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 없는 말을 내뱉는 우민의 다음말은...도저히 평소의 우민이라고 볼 수 없는...초조함과
두려움에...떨리는 목소리였다.
"우민아...진정해......괜찮아...형 갈테니까.....거기 어디야?"
[여기..방송국......부국장실......]
"그래..갈게.....거기 꼼짝 말고 있어...."
쇼파위에 어지러히 있던 코트를 챙기며 강타는 막 플립을 닫으려던 핸드폰을 다시 귀에 가
져다 대었다. 그리고 우민을 위해 속삭이는 강타의 목소리는....한없이 부드러웠다.
"우민아....형 믿어......그리고...핸드폰 끊지마....형이랑 계속 통화하자..."
아마 지금 어떤 두려움에 한없이 떨고 있는....우민의 말에 따르면 부국장실에서 자신의 형에
대한 걱정으로 혼자서 떨고 있을 우민에 대한 강타의 작은 배려일 것이다.
"무슨...일이야?"
여전히 핸드폰을 귀에 댄채로 코트를 입고 서두르는 듯한 강타의 모습에 희준이 물었다. 이
미 재원은 어떤 불길한 느낌에 얼굴을 묘하게 찌푸리고 있었다.
"우혁형한테...무슨 일이 생겼나봐. 빨리 가야돼"
[퍼옴/원혁] 매니저33
...매니저......33
우혁은 자신의 목위로 느껴지는 촉촉한...그의 입술의 느낌을....그리고 다시 자신의 볼위로
올라오는 그의 입술을 다시 느끼며 눈을 감았다.
[어때?......무대위에 선 HTJ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어.......찬란히 빛나던...그들의 모습이...보고 싶어........미치도록...보고...싶어.......
자신의 셔츠 단추를 서서히 푸는 그의 손길에..우혁은 흠짓 몸을 떨었다.
내가...이러면 볼 수 있는거야?...무대위에서만은 웃음짓던..그들의 모습을....볼 수 있는......거
야?.........
우혁은 어느새 다 풀러진 자신의 셔츠를 헤치고 그의 손이 자신의 가슴을 쓰다듬는 것을 느
끼며 입술을 깨물었다.
너희의 그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
하지만......왜...지금 너의 모습이 생각나는 걸까?......재원아......왜......그런 걸까?......
[나...너 좋아해도 돼?]
희미하게 떨리던 그의 검은 눈동자.....그 눈동자를...내가 많이 사랑해...재원아.....
붉게 반짝이며 눈동자와 함께 떨리던 입술...그 입술을...언제나 느껴보고 싶었어....재원아.....
[나, 난......]
조금은 울먹이는듯한...낮은 목소리.....그 보이스한 너의 목소리를...내가 많이 좋아해....재원
아.......
[너 눈물 많구나? 우리 매니저 할려면 앞으로 눈물 한바가지로 쏟아야할텐데..]
그리고 살며시 웃던 너.....너의 그 미소가...내게 많이 소중해...재원아........
이런 날 안다면 넌 어떤 얼굴을 할까?...날 미워할까?..날 더럽다고..그렇게...경멸할거니?
그건 싫어.......날 사랑해 주지 않는건 좋지만...미움 받는건...싫어!!
그렇게 생각하던 우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 우혁의 하얀손이 그를 밀쳐낸건 동시의 일이었다.
"싫어!!!"
재원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우혁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부국
장실 앞에 주저앉아 희미하게 떨고 있는 우민을 봤을때부터...재원에게 이성이란 없었다. 그
리고 강타와 희준과 함께 안 열리는 문을 억지로 힘으로 열었을때...눈에 보인건...이미다 단
추가 떨어져 나간 하얀셔츠를 꼭 쥐고 있는 우혁의 모습과 그리고...가운에 쇼파에 앉아 가
만히 쇼파에 기대어 있는 김...성준.......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뻔히 알수 있는 상황......
아무말도...아무 행동도 못한채 그저 경직된채 있는 희준과 강타...그리고 우민을 뒤로한체 성
큼성큼 우혁에게 걸어가 우혁의 손을 끌고 나온 재원은 성준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여기서 나가면...HTJ에게...영원히 무대란 없습니다.]
잠시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무대란...자신들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었으니까...하지만 망설이
는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성준의 말을 듣고도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모를 정도
로 멍청하지는 않다. 아마 자신들을 미끼로 우혁을 요구한 것이겠지.....
재원은 그렇게 미련없이 부국장실을 나왔다.
"우혁아...괜찮니?"
숙소로 돌아온 후부터 고개를 푹 숙인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우혁이 안쓰러웠는지 희준이
말했다. 그러나 돌아온건 우혁의 눈물 한 방울뿐......
"미안..해...."
그리고 울먹이는 목소리.........
우혁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가만히 떨리는 우민의 손을...강타가 꼭 잡아 주었다.
"미안............."
다시 들려오는 우혁의 목소리와 함께 재원의 하얀손이 우혁의 뺨을 때린건 동시의 일이었
다.
찰싹--
조용한 숙소에 소름끼치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모두의 눈이 재원을 향했고...그저 재원은 고
개를 푹 숙인채 뺨을 감싸쥐고 있는 우혁을 노려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형, 바보야? 왜 그딴 짓을 해? 형이 몸 팔아서..우리가 무대에 서면 얼씨구나 하고 좋아할
줄 알았어? 왜 그딴 짓을 하느냐구!!!"
재원의 목소리에 우혁의 고개는 더욱 아래로 향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HTJ를 위해서였다는 말은 통하지 않을 것이란걸 안다. 결과는 그들
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을 뿐이니까........
그리고 거칠게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재원을......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미안해.....재원아..........
현관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우혁의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퍼옴/원혁] 매니저34-1
...매니저......34
강타는 이불의 폭 묻혀 잠에 빠진 우민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참 많이 놀랬
었다. 부국장실 앞에 쪼그리고 앉아 희미하게 떨던 우민의 모습은 평소 자신을 향해 언제나
차갑게 쏘아붙이던 우민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리고 재원이 나간후 우혁의 애처로운 모
습을 바라보며 결국 눈물을 쏟아내던 우민의 모습은 누군가가 안아주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안쓰러웠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혁에게 뭔가 말을 할듯 하다가 결국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우혁
을 바라보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던 우민의 흔들리던 그 모습을.......
우혁이 그렇게 된데에는 자신들의 잘못이 크다. 우혁이 그렇게까지 자신들을 걱정하고 있었
을 줄은 몰랐으니까.......
[여기서 나가면...HTJ에게 영원히 무대란 없습니다]
이제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우혁형......형은....우리의 영원한 매니저야.......
강타는 우민의 하얀이마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렸다.
넌.....내일이 되면...평소의 우민이 너의 모습으로 돌아오겠지?.....오늘......넌 많이 애처로웠
어.....평소의 너의 모습이 아니었어........그러니까....나도 오늘만 울게.......오늘만...평소의 강타
의 모습을 버릴게.......
[난...거울만 보는....그런 강타의 모습이 더 좋으니까.....]
내일...내일.......네가 좋아하는...거울만 보는....그런 강타의 모습으로 돌아올게......그러니까....오
늘의 눈물은 좀 봐주라........
재원은 우혁의 방앞에서 많이 망설였다. 그렇게 우혁을 때리고 나가서 간곳은......승호의 가
게였다. 자신도 왜 그곳이 생각났는지 모른다. 그저 희준을 따라 얼떨결에 한번밖에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발길이 움직이고 있었다. 승호도 많이 놀란듯 싶었지만 재원의 이야기를 다
들은 승호는 아무말이 없었다. 우혁을 그렇게까지 만든 자신들에 대한 원망도...질책의 말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원망의 말이 듣고 싶었다. 왜...너희때문에 우혁이 그런 일까지 당해야 하냐고....그건
우혁이의 잘못이 아니라 너희의 잘못이라고......보면 우혁을 가장 잘 알고 우혁을 가장 많이
아낀다고 생각이 되는 승호를 찾아온 이유는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승호가 내뱉은 말은 아주 차분했다.
[우혁인.....원래 그런 녀석이야.........]
그게 끝이었다. 그렇게 한마디를 끝으로 그저 승호와 마주 앉아 있던 재원은 승호를 찾아온
듯한 희준의 의아하다는듯한 시선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막상 우혁의 방앞까지 왔는데 문을 열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열어야 했다.
자신을 위해......그리고 우혁을 위해서.........
방문을 열자마자 검은 어둠이 눈앞을 덮친다. 그리고 침대위로 보이는 검은 실루엣.......재원
은 가까이 다가갔다. 침대맡까지 왔을때...재원은 희미하게나마 어둠사이로 하얀 우혁을 얼굴
을 볼 수 있었다. 하얀.....너무도 하얀 얼굴은 눈물자국으로 가득했고...한쪽 볼은 자신이 때
려서 인지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런 우혁의 모습에 한숨을 쉬며 발길을 돌렸을때.......재원은 우혁의 모습만큼이나 애처로운
목소리를 들었다.
"미안......."
너...아프게 해서 미안해..........
"미........안........."
너.....그렇게 슬프게 해서....미안.....해.......
"그만해. 뭐가 미안한 건데?"
"그냥...다...."
"됐어. 그만해."
"재원아........난 사실....처음엔....그저 너희들의 무대위에 모습이 보고 싶었어. HTJ는 무대위
에서 제일 빛나니까.......근데.....네가 떠올랐어......"
다시 울먹이는 목소리......
"HTJ의 무대위에 선 모습을 생각하면...무슨일이든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그게....더러운
일일지라도......"
"장우혁"
"계속 들어줘......"
"......."
우혁의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에 재원은 입을 다물었다."나.....아직 그에게 몸을 팔려고 한
거....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
"하지만....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건....네가 생각이 나서.......내가 여기서 그에게 몸을 빼앗
긴다면...네가 날 미워하겠지?....하지만 내가 그냥 그를 밀치지 않는다면..HTJ는 무대에 설수
있어.....난...그 두가지 생각과 싸웠어...그에게 당하는 중에도...난 생각했어...근데 난......결국
널 선택한거야......사랑 때문에 HTJ를 저버린거야.......그는....돈 때문이었지만...나는 사랑때문
에.....HTJ를 저버린건 똑같아.....난.....앞으로도 그럴거야.......HTJ가 아닌 널 먼저 생각하겠
지?.......난......HTJ의 매니저 자격이 없어......."
재원은 참담함을 느꼈다. 그에게 몸을 팔려고 한걸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
형은...지독한 바보야........
재원은 다시 우혁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이불에 쌓여 머리밖에 나오지 않은 우혁의 머리
칼위에 손을 올렸다.
"형은.....HTJ의 매니저 자격이 없는게 아냐.....형은...날 사랑할 자격이 없어....."
도톰한 이불에 쌓인 우혁의 몸이 흠짓한다.
"왜...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못해? 형이 그런 행동을 함으로써......내가 많이...아파할거라는 생
각......왜..못한거야?"
재원의 말에 우혁의 몸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는듯 하더니 벌떡 상체를 일으켜 재원의 목
을 끌어안는다.
내가......형에게 다 다가갔을때....그래서...형의 손을 잡았을때...나도 이 말 꼭 해줄게........
나도...많이 사랑해.........
...매니저......35
지금 HTJ는 방송국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그렇게 원하던...다시는 올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방송국을 거닐면서도 HTJ멤버들의 얼굴들은 한마디로 모두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사실 그럴만도 했다. 부국장한테 찍힌 이상...더이상 이 방송국에는 발을 들여놓을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밤에 그들의 숙소로 걸려온 전화는 너무나 황당한 내용이었다. 다짜고짜 전화 와서는 ......
[내일 컴백방송 준비해 주십쇼...]
라니..!!!
모두 얼떨떨한 얼굴로...그렇게 처음와본 곳처럼 방송국을 두리번거리고 있을때...그들의 맞은편으로 하얀얼굴의 그가...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부국장 김성준...지금 그들에겐 어떻게 자신들의 방송을 허가했는지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때의 굴욕......그것만으로도 멤버들 모두는 맞은편에서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고 있는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온 그에게 인사를 건내는 황당한 이가 있었으니......
"안녕하세요, 부국장님."
그에게 직접 당할 뻔한 장우혁이라........그것두 싱글싱글 웃으면서.....
그런 우혁의 모습에 모두 뻥져 버린건 말할 것도 없었다.
'우혁이가 그때의 충격으로 머리를 다친게 틀림 없어.' (희준)
'우민아~우혁형이 이상해~' (이 상황에서도 우민을 찾는 강타)
'......' (너무나 큰 충격에 젤루 뻥져 있는 재원)
그리고 우혁의 인사에 잠시 황당했던건 성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피할줄 알았는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는 우혁이라.....왠지 그답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사실 그런 그의 모습에 우혁을 갖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HTJ..활동...기대하겠습니다."
성준은 분명 아무 악의없는 말이었겠지만 그런 성준의 말에 HTJ멤버들은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성준이 재원을 지나치며...재원만이 들을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니..그사람......충분히 강제로 날 가질수도 있었어..근데.....내가 밀어내니까...그대로 물러서더라구....마치...내가 밀어내길 바란것처럼......"
분명 그때 성준은 우혁과 떨어져 느긋하게 쇼파에 앉아 있었었다.
"응...하, 하지만......"
그래도 뭔가 찜찜한듯 항의의 말을 내뱉으려는 희준의 말은...가만히 우혁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재원에 의해 막혀버렸다.
"오랜만의 방송인데 멋있게 하고 나가야지...시간없어, 빨리 옷 입자구..."
그렇게 말하는 재원의 얼굴은 마지막에 우혁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우혁은 그런 재원의 미소에 함께 웃어 주었다.
HTJ의 무대는...지금 시작이었다.
. . . . .
"꺄아아아~~"
"HTJ!!!"
"오빠아~~~"
"꺄악~~"
우혁에게도...HTJ에게도..어느때보다 팬들의 환호성이 더욱 크게 들리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무대위에 선 HTJ를 향한 팬들의 함성은......HTJ가 무대에 서기 전 무대에 올랐던 모든 가수들을 향한 함성을 합쳐 놓는다 하여도 지금의 함성에 미치지 않을 정도로..그렇게 대단한 것이었다.
그렇기에......그런 팬들의 함성속에서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HTJ의 모습은 너무나 빛나 보였다.
역시......너흰 무대위가 어울려......
어느때보다도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미소, 격렬한 몸짓, 무대위로 찬란히 흩어지는 땀방울.......
너무 멋있고...너무 예뻐......
이미 그들의 모습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희준, 강타, 재원의 눈이 무대밑의 구석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우혁을 향했고 그들은 함께 웃었다.
무대위의 HTJ는 ......그렇게 빛났다.
...매니저......36
"까아~~강타옵빠~~"
지금 막 열정적인 무대에 땀을 닦느라 정신이 없는 강타를 누군가가 달려와 와락 껴안았다.
강타는 갑자기 누군가에게 목을 끌어안긴 바람에 당황하여 바둥바둥 거렸고 재원과 희준은 강타를 껴안은 사람의 얼굴을 보더니 모른척 하던 일을 계속 했으며 영문 모르는 우혁만이 강타와 희준,재원을 번갈라 쳐다볼 뿐이었다.
"강타오빠, 너무 멋쪘어여~넘 보고 싶었엉~~~"
"유, 유미??"
호들갑스럽게 떠들어 대는 소녀의 목소리에 강타가 누구인지 눈치를 챈듯 말했고 그 소녀는 강타에게 더 찰싹 달라붙어 고개를 그떡였다.
"꺄~강타오빠~~기억할줄 알았어요"
그나저나 우혁은 유미라는 말에 뻥져 있었다.
유, 유미라면? GN의 막내?? 그 그룹도 MS기획의 휘하에 있는 그룹이잖아?
"야, 야..좀 떨어져라......"
강타의 말에 유미가 강타에게서 몸을 떼어냈고 그제서야 우혁은 유미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있었다.
팀의 막내라는 귀여운 이미지 답게 양쪽으로 묶어올린 하얀색으로 곳곳에 브릿지를 넣은 검은색의 긴 생머리와 하얀얼굴에 동그란 눈...정말 청소년 때의 남학생이라면 좋아하지 않고는 못 베길...그런 깜찍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근데..여긴까진 왠일이야??"
강타의 의문섞인 목소리에 유미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말한다.
"어머, 오빠 몰랐어요? 오늘 여기 옆 스튜디오에서 우리 GN이랑 같이 사친촬영 있잖아요?"
유미의 눈에 HTJ세멤버의 눈이 동시에 우혁을 향한다.
그것두 무시무시한 살벌한 눈으로.......
"하하.....나두 이런 촬영인줄 멀랐어...그, 그러니까...넘 오랜만에 생긴 스케줄이라........"
하지만 우혁은 자신을 무시무시하게 째리는 그들에 의해 입을 다물어 버렸다.
삐질삐질----
"먀네......ㅠㅠ......."
"네......HTJ와 GN모두 세멤버니까 커플로 촬영하죠."
사진작가의 말에 세쌍의 원망섞인 눈이 다시 우혁을 향한다. 우혁은 그들의 시선을 모른척 고개를 돌려버렸다.
[저기...내일 컴백쇼 마치고...사진촬영을 해주셨음 하는데....]
[넵!! 할게여!!!!]
너무 오랜만의 스케줄 제의 전화라 기뻐서 자세히 들어보지도 않고 오케이 해버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어쩔수 없지 않은가.....이미 저질러 버린거......그저 그들의 시선을 외면해 버릴수 밖에........
다시 우혁의 방문을 닫으며 돌아나오는 희준의 눈에 잠결에 나른한 눈을 한 잠옷 차림의 강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강타의 충격적인 한마디......
"우혁형 덮칠려구?" -_-;;
그러나...희준은 강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
"이건 꿈이야, 강타야......^^"
"웅......그런가......."
하고서 자신의 방으로 걸어 올라가는 강타........난 할 말 없다......-_-
"우혁형, 나 어제 이상한 꿈꿨다. 희준형이 우혁형을 덮치려구 하려는거 있지?"
스케줄을 위해 방송국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거울을 보다 말고 고개를 갸웃하며 하는 강타의 말에 모두의 눈이 강타를 향했다.
"쿠쿠.......그런 꿈이 어딨어?^^"
웃어넘기는 우혁........
"웃기네-_-++"
강타의 꿈이라두 기분 나쁜지 옆에 앉은 희준을 노려보는 재원......
"하하...^^;;..그러냐?"
'저자식........내가 언제 덮치려구 했어? 그냥 방에서 나온거 뿐인데......'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리며 강타가 둔치인 것에 감사하는 희준......
언제나 처럼 HTJ의 아침은...이렇게 조금은 혼란스럽게....그리고...조금은...황당하게...시작이 된다.......
...매니저......42
"젠장....이런적은 한번도 없었잖아?"
방청객석을 바라보며 허망한듯 말하는 희준의 얼굴은...허탈감이 가득했다. 그건 희준뿐만이 아니라 다른 멤버들과 우혁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가요프로그램 생방송을 위해 이 방송국으로 들어설때는 HTJ를 상징하는 하얀풍선을 흔드는 자신들의 팬이...상당히 많았었는데...지금 방송객석에 앉은 자신들의 팬은...정말 작은 수에 지나지 않았다. 다른 가수들의 풍선에 가려 자세히 보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게다 방송 순서까지...G.N 다음이 TNA...그리고 마지막이 HTJ...최악이었다. 그렇다고 방청객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TNA의 팬들이나 그 다음인 G.N의 팬들이 자신들에게 함성을 질러줄리도 만무했다.
"박민석...비렬한 자식........"
갑자기 옆에서 재원의 이가 악눌린...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다른 이들도 박민석의 짓일거라곤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컴백한 HTJ에게 위기감을 느낄만도 했다.
"머릴 좀 썼군......"
"까아아아~~"
"TNA!!!!"
"까악!!!!!!!"
G.N이 노래할때의...아직 변성기 때의 남학생들의 목소리가 아닌...높은 여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TNA의 팬들이 가장 많은 것 같았다.
HTJ는 찹찹함을 느꼈다. 자신들이 함성을 별로 못 받을 것이라는 생각보다는..이 녹화장까지 와서 다시 발길을 돌길 많은 팬들이 더 걱정이었다.
"웅......TNA팬들은 무서운데......"
강타가 그 많은 파란풍선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때....우혁의 눈이 유난히 반짝이더니 씨익 웃는 우혁의 얼굴이 멤버들의 눈으로 박혔다.
그리고...TNA의 팬들의 3분의 2정도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대부분이 남자인 G.N의 팬들과..소수의 다른 가수들의 팬들을 바라보며 말하는 우혁의 목소리는...자신감이 넘쳤다.
"TNA의 팬들에게 함성을 받는것은...어려울지 몰라도...다른팬들은 가능해......"
"우왁~ 이걸 우에 입으라는 거야???"
"왜? 이쁘기만 한데......"
희준의 경악섞인 외침과 강타의 만족한듯한 목소리...그리고 아무말 없지만 분명 희준과 같은 마음일 것이 뻔한 재원......
지금 HTJ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은 그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만도 했다. 우선 희준은 상체가 다 비치는 하늘하늘한 셔츠에 바지위로 커다란 두건을 두르고 있었고 선명한 붉은색을 띄던 머리는 우혁이 뿌린 헤어 스프레이로 인해 옅은 갈색빛을 띄어 눈을 가리던 대부분의 머리칼이 뒤로 넘어가 있었다.
그리고 강타는 상체가 훤히 보이는 나시티에 평범한 힙합바지를 입고 검은 머리칼 여기저기에는 은색의 반짝이가 뿌려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재원은 평범한 흰색의 티셔츠였으나 여기저기 찢어진 세미힙합 바지가 재원의 흰 피부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고 우혁이 어떻게 했는지 평소보다 더 붉어보이는 ...젖은 듯한 머리칼은 하얀얼굴에 보기좋게 내려와 있었다.
갑자기 HTJ를 대기실로 끌고와 무대의상을 찢고 머리에는 이상한 것들을 뿌려대더니 이렇게 만들어 놓은 우혁이었다.
거울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은 남자인 자신들 조차도 눈을 뗄수 없을정도로 아름다운...중성적인 이미지.......우혁은 그런 그들을 보며 만족한듯 싱긋 웃음짓고 있었다.
"꺄아아아~~~"
TNA의 무대가 끝난듯 마지막 함성이 들려오고 우혁이 말했다.
"무대 안 올라 갈거야?"
찝찝한 마음으로 무대위로 올라온 HTJ는 지금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처음에는 소수의 자신들이 팬들만이 소리를 지르던 것이.....G.N의 대부분의 남팬들과 다른 가수들의 팬들...극히 작지만 몇몇의 TNA의 팬들까지 풍선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HTJ의 극히 중성적인 분위기가 남팬들을 비롯하여 옛날 소녀팬들이 터프하고 잘생긴 이미지에 환호했다면 요즈음은 선이 가느다란...성별이 모호한 미소년에 환호하는 요즈음 소녀팬들을 겨냥한듯 했다.
원래도 워낙 중성적인 이미지를 뿜어내긴 했지만 오늘의 HTJ는 자신들의 팬들에게 더욱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주고...다른 가수의 팬들까지 끌어오는...효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함성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꺄아아아~~"
"HTJ!!!!!"
무대 바로 앞에 만족한 듯한 웃음을 웃고 있는 우혁이 보인다.
아마 우혁은 자신들보다 더 악한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고....자신들의 팬이 아닌 다른 가수들의 생소한 함성소리를 들으며 HTJ는 한결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G.N과 TNA보다 더 큰 함성을 받아냄으로서 박민석의 계략아닌 계락을 보기좋게 눌러버린 박민석과 HTJ의 첫번째 대결은....HTJ의 승리였다
...매니저......43
내가 MS기획사에서 일하게 된지 얼마되지 않은때의 일이었다. 고등학생때...공부밖에 모르던 내가......TV에 나오는.....많은 함성을 받으며 무대위에 서 있는...연예인들을 보며...난 연예계라는 곳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연예계라는 곳에..몸 담고 싶었다. 하지만 난...연예인이 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외모는 제법 이쁘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었지만...내겐 무엇 하나 가진 능력이 없었다. 난 공부밖에 모르는...한 평범한 소녀일 뿐이었으니까.......하지만 난...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눈썰미가 있었다. 예술적 감각도 있었다.
난 그것을 무기로 MS라는 기획사에 들어갔고...이런 평범한 나를...기획사 사장은 받아주지 않았지만...날 받아준건....이런 나를 위해...사장을 설득해 준건...박민석이란 자였다. 기뻤다. 날 인정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비록 무명 모델들의 코디로 시작했지만...행복했다. 가끔씩 스쳐지나가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알아볼....그런 스타들을 보며...난 속으로 다짐했었다.
이런 스타들을...꼭 내 손으로 키워내리라.......누구라도 한번 보면 환호할...많은 사람들에게 환호받을...그런 스타를...내손으로 키워내리라........
하지만...연예계는 TV로만 보던...그런 화려하기만한 곳이 아니었다. 눈물도 있었고...배신도 있었고...실패도 있었다...나는 지쳐갔다. 언제까지 무명 모델들의 코디를 하면서...내 꿈을 이뤄낼수 있을것 같지 않았다.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계속 버텨낸건...꿈이 있었기에.......조그마한 희망이 있었기에...........
하지만 모델의 코디를 하며...난.....소품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 되었다. 억울했다. 아무도 나의 말을 듣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난...아무도 없는 방송국의 복도에 주저앉아 울었다. 그때..내 귀를 울리는 낮은 저음의...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듯한..목소리가 있었다.
"그렇게 질질 짜려면 여기서 나가, 여긴...눈물을 보이면 안되는 곳이니까......"
그 비꼬는듯한 목소리에 울컥하여 고개를 들었을때...이미 그는 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그뒤로 이를 악물고 일했다. 언젠가는 볼 수 있을 그에게...이젠 울지 않는다고...이렇게 잘하고 있다고......말할수 있도록...보여줄수 있도록.........그리고 난...다시 TV에서 팬들의 많은 함성을 받으며 노래를 하는 그를 볼 수 있었다.
얼굴은 자세히 모르지만...분명 그가 맞았다. 커다란 키와...빛에 눈부시게 빛났던 검은 머리칼........그리고 무엇보다.......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낮은 저음의 목소리..........
그리고...난....지금...너무나 가까운 곳에서...그를 보고 있었다.
"재원형 뚫어지겠네요..."
아직 소년티가 나는...청량한 목소리에 뒤돌아본 선아는 하얀얼굴의 우민을 볼 수 있었다.
"참...매니저란 사람이 모델 내팽겨치고 어디갔나 했더니...뭐하는 거예요?"
우민의 말에 선아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많은 팬들의 함성을 받으며 노래하는...HTJ를....아니, 재원의 눈부신 모습을...가만히 응시할 뿐이었다.
"훗, 너희 형도...대단하구나......좋은 눈썰미를 지녔어..."
정말 어느때보다 빛나보이는 HTJ를 보며...선아가 하는 말에 우민이 씨익 웃었다.
"이 정도로 감탄하면 안될걸요? 형은...평소엔 순딩이지만...한번 불 붙으면 무섭거든요...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이 되는건...어떤 것이든 지켜내죠.....그게...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우민의 묘한 뉘앙스가 담긴 말에 선아는 얼굴을 굳혔다. 힐끔 돌아본 우민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오늘은 HTJ의 일본진출을 앞둔 한국에서의 마지막 스케줄이었다. 오랜만에 일본 진출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출현하는 토크쇼라 깔끔한 하얀의상이 우혁이 유난히 신경을 쓴 듯하여 재원은 화장실의 거울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대기실에서는 쉽게 풀릴줄 알았던 희준과 강타의 기분이 무슨일이 있었는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시무룩 하여 우혁은 두 사람을 어떻게든 풀어주려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가서 도와줘야지.......두 사람의 비유를 마추려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고 애를쓰고 있을 우혁을 생각하며 재원은 젖은 손을 대충 화장실에 마련된 조그마한 수건으로 닦고는 밖으로 나갔다. 거의 화장실 문으로 발을 내밀었을때.......재원은 큰 키의 누군가로 인해 길을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냥 지나쳐 가려던 재원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그림자에 이내 눈쌀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 누군가의 눈과 재원의 눈이 마주친 순간 재원은 눈쌀을 찌푸리고 말았다.
건강해 보이는 모카빛 피부.....은테 안경에 가려진 날카로운 눈동자........
그는 분명 재원의 마음속에서 좋은 의미가 아니더라도 절대 지울수 없는 박민석이었다.
그의 눈동자가 묘하게 웃는 것이 진작부터 재원에게 길을 내줄 생각은 없는것 같았다.
"저에게 무슨 볼일이 있습니까?"
재원의 말에 그의 눈이 웃음기를 잃지 않은채로 살짝 찌푸려진다.
"글쎄.....볼일이랄것 까지야......."
"그럼 비켜주시죠, 박민석씨.."
재원의 차가운 말에 민석은 훗 웃었다.
"언제부터 네가 날 그렇게 불렀던 거냐? 난 형이라는 말이 더 좋은데 말이다......"
민석의 모카빛 강인한 손가락이 재원의 하얀 볼을 쓸고 지나갔다.
"내가 널 그렇게 부르는 일은 이젠 절대 없을거다."
자신의 뺨위를 맴도는 민석의 손을 강하게 뿌리친 재원은 민석을 노려보았다.
"18살의 넌...정말 아름다웠지.......하지만...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이다......특히..이 눈이 말야.........."
쉽지 않을거라는걸 안다...박민석은 누가 뭐래도 한국 최고의 엔터테이먼트의 사장이니까...하지만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HTJ를...절대로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다..무슨 일이 있더라도...자신이...지켜낼 것이다........
"형......"
재원의 부름에 우혁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붙든 재원의 팔에 고개를 더욱 깊이 파묻었다.
"나......지기 싫어.....너도 안 빼앗길거구......HTJ도...더 크게 만들어 보일거야........나...저 자 한테만은...지지.........않을거야........"
내게 가장 소중한 널 아프게 한 사람이니까.....HTJ를...버린.....HTJ를 아프게 한 사람이니까.............
우혁의 말에 재원은 그저 우혁의 부드러운 금발머리칼을 조용히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
"그래...지지마.......절대...지지마.......하지만...나 때문에 그러지는마......난...언제나 형의 곁에 있을테니까........절대...그자한테 가는 일은 없어....그러니까.....형만...내 손 놓지 않음 돼........."
"으....응.......응........"
재원의 부드러운 속삭임에 우혁의 재원의 품에서 몇번이고 계속 고개를 끄떡였다.
응....나...안 질거야.........절대로....안져.......
...매니저......48
지금 HTJ와 우민, GN, TNA등은 막 비행기에 올라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었다. HTJ는 박민석과 TNA가 함께라는 것이 아직 찝찝하기 그지 없는데 같은 비행기로 몇시간이나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연예인이었다. 싫어도 웃어야 했고 서먹하더라도 친하게 보여야 했다. 그래서...그들은 공항에서의 그 수많은 팬들과 기자들 앞에서 그때의 불미스런 일들은 모두 잊고 화해한듯...그렇게 서로를 보며......카메라를 보며...그렇게 가식적인 웃음을 웃어야 했다.
씁쓸한 일이었다. 대중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속여야만 한다는 것은........하지만...HTJ에게는 그런 감정도 한순간이었으니...........
"승호야, 힘들지? 여기 앉아....."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털며 승호를 앉히는 희준..........
"이띠.......우민아아~ㅠㅠ..."
MS기획사라는 것 때문에 떨어져서 앉게 된 우민을 부르면서 거울을 들고 울먹이는 강타.........(저멀리라는 것두 바루 건너편 옆자리 였당...-_-;;)
'저, 바보가..........'
자신을 반짝반짝 거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강타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던 우민은 문득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다 보았다.
역시나.....자신의 뒤에 앉아 싱글싱글 웃음 지으며 있는 그는......부국장...김성준이었다.
아마........이번 일본에서의 몇주간은 아주 힘들것 같다는 불길함 예감이 들었다......-_-;;
"후아~~힘들다......."몇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고 비교적 짧은 시간안게 일본에 도착한 그들은 일본측에서 마련해준 호텔에 우선 짐을 풀었다. HTJ와 우혁, 승호는 우선 우혁과 승호의 방에 모였는데.......왠지 강타와 희준의 표정이 뚱...한 것이...........방 배정이 HTJ 세멈버 한 방...우혁솨 승호 한방......이렇게 된것 때문이라지..........-_-;;
"...음.....우선 오늘은 좀 쉬고...내일은 스튜디오에서 광고용 사진 촬영 있을거야...내일부턴 스케줄 빡빡하니까 오늘 많이 자두고........알았지?"
우혁의 말에 재원만이 고개를 끄떡일뿐 희준과 강타는 계속 뚱한 표정을 짓는데.........
재원은 일찍 잔다고 승호 옆에 붙어있으려는 희준을 끌고 방으로 가고 강타는 우민이 보러 간다고 놀러간 지금...우혁이 침대에 지친듯 누워있는 승호를 보며 말했다.
"뭐...괜찮아......그나저나..넌 이런 힘든 일은 너혼자 하려고 한거야?"
승호는 비록 오늘 하루 도운 거지만 의상이나 메이크업 상자.....게다자 짐가방까지......짐만해도 엄청난 그런 일을 우혁 혼자 하려했다는게...조금은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승호였다. 그리고...그건 이렇게 의상이나 메이크업 상자등을 들고 매일매일을 바쁘게 뛰어 다녔을 친구에 대한 걱정이기도 했다.
"난 익숙하잖아..^^"
그래도 웃음 짓는 친구를 보며....승호는 씁쓸히 웃었다.
이젠.....그저 친구라는 이름으로 부를수 있을 정도로...우혁의 존재가 작아져 버린걸까?..그건 아니었다...승호에게서 우혁이란 존재는 절대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연인으로서 사랑하고 친구로서 아꼈으니까...........그렇게....지금도 사랑하니까...........
[우혁이...혼자서 힘들거야........그러니까......같이 가지 않을래?......아니, 나...솔직하게 말할게...나.......너랑 그렇게 떨어져 있기 힘들다........너..보고 싶어서 도중에 한국으로 달려오지 않을 자신 없어.....우혁이가 힘든것도 있겠지만.....그러니까......날 위해서라고 생각하지 말고...우혁일 위해서......같이 가 줄래?]
하지만...지금 우혁을 이렇게 편하게 친구라고 부를수 있는건...아직 우혁만큼은 아니더라도...희준의 존재가 승호의 안에서 점점 커져가고 있기에...............
희준아...나...여기.....널 위해서 온.........거....야.................
그렇게 승호는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매니저......49
삐리리릭--
아직 초저녁이었지만 피곤했는지 스르르 먼저 잠에 빠져버린 승호를 가만히 바라보던 우혁은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급히 플립을 열었다.
"여보세요?"
[어...형........]
낮은 보이스의...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연인의 목소리...........
"어, 재원아? 안자는 거야?"
[어......안자면 옆 방에 건너올래?]
"응......갈게"
우혁은 급히 핸드폰 플립을 닫고 승호가 깨지 않게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
달칵--
살짝 문을 닫고 나오자 바로 보이는건 옆방문과 문 사이 작게 나 있는 복도벽에 가만히 기대 서 있는 재원이었다.
"왜 나와있어?"
우혁의 물음에 재원이 살짝 웃는다.
"들어가자."
자신을 마중나와 준건가.........?
재원이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가며 생각한 우혁은 왠지 행복해지는 느낌에 재원의 마랐지만 한없이 든든한 등을 보며..........우혁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대체.........여기가 어딘거야?????"
아직 초저녁이지만 오랜 비행과 아주 근소하지만 그래도 시차 때문에 피곤한지 모두가 잠든 조용한 호텔 복도를 기웃기웃거리는 한 인영이 있었으니........
선아의 부름으로 잠깐 호텔로비에 나갔다와서 자신의 방을 못 찾고 있는 방향치 우민이었다.....제법 복도의 길이도 길고 꺾이는 곳도 많아서 방향치인 우민에게는 한없이 고통스럽기만한 우민이었다.
"젠장..........미치겠네......."
아무리 찾아봐도 자신의 방 호수는 안 보이고...오히려 자신의 방 호수에서 번호가 멀어지기만 하니........머리가 어지러운 우민이었다.
어쩔수 없다는듯 복도 한가운데에 서서 핸드폰을 꺼내드는 우민이었다.
순간 우민은 번호를 누르던 손을 멈짓했다. 지금 우민이 누르고 있는 번호는 우혁도...재원도 아닌 강타의 번호였다...
그때,,,우혁에 대한 걱정으로 거의 이성을 잃었을때도...어느새 자신이 누르고 있던 번호는 강타의 번호였다. 아마...자신도모르게...우민은 강타를 많이 의지하고 있었나보다. 그때의 강타의 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하고 상냥했으니까......너무나...의지가 되었다. 자신이 전화를 끊고 혼자서 떨까봐 자신이 있는 곳까지 도착할때까지 전화를 붙들고 말을 걸어주던 강타는...분명..너무나 든든한 존재였다.
순간 강타의 번호 마지막을 남겨두고...마지막 번호를 누르기 위해 버튼을 보던 우민의 눈이..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날....대체 왜 여기 데려온겁니까?"
평소의 웃음끼 많은 목소리가 아닌...차갑디 차가운 그 목소리.........
"더.....무슨 볼일이 남은 거죠?"
그 목소리와 함께...그 예쁜 눈웃음을 웃는 얼굴이 아닌...싸늘한 그의 얼굴........
그건.......분명 강타의 얼굴이었다.
강타는 지금 미칠지경이었다. 우민의 방으로 놀려가려고 호텔 복도를 걸어가던 강타는 누군가에 의해 길을 막히고 말았고 자신과 비슷한 피부색을 지닌 그의 얼굴은 분명 민석의 얼굴이었다.
[이야기 좀..하지]
왜 그 한마디에 자신이 가까이 있는 민석의 방으로 왔는지.....차갑게 뿌리칠수도 있었는데..왜 여길 오고 말았는지...강타는 스스로도 알수가 없었다.
아직.......미련이 남은거냐?...강타 너.......그런거야?.......
스스로의 질문에 강타는 씁쓸히 웃어버렸다. 그래선 안되는 거다. 그리고...답은 이미..아니다였다. 그에대한 것은 이미...오래전에 잊었으니까..........
"날...대체 왜 여기 데려온겁니까?"
그저 자신을 방에 세워놓고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는 그를...강타는 찌푸린 얼굴로 바라보았다.
"더......무슨 볼 일이 남은거죠?"
"우리 사이에 볼 일이 있어야만 하는거냐?"
민석의 오만에 찬 말투는 강타늬 심기를 건들리기에 충분했다.
"우리가..무슨 사인데요?"
차갑디차가운 그 목소리에..민석의 얼굴에 의외라는 빛이 떠오른다.
"너까지......존대인거냐......넌..날 그렇게 부르지 않았지...언제나 다정하게..웃는 얼굴로..형이라고 불렀었어....희준이나..너나......재......원이나..........."
민석의 말에 강타의 얼굴이 묘한 웃음을 띄웠다. 충분히 다른 사람을 비웃는듯한...기분 나쁜 웃음.....강타에게선 처음보는 웃음이었다.
"훗..우릴 이렇게 만든건 당신이 아닌던가, 우리에게서 그 다정한 웃음을 빼앗아간것도...믿음이란 것을 빼앗아간것도.....바로...우릴 버린 당신이라구.."
강타의 말에 민석이 조그만 한숨을 내쉬었다.
"그땐..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그건..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아, 박민석. 우린..지금 충분히 행복해. 그때의 당신을 믿었던 것보다 우린 지금의 우혁형을 훨씬 더 믿고 있고 우리에게 다시 웃음을 찾아주고 있는 것도 우혁형이라구. 우릴..그냥 이대로 나둬...."
강타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조금은 열려진 문을 손으로 밀었다. 그런 강타의 뒤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젠간...너희는 그에게도 버려질거야........인간이란...그런 존재다...그라고...다르다는 법은 없어........"
강타는 민석의 방 문을 닫자마자 보이는 복도에 기대서 있는 우민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민아..........."
강타의 조그마한 부름에 푹 숙여졌던 우민의 고개가 천천히...조금씩 들려졌다.
왠지...그 안경속에 가려진 우민의 눈이 물기에 아른거려 보인다고 생각했다.
"바보..........왜 우냐?"
우민의 여전히 차가운 그 말투에 그제서야 강타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는걸.........
"바보같이......왜...울어?"
그렇게 강타는 우민의 품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그리고...강타는 우민의 하얀 목에 눈물 흐르는 얼굴을 묻었다.
자신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우민의 손길이 느껴졌다.
"잘했어......그 사람 앞에서...눈물 참은거.........잘 한거...야........."
그렇게 아무말 없이 한참을 또 울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울리는 우민의 목소리......
"그 사람.........사랑했구나?"
우민의 말에 강타는 부인하지 않았다.
사실이었다. 처음엔 그저 형으로서 좋아한것 뿐이지만...사랑했다. 많이...사랑했다. 자신들을 향해 웃어주는 그 포근한 미소가 좋았고 언제나 아침에 제일 먼저 듣는 그의 든든한 목소리가 좋았다. 그게........사랑이었다. 처음 느끼는...사랑이었다.
하지만 강타는 알고 있었다. 그는...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걸.............하지만 사랑했기에.....너무나도 믿었기에...자신들을 버린 그를 젤 많이 증오했고...하지만 사랑이기에..처음엔 우혁조차도 강타는 쉽게 받아들일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알아 줄래 ? 우민아......나......처음 너의 차갑지만 한없이 여린 네 눈을 봤을때..처음으로 그렇게 떨렸고...나에게 차갑게 쏘아붙이는 그 목소리를 들었을때...나....처음으로 박민석이란 존재를 잊을수 있었어...........그러니까............그러니까...우민아.......지금처럼만...나...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나.....그렇게 차갑게 대해도 좋으니.....이렇게만...내곁에 있어줄래?...............
다음날 아침.......
HTJ와 TNA, GN, 우민등은 모두 일본의 방속국 안에 자리잡은 촬영 스튜디오에 나와 있었다.
한국과는 환연히 다른 첨단 설비들과 그 커다란 규모에 HTJ는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달칵--
조용히 스튜디오 문이 열리더니 전체가 노란색으로 화려한 머리색의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들어섰다.
그 남자가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HTJ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여전히 웃으며 그가 HTJ를 향해 인사했다.
"HI~~"
"엥? 외, 외국인인가?"
"그, 그러게....형 영어 잘해?"
HTJ에게 인사한 그가 HTJ를 향해 다가오더니 덥썩 우혁을 끌어안는다.
"0_0"
"Ho~프리티 보이~~와우~~"
"저, 저///"
우혁을 갑자기 끌어안는 그의 행동에 모두가 당황했고..곧이어 들리는 목소리......
"너, 너 누구얏!! 우리 형한테서 안 떨어져??!!!"
"-_-++"
마구 소리지르는 우민과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재원이었다.-_-
그때..스튜디오로 다른 누군가가 들어오더니 우혁에게서 그를 떨어뜨렸다.
"아, 죄, 죄송합니다. 히로~~ 너 무슨 짓이야??"
그를 히로라고 부른 자는 꽤나 이쁘장하게 생긴 일본계열인듯한 여자였는데 한국어가 꽤나 유창했다.
그리고...그녀가 그를 히로라고 부르는 말에 젤루 당황한건 그녀가 우혁을 그에게서 떨어뜨리자마자 재원의 힘에 의해 그에게로 끌어당겨진 우혁이었다.
"저....히로씨라면....혹시........"
"아, 예....잘 부탁합니다. 오늘 촬영을 맡게된 작가 미쯔이 다카히로씨...저는 그의 매니저인 하유미라고 합니다."
아직도 우혁을 보며 아쉬운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그는 하유미의 무언의 째림에 HTJ를 향해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