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생님과 함께한 주꾸미 선상낚시 ~

[숨개울]

오천항에서 승선하기로 하고 전날 도착해서 워킹낚시를 겸해 항구 주변을 한 번 돌기로 했다.

마침 회변항이 한가해 보이기에 오천항 건너켠에 있는 회변항으로 이동, 선착장에서 낚시를 펼쳐놓고 시작을 했다. 하지만 오후이고 바람이 좀 있어 두족류는 구경도 못하고 채비만 터뜨리다 일찍 철수하고 오천항으로 왔다.

오천항의 '25시 낚시'는 오래 전 주꾸미 전성시대부터 드나들던 곳이라 주인도 잘 알고 특히 선장이 나름 능력이 있어 오래전부터 단골로 드나드는 곳이다.

이제는 시즌 끝무렵이라 그런지 조금 한산한 편이지만 그래도 배를 탈때나 내려 귀가를 할 때는 항구가 많이 붐비게 된다.

다음날 새벽 5시 반 일어나 배를 타고 영목항 부근을 지나 삽시도 부근에서 낚시를 했는데 주꾸미가 아주 커져서 그런지 손맛이 좋았다. 주꾸미보다 오히려 갑오징어가 더 잘 잡히는 편이었다.

송선생님은 낚시를 하다가 물속에서 다른 이가 떨어뜨린 채비 하나를 걸었는데 생미끼용 에기와 애자였다. 에기에 학꽁치 말린 것을 붙여서 묶은 에기 였는데 마침 낚시가 잘 안되는 타임이고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애자를 사용해 보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에기가 대단한 성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넣으면 나오는 식으로 주꾸미와 갑오징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옆에서 엉성한 채비로 낚시를 하고있던 필자는 그저 송선생님이 낚을 때마다 쳐다보며 감탄하기에 급급했다.

나중에 귀항하면서 보니 송선생님의 조황은 우리가 탄 배에서 손꼽히는 순서였다. 

어복이라는 말은 미신이라고 생각해서 잘 믿지 않는 편이지만 남이 바다에 떨군 채비를 줏어 장원의 조과를 보이는 것이나 나중에 필자가 앉았던 자리의 번호가 4번임을 알았을 때 '어복'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도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산천어]

주운 에기로 무심코 별 생각 없이 바다에 드리웠는데 그렇게 잘 잡히리라 고 는 생각 못했습니다 낚시를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행복한 한때의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숨개울 선생님께서 여러모로 도와주신 덕분이라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