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의 아이 71,72,>
*71,72편 리턴당해서 다시 올립니다; 71편의 내용수정이 엄청나니...
혼동되시게 했다면 죄송합니다-(꾸벅)
"지금 그 얘기가 왜 나오는거지, 로웨나?"
문득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은해는 고개를 돌렸다.
"흥! 어디있다가 이제오는거야?"
"네가 알 바 아니다. 그 천방지축같은 성격은 여전하군."
문을 열고 들어온 푸른머리의 정령왕이 묵묵히 대답했다.
그의 옆으로 금발의 미켈라이제가 수줍게 나왔다.
짜증이란 짜증을 내려고 폼을 잡던 로웨나도, 더불어 조금 화를 내려던 헤롤드도 모두 뜻밖의 등장에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그들의 반응에 인어왕국의 공주는 다시 엘루안의 뒤로 숨었다.
조금 진정된 헤롤드가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엘루안."
조금 굳어진 헤롤드의 목소리에 엘루안은 조금 움찔했으나,
시선을 옆에 쓰러져있는 실레이온과 그를 일으켜세우는 두 정령왕에게 고정시키며 반문했다.
"예."
공손한 대답이었다고 은해는 생각했다.
헤롤드는 날카로운 인물이었다.
정령의 주인으로써, 주인보다 한 등급 낮은 정령왕의 존재를 항상 상기시켜주는 존재였고,
여기 모인 세 대륙의 주인들 중, 가장 경력있고 오래된 주인이었다.
침착하고, 냉정한 그의 성격이 그 사실을 잘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정령왕들에게서 사적인 감정은 금물이라고 생각하며, 가장 제한을 두고 있는 것도 헤롤드였다.
정령왕들 중에서도 가장 날카롭고 차갑다, 그리고 냉정하다고 평가되는 엘루안마저도 무릎끓게하는 주인이었다.
이 갈색대륙의 주인은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연인입니까?"
엘루안은 대답을 망설였으나, 곧 고개를 끄덕였다.
"옛 연인입니다."
갈색머리의 헤롤드는 더욱 예쁜 눈웃음과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당장 나가세요."
이때까지 들은 말들 중 가장 잔인한 말이었다고 은해는 생각했다.
'웃으면서 잘도 말하는 군...' 이라며 로웨나는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이 묵묵히 그 상황을 보고있다만,
솔직히 그 상황은 무서웠다. 웃으면서 말하는 이래로 이렇게 소름끼친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헤롤드, 내 말을 들어주세요."
"됬으니까 나가시라니까요?"
안경너머로 보이는 헤롤드의 웃는 얼굴에, 엘루안은 한쪽 볼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웃는 그의 얼굴에 아주 뚜렸하게 <안 나가면 당장 소멸시킨다> 라는 무시무시한 다른 얼굴이 비춰졌기 때문일까.
엘루안은 미켈라이제의 한쪽 손을 잡고 문을 열고 나갔다.
열린 문 사이로 정령의 기사들의 궁금하다는 표정이 보인 것은 은해의 착각이었을까.
로웨나가 킬킬 웃었다.
"옛 연인? 미켈라이제 공주인가?"
"예. 인어왕국의 옛 공주라던...."
은해의 말에 로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인어나라의 공주님께서는 우리를 도와주러 오셨겠지만, 오히려 짐이 될 뿐이야.
헤롤드의 판단이 옳았어."
자랑스럽다는 듯이 헤롤드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주고는, 로웨나는 싱글벙글 실레이온이 마시던 술잔을 기울였다.
쌉싸름한 맛이 로웨나의 입에 감돌고, 그녀는 곧 술잔을 테이블의 저 끝으로 밀어보냈다.
"도데체 저게 무슨 맛이야?"
쓴맛이 입안에 남아있는지, 로웨나는 퉤퉤 혀를 차며 짜증스럽게 외쳤다.
그에 아랑곳 않고 헤롤드는 어디선가 가져온 카스테라 케잌을 포크로 얌전히 잘라서 은해에게 내밀었다.
"한 입 드시겠습니까?"
끄덕끄덕.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은해가 귀여웠던지, 헤롤드는 자신이 직접 포크로 찍어다 은해 입에 넣어주고는,
엘리시아 주인의 푸른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은해는 그저 우물우물 살살 녹아내리는 케잌을 먹을 뿐이었다.
"미카가 우리를 도와줬다면, 아마도 마족들이 그녀를 가만놔두지 않았을겁니다."
"미켈라이제 공주는 아시나요?"
"예. 아주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엘루안이 저의 반응에 놀랐던 겁니다. 아아- 그래도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래뵈도 엘루안이 아는 것은 많아서, 제가 왜 그랬는지 다 이해할게 분명하니까요. 저는 그를 믿습니다."
헤롤드의 말에 뭔가 말하려는 은해를 가로막고, 그가 황급히 덧붙혔다.
"어차피 공격할꺼라면, 최소한의 피해를 입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예."
옳은 말이다.
사실 헤롤드에게 <미켈라이제 공주는 우리를 도와주려 그랬던 것이니, 그녀의 청을 들어주어도 괜찮을 것이다>라고
반박하려던 은해는 곧바로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눈치가 굉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은해는 다시 내심 감탄했다.
"자- 그럼 쓸데없는 이야기는 여기까지하고, 우리가 왜 왔는지 말해줘야겠지?"
방금 전까지 취해서 비틀거리던 실레이온을 단숨에 잠 재워놓고 온 이프리안과 에루한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본 로웨나가 말했다.
걸음을 옮김에 따라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며 이프리안이 말했다.
"중요한 일이겠지? 네가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중요한 일이지. 안 그랬으면 헤롤드에게 무작정 시켜서 전하라고 했을꺼야."
엄지 손가락으로 뒤를 가르키며ㅡ물론 그 뒤에는 헤롤드가 있었다ㅡ로웨나가 다시금 싱긋 웃었다.
로웨나는 헤롤드보다도 바쁜몸이었으니, 이프리안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이 사실이었다.
하기야, 할일은 다하고 놀러다니는 것을 좋아해 이리저리 어디를 가든지 볼 수 있는 헤롤드에 비해,
로웨나는 그 활발함과는 다르게 일을 끝내면 다른 일마저 넘는 스타일이었다.
흔히 오지랖이 넓다하니, 심지어 사소한 드래곤의 영역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뜰 정도였다.
뭐, 좋다고 하기에는 좋겠지만. 나쁘다고 하기에는 정말 지나치지 못할 단점이었다.
"일단, 우리의 엘리시아의 주인께서 이때까지 있었던 일은 모조리 헤롤드에게 귀에 닳도록 들었으니까-"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는 기분나쁜 표정으로 헤롤드를 조금 째려본 로웨나가 말을 이었다.
"그 얘긴 안 들어도 될 듯 하고... 내가 이렇게 중무장을 하고 온 이유는 말이지-
어휴, 이거 탁자 위에 올려도 되지? 어차피 옷도 갈아입어야하지만, 그건 조금 있다가 하고...."
누가 대답할 틈도 없이 로웨나가 그녀의 다리 길이만한ㅡ그녀는 다리가 길었다ㅡ활과 단검,
그리고 표창이 들어있는 주머니 몇개를 탁자 위에 <쾅> 이라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올려놨다.
헤롤드가 커다란 활을 들어서 구경하며 물었다.
"여전하시군요, 로웨나."
"나의 영혼이 들어있다고 할 만큼 소중한 활이지."
로웨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번에 새로 개조했어."
"잘하셨습니다. 아 참, 은해는 잘 모르죠?
로웨나의 레드포드 대륙은 엘프의 대륙입니다. 대륙에 살고 있는 정령이 1/3을 차지하고,
1/4를 드래곤과 인간들이 차지하며, 1/2를 엘프가 차지하는 곳이지요.
그래서 정령의 주인이신 로웨나께서는 엘프의 수호자이신 관계로, 활을 아주 잘 다루신답니다."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를 듣고있던 은해에게 친절히 설명해준 헤롤드는 로웨나의 활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맡은 바벨리아는 드래곤의 대륙이라서, 한 나라와 마을마다 꼭 드래곤의 신전이 있어요.
가서 보면 참 아름답고 신성한 곳이랍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가보도록하죠."
"엘리시아는 어떤 대륙입니까?"
은해가 헤롤드에게 물었다.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물어보는 은해의 얼굴에는 조금 부끄러운 기색이 담겨있었다.
"부끄럽군요. 제가 주관하는 대륙인데도, 제 대륙도 잘 모르다니..."
"별로 부끄럽지 않은 일입니다. 당신은 여기 온지 1년도 채 안됐으니까요.
아직 둥지 속의 아기새 일 뿐이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마세요. 날개를 피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니까요."
헤롤드의 말에 옆에서 남은 카스테라를 먹고있던 로웨나가 박수를 쳤다.
살짝 웃고는, 이 갈색대륙의 주인은 로웨나가 다시금 포크로 내리찍으려한 마지막 카스테라를 빼앗으며 말을 이었다.
"-엘리시아는 순수한, 정말 말 그대로 정령의 대륙입니다.
엘리시아라는 녹색대륙보다도 엘프, 드래곤, 인간, 정령이 잘 조화된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 대륙 중 가장 아름답고, 정령이 살기에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곳이ㅡ, 로웨나!! 이건 내 케잌이란 말입니다! 노리지 마세요!"
"흥!! 그 커다란 카스테라를 혼자 다 먹고서는, 돼지같이 마지막 한 조각도 양보 못해?!"
"어쨌든 제 것이란 말입니다!"
"너도 실레이온꺼 몰래 가져온거잖아!!"
쾅쾅쾅!!!
이 소란을 잠재운 것은 다름아닌 에루한이었다.
뜻밖의 소리에 소란을 지켜보던 은해도, 소란을 하던 당사자들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시선에 에루한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안. 책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전을 3갠가 떨어뜨렸거든.
워낙 무거워서 정령의 기운을 모르고 놓쳐버렸어."
과연, 에루한의 발 밑을 바라보니, 보통 백과사전 두께의 두배 정도 될만한, 정말 누가 그것을 읽나 싶은 책들이 떨어져있었다.
사전에게서 왠지모를 위압감 같은 것을 느낀 은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가 그걸 읽나요?"
"누구냐니? 당연히ㅡ"
불의 정령왕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ㅡ엘루안이지."
"맙소사!!!"
로웨나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비명을 지르듯 꽥하며 소리지른 그녀는 자신의 기운으로 손쉽게 사전을 들어올려 손으로 사전을 열었다.
"오, 세상에ㅡ 이걸 읽는단 말이야? 이 종이 두께 좀 봐! 이게 종이냐? 휴지지. 아니야, 휴지보다도 얇은데?
이걸 읽어?! 그게 사람이야?!"
헤롤드가 대답했다.
"정령왕이죠."
"그러니까, 이걸 읽는 다는게 정령왕 맞냐고!"
은해가 봐도 정말 말도 안돼는 일이었다.
너무나도 얇은 나머지, 넘기기도 힘들고 글자가 한국에서 작다고 하는 글자보다 몇배는 축소해놓은 글자로
무수하게 박혀있어 읽기도 어려우니, 그걸 읽는다는게 말도 안돼는 거였다.
은해가 에루한에게 물었다.
"정말요?"
"아니, 거짓말이었어."
"으아악!!!"
에루한의 대답에 힘이 풀린 로웨나는 기운을 풀어버렸고, 그것은 떨어져서 이프리안의 발을 찍고 말았다.
당연히 외마디 비명의 주인공은 대지의 정령왕이신 이프리안.
오른발을 감싸쥐며, 눈물을 찔끔 흘리는 그의 모습에 로웨나는 두 손을 싹싹빌었고, 헤롤드는 눈살을 찡그렸으며,
은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에루한이 덧붙혔다.
"사실 그거 폼이야. 읽기도 힘들고....엘루안도 그거 한쪽도 못 읽고 포기했는걸?
확실히 폼이지, 뭐."
"됐으니까, 로웨나 너는 좀!!!"
이프리안이 고통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왜 왔는지 얘기해준다며!!! 이렇게 삼천포로 계속 빠지니까 내 발이 이렇게 다친거 아냐!!!"
"오, 그렇군. 미안-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제 들어가는거냐?!!"
"지금 들어가는 것도 감사한 줄 알아!"
이프리안이 외쳤다.
"비정상적이야!"
"지극히 정상적이야!!"
"둘다 아주, 완전, 대단히 비 정상적이니까- 제발 말 좀 듣자!"
에루한이 외치자, 두 사람은 입을 콱 다물었다.
어린아이같은 두 사람의 모습에, 헤롤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저희들이 바벨리아에서 마계로 가려 했었잖아요, 그래서 은해가 바벨리아로 오는 거였구요."
은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시아의 주인이 도착하면, 바벨리아의 푸를르프 산맥의 연못에 있는 소환구를 통해 마계로 가려고한 계획이었습니다만-
그것이 이제는 불가능하게되버렸거든요..."
헤롤드는 야금야금 어느새 새로 꺼낸 커다란 케잌을 먹었다.
"ㅡ누군가 드래곤들조차 가까이 못할 마(魔)의 경계를 설치해놨더군요.
마족의 블랙 마스터라 칭하는 루시퍼 르 셀르도라의 짓임이 뻔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어쩔려고?"
진정된 이프리안이 물었다.
"정령계의 호숫가에 있는 소환구를 통해 갈꺼야."
"정령계? 로웨나, 오늘 좀 잘못 먹은거 아냐?"
붉은대륙의 주인은 대지의 정령왕을 살짝 째려보았다.
"물론 정령계의 소환구는 위험하지.
소환구가 열리면, 정령계로 마계인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으니까.
하지만, 일단 그 방법밖엔 없어. 이곳 말고는 모조리 폐쇠됬으니까."
헤롤드가 맞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두 정령왕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루한이 언짢은 어투로 물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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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데리고 가는건 엘리시아의 정령의 기사들 뿐이야.
레드포드와 바벨리아의 기사들까지 데려갔다간, 소환구가 아주 복잡해질것이 뻔하니까.
소환구를 완벽하게 뜷은 뒤에 후방공격으로 그들을 투입하도록 리엘즈에게 전하라고 지시해주면 좋겠어."
로웨나의 말에 아까 전 일어났던 실레이온이 옆에 있던 리엘즈에게 뭐라 중얼거리듯 지시하였고,
바람의 상급정령은 그의 말에 따라 자리에서 사라졌다.
자칭 <전투복>이라 검정색 옷으로 바꿔 입은 로웨나는 은해에게 물었다.
"공격하는거, 알고 있지? 실전이라구, 실전."
"예. 실전...뭐, 많이 해봤죠."
예전일들을 추억을 회상하듯 생각해내며 은해가 대답했다.
"마법 검과 보통 마법정도는 다룰줄 알고요. 정령의 기운을 많이 사용할겁니다."
"하지만 명심해 둬, 은해야ㅡ"
로웨나가 은해의 어깨를 잡았다.
"너는 나와 헤롤드와는 틀려서, 정령의 기운이 마계의 기운을 무력화시키지 못하잖아?
특히 조심해야되. 알겠지? 물론, 우리라고 마계의 기운을 모두 무력화시키는건 아니야.
타격을 조금 입는 다는 것이지, 완벽하게 방어해내는건 아니니까."
은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기운이 우리들보다 훨씬, 훨씬 크니까 마계의 기운을 막을 수 있을꺼야. 알았지?"
"네."
"그래그래. 긴장하지 말고!!"
오랜 정령의 주인이라던 선배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며, 은해가 대답하자
로웨나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띄으며 은해의 어깨를 툭툭쳐주었다.
긴장한 은해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지만 말이다.
아까 <마족탈환작전 과 마계에 들어서서> 라는 주제로 토론을 해본 결과,
아무래도 한시바삐 지금 가지 않으면 안됄 것이라는 결론에, 모두들 경황없이 챙긴 까닭이었다.
거기다가 헤롤드는 은해를 위하는 척하며 마계의 무시무시한 힘을 모두 알려주었던 것이었다.
조심하라고 하면서 은근히 겁을 주는 효과를 낸 그의 말을 듣고서 긴장하지 않으면 이상해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간단하게 검과 표창몇개만을 챙긴 헤롤드가 엘루안에게 물었다.
"연인에게 인사는 안하고 오실렵니까?"
"이기고 금방 올것이 당연한데, 인사하고 올 이유가 없잖나."
묵묵히 대답하면서도 엘루안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1000년전, 바벨리아의 드래곤들이 마계의 기운을 받아 폭주할때도 이런 기분으로 퇴치하러 가지 않았었다.
일단 그때는 헤롤드에게도, 로웨나에게도 '가소로운 어린 용들' 이라는 마음으로 임하는 전투였기 때문이었지만,
마계인을 직접적으로 만나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틀리다.
"긴장하시는 겁니까?"
"헤롤드, 네 목소리가 더 무서운걸 아는건가."
'긴장하면 어쩔껀데?' 라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헤롤드가 엘루안에게 묻자
언제 그랬냐는 듯 긴장한 기색을 하나도 보이지 않은 채, 이 자존심이 강한 물의 정령왕은 콧방귀를 뀌며 다른 정령왕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살짝 긴장.
이정도의 긴장은 적당하고,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수 있는 상태였다.
다들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하며 헤롤드가 바벨리아의 정령의 기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대지의 정령에게 주었다.
문제는 은해였으나, 로웨나가 주의점등을 얘기해주는 것을 보아 상태가 좋아진것 같았고,
엘리시아의 정령의 기사들 쪽에서도 문제 없었다.
신탁의 드래곤이라던 리안 헬르제라 와 정령의 수호자라던 에델린이 있지 않는가?
더군다나 로웰과 에반은 정령왕들을 따라 작지않은 전투에 참여해본 경험이 많았다.
거기에 헤롤드가 해독약을 만들어 그들에게 주어서, 완벽하게 정령으로 다시 복귀한 그들은 기분마저 최고였다.
"뭐, 이 정도 분위기라면야..."
'충분히 이길 수 있겠군' 이라고 말하려던 헤롤드는 '부정 타!!' 라고 외치면서 자신에게 돌진해올 로웨나를 떠올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마족경험이 유난히 많은 이 은해의 대 선배님께서는 그다지 긴장되지 않았다.
세가지 가설. 그리고 이번 회의에서 그걸 꺠뜨릴 방안이 꼭 맞아 떨어진다면야,
마계의 본부까지 가는데에는 문제없었다.
"어이!! 소환구 연다!"
"가자-"
은해와 로웨나, 헤롤드는 동시에 뛰어갔고, 정령왕들 역시 그들 뒤를 뒤따랐다.
그 중 엘루안은 자신의 연인을 한번 꼭 안아주고는 재빠르게 그들 사이로 합류하였다.
정령계의 호숫가는 은해도 많이 봐왔지만, 도데체 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정말로 짙은 파랑이었다.
저 한가운데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두운 빛을 띄고 있는 물의 한가운데를 보며 은해가 생각했다.
호숫가의 옆은 모두 들판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앉아서 쉴수 있었다.
모두가 앉았고, 네명의 정령왕이 일어났다.
"정령왕들이 봉인시켰기 때문에, 직접 여는걸꺼야."
리안이 중얼거리자, 은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에델린이 은해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힘내."
"알다마다요."
싱긋 웃으며 은해는 답했다.
검내면서 떨고 있을 주인을 상상하고있던 에델린은, 예상 외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이동한 정령왕들은 조용히 서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바람이 불었다........아주 부드러운, 산뜻한 바람이었다.
"오픈(Open)!!"
네 속성의 왕들은 합장을 한뒤, 재빠르게 바닥 위로 두 손을 쳐내며 외쳤다.
그리고 동시에 호수의 물에서 조그마한 파장이 일어났다.
쿵.
호수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가운데에서 조그마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그것은 점점 커져서, 굉장히 큰 원이 되었지만,
그들이 있는 곳까지 오지는 못했다.
정령의 기사들이 일어났다.
"자, 그럼 작전대로 우리가 먼저-"
에델린이 은해에게 눈을 한번 찡긋하며가면, 짜증은 내면서도 리안은 은해의 어깨를 툭툭쳐주었고,
대지의 기사가 악수를 하면, 에반은 자신의 주인을 꼬옥 안아주었다.
"너 이자식!!"
"됬으니까, 얼른 출발이나 해!!"
에반에게 도끼눈을 뜨며 분노가 섞인 외침을 내뱉는 정령의 기사들에게
이프리안이 소리쳤다.
투덜대면서, 정령의 기사들은 호수의 물의 두번째 파장이 그들의 발 밑에 까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것이 다가왔을 때, 기사들은 일제히 물 위에 올라섰다.
"맙소사."
사극드라마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에 은해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기사들은 천천히, 하지만 부드럽게 걸음을 옮겨서 소용돌이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우리도 가자."
로웨나가 은해의 팔을 끌었다.
바벨리아의 주인은 은해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이제 시작이군요."
"그런셈이지, 뭐."
싱글벙글..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는 건지 은해는 도무지 헤롤드를 이해할수 없었다.
호수물의 바로 앞까지 온 로웨나가 은해에게 말했다.
"그냥 발을 올리면 되. 계단 올라가듯이."
"....."
"정 못하겠으면 눈을 감던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은해에게 로웨나가 지시했다.
재빨리 눈을 감은 은해를, 헤롤드는 그다지 힘들지 않게 물 위로 올려보냈고 은해는 자신이 물 위에 있는 것도 모른 채 로웨나의 말을 따랐다.
"자, 이제 앞으로 걷는거야."
"....딱딱한데요?"
"그게 수면 위의 느낌인거지."
수면?
은해가 재빨리 눈을 뜨면 그의 아래로 흐르던 호수가 있었다.
신기해할 틈도 없었다. 재빨리 앞을 향해 걸어갔다.
저기로 앞서가던 기사들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기 직전에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당당하게 다리를 뻗으며, 몸에 흐르는 알 수 없는 전율에 은해는 기분이 좋아졌다.
검을 뽑으며 은해가 말했다.
"갑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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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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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확실히 그들이 있는 곳은 그랬다. 깜깜한 어둠만이 있는 곳.
"조심해."
엘루안의 목소리가 공간에서 울려퍼졌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정령계에서 회의할 때 헤롤드가 제시한 가설이 맞다면, 그들은 절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었다.
숨막히는 침묵. 어느 누구하나 섣불리 걸음을 옮길 수 없는 상황.
어둠을 뜷고 날아온 화살이 로웨나에게 향한 것은 그때였다.
위험하다고 다른이가 외치기 전에, 로웨나는 그 아름다운 엘프의 문양이 그려져있는 표창을 던져 화살의 진로를 막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재빠른 솜씨로ㅡ적어도 은해가 본 것들 중에서ㅡ활시위를 당겼다 놓았다.
화살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로웨나의 화살 역시 마법인지라 활시위를 당기면 화살이 생겨나는 듯했다.
"큭!"
저쪽에서 울려퍼진 음성이었다.
동시에 헤롤드와 에델린, 에루한이 방어벽을 만들었다.
그들의 방어벽도 바닥에 손을 대자마자 만들어졌는데, 정말 수십개의 화살들이 그것이 만들어지자마자
날아들어와 아슬아슬하게 그들 앞에서 사라졌다.
예상대로였다. 헤롤드의 가설이 들어맞았다.
이제 어둠이 밝혀질 때가 올 것이었다.
"커다란 방일 겁니다! 당황하지 말고 싸우시고, 방에서 절대 나가면 안됍니다!"
헤롤드의 외침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내 어둠이 가라앉았다.
저 멀리서, 벽을 타고 무수히 많은 불꽃들이 생겨나고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그들 앞에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로웰이 밝아진 주위를 둘러보며 질렸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맙소사. 또 베어맨이야?"
"예전에 그들을 죽여서 그런지, 안 좋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군. 아아- 정말 질렸다, 질렸어!"
정령의 기사들이 어이없다는 눈을 한채 베어맨들을 바라볼 때, 정령왕들과 정령의 주인들은 그들의 모습을 관람하기 여념없었다.
분명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이라기에는 무언가 이상했다.
얼굴은 분명 사람인데, 그들의 귀는 동그란 모양으로 머리 위에 달려있었고,
허리까지는 분명 사람의 몸이었는데, 허리 아래서부터는 곰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차마 눈을 뜨고 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프리안이 입을 열었다.
"저 들을 보니 눈이 피곤한 까닭은 무슨 이유인지 알려줄사람?"
"오, 이프리안. 난 저들의 얼굴이 부담스러워서 쳐다도 못 보겠어."
이프리안의 영원한 파트너인 에루한이 맞받아쳤다.
에루한의 앞에 있던 한 베어맨이 자리에서 사라진 것은 다음 순간이었다.
퍼어어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에루한이 뒤로 나가떨어졌다.
옆에 있던 엘루안은 그의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쓰나."
스트리트 파이트!!
기사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었지만, 그들은 딱히 공격이라고는 주먹질과 발길질 뿐이었다.
뭐, 고작 주먹질과 발길질이 아니니 나타났겠지만 말이다.
헤롤드가 중얼거렸다.
"저는 고블린이 나올 줄 알았는데, 베어맨이라니......
소환공간에서부터 베어맨이라면...뭐, 마계가기전에 땀은 엄청 빼겠군요."
"속도가 빠르니까 조심ㅡ 이 자식들이!!! 어디 얘기하는데 쳐들어와!!!!"
로웨나의 외침에 더욱 놀란 은해는 자신의 앞에 순식간에 달려온 베어맨을 발로 차버리고 말았다.
밀리다 못해 날아간 베어맨에게, 은해는 뽑아든 검을 휘둘렀다.
기(氣)가 공간을 튀었다.
그것은 빠른 속도로 베어맨을 뜷었다.
"오, 좋은데?"
옆에 있던 로웨나가 은해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말하는 사이에도, 그녀는 표창을 하나하나 던져 은해의 뒤에 있는 베어맨들을 죽이고 있었다.
아무리 죽인다지만, 귀 옆으로 표창이 지나가는 것과 그 소리를 듣는 것은
기분좋은 경험이 아니었기에 은해는 옆으로 빠져나왔다.
한쪽에서 에반과 에델린이 열심히 죽이고만 있었다.
"얌마, 너 비키지 못해?! 죽이는데 방해가ㅡ 이자식! 어디 말하느데 껴들어?!!"
방해된다는 듯이 주먹으로 불쌍한 베어맨을 얼굴을 내리치며 에반이 외쳤다.
에델린이 검을 어깨에 기대우며 웃었다.
"푸하하하!! 에반,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싸울 수 있는지 궁금하군."
"지금 나 놀리는 거야?!"
자신에게 달려오는 베어맨에게 정면으로 달려가 그의 어깨를 잡은 뒤, 검으로 그것을 배를 뜷은 에델린은
에반의 물음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나는 그저 순수한 마음에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전혀, 전혀 안 그렇거든?!!"
퍽퍽퍽퍽!
괜히 에델린에게 덤벼들 수 없는 심정을 누가 이해해주리.
자신보다 그가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에반은 분풀이를 하듯, 베어맨들에게 발길질과 주먹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저쪽에서 정령왕들 역시 열심히 싸우는 가운데 에루한이 굉장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쓰러져있는 베어맨을 한번 더 밟지 않나, 다른 사람이 싸우고 있는 베어맨을 뒤에서 공격하지 않나.
도데체 눈꼽만큼도 전투매너가 없는 그였다. 아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처럼 말이다.
엘루안이 이프리안에게 물었다.
"저 녀석이 갑자기 왜 저러는가?"
자신에게 뻗은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는 검으로 베어맨을 내리친 이프리안이 답해주었다.
"내가 베어맨의 간이 하나에 금화 500닢한다고 말해줬거든.
거기다가 에루한은 돈이면 환장하잖아? 지난번에도 엘프족장들에게 바람의 깃털을 모조리 팔아먹었고 말이야."
엘루안이 혀를 끌끌 찼다.
"정도가 심하잖나, 저 정도면."
"뭐....그렇긴 하지만."
방금전에 에루한에게 달려들었던 베어맨이 오히려 에루한에게 쫒기는 상황을 바라보며 이프리안이 눈살을 찌푸렸다.
술래잡기라도 하듯, 쫒고 쫒기는 입장이 달라진 에루한과 베어맨의 결투는 결국 불의 왕의 승리로 끝났다.
실레이온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었다.
움직였다면 한걸음. 그리고 그 움직인 것도 다시 뒤로 물러나 원래 제 자리로 돌아왔다.
바람의 왕은 자리에 선채로 계속 활시위 만을 정신없이 당기고 있었다.
공기의 흐름을 느끼는 가운데, 베어맨이 뒤에서 다가온다 해도 단검으로 뒤를 찔러 그를 쓰러지게 만든 후
다시 표창으로 앞에 있던 베어맨을 죽이는 아주 간단하지만 공격성이 높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에 비해 헤롤드는 그저 베어맨이 우글우글 거리는 한 지점에서 산책을 하듯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양 옆의 그들을
검으로 가볍게 베어낼 뿐이었다. 그래서 언뜻 본다면, 그가 지나가는 옆으로 베어맨이 쓰러져
마치 헤롤드가 길이라도 내는 듯한 모습으로 오해하기 일 수 였다.
"맙소사."
베어맨 길(?)을 만들고 있던 헤롤드가 중얼거렸다.
저쪽에 쓰러져있는 것은 리안 아닌가!
신탁의 드래곤이 쓰러져 있었다.
이들 중에서도 공격성이 높다고 할만한 드래곤께서,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헤롤드가 재빨리 그에게 다가갔다.
"리안, 괜찮으십니까?! 리안- 리....리..안...?"
"쿨쿨쿨..."
헤롤드의 외침은 허공으로 날아간지 오래였다.
리안. 신탁의 드래곤께서는 아주 죽이라고 자리에 누워서 자고 있었던 것이었다.
수면부족이 원인이었건만, 이 상황에서 잠이라니 말도 안돼는 일이었다.
헤롤드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결국 마법으로 그를 허공으로 들어올리고는 중앙으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모두들 내 주위로 모여요!"
중앙에 도착한 헤롤드가 마법으로 리안을 내리자, 헬르제라는 <풀썩> 이라는 힘없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기어이 잠에서 깨지 않았다.
기사들과 왕들이 모두 모이자, 헤롤드는 자신의 검으로 동그랗게 그들 주위를 둘렀다.
"이렇게 하나하나 싸울 시간이 없어요. 이건 시간 끌기대용이라구요. 폭파시킬겁니다."
"도와주지."
어느새 잠에서 깬 리안이 헤롤드에게 말했다.
갈색대륙의 주인은 눈살을 찡그리며 물었다.
"다 주무셨습니까?"
"응."
"그럼 시작하죠."
리안은 천천히 헤롤드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헤롤드가 외쳤다.
3
2
1
헤롤드가 내민 손에서부터 빛이 뿜어져나왔고, 동시에 리안은 라이트위저로 바닥을 한번 세게 두드렸다.
콰콰쾅!!!!!
굉음이었다. 엄청난 굉음.
그것은 주위에 서있던 일행을 잠깐 휘청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흙먼지 만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
ㅠㅠ리턴당해서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ㅠ
죄송합니다, 기다리신 분들....ㅠㅠ
결국 함께 올렸습니다.ㅠ
71편 내용이 많이 바뀌었더라도 양해해주세요;;;;;;;;;
죄송합니다.ㅠㅠ 그래도 전투씬은 항상 저의 표현상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는 군요.
첫댓글 ㅋㅋㅋ전투씬ㅋㅋㅋ 에루한 상상되 어쩔!!>.<ㅋㅋㅋ 담편기대기대!
73편은 조금 늦을지도..;;
담편고고싱~~
그러니까 73편은 조금 늦을지도..;;
은해 씨움실력이 좋은데요+ ㅅ+?아참..제가 닉네임을바꿔습니다 whro1559에서 무향화 [無香花 로.. 무리하지마시고 열심히하시길!
옙! 열심히 하겠습니다!
ㅎㅎ 재밌어요 ㅋㅋㅋㅋ 리안 그 와중에 자고 ㅋㅋㅋㅋ
ㅡ미남은 잠꾸러기랍니다;;;<<퍼억!!
싸우면서도 저여유로움ㅋㅋ역시 진지함은 별로않어울려요ㅋㅋ
리안ㅎ 역시 여유로운것이 좋겠죠?
ㅋ 윗님말에 전격 동감ㅋㅋㅋ
리안...잘도자는구낭....다른사람들은 싸우고있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