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개후기] 2014년 3월 23일 알군의 번개 모임 후기1

[알군(서울)]

안녕하세요 알군입니다.

우선 아쉬운 말씀부터 올려야 겠네요.

제가 한 동안 제주 올레길 정모에는 직접 참가하기 어렵다는 말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 사정이 생겨서 급하게 제주 집을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오느라 4월 이후의 

정모 예약을 취소도 못하고 좀 주변 정리를 하고 나서야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하네요.

제주에서 정모랑 번개 한 번씩, 겨우 두 번 모임 참석한 초보회원이 웬 생색인가 하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주에 지내는 시간 동안 이런 모임에 참석하고서야 낯선 곳의 여행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모임을 더 이상 어색하게 여기지 않고 기쁘게 여기는 계기가 되었기에,

이러한 기쁨을 제주도가 아닌 전국 어디서라도, 전 세계 어디서라도 잊지 않는 마음을

함께 하고자 이렇게 다 늦은 후기 글도 사진을 뒤적여가며 카페에 올려보는 중입니다. ^^;

어쨌거나 아직은 신입 회원인 제가 서설을 길게 하면 그마저도 지루해 보일 사람이 많을테니,

몇 주 전인 3월 23일에 다녀온 대평 포구에서 월라봉을 지나 화순 해변까지 다녀온 번개 후기부터

적어봅니다.

정모 바로 다음주였던 당일 번개는 올레 코스로는 9코스 번개에서는 대평 포구에서 출발해서 화순 금모래 해변에서 

사실상 걷기를 마치고 근처 고기집에서 뒷풀이를 가지는 수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출발한 제주 시내에서도 같은 버스를 타고 오신 분들이 꽤 많이 계셨고 아마 스무 분이

넘게 같은 길을 동행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같은 초짜는 그저 같은 방향으로 가는 분들 틈에 끼기만 해도 중간은 갈 수 있으니

낯선 길을 처음 가보는 방법 중에서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을 수 밖에요.

대중교통 버스 정류소를 기준으로 시작한다면 이곳이었을테지만, 실제 모임 장소는 대평 포구였습니다.

두 곳 사이에도 마을길, 즉 올레길이 이쁘게 꾸며 놔서 볼거리가 많았고,

무엇보다 배경 병풍처럼 서 있는 자연 경관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볼거리중 하나였는지, 살아있는 현물 박물관인지 몰라도 정류장 앞에 이런 골동품도 서 있었습니다.

주요 기관 장비는 다른 부품으로 교체해서 가동한 흔적이 많은 것으로 볼 때, 실제로 차주가

몰고 다니는 차 같더라구요.

대체 JIBS [세상에 이런일이] 팀은 이런거 안찍고 뭐하냐~

분명 사택일텐데도 이렇게 제주도 답게 쇠로 된 대문없이 멋진 정원과 현관까지 이어진 '대로'를 누구나

감탄하고 지나가라는 듯이 공개해주는 모습도 너무나 솔직한 풍경이었습니다.

오늘 모임이 쌍쌍으로 핑크빛 분위기가 아닌 만큼, 들를 일은 없었지만 이렇게 지나가면서 한 번은 사진찍고 싶을 만큼

예쁜 카페와 집들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었지요.

이 대평포구 너머의 [주상절리]모양의 절벽은 제주 뉴스 등에서 여러번 보여주던 제주의 명물 중 하나였는데,

그 동안은 일주도로로 차를 타고 지나가버려서 이렇게 제대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이처럼 훌륭하게 여러 제주 풍경과 함께 올레길의 배경으로서 감탄스러움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많은 돈을 들여 해외여행가는 것 만큼이나 감개무량하기만 했지요.

물론 이번 모임에 들어간 돈과 시간과 노력 등은 제주 사는 사람으로서 동네 뒷산 가는 정도 밖에 안되니 

이 얼마나 더 감개무량했겠습니까!ㅋ

정모 장소에서 서로 사진찍기 해주면서 제주 시내에서 같이 차를 타고 온 회원분과 일종의 설정샷도 주고 받았습니다.

물론 3주 가까이 지난 지금으로서는, 닉네임이 뭐였나 궁리도, 고민도 할 필요 없이 시원하게 까먹었지만요.ㅋㅋ

이 지역의 올레길을 안내해주는 지도인데 굳이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세하게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이 지도에 표시된 것보다 더 궁금한 사항은 아무래도 직접 가서 확인해야할 정도네요.

이런 요식행위는 첫 정모 때부터 맛들인 [손목아지 팔뚝에 인장찍고 사진찍기]입니다.

이번에도 누구누구한테 해달라고 하기에 너무 어린애 같은 것 같아 직접 찍었지만요.ㅎ

이제 모임 장소에서 시간이 되어 회원분들과 함께 본격적인 올레길 걷기에

들어갑니다.

모임 약속이 대평포구에서 10시까지였으니, 제 시간에 맞추지 못한 분들은 개인자격으로

걸어오시거나 중간에 합류하는 수 밖에요.

올라가면서는 약간 좁은 길을 험지처럼 올라가다보니 사진을 찍기보다

새소리도 예쁘고 내가 보는 풍경을 사진보다 동영상으로 담아 편집해서

올려보고 싶었는데 드분드분 찍은 영상과 음량을 이어붙이는 기술이

부족하다보니 카페에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부분은 한번이라도 올레길을 다녀와 보신 분이라면 작은 동산길에서 아침 햇살을 등에 받으며

귓가를 간지럽혀주는 새소리와 땀을 식혀주는 뺨으로 느껴지는 바닷바람이라는 부분에서 

충분히 느끼고 공감하실 부분이라 여기고 생략하도록 하지요.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약간 흐려보이는 풍경이지만 우리가 출발한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장소입니다.

누군가가 가져다놓은 지구본이 '우리가 내려다보는 세상이 바로 세상의 중심이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네요.

아마도 나처럼 과대망상에 가깝게 지구정복에 꿈을 두고 있거나, 자신감 과잉으로 자기 능력만으로 세상의 꼭대기에서 

모든 사람들을 내려다보고싶은 사람이 가져다놓은 물건임이 틀림없을 겁니다.

(어이, 나랑 손잡고 병원부터 갑시다!) 

우리가 버스에서 내려 걸어온 길과 대평포구 방파제도 일부 보입니다.

날씨만 좋다면 멀리 중문단지도 보인다고 하네요.

중문단지는 제주도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고, 지구 정복은 망상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지요.ㅋ

동산의 반대편으로 넘어가니 산방산과 발전소가 보입니다.

(지난 주의 북제주 쪽 발전소가 기억나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겠지요)

별방지기님께서 월라봉에 대해 설명해주십니다.

물론 무슨 설명이었는지 듣고 싶으신 분은 이 글에서 기대하지 마시고 직접 물어보시는 편이 수월합니다.

(이 후기 자체가 3주만에 쓰여진 글입니다요.)

이 산길 풍경은 육지쪽 산길과 별다를 바 없이 제주도도 외국처럼 신기한 별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진인 것 같습니다.

어제도 북한산을 다녀왔는데, 원래 육지쪽 산의 풍경은 이렇거든요.ㅎ

풍경을 보고 싶으신 분은 풍경을, 대화하는 분들은 대화를, 1등 하고 싶어서 레이스(!)를 하고 싶으신 분들은 순위 다툼을,

제각자 걷고 싶은 방법으로 올레길을 걷는 모습입니다.

제가 올레길을 걸으려는 방법이 뭐였는지는 안가르쳐줄래요.

아무리 산길이 급하다 해도 길가에서 우리를 기다려준 이름모를 꽃의 기다림을 무시하고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문득 눈에 띈 꽃을 보며 잠시나마 대화를 청해보지만 서로의 언어를 모르는 둘은 그저 아쉬움에

사진으로만 담아두고 지나가게 되네요.

월라봉 즈음에서 올레길 표시랑 발전소가 보입니다.

문득 지난 주처럼 덥다는 느낌도 들었지요.

이 사진은 왜 찍었지?

찍었을 때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텐데 기억이 통...

발전소 너머의 형제섬과 그 너머의 가파도, 마라도, 송악산 등이 보입니다.

섬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1년 전 쯤 겨울에 송악산에서 이쪽을 바라보던 기억이 났지요.

물론 이 월라봉은 눈에 안들어오고 멋있는 산방산이랑 그 옆에 쪼끄만 발전소같은게 있었다고 생각 났었어요.

이 멋있는 산방산 말이지요..

송악산, 산방산 위치를 보면 어디에서도 잘 보이게끔 되어있습니다.

사진 올린 숫자가 늘어나 글을 두 개로 나눕니다.

[마라도(평택)]

알군님 좋은길 잘걷고 오셨네요.
사진도..부연설명도 좋습니다. 다음번에는 더멋진 많은올레길을 걸어보세요.^^

[파이(제주)]

에구..우리 서로 사진 찍어주기 했는데 잊으셨구나.ㅋ 마무리 잘 하시고 다시 올레길에서 뵙길 희망합니다.^^

[사라(제주시)]

알군님 갑자기 상경하셨군요.
정모와 벙개 한번씩 참여한 것이
큰 의미와 추억이 되셨군요. 아무쪼록
하시는 일 잘 되시기를 바랄께요.

[제주별방진(제주)]

10코스 풍경을 자세히 잘 담으셨네요.
글도 멋스럽게 잘 쓰시고...
하시는 일 번창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