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노원구청장배 테니스대회
4월 28일 마들 근린공원의 테니스장에서 열린 제32회 노원구청장기 개회식 현장을 방문했다. 공원 안에 있는 테니스장은 온통 초록 나무로 둘러쌓여 숲 속에 소풍 온 듯한 분위기였다.
평소 노원구 구청장배나 협회장배는 꼭 전국대회 같다는 입소문이 동호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봄, 가을에 열리는 구 대회를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2주에 걸쳐 5일간 진행을 하고 또 참가 자격에 주거지 제한을 두지 않아 순수 동호인이라면 누구라도 참석할 수 있어서다. 거기에 항상 좋은 참가품을 주기 때문에 누구라도 참가하고 싶은 대회로 자리매김이 된 지 오래다. 이미 4월 20일 부터 개나리부와 국화부 신인부까지 개인전을 다 치른 상태지만 남자 신인부 같은 경우는 코트부족으로 96팀으로 제한, 하루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제32회 단체전이 열리는 날, 이정환 노원구테니스 협회 부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식에는 오승록 노원구청장님을 비롯하여 국회의원, 구의원, 체육회장등 비중 있는 내빈들이 많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먼저 이상원 회장님의 개회선언에 이어 축사가 이어졌다. 이 회장은 “테니스를 통해 화합하고 소통하며 참가하신 모든 선수들이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바쁜 일정에도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오승록 구청장님을 비롯해 문화체육부 담당및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축하를 남겼다.
본 대회 대회장 오승록 구청장은 “동호인들이 원하고 있는 실내코트 추진을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새로운 부지가 안 되면 기존의 코트에 지붕을 씌워서라도 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백두산 클럽의 전년도 우승기 반환을 마치고 체육 활성화에 기여한 동호인들에 대한 다양한 시상식이 이어졌다. 국회의원및 체육회장, 구청장상등 다양한 시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분이 있다. 노원구 최고령 93세 민경찬 옹. 이 어르신은 이북에서 내려와 의정부에서 정착을 한 뒤 젊은 시절 소프트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테니스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 동호인들의 롤 모델이기도 하시다.
개회식의 꽃은 역시 행운권 뽑기다. 비트로 운동화를 비롯해 빽팩등 다양한 스포츠 용품으로 경품 당첨으로 호명 될 때마다 선수들은 달려 나와 함박웃음을 지었다.
도열하듯 서 있는 각 클럽의 명칭이 다채로웠다. 테니스 울타리라는 뜻의 테울은 매주 일요일 오후 마들코트에서 운동한다. 과거에 노원구 일대의 각 구를 돌면서 우승했던 화려한 성적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나오지 않지만 가족적인 분위기로는 최고라고 자랑한다. 테울은 3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신입회원을 영입한다. 비우승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단체전에 이번 대회부터는 65세 이상 우승자도 참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어 더욱 다양한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 코트들이 조경 사업및 주차장으로 변경이 되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나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 준우승을 모두 다 아파트 단지 클럽에서 하게 되었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중계목화 단지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김인중 경기이사는 한 달 전부터 타 클럽과 교류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며 2연패를 달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계목화의 양진모 회장은 “지난해에도 우승을 해 대회 뛰기 전부터 우승후보라는 소문대로 결과가 좋아 매우 기쁘다”며 “30대~60대 후반까지의 회원 59명이 아파트 코트에서 운동하는데 고른 실력에 단합된 분위기가 뒷받침 되니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29개 클럽 3복식으로 3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하여 열띤 응원으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단체전우승 팀에게는 80만원 준우승 60만원 입상 두 팀에게는 각각 30만원씩의 상금이 주어지는데 상금보다 더 값진 화합의 장이 되었다. 글 사진 송선순
*제32회 노원구청장기 대회 결산
1. 여자 개나리부
-우승(최종윤,김정희) 준우승(김윤정,남진명) 공동3위(김미경,양남순) (최영숙,노지선)
2. 남자 신인부
-우승(김민석,박정근) 준우승(정은호,최경철) 공동3위(박휘흔, 설원석) (이준환,이상현)
3. 여자 국화부
-우승(이미정,최수인) 준우승(김윤미,김지숙) 공동3위(이애숙/허정숙) (정해은,윤인경)
4. 남자 은배 단체전 및 개회식
-우승(중계 목화) 준우승(상계4단지) 공동3위(청춘2040) (노원베스트)
*오승록 구청장 인터뷰
개회식을 마치고 잠깐 오승록 구청장님과 인터뷰 시간을 갖았다. 노원구 최초 실내코트 건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건강친화도시이자 생활체육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 구청장은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체육의 저변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펼치는 중이다.
*실내코트를 만들 부지는 있나요?
경기기계공고에 코트 6면이 있는데 그중 3면을 실내코트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학교가 국립이라서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 올 6월까지 결정을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예산은 얼마나 드나요?
대략 27억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경기기계공고에 실내코트를 만들 수 없다면 차선책은 있나요?
현재 초안산과 마들 수락산 불암산등 4개의 실외 코트 중에서 두 군데 정도지붕을 씌워 실내코트로 전환하려는 일도 계획하고 있습니다.테니스가 붐이다 보니 전천후 코트가 꼭 필요하다는 동호인들의 요청을 받아 들여 현실화 시킬 예정입니다.
*최근 아파트 단지 코트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야외코트는 어떤가요?
현재 4개 코트 총 19면에서 3천 명 정도 운동하고 있는데 아마도 서울시 25개 구에서는 테니스 인프라가 뒤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천변에다가 야외코트를 더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비가 내리면 잠기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섣불리 시도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계획들이 많지요?
구 에서 운영하는 모든 코트가 명절 연휴에 모두 다 문을 닫는데 하루 이틀 정도는 명절에도 운동할 수 있는 그런 정책도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클레이 코트를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테니스장을 건립할 공간이 없다 보니 관내에 있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있는 테니스코트를 쓸 수 있도록 협약해 학생들이 쓰지 않는 일과 후의 시간에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이상원 노원구테니스 협회 회장 인터뷰
올해 2년째 노원구테니스 협회를 리드하고 있는 이상원 노원구 테니스 협회 회장은 라켓 잡은 지가 40여년이 되었다. 어린 시절 탁구를 한 덕분에 테니스 레슨을 받아 본 적도 없었지만 전국대회 베테랑부에서 7번이나 우승을 했다. 또 60 이후에는 시니어부에서 상위 랭커로 활약하니 신기할 정도다. 탁구 스텝처럼 발이 빠르고 포핸드가 좋아 후위 플레이 하면서도 짧은 볼에 찬스가 오면 라이징 볼을 때려 하이 발리로 포인트를 딴다. 올해 나이 70세. 하루도 안 빠지고 테니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데 아직 무릎 허리등 아픈 곳이 없단다.
“테니스는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일상에서 스트레스 받고 일이 있어도 몇 게임 찐하게 경기하면서 땀을 흘리고 돌아오면 생각이 정리가 되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 진다. 이기고 지는 승패를 떠나 라켓을 잡고 뛰는 그 순간은 집중을 하기 때문에 일종의 명상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최근에 뜨고 있는 명상은 마음의 ABS 브레이크라고 하지 않던가. 그만큼 테니스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재정립 해주는 힐링의 도구 역할을 해 왔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일을 할 때는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고 경기 할 때는 파워플한 플레이를 해 깜짝 놀라게 하는 이상원 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회장님은 어느 클럽 소속인가요?
상계10단지와 노원베스트 클럽에서 운동하는데 마들에서 만나는 노원베스트는 회원 40명중 절반 이상이 전국대회 우승자들이다. 또 65세 이상 전국랭킹 10안에 드는 회원 19명이 만나는 모임 kmc 에도 나가고 있다. 그 모임은 서울 부산 군산 대전등에 사는 전국구 모임으로 참가비 5만원을 내고 KDK 방식으로 입상자에게 상금을 준다. 주로 시니어대회가 열리지 않는 계절에 모이고 게스트들이 많이 참석해 다양한 구질의 볼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잊혀 지지 않는 추억도 있나요?
수원 화성배를 2연패를 했는데 가장 아쉬웠던 것은 GA 그룹 대회 헤드컵하고 하나은행컵 4강에서 좌절이 된 것은 잊을 수 없다.
*운동은 언제 하나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오전에는 무조건 일을 하고 오후에는 코트로 향하는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코트에 나오니까 주변에서는 날마다 노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노원구가 예전에는 좋은 참가품 주기로 유명했는데..
올해는 참가상품 없이 참가비를 낮췄다. 낮은 품질의 참가품을 주는 것 보다는 팀당 4만4천원으로 참가비를 적게 받는 것이 참가자들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단체전은 참가비 20만원을 받는데 스타볼 한 박스를 참가상품으로 주기 때문에 주고받는 것이 거의 비슷하다.
*총 몇 개 부서의 대회를 하고 있는 건가요?
다섯 개 부서의 대회를 2주간 걸쳐 하고 있다. 개나리, 국화, 신인, 시니어, 단체전 등이다. 이 대회를 치르기 위해 테니스 협회 임원 30명이 돌아가면서 봉사를 한다. 모든 임원들의 수고로움과 특히 장한구 사무국장이 포용력이 좋아 효율적으로 대회를 잘 이끌어 가고 있다.
*2주간에 걸쳐 대회를 하는 이유가 있나요?
개인전과 단체전을 동시에 하면 중복되어 선수들이 다 참여 할 수 가 없다. 남자 신인부에 뛰는 선수들이 단체전도 뛰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를 두는 것이다. 지난해는 38개팀이 단체전에 출전했는데 올해는 전국대회 날짜와 겹쳐 참여 팀 수가 적은 편이다.
*여러 날 대회에 임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요..
임원들끼리 매 달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운동을 하는데 지난 4월에는 야유회 겸 마석 수동에 있는 실내 코트에서 운동을 했다. 가을에는 운동대신 여행을 간다. 차를 빌려 임원들이 1박2일 떠나는데 돈독해 지는 좋은 계기가 된다.
*노원구가 서울시 각 구 대항전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
테니스 인구가 많다. 19개의 아파트 단지가 있고 대부분 코트가 두 면씩을 가지고 있어서 운동여건이 좋으니 실력 또한 쨍쨍하다.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노원구 시설관리에서 운영하는 코트가 제일 많고 중고등 대학교까지 코트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사업을 일찍 정리하고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 자유업으로 업종을 바꾼 후 부터 더욱 테니스에 날개를 달았다. 올해 고희가 되었으나 이 회장은 여전히 테니스 홀릭이다. 최근까지 시니어대회는 물론이고 전국 베테랑부와 혼복 대회까지 종횡무진하며 출전하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시니어 대회에 갈 때는 대회 출전이 아니라 친구들 만나러 가는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그야말로 테생테사.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글 사진 송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