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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이프"에서 나온 책은 신뢰하고 보는 편이다. 요리에 관심있는 분은 친정엄마와 딸의 이야기 사이사이마다 그 내용에 등장하는 요리방법들을 볼수 있다. 나는 요리에 무지하다보니 그건 건너뛰고 여성학을 늦은나이에 전공한 친정엄마와 어머니때문에 우연히 여성신문에 기자로 근무하는 딸의 이야기만 읽었는데 재미도 있었고, 실제 부부의 삶과 여성의 삶을 엿볼수 있었다. 이책은 인터넷사이트의 잘못으로 두권을 받은 책이다. 어머니 박형옥씨는 전업주부로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 여성학을 전공하고 여성의 전화에서도 활동하며 상담도 했던 여성이다. 딸 박이은경은 외국유학을 계획하다가 어머니의 은근한 계략(?)으로 경험삼아 여성신문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성장하고 배우고 여성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아가는 여성이다.
두 여성모두 여성학을 어느정도 이론적으로 접했지만, 세대차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어머니같은 경우는 음식을 아주 잘해서 사람들 접대하는걸 좋아했지만, 딸은 바쁜 직장일로 인해 인스턴트를 활용해서 재가공한 음식도 하나의 음식이라고 인정하는 딸이다. 어머니는 깔끔한것을 좋아하는데, 딸과 남편은 지저분하게 대충 대충 청소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친정어머니가 오면 내무사열을 하듯이 점검하기도 하고 오시기 전에 벼락치기로 청소를 하기도 한다. 어머니는 청소에 대해서 서로가 인식하는게 다른데 자꾸 간섭을 하는 욕심을 보여주시기도 한다. 남편도 집안일을 같이 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전체적인 집안일에 대한 설계는 자신이 하고 있다고 불만이기도 하다. 그러나, 3개월을 사귀고 결혼을 했다는데, 가사에 대한 인식이나 요리등에 대해서 함께 하는 점이 참 놀랍고 부럽고 존경스럽다. 잘 어울리는 친구같은 부부 같다.
어머니또한 자식이 아이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지 말기를 바라면서도 자신또한 딸의 아이를 전담할 자신이 서지 않는다. 그런부분때문에 결혼생활처음부터 콘돔을 사용하며 2년째 아이소식이 없긴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결혼후에도 발휘하려면, 또하나의 여성이 희생을 해야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사회에서 복지로써 보장해줘야 할 여성의 권리 이건만 이것때문에 능력짱짱한 여성들이 직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여성이 아기돌보기를 해줘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땅에 많은 능력있는 여성들이 맘껏 실력을 발휘할수 있게 평생 자식수발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들이 남은 여생을 즐길수 있게 국가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회복지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공부시간에서 좀 해방이 되어 설겆이와 자기 밥챙겨 먹는것과 가끔식 요리하는것과 시장보는것들을 어릴때부터 익힌다면 집안일이라는것이 자연스레 손에 익지 않을까? 핑계를 되고 있는거지만, 나는 어릴때부터 그런 문화에 학습되지 못하다보니 요리해먹는것도 귀찮고 시장보는것도 귀찮다. 어머니가 예전보다 대충 집안일을 하시긴 하지만, 좀더 집안일에 손을 대지 말고 반찬도 만들어 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그러면 내가 좀더 움직여서 챙겨먹을지는 모르겠다. 머리는 여성학서적으로 가득찼으면서도(남성혐오증환자인 이유도 있다.) 집안일에 대해서는 설겆이나 걸레질 외에 특별히 하는게 없는 내모습이 어쩔땐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서, 결혼을 안하는것일수도 있다.(물론 결혼을 안하는 많은 이유중 하나다.)
어쨓든 요리를 좋아하는 분에겐 요리책이 되고, 너무 밀착되었지만 한편으로 모질게 어미품을 벗어나는 관계를 거치고 있는 두 모녀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여성학과 삶을 접목시킨 측면으로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