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 없어라 / 임 선영
방울 방울 물방울 모여 강물되듯
기억 환희 품어 화선지 물들이고
슬픔 외로움 사랑 원고지 채워
지나간 시간 지금 여기 사색은
쳐 지고 써 지며 세월을 채운다
채워진 시간 시간들은
머리엔 눈 내리게 하고
가슴엔 허전함 쌓이게 하여
시가 되고 그림되여 벽을 채우며
인생은 나그네 길 노래 부른다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인생
아! 남은것 다 내 것이 아니더라
그래서 자연은 무언의 스승
꽃잎은 그래서 훌훌 털고
겨울 나목은 검은채 서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