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관한 시모음 41)
새해 /박미향
새해가 되었는데도 인사가 늦었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쁘다는 핑계인지도 모르지요
나이는 들어가고 어느새 인생을 노년으로 달아올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나이만 들어갑니다
하루하루 지나서 일년이 지나고 하얀 떡국을 또 먹었으니 말입니다
62키로에 힘들지도 모르는 세월의 여정에 몸을 맡겨서
정신없이 또 살아가야 것지요
반가운 문우님들 새해 인사가 너무 늦었지만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마음 변하지 않겠습니다
한결같은 인연의 고리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 마음
변하지 않게 많은 사랑 주세요
정유년 올해도 날마다 행복하세요
새 해 복 많 이 받 으 세 요 .
새해를 맞이 하는 날 /정은희
새마음과 새 출발을 위해
떠오르는 활활 타오른 붉은 태양에게
마음의 위한으로 소원을 말한다
힘들고 버겁웠던 날도
슬픔의 나날들도
함께 씻어 내리는 것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새출발과 함께 간다
영원도록 소망하면서
새해를 맞이 하는 날이 된다
새해 첫날이면 /박준희
딸그락
딸그락
새해 첫날
이른 새벽이면
내 귓전에 들려오는
부지런한 어머니의 사랑에 눈을 뜹니다
새해 이른 아침이면
맛있는 향기 솔솔
내 콧속에 들어온
구시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호흡합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새하얀 김 사이로
보드레한 하얀 속살
어머니의 새하얀 사랑을
맛있게 먹습니다
내 어머니
새해 첫날이면
어김없이
사랑으로
그리움으로
나를 찾아오십니다.
새해 /視線 박우성
12월 31일
다시
1월 1일
갔다가 올 거면
가지나 말든지
해는 뜨고
세상은 돌고
뜸 들일 시간도 없이
타종打鐘이 무겁게 언도를 내리면
겹친 나이테는
야속하게 속도를 낸다
너의 회귀선은 단 1초인데
난 365일을 까먹는구나!
새해를 맞이하며 /藝香 도지현
새로운 것엔
항상 새로운 마음이 필요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했고
새해엔 새 마음으로 시작해야지
묵은 것은 묵은해로 같이 보내고
애물단지 코로나도
묵은해와 함께 싸서 보내
새롭고, 맑고 밝은 해를 맞아
검은 호랑이해의 위상을 새우자
붉은 해가 동해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듯 우리의 기상도
저 붉은 해가 용틀임하듯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자
새해에는 삼천리 방방곡곡
무궁화꽃이 만발하고 사람들의 가슴에는
희망과 꿈이 부풀어 있는
공정과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새해를 맞으며 /정연복
낡은 마음
훌훌 털어 버리고
마음이 새로워져야
새해입니다.
미움과 불평으로
가득했던 마음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어야
새해입니다.
닫혀서 녹슬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세상을 크고 넓게 바라보아야
새해입니다.
묵은해가 갔다고
그냥 새해가 오는 게 아니라
새 마음 새로운 삶이 있어야
새해입니다.
새해의 기도 /박외도
동해에 솟아오르는
불타는 태양처럼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지난날의 추한 마음
눈꽃처럼 깨끗이 씻어
내 마음 정결하게 하소서
새해에는 내 마음 가운데
커다란 십자가 한그루 심어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돌아보게 하시고
모든 이를 감사함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지난날의 감사가
이해에도 이어지게 하시고
부족함 가운데서도
만족함으로 풍성하게 하여
이웃도 원수도 내 마음속에 품어
사랑으로 포용하게 하소서
새해엔 어떤 고난이
닥칠지라도 그것을
견디고 이길 힘을 주시고
수없이 쓰러지고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소서
이한해 에도 믿음. 소망. 사랑이
내 삶에서 나타나며
이루어지게 하시고
저 이글 그리며 타 오르는
찬란한 태양처럼
온 누리를 밝히는 삶이 되게 하소서,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이해인
빨강 ―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 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로
새해에는
내게 오는 시간들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내가 맡은 일들에는
인내와 정성과 책임을 다해
알찬 열매 맺도록 힘쓰겠습니다
노랑 ―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밝고 따스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로운 매일을 가꾸어가겠습니다
초록 ― 그 싱그러운 생명의 빛깔로
새해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힘들게 하더라도
절망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초록빛 물감을 풀어 희망을 짜는
희망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파랑 ― 그 열려 있는 바다빛으로
새해에는
더욱 푸른 꿈과 소망을 키우고
이상을 넓혀가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삶의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는
부지런한 순례자가 되겠습니다
남색 ― 그 마르지 않는 잉크빛으로
새해에는
가슴 깊이 묻어둔 사랑의 말을 꺼내
편지를 쓰고, 일기를 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색의 뜰을 풍요롭게 가꾸는
창조적인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보라 ― 그 은은한 신비의 빛깔로
새해에는
잃어버렸던 기도의 말을 다시 찾아
고운 설빔으로 차려입고
하루의 일과를 깊이 반성할 줄 알며
감사로 마무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거듭 강요하기보다는
조용한 실천으로 먼저 깨어 있는
침묵의 사람이 되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무지개 빛깔로
새로운 결심을 꽃피우며
또 한 해의 길을
우리 함께 떠나기로 해요.
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오하룡
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그냥 여느 날과 마찬가지 날인데
모든 게 예사로 봐지지 않는 것이
만날 보던 건물도
그냥 그 건물 같지 않고
만날 건너던 건널목 신호등도
그냥 신호등 아닌
뭔가 별다른 신호등 같은
생각 드는 것이
어제도 그제도 계속 입던 옷인데
처음 입는 새 옷 같이
자꾸 내려다보이는 것이
골목에서 자주 만나던 강아지까지도
보통 어제 그 강아지일 것 같아
자꾸 돌아다 보이는 것이
늘 듣던 음성의 친구인데도
뭔가 반가운 소리 불쑥 할 것 같아
전화 받는 말이 더듬거려지는 것이
까마득한 동구의 바람인 줄
번연히 깨달으면서도
우리 반쪽에서도 벌쭉 웃으며
달려들 것 같은 착각 자꾸 겹치는 것이
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작은 기도 /정연복
보이지 않는
생의 중심에
깊은 뿌리
하나 있어
굳은 심지
하나 품어
지금은 한겨울
아무런 볼품없어도
안달하지 않고
평화롭고 잔잔한 모습의
나목(裸木)의
그 너른 마음
올 한 해
나의 마음 되게 하소서
새해의 연 /이원문
하늘 높이 띄운 연
2018 밝아라
꼬리에 매달린 날
가물가물 흩어지고
풀을 수록 긴 연줄
더 풀어 달라 멀어진다
바람에 갸웃둥
곤두박질에 오르는 연
이 줄이 짧다 할까
무엇을 말하려나
소망의 닻 올리며 /정심 김덕성
먼동이 뜨는 여명의 빛
새날을 기다리던 서리 낀 아침
이제 꽁꽁 얼어붙었던 꿈 깨어나
새 역사 이루려 발버둥 친다
암흑의 어두움을 박차고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동녘 수평선
가슴이 터질 듯 떠오르는 태양
환희 속에 하늘이 열린다
원을 그리는 시뻘건 저 빛
태조에 하나님께서 빛을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신
그 창조의 고귀한 빛이 아닌가
새날의 새 빛이 떠올랐네
우리 안에 욕심이란 모두 비우고
내일 위해 함께 꿈꾸어 온 친구여
소망의 닻을 올리지 않겠는가
새해의 기도 /이효녕
갈무리해둔 마음의 페이지
한 장 한 장 삼백예순날 넘기며
추억 듬뿍 안겨 노을 속으로 떠내 보낸 해
바다에서 깊이 잠들었다가
지난 해 묻은 떼 모두 씻고 희망 한 아름 안고
깨끗한 몸으로 다시 돌아오는 날
이 세상 모두가 좋은 일로 웃음 활짝 핀
아름다운 꿈이 가득 넘치게 하소서
이 세상 모든 복 철철 넘치게 하소서
그믐달에 실려 떠나보낸 지난 아픔
모두가 낡고 해진 추억으로만 알고
슬프고 외로운 가슴에 안겨 영원히 떠나게
제야의 종소리 여울에 깊이 묻게 하소서
설상 넘어져 울고 싶은 일이 일어나도
성큼 다가서는 손을 잡고 일어서도록
힘이 넘치는 많은 용기를 지니게 하소서
아무 아픔 없는 한 해가 되게 하소서
새롭게 불타오르듯 떠오르는 해 바라보며
희망을 꿈꾸는 낙원 안에 들어도
헐벗고 가난한 이웃에 따뜻한 손이 되어
마음의 깨끗한 영혼이게 하소서
이 세상 모두가 평화의 요람이게 하소서
새해의 마음으로 올리는 이 기도가
이 땅 모두의 진정한 기도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