(组合拳)을 날렸다. 미 행정부 관리와 국회의원들이 먼저 틱톡이 중국 정부에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넘긴 것 등에 대한 근거 없는 고발을 한 데 이어, 미국 정부가 미국에서 인기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나서면서 틱톡이 금지되거나 아니면 미국 회사에 팔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TikTok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갑작스런 전환이 일어나며 ‘신뢰할만한 기술협력 상대’로서 오라클(Oracle)이라는 새로운 방안이 나왔다. TikTok은 완전히 미국 회사에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지분 일부를 내주고, 이사회를 재편하고 오라클에 소스 코드를 방문케 허락하며, TikTok의 중국 외 글로벌 업무를 모두 재조직된 회사(틱톡글로벌-주)에 넣으면 된다. 이전의 폐업하거나 매각하거나 바이트댄스가 완전히 축출되는 것에 비하면 어찌 보면 나아 보인다.
절망 뒤의 한 가닥 생기에 가장 미혹되기 쉬운 효과가 나온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과 월마트의 틱톡에 대한 ‘완전한 통제’, 내지는 새 회사가 중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을 분명히 요구했다.
워싱턴의 수단은 극도의 압박과 협박에 한 가닥 생기의 유혹까지 더해진 것으로, 미국 측은 정부가 국회와 연합하고 아울러 기업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호응하는 연합작전이었다. 게다가 미국 매체는 이 더러운 사냥을 즐기며 맞장구를 쳤다. 틱톡과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매우 약해서 그들 힘만으로는 미국의 체계적 약탈에 대처하기에 명백히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나섰다. 처음엔 8월 28일 ‘데이터 분석에 기초한 맞춤형 정보 송출 서비스 기술’을 <중국 수출금지 및 수출제한 기술 목록>에 올려 미국 측의 기세를 크게 꺾어놓았다. 미국 측이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월마트와의 합의타결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 그 기세로 이 합의를 확정 지으려 하는 상황에서, 중국 측이 또 한 번 이 합의를 반대한다는 명백한 신호를 보내 이번 투쟁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어떤 단독 기업도 그 세력은 미미하다. 하지만 중국 전체는 결코 미국의 공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시나리오대로 중국의 우수한 첨단기술 기업의 통제권을 순순히 미국 측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화웨이, 바이트댄스 등과 같은 기업의 성공은 중국의 전체 사업 환경이 핵심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육성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다. 우리는 중국의 이런 회사들 하나하나가 미국이 마음대로 도살하는 살찐 양이 되도록 중국의 미래 과학기술 발전의 생명줄을 워싱턴에 넘겨줄 수는 없다.
우리는 미국과 공평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원하지만, 또한 미국 측의 폭력행위와 강도 논리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우리의 선택은 ‘개방’이다. 화친하면 서로 이롭고, 싸우면 서로 상한다, 이것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신봉해 온 철학이다. 대국 간에 21세기에 서로 마주 보며 걷는 것이 더 이상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
[보충]
※ 참고로 9/21자 사설에는 미국 측의 새로운 조건이 어떤 것인지에 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새로 구성되는 틱톡글로벌(TikTok Global)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4명은 미국인이며 1명만 중국인이 될 수 있다. 이사회에는 미국 정부의 인준이 필요한 국가안전보장 이사도 한 명 포함된다.
오라클은 틱톡글로벌의 소스 코드와 모든 업데이트 내용을 방문 심사할 수 있다. 틱톡의 소스코드와 더우인(抖音,douyin: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의 글로벌 버전이 틱톡임-주)의 소스코드는 같은 소스이기 때문에, 미국 측이 더우인의 핵심 기술을 꿰뚫을 수 있을 것임을 의미한다.
틱톡글로벌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곳곳의 업무를 관장하면서 중국 대륙의 IP 접근을 차단한다. 이는 미국인이 이번 거래를 통해 틱톡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장악할 수 있고, 중국인의 방문을 차별적으로 배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략)중국 기업에 대한 ‘불평등 조약’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오라클과 월마트와의 협정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틱톡은 “중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 회사가 완전히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일 또 오라클과 월마트는 티톡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거래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보아하니 이것은 그의 선거 언어가 아니라 바로 이것이 그가 이끄는 정부가 틱톡을 개편하려는 진짜 목표다. 워싱턴은 너무 자신만만해 보인다. 그들은 중국이 자신의 기본권과 존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과소평가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