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100위까지 있는데...50위까지만 올렸습니다.
원하신다면 나머지 51위부터 100위 까지도 올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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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회영 씨가 쓴 "영화에 대해 알고싶은 두세가지 것들" 에서 옮겨 왔습니다.
저작권 위반이 분명한 것은 알지만 워낙 유명한 영화 소개글 일 뿐더러 일부만 발췌하였으므로 용서가 가능하리라 생각 합니다. 만약 저자가 이를 허락치 않을 때에는 이페이지를 철회 하겠습니다. 이책에는 아주 좋은 자료가 많으니 구입해 보심이 어떨지.... 80년대에 만들어진 제3세계 영화들로 국내에 미출시 된 작품도 있습니다.
1. 비정 성시
후아시오시엔/ 1989년. 타이완. 158분.
<비정 성시>를 1위의 자리에 올려 놓옴은 이 영화가 무슨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든가 하는 사실과는 다르게 아무 관계가 없다. 우리는 또한 이 영화가 특정한 이데올로기에 봉사하지 않는 '예술'영화이거나 반대로 감추어진 역사를 고발하는 '정치'여화라는 식으로 분류하지도 아니한다. 우리가 이 영화를 80년대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이유는 작가가 자신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으며-주인공들의 '슬픔'을 작가 자신이 나누고 있음을 우리는 이 영화에서 느낄수 있었다.- 또한 그것은 겉멋에 치우치지 않고 고집스럽도록 확실한 자기만의 표현양식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이다. 그렇다면 <비정성시>가 아시아 영화이며, 우리 자신의 역사적 경험 때문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편파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는 않느냐고 질문한다면? 물로 그 대답은 떳떳하게 "그렇다"이다. 그것은 이 땅에서 영화를 보고 생각하는 우리 관객들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2. 얼지마.죽지마. 부활할거야.
Zamri, Oumi, Voskresni/ 비탈리 카네프스키(Vitali Kanevski)/ 1990년. 소련. 105분.
동토의 탄광지대를 배경으로 무채색의 화폭에 그려진 비극으로 가득찬 어두운 세계의 초상이며, 혼란된 세상을 살아감의 어려움과 희망에 대한 서정시, 카네프스키 감독은 체제의 허구가 벗겨지는 당대의 소련을 유년기의 기억속의 인물과 사건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그러나 생생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하였다. 아지 우리나라 안에서 보여질 기회가 없었음에도-나라 밖에서도 비디오나 레이저디스크가 나오지 않았으니까-'감히' 이 영화를 추천함은 90년대 세계영화의 역사가 이 작품으로부터 쓰여지리라는 예감에서이다.
3. 나쁜 피
Mauvais Sang/ 레오 까라(Leos Carax)/ 1986년. 프랑스. 125분.
레오 까라의 영화 속에서 시간과 공간은 현실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구성되고 해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영화 속의 세계에서 엄격한 질서와 '논리를 초월한 논리'를 엿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존재해온 영화들 속에서 '인용'하고 '복사'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 그의 솜씨에서 비롯한다. 그러므로 <나쁜 피>는 설명을 거부하는 영화이면서도, 헛되이 '상징'과 '비유'를 찾지 않는 관객에게는 편안하게 느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레오 까라=고다르(영화매체에 대한 성찰의 풍요로움)+브레송(대상과 카메라의 '거리'를 지우려는 즉물적 관찰의 시선)+콕도(신화적 공간과 시적 상상력)."
4. 성난 황소
Raging Bull/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1980년. 미국. 129분.
마틴 스콜세지는 '내용을 담은 그릇'으로서의 형식의 중요성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감독 중의 하나이다.(최근작 <좋은 친구들(Good Fellas)>에서도 이 점은 다시금 확인된다. 비로 그 복잡함과 다양함 때문에 많은 관객들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8mm홈무비 삽입장면만을 색채로 하고 나머지는 모두 고전적인 흑백화면으로 촬영한 <성난 황소>는 내용/형식의 거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영화로 널리 평가되는 그의 대표작이다. 권투선수 잭 라모타의 생애를 소재로 했으면서도 결코 '스포츠 영화'가 아닌 영화. 비디오 출시명 <분노의 주먹>.
5. 집시의 시간
Dom Za Vesanje/ 에밀 쿠스트리차(Emir Kustrica)/ 1988년. 유고슬라비아. 138분.
자신이 속하지 않은 낯선 문화를, 그것도 '그들'의 시각에서 그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빠는 출장중>을 만든 쿠스트리차 감독은 유고슬라비아에 사는 소수민족 집시에 대한 이 영화에서 그 일에 도전하여 훌륭한 성공을 거두었다. 호기심의 대상이나 구경거리로 이 '기이한' 사람들의 삶을 그리지 않으면서, 맹목적인 애정으로 그들을 미화하지도 않았음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사회주의 유고와 자본주의 이탈리아라는 공간을 넘나들며, 상처받는 순수한 영혼의 이야기를 때로는 유머스러하게, 때로는 섬뜩하게 그려낸 작품.
6. 쇼아
Shoah/ 끌로드 란쯔만(Claude Lanzmann)/ 1985년. 프랑스. 566분.
나찌에 의한 유태인학살(Holocaust)에 대한 결정적인 다큐멘터리이며, 영상에 의하여 역설적으로 '말의 힘'을 확인하게 하는 체험으로서의 영화. 끌로드 란쯔만은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바쳤고, 단 한 커트도 자료화면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350시간 분의 인터뷰에서 편집한 '이야기'들과 학살이 저질러졌던 장소들-아우슈비츠, 트레블링카, 소비도르 수용소-의 폐허가 된 오늘날의 모습만으로 장장 9시간 동안 이 영화를 끌고 나간다. 상투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의 틀을 벗어난, 내용과 형식의 일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새로운'영화.
7. 베를린의 하늘
Der Himmel uber Berlin/ 빔 벤더스(Wim Wenders)/ 1987년. 서독. 128분.
'장벽'이 허물어진 오늘날의 시점에서 바라볼 때 분단도시 베를린에 대한 이 영화는 이미 낡은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젠더스는 <베를린의 하늘>에서 단순히 지나갔던 '좋은 시절'에 대한 노스탈지아를 '분단현실'을 통하여 이야기한 것이 아니였다. 천사와 인간과 , 시와,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 영화 속의 진술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리고 그러한 진술들이 결코 상징이나 은유로 읽혀서는 아니됨을 이 영화는 다시 한번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오즈와 타르코프스키와 트뤼포에게 이 영화가 바쳐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8. 메이트윈
Matewan/ 존 세일즈(John Sayles)/ 1987년. 미국. 133분.
노동계급의 역사는 피와 땀과 눈물로 쓰여져왔으며, 그것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음으르 보여주는 영화. 1920년대 미국 버지니아주의 탄광촌 메이트윈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존 세일즈는 수년간에 걸친 현지조사, 생존자들과의 인터뷰 등 자료수집 끝에 완벽한 구성의 시나리오로 재현하였고, 헐리우드의 일급 촬영감독 해스켈 웩슬러(Haskel Wexler)의 뛰어난 솜씨로 영상화하였다. 진지하고, 감동적이며, 또한 가볍지 않은 '재미' 까지 갖춘 80년대 미국 독립영화 최고의 걸작.
9. 옳은 일을 해라.
Do the Right Thing/ 스파이크 리(Spike Lee)/ 1989년. 미국. 120분.
미국사회에서 인종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였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흑.백갈등은 심심치 않게 드라마의 소재로 쓰여져왔다. 그러나 이 영화만큼 '문제'의 핵심에 겁없이 도전적으로 명쾌하게 접근한 영화는 없었다. 스파이크 리-기획. 각본. 감독-는 한편으로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현실 그 자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마지막에 인용된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Malcolm X)의 주장에서 정리되듯, '이성으로서의 폭력'에 대한 고민을 고백한다. 시종 활동사진적인 재미 또한 잃지 않는 '양심'과 '용기'로 80년대 미국영화를 마무리지은 말 그대로의 '화제작'. 비디오 출시명 <똑바로 살아라>.
10. 희생
Offret/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Andrei Tarkovsky)/ 1986년. 스웨덴. 149분.
"이 영화는 희생의 이야기이면서 또한 구원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알렉산더는 신에 대한 자신의 맹세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속했던 세계와 완전히 결별하고, 가족과의 연관을 잃을 뿐 아니라, 모든 도덕적인 것까지 무시한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우리들을 위협하고 삶을 파괴하며 구제할 길 없이 멸망으로 이끄는 메커니즘을 온 세계에 폭로하기 위하여 신이 선택한 인물이다. 그는 구원의 마지막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는 알렉산더도 스스로 구언받았기를 기원한다."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 -
11. 선원의 세 왕관
Les Toris Couronnes du Matelot/ 라울 루이쯔(Raul Ruiz)/ 1983년. 프랑스. 122분.
교수를 죽이고 도망치던 학생은 한 선원의 도움을 받아 떠나는 배에 숨는다. 그 도움의 대가는 선원의 경험담을 들어주는 것인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객관적인 세계의 현실과는 무관하게 상상과 모험으로 가득찬 것이다. 이야기에 이야기를 겹치며 루이쯔 감독은 선원의 말을 화면으로 그려낸다. 콕도, 펠리니, 타르코프스키의 영향이 엿보이는 시적인 영화.
12.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1983년. 미국. 229분.
레오네의 '마카로니' 웨스턴(<황야의 무법자> <옛날옛적 서부에서> <석양의 무법자>)가 미국의 자본주의를 '서부'라는 신화/역사의 공간에서 은유로 묘사했다면 <원스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보다 직설적으로 미국이라는 '악의 꽃'의 뿌리를 파헤친 비판적 텍스트오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마피아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자명한 진리를 레오네 감독은 192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유장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돈. 범죄. 권력의 함수관계로 풀어나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높게 평가받을 거장의 마지막 걸작.
13. 가께무샤
구로자와 아끼라/ 1980년. 일본. 162분.
중세 일본의 전국시대. 암살의 위협에서 영주를 보호하기 위한 '대역'-영주와 비슷하게 생긴 '소모품'인간-이 이 영화의 제목인 '그림자 무사'의 뜻이다. 한 천박한 인간이 '영무자'가 되었다가 운명의 장난(?)으로 죽은 영주의 삶을 다시 살게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삼은 이 영화에서 구로자와 감독은 '자기정체성'에 대한 근대적인 질문을 일본의 역사 속에 무리없이 옮겨 놓았다. '인간다움=자신을 지킴'이라는 주제에 대한 성찰이며, 웅장한 규모의 활극이며, 원숙한 연출역량을 펼쳐보인 회심의 역작.
14. 천국의 문
Heaven's Gate/ 마이클 치미노(Michael Cimino)/ 1980년. 미국. 219분.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의 모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천국의 문>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뛰어난 웨스턴 중의 하나였음을 뒤늦게 인정받고 있다. 1870년 하바드대학의 졸업식장-'야만' 의 땅에 '문명' 을 전파하겠다는 순진한 이상에 불타는 졸업생들로 가득찬-에서 시작하여 그들의 이상과 양심이 자본과 권력에 의하여 처참히 짓밟히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마이클 치미노는 차분하고 힘 있는 연출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가장 진보적인 웨스턴이기 때문에 '박해' 받았을지도 모르는 '저주' 받은 걸작.
15. 밝음
Yeelen/ 술레이만 시세(Souleymane Cisse)/ 1987년. 말리. 105분.
술레이만 시세에게 '아프리카의 타르코프스키'라는 찬사를 안겨준 아름답고 심오한 영화. 말리의 토착문화를 소재로 삼았지만, 민속의 탐구나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제와 완성도에서 변명이 필요없이 당당하게 모든 것을 갖춘 '작품'. 80년대 아프리카 영화의 '자존심' 은 이 영화 한편으로 충분히 세워졌다.
16. 내 책상의 천사
Angel at My Table/ 제인 캠피온(Jane Campion)/ 1990년. 뉴질랜드. 180분.
뉴질랜드의 신예 여류감독 제인 캠피온의 <스위티(Sweetie)>(88)에 이은 두번째 작품. 뉴질랜드의 여류소설가 자네트 프레임의 자서전에 기초한 이 영화에서 제인 캠피온은 한 소녀의 어린 시절을 통하여 훗날의 '작가'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를 여성의 시선에서 차분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자매들 사이의 관계가, 글쓰기에 눈떠가는 어린이의 마음과, 시와 가족에 관한 이야기.
17. 블레이드 런너
Blade Runner/ 리들리 스코트(Ridley Scott)/ 1982년. 미국. 117분.
2019년, 온갖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잡종과 돌연변이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우주식민지에서 탈출해 온-인간보다 뛰어나 지적. 육체적 능력을 갖춘-인조인간들. 그들을 추적하여 '기능정지' 시키는 냉혹한 형사. 하늘을 찌르는 피라밋형의 건물 사이로 LA 경찰의 순찰비행정이 스쳐 지나가고, 네온이 밝히는 거리에는 끊임없이 악몽처럼 산성비가 내린다. 당대 최고의 비주얼리스트 리들리 스코트 감독(<블랙 레인>), 특수효과 담당 더글러스 트럼벨(<2001년>, <미지와의 만남>), 신서사이저의 대가 반젤리스, 그리고 허무주의적인 형사 역의 해리슨 포드-그들 모두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것들로 이루어진 영화
18. 살인에 관한 단편영화
Krotki Film O Zabijaniu/ 크리쯔토프 키에스로프스키(Krzysztof Kieslowski)/ 1987년. 폴란드. 85분.
'살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화적 기교는 무엇일까? 키에스로프스키는 이 질문에 '기교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아무런 심리적. 사회학적 설명없이 이 영화는 두 개의 살인-시민의 국가에 의한 살인-의 과정과 결과를 차근차근 보여줄 따름이다. 관객이 의식의 깊은 곳으로부터 '끔찍함'의 감정을 고통스럽게 끌어내도록.
19. 빨갱이들
Reds/ 워렌 비티(Warren Beatty)/ 1981년. 미국. 196분.
감독. 각본. 주연을 도맡은 워렌 비티는 존리드(John Reed : 러시아 혁명을 현장에서 취재. 기록한 <세계를 뒤흔든 10일(Ten Days That Shook the World)>의 저자)의 일생을 3시간에 걸친 장대한 드라마에 담았다. 존 리드와 그의 시대에 관한 생존인물들의 증언을 삽입한 브레히트적인 기법, 러시아 혁명과정을 묘사한 화면들의 사실성, 그리고 '혁명과 사랑'의 두 주제를 동시에 파고들어 일정한 성공을 거둔 서사적 역사극. 비디오 출시명 <레즈>
20. 와서 보아라.
Idi i Smotri/ 엘렘 클리모프(Elem Klimov)/ 1985년. 소련. 142분.
클리모프의 이 영화 속에서 전쟁은 더 이상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털끝만큼의 '순수'도 허용하지 않는 처참한 살육과 광란의 현장일 뿐이다. 아마도 영화사상 가장 끔찍하게-관객에게 미치는 심리적 효과에서-묘사된 학살 장면과 함께, 클리모프 감독의 스승 타르코프스키의 영향을 추측케 하는 명상적인 화면들로 기억될 영화. 우리 개봉작은 <컴 앤 씨>
21. 딤 섬
Dim Sum : A Little Bit of Heart/ 웨인 왕(Wayne Wang)/ 1985년. 미국. 87분.
배경은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 고향 중국을 그리워하며 영어로 말하기를 거부하는 어머니,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어 결혼을 미루는 미국화 된 딸, 그리고 수절(?)하는 형수가 자신과 결합해주길 기다리며 이둘을 돌보는 삼촌-이들 세 사람의 일상과, 자그마한 사건들과, 주위사람들과의 사소한 어울림과 헤어짐이 이야기의 전부이다. 오즈를 영상케 하는 정제된 화면. 동양인의 시선과 서구적인 감각이 어울린 미술,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으로 수놓아진 소박한 걸작.
22. 카라바지오
Caravaggio/ 데릭 자만(Derek Jarman)/ 1986년. 영국. 93분.
16세기말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화가 카라바지오의 삶을 연인 사이였던 그이 두 주요한 모델과 자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린 영화. 여러 영상 메커니즘을 복합적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에릭 자만은 자신의 평소의 개성을 억제하고 회화에서 시각 모티브를 빌어 온 '카바라지오' 스타일로 이 영화를 찍었다. 삼각관계를 다룬 멜로드라마이며, 회화와 시각매체의 관계를 질문하는 진지한 작품.
23. 제도사의 계약
The Draughtsman's Contract/ 피터 그리너웨이(Peter Greenaway)/ 1982년. 영국. 108분.
어떤 장르로도 분류될 수 없는, 그리고 어떤 다른 영화와도 닮지 않은 괴이(?)한 영화로 80년대 내내 관객과 비평가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한 피터 그리너웽이의 데뷔작. 17세기 영국의 한 귀족부인이 그녀의 영지를 도면에 옮기기 위해 제도사를 고용한다. 귀족의 정원에서 작업을 계속하며 그는 뜻하지 않게 음모에 말려들게 되는데.... 복잡한 수숫께끼를 풀듯이 정교하게 짜여진 줄거리. 17세기 회화의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온 화면, 그리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가득찬 작품.
24. 나의 20세기
Az en XX Szazadom/ 일디케 엔예디(Ildike Enyedi)/ 1988년. 헝가리. 140분.
헝가리의 여류 감독 일디케 엔예디의 믿을 수없을 만큼 훌륭한 데뷔작. 영화가 갓 탄생했던 20세기의 새벽, 유럽의 한 가운데서 쌍동이 자매가 태어난다. 그들이 고아가 되고, 헤어지고, 너무도 다른 삶의 길을 걷고-하나는 부르주아들의 노리개로, 하나는 겁 많은 테러리스트로-다시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엔예디 감독은 세기말/세기초의 이미지들을 흑백화면 속에 엮어간다.
25. 황토지
첸 카이게/ 중국. 89분.
전혀 새로운, 진지함과 아름다움으르 갖춘, 대륙의 '제 5세대' 영화를 세계에 알린 걸작. 민요수집의 임무를 띠고 한 농민의 가족과 함께 지내는 팔로군 병사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색채, 그림자, 눈짓, 공간, 그리고 말없는 교감들로 표현된다. 장 예모(후에 <붉은 수수밭>, <국두> 를 감독)가 촬영을 맡음.
26. 노스탈지아
Nostalghia/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Andrei Tarkovski)/ 1983년. 이탈리아. 126분.
이탈리아에서 죽은 한 무명 러시아 작곡가의 발자취를 취재하려 주인공 고프차고프는 이탈리아의 여러 지방을 여행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그자신의 고향과 고향의 문화, 그리고 고향을 멀리 떠나 있는 자신의 삶과 영혼에 대하여 성찰한다.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찬 '사색' 하는 화면, 꿈과 기억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내러티브, 그리고 타르코프스키가 그의 모든 영화 속에서 끈질기게 파고드는 '인류의 구원의 가능성' 이라는 주제로 특징지워지는 작품.
27. 동년왕사
후 시아오시엔/ 1985년. 타이완. 137분.
<비정 성시>가 가족을 묘사함으로써 더 큰 '역사' 에 접근하고 있다면, <동년왕사>는 가족의 이야기에 멈추었다는 점에서 <비정성시>만큼 걸작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후 시아오시엔 자신의 유·소년기의 기억과 체험을 고스란히 화면에 옮겨 놓은 이 영화가 그의 작가로서의 바탕을 이해하는 데에는 더욱 도움이 되리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성장은 또한 사랑하는 것들과의 헤어짐을 의미한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수묵화와도 같은 간결함이 잔잔히 감동을 가져오는 수작.
28. 천국보다 낯설은
Stranger Than Paradise/ 짐 자무쉬(Jim Jarmusch)/ 1984년. 미국. 89분.
대중의 호응과 작품의 미학적 완성도에서-그리고 그것을 성취한 수단의 경제성에서-80년대 초반에 나온 미국독립 영화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 무성영화를 연상케 하는 혹백화면과 커트를 나누어 찍지 않은 쁠랑-세깡스(Plan-sequence)의 원칙을 고수하며, 자무쉬는 펑크적 감수성으로 '이민' 국가 미국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29. 로드 워리어 : 매드 맥스 II
Road Warrior : Mad Max II/ 조지 밀러(George Miller)/ 1981년. 오스트레일리아. 96분.
'짬뽕' 액션모험영화의 새로운 게임의 규칙의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 3부작으로부터 새롭게 정의되었다. SF, 모험활극, 웨스턴, 필름 느와르, 사무라이 영화, 거기에 펑크의 블랙 유모어까지 가세한 한마당의 수라장! 광활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황무지에서 문명과 야만의 묵시록적 대결이 벌어진다. 마지막 20분의 카 체이스 장면은 영화사상 최고-이후에도 그 운동감과 긴박함을 능가할 장면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30길소뜸
Kilsodom/ 임권택/ 1985분. 한국. 102분.
분단조국의 현실을 어느 정도 진실되게 그렸다고 해서 그 영화가 '걸작' 이 되지는 아니하며, 충실한 역사의식와 영화미학으로 무장한 많은 작가들의 비교될 수밖에 없는 세계 영화의 맥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길소뜸>은 분명 '우리들' 의 영화이면서도, 편견 없이, '세계영화'의 반열에 오를만한 미덕을 갖추고 있다. 자가는 차가우리만큼 냉정한 시선으로 분단 현실을 바라보는데-티끌만큼의 감상도 용납되지 아니하고, 값싼 화채의 상투적인 결말은 거부된다- 그러면서도 '눈물'을 거침없이 보여주는 '열려짐'이 <길소뜸>을 걸작으로 만든 이유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역사의 무게를 어깨에 지고다니는' 당대 한국인의 전형들을 절제된 영화적 틀에 담은 이 영화를
다시 읽는 것에서 '새로운' 한국영화는 태어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31. 블루 벨벳
Blue Velvet/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 1986년. 미국. 120분.
평화롭고 풍요한-달력 속 그림 같은-중산층 주택가 잔디밭에서 잘려진 귀가 발견되는 장면으로부터 이 영화는 데이비드 린치(<광란의 사랑(Wild at Heart)>) 의 상상력을 따라 욕망과 폭력, 부르주아가 가면을 벗어던지 '괴물' 같은 인간들의 밤세상, 그리고 소름끼치는 공포와 지순한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이레이저헤드>에서 <광란의 사랑>에 이르는 지금까지의 린치의 영화편력을 '중간평가'할 수 있는 작품.
32. 젤릭
Zelig/ 우디 알렌(Woody Allen)/ 1983년. 미국. 79분.
자신을 숨기고 싶은 욕망이 너무도 강렬하여 '인간 카멜레온'-자신의 근처에 있는 사람과 모습과 똑같이 변해버리는-이 된 가공인물 젤릭의 일대기를 그린 '가짜'다큐멘터리. 20세기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마다에 그는 끼어드는데, 유명한 예술가, 교황, 그리고 히틀러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인물주변에 그는 출몰하여 사진 또는 영화로 기록을 남긴다. 다큐멘터리 필름에 젤릭의 모습을 교묘하게 재현한 기법들은 촬영감독 고든 월리스(Gordon Willis : <대부> 시리즈로 유명함)의 솜씨
33. 택시 블루스
Taxi Blues/ 파벨 롱긴(Pavel Longuine)/ 1989년. 소련. 110분.
그는 택시운전수. 노동자이며 지식을 얻으려 열심히 책을 읽고, 규율과 질서와 절약을 신조로 생활한다. 또 하나의 그는 '반동적' 인 재즈 음악가. 색스폰을 불어 생계를 유지하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사랑하는 예측불능의 '예술가'이다. 이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 페레스토로이카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만나 함께 사는 가운데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은 블랙 코미디. 파벨 롱긴은 뒤늦은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소련체제의 문제를 성급한 이분법에 이대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한다. 폭소와 눈물이 공조하는 소련 영화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서서.
34. 20세기 소년독본
하야시 가이조/1989년. 일본. 115분.
꿈꾸는 듯한 흑백화면 속에 하야시 가이조감독은 서커스와 동심과 타락한 '바깥'세상의 비극적인 모습을 담아내었다. 마치 '영화'가 갓 태어나기라도 한 듯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80년대 일본 뉴웨이브 '마법사'의 걸작
35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
Sex, Lies and Videotapes/스티븐 소더버그(Steven Soderburgh)./1989년. 미국. 97분.
뮤직 비디오 몇편을 찍은 것이 경력의 전부인 26세의 젊은 감독의 데뷔작. 제목 그대로 '섹스'에 관한 '거짓말'은 등장인물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으며, '비디오테이프'가 어떻게 이들을 구원(혹은 치료)했는지에 대한 이야기. 잘 다듬어진 소품이며 깔끔한 영상이 장점이지만, 굵직한 상을 받았다는 선입감 때문에 자칫 지나치게 심각한 영화로 오해받기도 한다.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감상할 것!
36 태양 없이
Sans Soleil/크리스 마르께르(Chris Marker)./1983년. 프랑스. 100분.
진보적 영화운동가이며, 끊임없이 이미지의 실험을 계속해 온 '전위'작가이며 서로 다른 문화 속의 삶의 모습을 관찰해 온 여행가인 크리스 마르께르가 자유분방한 형식으로 펼치는, 이미지의 힘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영화편지'. 문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불가사의와도 같은 영화. '실험영화'에 흔히 나타나는 '잘난체한'이 이 영화에는 없다.
37 가늘고 푸른 선
Thin Blue Line/에롤 모리스(Errol Morris)/1988년. 미국. 101분.
80년대의 많은 영화 작가들은 '극영화(narr-ative fiction)'와 '다큐멘터리' 사이의 간격을 메울 수 있는 방법론을 다양하게 모색 해왔으며, 관객대중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영역에서 사실은 80년대 영화미학의 가장 활발한 실험이 이루어졌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살인죄로 사형을 기다리는 한 죄수의 '억울함'을 설득력있게 그려낸 '참여' 다큐멘터리이며-무죄를 증명하여 그를 자유의 몸이 되게 하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으며-, 극영화의 기법을 도입하여 실제상황을 재현(re-enactment)하는 등 파격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킨 작품.
38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My Beautiful Laundrette/스티븐 프리어즈(Stephen Frears)./1985년. 영국. 97분.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 그려지는 런던은 '신사의 나라'도 아니고, '고급예술과 문화의 도시'도 아니다. 그곳은 옛 피식민지에서 이주해 온 온갖 소수민족들과, 자본주의문화의 변두리에 핀 펑크 문화의 독기어린 꽃과, 매춘과 동성연애와 길거리의 폭력으로 얼룩진 '활기찬' 시장바닥이다. 파키스탄 이민2세 하니프 쿠레쉬(Hanif Kure-ishi)의 각본을 스티븐 프리어즈가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나의 왼발> <프라하의 봄>)주연.
39 가족게임
모리따 요시미츠/1983년. 일본. 107분.
중산층 아파트. 대기업의 중견간부인 아버지. 대입준비에 여념이 없는 수험생 아들. 살림과 수험생 뒷바라지에 뼈가 빠지는 어머니. 이들이 일구어 놓은 자그마한 평화와 안정의 공간은 아들의 가정교사가 집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서서히 흔들리는데...그리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라스트신이 관객을 기다린다. 80년대 일본 뉴웨이브의 기수모리따가 기상천외의 카메라워크와 풍자정신으로 그려낸 일본 중산층의 초상화. <블랙 레인>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마쓰다 유사꾸가 '과외선생님' 역으로 명연기를 보인다.
40 녹색 빛
Le Rayon Vert/에릭 로메르(Eric Rohmer)/1986년. 프랑스. 99분.
여름 휴가철 텅빈 파리. 갑작스레 ' 공허함'을 느낀 여주인공은 '참사랑' 을 나눌 상대를 찾아나선다. 평범하고 진부한 상황과 이야기를 일상행위와 감정의 섬세한 표현을 통하여 흥미 있는 '드라마'로 만드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로메르 감독의 진가가 드러나는 영화. 구성, 촬영, 연기 모두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이 사전대본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짜여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다.
41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Mujeres al Borde de un Ataque de Nervois/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1988년. 스페인. 89분.
80년대 스페인 영화를 대표하는 '악동'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좌충우돌식 로맨틱 코미디, 원색을 대담하게 쓴 미술이 돋보이며,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줄거리는 서로 얽히고 설키는 한무리의 주인공들의 관계와 사건을 명료하게 따라간다.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신경쇠약직전'이랄 만큼 모든 것이 현란하고 복잡하게 전개된다.
42살람 봄베이!
Salaam Bombay/미라 네어(Mira Nair)/1988년. 인디아. 114분.
다큐멘터리 영화로부터 출발한 인디아 출신의 여류 감독 미라 네어가 만든 첫 극영화. 떠돌이 소년, 거지, 창녀 등 인디아 봄베이시의 '거리의 사람들'의 삶을 다큐멘터리적인 치밀함과 함께 탄탄한 극영화의 이야기 구조 속에 담았다. '거리'에서 모집한 아마추어 연기자들을 워크샵을 통해 훈련, 그들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연기하도록 한 80년대풍 네오 리얼리즘 영화.
43 터미네이터
Terminator/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1984년. 미국. 107분.
영웅신화와도 같은 내러티브,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의 화면효과를 끌어낸 SFX, 슈왈제네거를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날아온 사이보그 '터미네이터' 역에 기용한 아이디어, '화끈'한 액션장면들, 그리고 침착하게 관객의 정서를 휘어잡는 연출력...터미네이터는 문명비판적인 텍스트로 읽힐 수도 있고, 흥미진진하게 잘 만들어진 액션 오락 영화이기도 하며, 필름 느와르와 SF 장르를 결합시킨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낸 영화이다. 분명한 것은, 모든 계층의 관객들에게 서로 다른 이유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영화라는 점!
44 인지구
관금붕/1988년. 홍콩. 93분.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 30년대의 여인(매염방)은 환생한 그녀의 연인(장국영) 을 찾아 80년대의 홍콩에 나타난다. 한 도시의 두 시대를 대비시킨 뛰어난 촬영, 두 주연배우의 섬세한 연기, 그리고 시간 속의 삶의 덧없음에서 오는 쓸쓸함이 배어 있는 80년대 홍콩 최고의 '예술!' 영화. 우리나라에 수입되었으나 '흥행성'이 없다 하여 끝내 극장공개되지 못하였다.
45 리포 맨
Repo Man/알렉스 칵스(Alex Cox)./1984년. 미국. 92분.
옥스포드 대학 법대를 나온 알렉스 칵스 감독의 데뷔작(감독의 출신학교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화). 황당무계한 결말만 아니었으면 걸작이 될 뻔했다는 아쉬움을 표시하는 평을 받기도 하고, 오히려 그 때문에 작품을 더 높이 평가하는 관객들도 있다. 말로는 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어려운, 직접보고 느껴야만 할 영화.
46 화니와 알렉산더
Fanny och Alexander/잉그마르 베르히만(Ingmar Bergman)./1982년. 스웨덴. 189분.
1950년대 이후 스웨덴 영화의 '대명사'였던 노장 베르히만 감독은 자신의 영화인생을 이 한편의 작품으로 정리하고 정리하고 은퇴를 선언 하였다. 자전적 색채를 다분히 띠고 있는 이 영화에는 20세기초 스웨덴의 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주변의 세계에 눈을 떠가며 훗날 그의 예술작업의 정신적 토양이 될 여러 요소들-가족, 종교, 인형극, 이성-을 접하는 과정이 원숙한 대가의 솜씨로 묘사되어 있다. 감독이 재편집한 TV판(상영 시간 5시간)은 더욱 뛰어나다는 평.
47데드 링어
Dead Ringers/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avid Cronenberg)./1988년. 캐나다. 115분.
크로넨버그는 전작 <비디오드롬>이나 <플라이>에서처럼 거의 '구역질나는' 특수효과에 의존하는 대신, 표현주의적인 미장센과 정밀한 심리묘사로 또다른 차원의 '잔혹한'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모든 것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쌍동이형제(그들의 직업은 모두 산부인과의사이다) 사이에 한 여인이 끼어들자 모든 것이 변하고만다. 제레미 아이언즈(<미션> <스완의 사랑>)의 절묘한 1인2역과, 한 배우의 두 '몸'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트릭촬영으로 한 화면 속에 담은 시각효과가 특히 인상적인 영화.
48몽콕하문
왕가위/1987년. 홍콩. 90분.
이제 '고전'만큼이나 널리 보여지고 엄숙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저널리즘과 비평가들을 '앞서가는' 우리 관객들의 평가가 끝난, 왕가위 감독의 걸작. 만약 <아비정전>이 2편까지 완성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더라면, 우리는 그 영화를 위하여 이 리스트에 또 하나의 자리를 마련했을 것이다. 비디오 출시명<열혈남아>
49 크라임웨이브
Crimewave/샘 레이미(Sam Raimi)./1985년. 미국. 86분.
무조건 " 빌려-비디오로 출시되어 있으므로-보시오!"라고 추천함. 샘 레이미(<이블데드><다크맨>)는 종횡무진하는 카메라, 좌충우돌하는 등장인물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1) 내러티브로 이 장르-패로디의 걸작을 장식한다. '영화광의,영화광에 의한, 영화광을 위한, 이런 영화도 가끔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50 디바
Diva/장-자끄 베네(Jean-Jacques Beineix)./1981년. 프랑스. 123분.
레오 까라, 뤽 베송 등과 함께 '누벨 이마쥬' 세대로 불리우는 80년대 등장한 유망한 프랑스 감독 장-자끄 베네의 데뷔작. 대중문화의 여러 장르에서 인용한 이미지들-광고, 록 뮤직, 팝아트-을 현란한 조명과 세트에 담아 시종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나가는 연 출력이 놀랍다. 이전의 프랑스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미국풍'의 감수성으로 찍은 영화
첫댓글 참고로, 구회영이란 필자는 그의 지인 정성일씨의 제안으로 이제 그 가명을 버리고 김홍준이란 본명을 찾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영화 감독이자, 평론가이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이시랍니다.
위의 50편 중에 제가 본것 중에 전 '블루 벨벳'과 '데드링어'가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딱 한편 봤군.......)
Blade Runner, SF팬이라면 빼놓을 수 없죠.
비정성시....언젠가 한 교수님께서 잊을 수 없는 영화라며 추천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대부분의 영화 제목은 잘 모르겠다... ^^;
딱 3편 봤군.
대략,, 나쁜피에 올인, +_ + 레오까락스 감독 왕왕 좋아한느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