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는 최근 미분양 증가, 분양권 전매금지 등 거래시장 마비, 입주율 부진 등에 따른 잔금 미수증가 등으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업체들은 환경변화에 따른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그 일환으로 각 업체들은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수주도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체제로 전환하는 등 불황에 대비한 적극적인 위기관리에 본격 들어갔다. 일부 업체들은 새롭게 회사를 개편하는 한편 개발사업에서 레저형 개발, 상품 다변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중이다.
성원건설은 지난 5월 전북 익산의 ‘익산CC’를 인수한데 이어 7월에는 충북 장호원의 ‘장호원CC’ 인수를 계기로 관광레저산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았다. 성원은 이를 계기로 별도의 레저법인을 설립했다. 성원의 한 관계자는 “주택과 관광레저를 두 축으로 삼아 회사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달라지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적극적인 혁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성원은 장호원CC를 ‘상떼힐CC’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대대적인 이미지 통합(CI)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택분야 위주였던 사업비중을 토목과 민자유치사업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즉 주택사업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성원처럼 골프장 등 레저산업 진출을 모색하는 주택건설업체들은 많다.
이런 다각화와는 달리 사업을 주택분야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회사도 있다. 동문건설은 지난 7월 경기 화성시 태안읍에 공급한 아파트에 홈네트워크시스템인 ‘르네트’를 적용한 이후 이를 집중적으로 차별화하면서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동문은 전 가전제품을 유무선 통신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외에 새로운 실내공기정화시스템을 통해 주택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동문의 김시환이사는 “현재 주택시장 침체기는 주택산업의 구조개편을 촉진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아직도 주택보급률은 선진국에 도달하려면 지금도 20∼30%의 주택이 더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주택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림건설은 중국 상해에 지사를 설립해 해외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우림은 중국 등 수익성 있는 부동산개발이라면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우림의 김종욱실장은 “우림이 해외시장을 보는 견해는 틈새나 다각화의 일환 정도이기는 하나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는 차원에서 모색 중”라면서 “플랜트나 대규모 토목사업이 아니더라도 수익성 있는 부동산개발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의 퇴출 압박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갈수록 입주율 둔화에 따른 잔금 납부 저하, 미분양 증가, 주택거래 위축 등에 대응하는 새로운 활로 개척방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 Edu 아파트 뜬다…단지내 전용 독서실-탁아방 설치
육아와 자녀교육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에듀(edu) 아파트’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입주민들의 자녀교육 여건을 개선시켜 주고 사교육비와 육아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다. 중고교생 학부모들은 내신 위주의 새로운 대입제도가 도입되면 ‘에듀 아파트’가 더 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듀 아파트’의 진화=입주자 공동시설에 과외강사를 초빙해 학원 기능을 대행할 계획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세양건설은 최근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분양 중인 ‘목동 세양 청마루’의 입주자 자녀를 대상으로 2년간 외국인 영어회화 교육을 무상으로 시킬 예정. 유치원생과 초등생이 대상. 입주 2년 뒤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를 맡아 유료로 전환된다.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도 계약률 100%를 기록한 LG건설의 대구 달서구 월성동 ‘상인 자이’도 ‘입주민 전용 영어마을’을 운영할 계획이다. 역시 외국인 영어교사가 아이들을 지도할 예정.
독서실이나 TV과외 시청실, 다목적 세미나실을 설치할 예정인 곳도 많다. 쌍용건설은 분양 중인 부산 동래구 사직동 ‘스윗닷홈’ 단지 내 TV과외 시청실과 인터넷을 통한 과제 작성에 도움을 주는 ‘PC존’ 등을 만든다. 또 다목적 세미나실은 학생들의 그룹과외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이미 입주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이파크 등에는 보육교사가 있는 어린이놀이방이 있어 맞벌이 부부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교육시설이 아파트단지 안에 있으면 외부 유해 환경과 차단되는 데다 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파트 안에서 ‘대입’도 준비한다=내신 위주의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이 발표됨에 따라 에듀 아파트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교육컨설팅업체 ‘부동산닷컴’ 하태웅 대표는 “내신 과외를 받으려면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여야 하므로 일반 학원보다 아파트 공동체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며 “학부모와 자녀의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는 것이 대입의 관건으로 인식되고 있어 에듀 아파트의 진화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도 ‘마케팅 호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건설사는 메이저 학원업체와 제휴하고, 아파트 내에서 저렴한 사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3.[웰빙]친환경아파트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새 아파트를 고를 때 필요한 ‘친환경’의 기준은 올해 여름에 분양된 동탄신도시 시범아파트에서 엿볼 수 있다.
아파트 천장 높이를 10∼30cm 높이는가 하면 환기를 위해 급배기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도 생겼다. 보통 아파트의 실내 높이는 230cm인데 포스코건설은 10∼20cm 더 높였다. 삼성건설과 우남종합건설도 각각 30cm와 10cm씩 천장을 높였다.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유해물질의 방출을 줄이는 것은 기본.
자연적인 환기와 채광이 쉽도록 발코니 쪽으로 배치되는 방의 개수를 4개까지 늘리는 독특한 설계도 적용됐다.
대동종합건설은 친환경 자재인 ‘황토’를 이용한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황토마감재로 시공된 아파트는 새집증후군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층간 소음을 막기 위해 바닥을 두껍게 만든 것도 동탄신도시 아파트의 특징이다.
일반 아파트의 바닥 두께는 15cm 남짓이지만 동탄신도시에서는 포스코건설, 금강종합건설 등 많은 업체들이 바닥 두께를 18cm로 늘렸다.
바닥이 두꺼워지면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 나는 소음이 크게 감소한다. 바닥에 기포콘크리트와 소음방지재 등을 사용해 층간 소음을 또 한번 줄인다.
LG건설은 올해 초부터 자사가 시공하는 모든 아파트에 친환경 바닥재와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다. 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는 주상복합아파트에만 적용되던 강제 배기 시스템을 일반 아파트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파트에 연못이나 실개천 등장=동탄신도시 외에도 친환경 아파트를 표방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건설은 10월 경북 포항에서 1250가구의 ‘효자 웰빙타운-SK 뷰’를 분양한다. 아파트 단지 안에 1km의 산책로를 조성하고 단지 내 습도조절을 위해 실개천 등의 수변공간을 조성한다. 레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인라인스케이트 코스도 설치한다.
골프장의 환경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주택도 등장했다. 대우건설이 경기 용인시 골드컨트리클럽과 코리아컨트리클럽에 지은 112가구의 ‘그린카운티’는 골프장 코스 사이에 주택단지가 조성됐다.
기존 아파트 중에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 4차 ‘e-편한 세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단지 내에 생태연못과 개울 등을 만들어 다른 건설업체나 건축 전공 학생들의 견학코스가 될 정도.
올해 6월경 입주가 시작된 LG건설의 서울 강남구 ‘개포 자이’와 경기 용인시 ‘죽전 자이’에도 실개천이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