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생활과학자문단, 제12회 국민생활과학 토크라운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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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3일(목) ‘슬기로운 식생활 : 제로푸드와 건강’을 주제로 토크라운지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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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 조절이나 체중 관리를 위해, 설탕 대신 칼로리가 ‘0(제로)’인 인공감미료를 넣은 제로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대표적인 제로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로 확정, 분류했다. 이처럼 제로푸드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7월 13일 ‘슬기로운 식생활 : 제로푸드와 건강’을 주제로 제12회 국민생활과학 토크라운지를 열고 올바른 정보공유에 나섰다.
제로푸드와 대체감미료 무엇이 문제?
손미현 서울 무학중학교 교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라운지에서 먼저 홍정선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제로푸드와 대체감미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제로푸드란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유지하되 칼로리가 거의 없는 식품을 말한다. 그럼 칼로리가 거의 없다고 해서 정말 0㎉일까. 홍 선임연구원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당 4㎉ 미만이거나 또는 1회 제공량당 5㎉ 미만인 식품만 ‘제로 칼로리’라고 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시중에는 저당, 무당, 무설탕, 설탕무첨가, 무가당처럼 제로푸드 느낌이 나는 여러 가지 표기들이 혼재돼 있는데 이것들도 모두 제로칼로리 식품에 해당할까. 홍 선임연구원은 “설탕은 그램당 4㎉인 것을 먼저 기억해 두라. 저당 식품은 100g당 당류가 2.5g 미만인 식품이다. 그래서 만약 2.5g의 설탕이 들어가 있다면 그 자체로 10㎉가 되기 때문에 제로칼로리 식품이라고 볼 수가 없다. 무당 또는 무설탕 식품의 경우도 100g당 당류가 0.5g 미만인 식품이기 때문에 만약에 0.5g의 설탕이 들어가 있다면 2㎉로써 4㎉ 보다 낮으므로 제로 칼로리 식품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설탕무첨가와 무가당 식품은 당류 또는 당류를 대체하는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으로, 단맛을 내기 위해 저칼로리 대체감미료를 사용했다면 제로칼로리 식품이 될 수 있다는 것. 제일 많이 사용되는 저칼로리 대체감미료가 아스파탐이고, 그 외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이 있다. 이러한 첨가물들을 통칭해 대체감미료라고 하는데, 이는 천연성분에서 유래하는 모든 감미 성분이 들어가 있는 천연감미료와 화학적 합성을 통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인공감미료로 나뉜다.
홍 선임연구원은 “천연감미료 안에는 당류로 올리고당, 꿀, 메이플시럽, 아가베시럽처럼 원물 자체로 소비하는 것과 타가토스, 알룰로스와 같은 희소당, 그리고 자일리톨, 솔비톨, 마니톨, 락디톨, 에리스톨과 같은 당알콜도 포함된다. 그리고 스테비아잎에서 추출되는 스테비아류와 글리시리진, 토마틴 같은 것들이 천연소재로부터 추출이나 발효공정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천연감미료로 분류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네오팜 같은 경우는 화학적 합성물이기 때문에 인공감미료에 속한다.
저칼로리 인공감미료는 열량이 없고 혈당도 올리지 않는다. 대신에 감미도는 설탕의 200배에서 600배까지 가기도 한다. 그래서 1일 섭취 허용량도 정해져 있다. 아스파탐은 50㎎, 사카린나트륨은 5㎎, 아세설팜칼륨은 15㎎, 수크랄로스 15㎎로 제한되어 있다. 현재 식약처에서 승인된 감미료는 22종이다. 건강 기능적인 측면에서 저칼로리 대체감미료는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출된다. 구강세균에 의해서 분해되어 산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 발생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식품 기능적 측면도 있다며 홍 선임연구원은 “저칼로리 대체감미료 중 타카토스나 알룰로스 같은 케톤계 당류들은 식품의 갈변을 촉진해서 빵을 더 맛있어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당알콜류는 오히려 열에 의해서 색이 쉽게 변해 열 안정성을 유지해야 되는 식품에 사용하기 좋다. 말티톨이나 타가토스 같은 경우에도 초콜릿류에 넣었을 때 열에 대한 안정성을 갖게 해서 고온에 식품 형태 유지를 돕는 역할을 한다. 에리스리톨이나 트레할로스 같은 경우에는 아이스크림에 넣었을 때 상온에서 천천히 녹게 하는 역할을 하고 알루로스는 저당 식품에 적용했을 때 물과 기름을 오래도록 섞이게 하는 유화 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 어떤 대체감미료가 사용되고 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식품 표기란에 원재료명을 보면 사용된 대체감미료들이 표시되어 있다. 홍 선임연구원은 “특히 아스파탐은 페닐알라닌 함유 표시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페닐알라닌을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의사항이다. 유럽연합에서는 식품첨가물을 E넘버로 표기하기도 하므로 미리 숙지해 놓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5월 15일 세계보건기구에서 무당·논슈거 감미료를 체중 조절용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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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정선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발제 중이다.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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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식품과 우리 건강의 상관관계는?
이어 강재헌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가 ‘제로식품과 우리의 건강’을 주제로 발제했다. 강 교수는 “두 달쯤 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인공감미료가 실제 체중조절에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당뇨병이나 심장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체중조절 목적이나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제로푸드를 먹지 말라고 권고까지 했다”며 “그동안 산발적으로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나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의학적 판단을 할 때 몇몇 연구에서 해롭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왜냐면 해롭지 않고 이익이 된다는 연구도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관련된 논문 몇 편을 소개했다. 먼저 2019년 발표된 것으로 인공감미료가 대장 균총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이다. 강 교수는 “이 논문에서는 사카린과 같은 인공감미료가 대장 균총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 몸에 질병 패턴 또는 대사의 이상을 가져올 수 있는 일부 체질이나 일부 유형이 있고 사람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연구는 9만 명이 넘는 여성들을 평균 11.9년 추적 조사해서 2019년 발표한 것으로, 인공감미료 음료 섭취와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총사망률과의 관련성이 있는지에 관한 연구다. 결과를 보면 1일 2회 이상의 섭취는 뇌경색의 발생 위험을 38% 높이고,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을 35% 높이며 총사망률을 19%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 ‘인공감미료가 체중조절과 당 항상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 결과에 대해 강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열량이 없고 당이 없지만 단맛을 느낀다. 그런데 단맛 수용체가 혀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장에도 있고 지방에도 있다. 그래서 열량은 없고 당이 없지만, 인공감미료를 먹으면 뇌 신호가 포만감으로 가게 되어서 사실은 칼로리를 하나도 안 먹었는데 잘 먹었다는 신호가 가니까 전체적으로 신호체계에 교란이 온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단맛 수용체에 자극이 가면 실제 당이 없는데도 지방 생성, 즉 살이 찌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일부 인공감미료는 장내 대장 균총의 변화를 가져와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특별히 혈당과 관련해서 강 교수는 10만여 명을 평균 9년 이상 추적 관찰한 코호트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 결과에서 인공감미료 섭취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9% 높이고,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18% 높이는 것으로 발표됐다. 한편 아스파탐 섭취는 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17% 높이고, 아세설팜과 수크랄로스는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을 각각 40%, 31%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25개의 관찰연구들을 모아 총 3,700여만 명을 대상으로 인공감미료 섭취와 암 발생과의 연관성을 보고자 한 메타연구 결과에 대해 강 교수는 “인공감미료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양-반응관계를 보였고, 인공감미료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총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또 평균 42세의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7.7년간 추적 조사한 코호트 연구 결과, 인공감미료 섭취가 많은 군은 비섭취군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13%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아스파탐을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은 22%, 비만 관련 암은 15% 각각 증가하고, 인공감미료 총 섭취량 증가는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을 13%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열량이 거의 없고 향미가 증진되지만, 사망률을 높이고 뇌혈관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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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헌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가 발제 중이다.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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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푸드 섭취 관련된 질의응답 이어져
주제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사회자 손미현 교사는 천연감미료가 모두 천연에서 나오는 것들이 맞는지와 천연감미료로 설탕을 대체한다면 어느 정도 양이 적당한지에 대해 물었다. 홍 선임연구원은 “천연감미료가 천연 원료에서 유래한 것은 맞지만, 현실상 모두 천연물에서 추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 공정이나 효소를 활용한 생물전환 공정으로도 생산하고 있다”며 “저칼로리 고감미료는 설탕에 비해 600배까지 감미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설탕 25g을 대체하는데 ㎎ 수준으로 굉장히 소량이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감미료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이화학적인 특성, 갈변이나 열에 대한 안정성, 용해도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식품에 첨가량을 결정해야 된다”고 답했다.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2B군으로 분류되는 것과 관련해 손 교사는 “뜨거운 물과 김치도 2B군에 속해 있다. 그것의 유해성과 섭취기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IARC의 발암물질 분류는 얼마만큼 위험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암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근거자료가 얼마나 충분히 있느냐 하는 것이다. 즉 이것은 얼마나 위험한가라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암 발생 위험을 13% 높인다면 그것이 바로 위험도다. 따라서 2B군으로 분류된 것은 발암 가능성이 있으니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인공감미료를 영양학적 측면에서 제한하거나 유의해야 할 점에 관한 질문에 대해 홍 선임연구원은 “인공감미료는 1일 섭취 허용량을 넘지 않아야 한다. 천연 고감미료도 무한정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타가토스,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스테비올 클리코사이드 역시 1일 섭취 허용량이 제시되어 있지만 당알콜에 해당하는 에리스톨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당알콜은 기본적으로 1일 기준 성인 40~50g, 아동 30g 이상 섭취 시 설사를 동반하는 장관 질환이 야기될 수 있다. 특히 에리스톨은 체중 1㎏ 당 하루 2.2g 이상을 섭취하면 일부 경미한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에 대해서도 홍 선임연구원은 “1일 섭취 허용량은 FAO/WHO 합동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 사이트에 가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도 감미료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된 자료들이 있다. 그리고 실제 이런 감미료들을 어디에 어떤 식품이 얼마만큼 사용해도 되는지를 알고 싶다면 식품첨가물 공정을 직접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제로푸드 섭취에 대한 제언으로 강 교수는 “오늘 소개한 몇 편의 논문들에서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면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미리 겁먹고 기피할 단계는 아니니까 보건당국과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관심있게 찾아보고 잘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홍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제로푸드가 당뇨나 만성 대사성 질환 환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다”며 “다만 인공감미료의 단맛에 너무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천연재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단맛을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식문화와 식습관을 장기적으로 좀 확보해나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