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기관 여럿 응시 전 '주의'
한국애견연맹 제30회 시험 4월8일 서울·부산·광주서
5개 과목으로 100점 만점에 과목당 40점,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기출문제집 적지만 따두면 취업·창업에 유리
동물을 제대로 사랑하려면 ‘자격’이 필요하다. 헌신·희생·사랑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자격만큼이나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자격도 중요하다. 자격증의 가치에 대해 우리가 인정하는 이유다. <농민신문>은 반려동물 애호가의 증가에 발맞춰 유망 반려동물 자격증의 내용과 취득방법, 쓰임새 등을 6회에 걸쳐 알아본다.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시험은 반려동물 전반에 대한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제공=이미지투데이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사람 속마음은 매우 알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물며 다른 종(種)인 동물의 경우는 어떠할까. 동물과 더불어 살려면 끊임없이 동물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그럴 때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시험에 도전하는 건 어떨까. 개말고도 고양이·토끼·햄스터·기니피그 등 다양한 반려동물 업계 전반에서 활용 가능한 전문 지식을 갖출 수 있다.
◆시험 소개
반려동물종합관리사는 등록 민간 자격증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 민간자격정보서비스 누리집에 따르면 22일 현재 국내 등록 민간자격증은 4만8773개에 이른다. 반려동물종합관리사는 그 중 하나다.
주의할 점은 같은 자격증이라도 관리기관이 여럿이라는 것이다. 직능연 누리집을 보면 한국애견연맹(KKF)를 비롯해 대한반려동물협회·한국동물매개치료견협회·사단법인해피맘·사단법인한국애견연맹 등 5곳에서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따라서 응시 전 자격관리기관이 어디인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한국애견연맹 누리집에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올해 시험 일정이 나와 있다.
응시자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건 KKF 주관 자격증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시험은 필기와 현장교육으로 진행된다. 1년에 총 6회 치러진다.
22일 기준 가장 가까운 시험일(제30회)은 4월8일이다. 서울·부산·광주광역시 등 3곳에서 진행되는데, 이달 29일이 원서 접수 마감일이다. 시험은 만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응시료는 5만원, 자격증 발급 비용은 10만원이다. 현장교육비는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2만원이다. 만약 애견미용사·훈련사·핸들러 자격증이 있다면 해당 분야 과목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응시료도 3만원으로 내려간다.
응시 인원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년간 모두 6번의 시험 누적 응시자수만 1000명을 넘었다. 합격률은 평균 75~8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초고득점자엔 최우수 상장, 90점 이상 득점자엔 우수 상장을 준다.
◆준비 과정
시험 과목은 ▲반려동물 총론 및 법률·행정 ▲고객 응대와 서비스 ▲애견 미용 기초 ▲애견 훈련 기초 ▲브리더 윤리와 애견 번식 등 5과목으로 구성된다. 각 25문항이고 한문항당 배점이 4점으로 100점 만점이다.
시험은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지만 난이도 조절을 위해 새로운 문제가 일부 섞인다. 시험 시간은 2시간이고, 합격 기준은 과목당 40점 이상에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다.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수험서. 제공=EBS펫에듀
기출 문제집과 수험 교재가 많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KKF에서 자체 출간한 수험서 정도가 있다. <2023년 개정판 반려동물종합관리사>로 전체 439쪽에 한권당 가격이 6만3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KKF와 EBS(한국교육방송)가 함께 만든 반려동물 교육 포털 ‘EBS 펫에듀’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문제 풀이만 진행하는 강좌가 대부분이라 교재는 따로 구입하는 게 좋다.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은 ‘반려동물 총론 및 법률·행정’이다. 동물보호법, 동물·축산물검역, 반려동물 등록절차 등도 많은 수험생이 접해보지 않은 내용일 수 있어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할까. KKF에 따르면 두달 정도는 여유를 두고 시험 준비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
◆산업 전망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애견호텔·애견유치원·펫분양샵에서 일하거나 장례지도사·동물보건사·훈련사·핸들러·미용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돌봄·미용·훈련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만능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8월 펴낸 ‘2021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반려동물 영업장수는 2021년 기준 2만685곳, 반려동물산업 종사자수는 2만4863명에 달했다. 5년 전과 견줘 각각 4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한국노동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성장의 고용효과’ 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 관련 민간자격증 소지가 업무에 주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도움이 많이 된다(27%)’, ‘도움이 약간 된다(50.8%)’ 등 전체 응답자의 77.8%가 자격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1년 기준 전체 반려동물 사업체의 절반 이상(51.6%)이 1인 사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시장에 창업 열기가 뜨거움을 방증하는 것으로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역할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제공=한국노동연구원
두 지표는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자격증의 쓰임새가 향후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관련 분야 창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험 과목 중 하나인 ‘고객 응대와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공부할 수 있어서다.
영진전문대학교 반려동물학과에 재학 중인 윤유진씨(29)는 “가까운 미래엔 애견유치원에 취업하고 싶고 장기적으론 창업까지 바라보고 있다”면서 “올 2월 반려동물종합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yjle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