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주님 부활 대축일, 부활 팔일 축제(3월 31일–4월 6일)
“이날은 주님이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세.”
제목의 시편 구절처럼 우리는 이 주님 부활 대축일과 부활 팔일 축제, 나아가 이 부활 시기를 기쁨으로 맞이하고 즐거워하며, 많은 분과 축하 인사를 나눴으면 합니다.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축하하는 것일까요? 주님의 부활과 서로가 서로에게 나누는 축하 인사말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신앙인들은 같은 믿음과 희망, 사랑의 사건으로 주님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닌 우리에게 벌어질 신비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 역시 부활을 굳게 믿고, 희망을 간직하자는 차원에서 우리에게는 축하의 메시지가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부활을 통해 이제 우리는 영원한 죽음이 아닌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고, 악으로부터 온전히 해방된 것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순시기 동안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기도와 단식, 자선의 실천으로 악습을 끊어내고 이제는 새로운 생활을 통해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축하의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들은 주님 부활을 통해 우리가 얻은 ‘은총’에 대한 감사와 은총을 받은 것을 축하하며 더욱 풍성히 나누자는 의미에서 부활 인사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순시기 동안 우리의 부족함이 결코 부활의 기쁨을 앗아갈 순 없습니다. 준비를 잘했든, 잘하지 못했든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그리스도인들이고, 그 부활 신앙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이제는 어제의 부족함에 머물러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은총의 빛을 놓치지 말고, 그저 그 빛에 머무르고, 그 빛으로 희망을 심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많은 이들과 축하의 인사를 나눔으로써 부활을 당당히 선포하고, 이 기쁨이 세상을 향해 희망을 던져주는 ‘복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부활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했으면 합니다.
댜ㅐ전교구 윤진우 세례자 요한 신부
출처: 성모님의 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