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의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내 마음의 군불이여
나희덕 서시
정은임의 fm영화음악 마지막 방송
오프닝 멘트입니다
몇줄 안되는데 한동안 저의 최애시였던 이유가
이 방송때문이란걸 지금 알게 됬네요
그녀를 다시 기억한건 메일박스로 온
한 통의 편지였습니다. 펜 카페서의
Mbc에서 정은임 아나운서의 20주기 방송을 하는데
혹시 그녀와의 에피소드나 접점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있으면 방송에 참고할거라면서.
생전에 팬카페 모임에 한 번 갔는데
먼발치서 바라보기만하고
마음같아선 누나라고 한번 불러보기라도 했으면.
그렇네요.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그녀가 거짓말처럼 사라진게
비약적 경제 성장과 엄혹했던 정치가 뒤섞인 80년대를 지나
서태지가 나왔고 세기말의 묘한 분위기에
성장의 과실을 받아먹으며 자란 세대가 억눌렸던 에너지를 분출했던 90년대.
영화음악이 영화의 파생물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대접받게 된건
문화산업의 황금기가 주효했고
그래서 당시 방송국에서 이런 기획이 가능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왜 사는게 이따우야.. 세상이 왜이래
늘 투덜대고 불만 가득했던 그 때
새벽에 말랑말랑한 정은임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뭐랄까
내 거친 마음에 위로가 됬던것같습니다
정성일 감독이 가끔씩 나와서 영화론 얘기하는것도 좋았는데
(글을 왜 이렇게 어렵게 쓰나 했는데 말은 쉽게 친근하게 하더군요)
방송을 들으면서 알게 됬지만
그가 단순 생활인이 아닌
부조리한 세상과 직업인 사이에서
지식인은 어떤 역할이어야하는가 고민했던
그리고 실천했던 사람이란걸 알게 됬을때
그가 더 좋아지더군요
카페를 들어가니 휑하네요
아쉽죠. 기억은 힘이 없고
못 들은 얘기는 저 빛나는 나무에 물어보라
어떤 스님의 법어라네요
첫댓글 덕분에 정은임 아나운서가 누군지
검색해서 찾아보았어요.
단아하고 어여쁜 여인의 사진도 보이고
사고 글도 접하게 되었네요.
아...아까운 분이 그렇게 가셨군요.
안타까워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