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서너 차례 갈아탔을 것이다. 미금역에서 내려 7번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 오도방정 마담은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그렇지 않아도 늦은 길을 허위허위 달려갔다. 단풍은 마름답게도 물들었다.
간병인을 두었는데 전날 아버님이 너무 힘들게 해, 그만 두겠다고 했단다. 나는 밤을 새우고 이튿날 오전까지 간병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추울 것을 염려하여 얇은 내복을 챙겨 입고 그 위에 두꺼운 남방을 입어 더웠다.
아버님은 5인 병실에 계셨는데 최고령이셨다. 아버님은 당낭암이라고 하는데 고령이시라 수술도 어렵고, 조직검사도 다 어렵단다. 한밤중에 가슴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간신히 휠체어에 앉혀 1층 검사실에 모셔갔으나 바로 서질 못하셨다. 앉아서 찍는 것이 어떨까 했더니 그렇게 하면 보아야 할 곳을 볼 수 없다고 했다.
아버님은 식사를 하지 않으셨는데도 토하고, 통증을 호소하고 일으켜라, 눕혀라 안절부절 못하셨다. 성치 못하시면서 소변을 꼭 소변용기에 누시려고 애쓰셨다. 그 바람에 속옷과 씨트가 젖는데도. 나는 괜찮다고 해도 아버님이 민망해 하실까 봐, 거들기도 쉽지 않았다.
잠은 겨우 두 세시간 잣을 것이다. 그리고 방금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에 머물렀던 동안에는 밥은 밥맛이 아니었다. 간장만 짠 것이 제 맛이었다.
분당 서울대학병원은 입원실 등이 넓고 깨끗했다. 주위 경관도 아름답고 산뜻했다. 그렇다고 해도 입원할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동창 딸의 결혼식이 오후 2시 강남문화센터에서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해 많이 걸린다. 나중에 만나 미안한 뜻을 전하려 한다.
첫댓글 아이고.애쓰셨어요. 앞으로가 더 큰 일이네요. 점점더 아파지실텐데....
아직 나무냄새도 채 가시지 않았을 정도로 아주 깨끗하고 널찍하지요. 산 아래 자리잡아 주변도 쾌적하고... 저도 아들때문에 몇 번 갔답니다. 정말 선생님 말대로에요. 병원이라는데는 갈 곳이 못 돼요. 진찰받으러도, 입원하러라도...
거의 호텔이나 갤러리 수준이더만. 병문안 갈 일도 생기지 말것.
쫌 쉬셨어요?
시아버님이 많이 안좋으셔서 애쓰는구나. 숙이(큰고모)시어머니도 심장병으로 입원하셨는데 오래 못 계실것 같다. 나이 들수록 건강하여야...
자고, 쉬고, 놀고... 얘기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