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0414 : 주는 자가 복되다 (갈릴리 호수와 사해)
(행 20:35, 개역) 범사에 너희에게 모본을 보였노니 곧 이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의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세상에는 매우 기묘한 곳들이 많은데, 그중 이스라엘의 사해(The Dead Sea)도 지구상에서 가장 특이한 곳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사해의 수면은 불과 55km 떨어져 있는 지중해의 해수면보다 평균 430m나 낮아서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사해에 물을 공급해주는 갈릴리 호수(Sea of Galilee)의 수면 자체도 지중해의 해수면보다 209m나 낮습니다. 그러므로 이 둘 사이를 연결해주는 요단강 또한 당연히 해수면보다 낮은데, 요단강이 시작되는 갈릴리 호수의 최남단과 요단강물이 사해로 들어오는 사해의 최북단은 직선거리로 약 100km 정도가 됩니다.
이 거리를 지나는 동안 수면의 고도는 약 220m 정도나 낮아져 마침내 사해의 해수면은 해저 430m에 이르게 됩니다.
사해는 길이가 80km에 폭은 평균 18km로, 긴 고구마와 같은 모습인데, 면적은 정확히 서울의 크기와 똑같은 605k㎡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호수에 매일 평균 356만 톤 이상의 막대한 물이 요르단강을 통해 공급되고 있지만, 사해에는 방출하는 출구가 없음에도 그 수위가 절대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거 지리학자들은 사해의 바닥에는 아마도 거대한 틈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848년에서 1849년 사이에, 미 해군의 윌리엄 린치 중위(William Francis Lynch, 1801~1865)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해와 요단강을 연구 조사한 후 그러한 이론을 틀렸음을 입증하였습니다.
1852년 린치 중위는 사해와 요단강을 연구 조사한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발간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요단강과 사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탐험 기록" (Narrative of the United States' Expedition to the River Jordan and the Dead Sea)이라는 보고서입니다.
그러면 사해의 수위는 어째서 오르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사해를 둘러싼 뜨겁게 들끓는 사막 분지의 열기로 인한 수분의 증발량이 사해로 유입되는 물의 양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해는 수천 년에 걸쳐 육지의 온갖 미네랄들이 흘러 들어오고 농축된 결과, 염도가 바다보다도 10배나 높습니다.
즉, 대양의 바닷물 염도(salt concentration)는 평균 3.5%인데 비해, 사해의 염도는 34.2%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염도가 높은 까닭에 거의 모든 생물은 이곳에서 살 수가 없고, 단지 몇 종류의 박테리아나 단세포 조류만 발견되기에 죽음의 바다, 즉, 사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해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이렇게 염도가 높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바다에 빠져도 저절로 떠오르기 때문에 빠져 죽을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일 깊은 곳이 304m에 이르는 사해 바다에서 아무리 애써도 빠져 죽을 수가 없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번은 네로 밑에서 로마의 사령관으로 있었다가 후일 황제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 9~79)가 이러한 사실을 전해 듣고, 진위를 알기 위해 노예의 손발을 묶은 상태에서 사해 바다에 던지자, 그 노예들이 물 위에 떠다녔다는 일화가 오늘날까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해에는 수천 년 동안 광물질 (mineral)들이 사방에서 흘러들고 증발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축적되다 보니, 결국 고농도 광물질의 보고(寶庫)로 변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사해에 있는 여러 광물 중에 한가지는 칼륨입니다.
종종 폭발물 제조에도 사용되는 칼륨은, 한편으로는 비료의 원료가 되기도 하는데, 사해에는 엄청난 양의 칼륨이 녹아있습니다. 즉, 사해에 있는 칼륨의 양은 무려 2,000년 동안 전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비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한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또한 사해에는 약 220억 톤의 염화마그네슘과 소금 120억 톤, 60억 톤의 염화칼슘과 10억 톤의 염화칼륨, 그리고 10억 톤의 브롬화 마그네슘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화학 물질의 가치는 12,700억 달러, 그러니까 2023년 3월 기준 한국 돈으로 1,674조 4,95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이러한 최근의 경제적인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사해는 생명을 품지 못하는, 생태학적으로 불모의 지대, 죽음의 바다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비유적으로, 사해가 공급은 받되 나누며 베풀 줄을 모르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되어 왔습니다. 즉, 갈릴리 호수는 북쪽에 있는 헤르몬산으로부터 눈 녹은 물을 공급받는 한편, 남쪽으로는 요단강을 통해 계속해서 물을 흘러내리어 생명이 넘치는 호수가 되었지만, 사해는 물을 받으면서도 일절 나누어 주지 않으므로 결국은 생명을 잃은 죽음의 호수가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이것은 영적인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잠언서에 보면, 우리가 베풀 때 오히려 풍성해지고, 인색하면 오히려 쪼그라들어 빈궁해진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잠 11:24, 개정)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사실 이것은 세상의 이치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적인 원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선행을 보시고 이를 갚아주시기 때문에, 오히려 나누어주는 자가 복을 받을 수가 있고, 더욱 부요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언에서는, 심지어 우리가 가난한 자들 돕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빚으로 여기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잠 19:17, 새번역) 가난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주님께 꾸어드리는 것이니, 주님께서 그 선행을 넉넉하게 갚아 주신다.
그러므로 오늘도 하나님의 성품을 따라 주위의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펴서 베푸시므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과 축복을 받으며, 장차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도 칭찬받으시는 성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김동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