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수학 이야기】
조선시대 수학자 홍정하
우리는 한번쯤 "우리 나라에도 수학자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수학책에 나오는 정리나 공식들은 모두 피타고라스니 오일러니 파스칼이니 하는 외국 수학자들이지만 우리 나라에도 수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선 조선시대 수학자이자 실학자인 '홍정하'라는 수학자가 중국의 유명한 수학자와 수학에 관한 대결을 벌인 이야기를 보자. 1713년 5월 29일 홍정하는 같은 수학자인 유수석과 함께 조선에 온 중국의 사력 하국주를 만나 수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홍정화는 하국주가 내는 문제를 거침없이 정확히 대답을 하였다. 이에 사중국사신은 "사력은 계산에 대해서는 천하의 실력자요. 사력의 수학의 조예는 깊기가 한량이 없소. 여러분 따위는 도저히 견줄 바가 못되오. 사력은 많은 질문을 했는데 여러분도 그에게 문제를 내야하지 않겠소?" 이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냈다.
"지금 여기에 공 모양의 옥이 있습니다. 이것에 내접한 정육면체의 옥을 빼놓은 껍질의 무게는 265근이고 껍질의 두께는 4치 5푼입니다. 옥의 지름과 내접하는 정육면체의 한 변 길이는 얼마입니까?"
이 문제를 듣고 하국주는 한참 고민하더니 "이것은 아주 어려운 문
제니. 당장에는 풀지 못하지만 내일은 반드시 답을 주겠소." 그러나 하국주는 다음날에도 끝내 정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국주의 참패하였다. 홍정하는 정육면체의 한 변의 길이는 약 5치이고 옥의 지름은 약 14치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답 풀이를 해 주었다. 홍정하는 구의 부피를 내는 공식을 생각했고 하국주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 하국주는 자신이 쓴 『구고도설』 이라는 책을 보여 주었다. 이 책은 서양의 피타고라스 정리와 같은 구고현의 정리를 이용한 문제들이었다.
하국주가 내놓은 문제 가운데에서 고차 방정식의 문제가 있었는데 조선의 두 수학자는 그것을 '산목셈'으로 척척 풀었다. 산목셈이란 대나무 가지 같은 것으로 계산하는 계산기의 일종이었다. 하국주는 중국에는 이런 것이 없으니 가지고 돌아가서 모두에게 보이고 싶다고 했다. 하국주가 살았던 때의 중국에서는 이미 사라져 버렸고 조선에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중국에서는 뒷날, 조선의 수학이 없었다면 이 부분에서 동양 수학의 명맥이 끊어졌을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필즈상을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몇 명의 수학자가 수상하였고 중국의 수학자도 수상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수학자는 아직 필즈상을 받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은 저력이 있고 창의력이 있는 민족입니다. 조만간 우리나라 수학이 세계 수학계에 우뚝 설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우리 5반 친구들이 그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 이규태(2006). 인물중심으로 본 이야기 수학사. 백산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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