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20년 1월의 어느 추운 저녁.
입학이 결정되고, 첫 번째 학교의 공식 행사인 1월 두레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당시 3학년 윤우, 1학년 지우네 가정이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도깨비, 풍선네를 방문했습니다.
근사한 저녁 끝에 첫 번째 두레모임은 시작되었고,
두레장, 두레이름, 한 해 두레모임 일정, 두레 모꼬지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정해졌지요.
그러고 나서 바로 코.로.나. 창궐.
개학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고양자유의 모든 활동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 전설 속 두레 모꼬지를, 입학 4년 만에, 처음으로 다녀온 저희 가정의 감회란...
그 감동을 담아, 팔방두레 8두레, 역사적인 두레 모꼬지 후기 들어갑니다요~
8두레가 다녀온 곳은 바로 중미산 자연휴양림.
한창 시절 스타크래프트 광클 실력을 동원한 나무와 산도 덕분에,
낙타가 바늘 귀에 들어가기 보다 힘들다는 자연휴양림 예약한 성공한 우리 두레는
산 좋고 물 좋다는 중미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탄성이 절로~. 마치 산 하나를 전세 낸 듯,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숙소는 도착 즉시 힐링 되는 기분이었죠.
속속 도착하는 다른 두레원들을 기다리며,
모험심 하면 또 빠지지 않는 고양자유 어른이 아빠들과 아이들은 주변을 탐색하고,
모꼬지 달인인 선배 가정들이 준비해오신 드론도 날리고, 3D 입체 보드게임(한 마디로 우드판 비석치기!)도 합니다.
어째 어른들이 더 신났습니다. 하하하.
떠났던 아이들도 돌아오고, 모든 구성원들이 도착하자,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에서 이미 벌써부터 숯을 달구고 있던 불아범들의 손길이 빨라집니다.
이분들은 무엇을 이렇게 진지하게 하고 있는 걸까요?
전쟁터 작전훈련을 방불케 하는, 16인분의 저녁을 준비하는 고기조 모습입니다.
일사불란합니다.
무더위에, 뜨거운 불 앞에서 고기를 굽는 고기조를 위한 DJ 버들도령의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선곡은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절로 노동의 고단함을 잊게 만들어주었죠.
아마도 이 날의 잊을 수 없는 고기 맛은 멋진 음악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나무가 때 맞춰 수확해온 미나리며 각종 쌈채소들에, 숯불향 가득한 고기 한 점 싸고 한 입에 와앙~.
우리 등대를 위한 야채꼬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운아~ 등 말고 얼굴 좀 보여줘! 사춘기 아이들의 얼굴은 아주 금값입니다^^;;.)
허기진 배를 달래고 6월 두레모임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두레모임을 이렇게 초스피드로 끝낸 적이 있었을까요ㅎㅎ?
하지만 진짜 얘기는 알코올이 들어가야 나오는 법!
본격적인 모꼬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맥주, 소주, 와인, 하이볼까지 온갖 주종이 다 등장하고,
숯불에 잘 구워진 감자, 고구마, 마시멜로는 좋은 안주거리가 되어줍니다.
밤하늘에 별은 셀 수 없이 많고(몇 분은 별똥별도 보는 진귀한 경험까지!),
DJ 버들도령의 선곡은 탁월함을 넘어 어떤 경지에 이릅니다.
(급기야 버들도령에게 각자 신청곡을 넣기에 이르는데, 다른 분들의 신청곡들도 너무 좋아
짬짬히 제 유튜브 뮤직 플레이리스트에 넣었습니다ㅎㅎ)
그 긴긴 시간 동안 아이들 이야기, 사는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자정을 넘어 새벽 3시를 향하고,
또 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마지못해 잠자리에 들었더랬지요.
아, 이 재미있는 것을 입학 4년차만에 해보다니!
2학기에 또 한 번 가자 해야겠다 다짐하며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저희 가정의 역사적인 첫 두레 모꼬지는 끝이 났습니다.
힐링 모꼬지의 일등공신 준우네와 윤이네,
그리고 가족 일정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떠야 했지만, 쇼핑,&정산&고기조까지 커플로 다역을 해주신 금메달과 반딧불,
끝까지 함께 못해 아쉬웠지만 모두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팔. 방. 두. 레
첫댓글 오오 감사해요~ 어느덧 먼 옛날 일같았는데 다시 새록새록....다음엔 양념도 꼭 가져가자요. 근데 없는 상황에서 만든 채소볶음 넘 맛있었어요! 나나의 손맛 짱이에요
손맛은 무슨! 야채와 소금맛이지요. 제 손은 그냥 거들 뿐ㅎㅎ
나나 후기 감사합니다. 음악도 좋았고, 하이볼과 함께한 별 가득한 하늘도 참 좋았지요. ^^
졸업하시기 전에, 우리 2학기에 한 번 더 가요!! 가을엔 깊어가는 단풍과 함께^^!
좋은 공기, 좋은 음악, 맛난음식, 좋은 사람들~ 제대로 힐링 타임 이었어요~ 후기 감사합니다 나나~!
그렇네요. 그 모든 것의 조합이었군요. 쌍팔년도 갬성 맞춰주시느라 우리 나무 고생 많으셨습니다ㅋㅋ.
그날의 추억이 새록새록입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늦은 밤 별보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던 그 시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