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봉덕사에 다녀와서

<table id=cafe_editor_main_table_color bgColor='#ffd9ec'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 width=100%><tr><td id=cafe_editor_main_table class=text>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432AC4B4FB3FE911E" class="txc-image" style="FLOAT: none; CLEAR: none" actualwidth="640" border="0" hspace="1" vspace="1" width="640" id="A_1432AC4B4FB3FE911E4117"/>    춘천 봉덕사를 다녀와서    오랜 만에 호반의 도시 춘천을 가게 되었다. 영남에 사는 나는 강원도에 갈 기회가 별로 없다.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교통도 불편하고 또 법회에 간다던지 하는 가야 될 일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춘천 근교에 있는 봉덕사에서 법회초청을 해 왔다. 법당에 삼존불을 개금을 하여 다시 봉안하는 점안법회가 있었다. 주지 혜욱스님이 신도에게 부탁을 해 서울 종로 패엽회 공부방인 열린선원까지 차를 보내 패엽회 원각경 강의 마치고 바로 춘천으로 갔다. 도로가 좋아져 1시간 반 만에 봉덕사에 도착했는데 밤 10시 20분 경이 었다. 늦은 시간이라 지주 스님의 간단한 인사만 받고 준비해 놓은 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 도량석 소리에 잠이 깨어 불을 켜고 앉아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색의 시간이다. 똑같은 생각도 새벽에 하면 새벽 공기처럼 맑아진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바깥이 밝아진 5시 반이 넘어서는 법당 앞 마당에 나와 도량을 둘러보았다. 절을 참 잘 꾸며 놓았다. 법당도 아담하게 잘 지어져 있고 요사채도 새로 수리를 하여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마당도 옛날보다 훨씬 넓어져 시원하게 터져 있었다.   22년 전 1990년도에 봉덕사에 와서 며칠 묵은 적이 있었다. 그때 춘천 시내에 있는 불교문화원에서 법화경 강좌를 1주일인가 했는데 내가 와서 강의를 하였다.  아침 공양 후 이 절을 창건한 각림 노비구니 스님을 만났다. 주지 스님의 안내로 스님이 거처하는 방으로 가 보았더니 건강이 좋지 않아 누워 있었다. 연세가 80대 중반의 고령이라 이제 거동이 불편하여 상좌들의 도움을 받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나를 알아보고 맑은 목소리로 반갑게 말하면서 얼굴에 미소를 보여 주었다. 스님은 해방 전 북한에서 살다 넘어온 월남하신 분이다. 일찍이 출가하여 남다른 원력으로 한 생애를 사신 분이다. 90년도 왔을 때 나는 스님으로부터 매우 인상적인 일 하나를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좌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인지 절에서 조석으로 드리는 예불을 일요일은 쉬게 하여 일주일 중 하루는 예불 없는 날을 만들어 놓았던 일이다. 물론 한겨울의 혹한 때문에 상좌들에게 쉬는 날을 하루 정해 주어야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라 하였다.  어찌 생각하면 상식적으로는 용납이 잘 안 되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기독교도 아닌 불교 사찰에서 일요일에 아침 예불을 쉰다는 것이 어디 말이나 되는가? 지극한 신심으로 부처님께 지심귀명례의 예불을 드리는 것은 기본 의례요 사찰 일과인 것이다. 그러나 예불의례를 지나치게 집착 강조하면 교조주의적인 편협한 견해에 빠져 마음 쓰는 것이 비좁아질 수도 있다. 실제 선방(禪房)에서는 죽비만 쳐서 간략히 예불을 드리고 있고, 만해 한용운 스님은 불교유신론을 쓰면서 하루에 삼정례(三頂禮)만 하자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나는 그때 스님의 이런 이야기를 듣고 툭 트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스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통 스님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상좌들을 위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점안 법회는 성대하게 진행 되었다. 김포서 온 스님 두 분이 예식을 잘 해 점안 의식을 마쳤고 법당에 가득이 모인 신도들에게 법문하는 시간에 내가 하였다. 법문을 마친 뒤에는 특별행사로 노래 공연이 있었다. 불교 TV에 “노래에 법향을 싣고”를 진행하던 가수 스님 인드라가 신도들과 어울려 찬불가 신곡을 발표하고 노래로 축하 공연을 하였다. 옛날의 유행가 춘천의 소양강에 관한 노래 ‘소양강 처녀도 불렀다. 매우 분위기가 고조되어 흥겨운 시간이었다. 강원도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들이 나타나는 장면들도 있었다. 흥선 대원군이 조선 팔도의 기질을 평한 말이 전해지는 것이 있는데, 강원도 사람들을 암하노불(岩下老佛)이라 하였다. ‘바위 밑에 있는 점잖은 부처님’이란 말이다. 하필이면 강원도 사람들에게 부처불(佛)자를 붙여준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사람의 소박한 인간성이 부처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오랜만에 찾아간 춘천 봉덕사에서 강원도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았다.       </tr></td></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