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인천지부 서구지회 신입회원 OT |
어린이 책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말할까?
김중철
말의 힘 / 황인숙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1. 발제, 어떻게 해야 하나?
제가 오늘 말해야 하는 건 ‘우리 회원들의 발제, 어떻게 하면 잘 할까’입니다. 저도 발제를 잘 못 하면서 남에게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을 늘여놓는다는 게 영 부담이 됩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말이 실제로 도움이 될지, 이리저리 생각해 보지만 별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느낀 점 몇 마디를 할까 합니다.
무슨 말이든 자신의 생각을 담아 말하는 게 가장 좋지요. 먼저 발제 글쓰기 전에 생각할 점이 있습니다. 무슨 글을 왜 쓰는가, 하는 글 쓰는 까닭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1) 내가 보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회보를 보면, ‘내가 읽은 책’이란 꼭지가 있지요. 아마도 이 글은 ‘내가 읽은’이라는 말에 강조가 있을 겁니다. 나만이 읽은 독특함. 이 부분이 살아 있어야 글이 살겠지요. 그만큼 글 쓰는 방법도 다 다르겠지요. 달라야 더 큰 재미가 있겠지요. 저는 ‘내가 읽은 책’에서 좋은 글을 많이 만납니다. 제 기억에 남는 글은 <까마귀 소년>을 읽고 쓴 김금순 회원의 글입니다. <까마귀 소년> 전체에 대한 글 소개가 아니라 이소베 선생님에 초점을 맞추어 쓴 글입니다. ‘이소베 선생님을 생각하며’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큰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아이의 관점에서 쓴 글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에서 쓴 글입니다. ‘내가 이 책을 아끼고 좋은 책이라고 하는 까닭은 내게는 이 책이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소베 같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고 쓰면서 뒤로는 자신이만났던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습니다. 나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를 풀어가는 글이 저는 좋습니다. 그 사람을 엿볼 수 있어 좋고, 그 책이 지닌 한 가지 장점이 부각되어 좋습니다.
2) 내 아이의 삶과 연관 지어 보는 일
우리는 어른이기 때문에 어린이 책을 읽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어린이를 바르게 이해하는데 있을 겁니다. 그래서 내 아이나 우리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중요하겠지요. 이숙양 회원이 쓴 글 <미연이>는 이 성격의 글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연이가 쓴 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조그마한 것도 다 생명이야’도 그렇지만, <하느님의 눈물>에 나온 돌이 토끼한테 화내는 말, ‘이 바보야, 너 아무 것도 안 먹으면 죽으니까 너가 좋아하는 것 아무거나 쪼금이라도 어서 먹어라.’ 하는 글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몇 달에 걸쳐 아이를 보고 느낀 점을 모아 쓴 글은 글의 형식과 글의 내용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글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잘 생각해 보면, 그 글을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저절로 나오는 거겠지요. 오랜 시간을 들여 기록한 일기. 그 가운데 한 아이를 초점으로 풀어쓴 글이 제게는 좋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여러 회원들이 현장에서 활동한 내용을 잘 풀어쓰긴 했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한 아이에게 다가선 글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발제의 제목을 정하는 일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발제의 제목입니다. 제목을 정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러다 보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가 잘 드러나지 않아요. 토론을 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그걸 몇 가지로 나누어 쓰는 것도 좋겠지요. 책을 읽고 평가하는 글을 쓴다는 게 어렵습니다. 책을 차분히 읽고 그 책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나는 대로 써 보세요. 이게 가장 어렵지요. 누구 글을 베끼지 말고 내 생각대로 쓰는 일이 중요해요. 흔히 서평이라 하면, ‘책에 대한 평’을 말할 테니, 그건 책 이야기라 해도 되겠지요. 사전에서 평이란 말을 찾아보았어요. ‘잘 되고 못 됨을 꼲아서 말함. 비평, 평론.’ 사전의 의미로 보면, 책의 ‘잘 되고 못 됨’을 말하는 게 ‘서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비평을 쓰고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비평은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사물의 선악, 시비, 미추를 평가하여 논하는 일. (속) 남의 결점을 드러내어 퍼트림.’ 이 말 뜻은 책 비평에 대한 말은 아니겠지만, 책 비평이라고 다를 리 없겠습니다. 비평이란 책의 선악, 즉 좋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논하는 일이고, 책의 시비,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겠고, 미추, 아름다움과 그렇지 않은 점을 따지는 일이겠지요. 책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기준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렇게 글의 장점이나 단점을 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만 써 놓고 아무런 까닭도 밝히지 않는다면 그건 글이 갖추어야 할 조건이 빠진 겁니다. 내가 왜 이 책의 장점이나 단점을 이렇게 보았는가 하는 점을 밝혀야 서로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왜 그런가 하는 점 말입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했는데,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차이가 드러나야 합니다.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내 생각을 드러내는 게 발제의 기본입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과 토론을 할 수 있으니까요.
2. 어린이 책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점
1) 제가 어린이 책을 어떻게 봐 왔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이 책을 처음 만난 계기는 창비에 실린 이오덕 선생님의 글 <열등의식의 극복>이었습니다. 대학 1학년 때였으니 일찍 어린이문학을 만났다고 해도 되겠지요. 이 글이 제 가슴에 와 닿았던 까닭은 우리 것에 대한 긍정이었습니다. 사실 어린이문학은 관심도 없었고 몰랐지만, 그 속에 담긴 우리 것에 대한 긍정, 서민에 대한 긍정이 담겨 있었고, 이 글 덕분에 제가 외국 문학을 전공으로 하면서도 우리 소설이나 시를 즐겨 읽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 동안 제가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이 글에서 얻었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2) 대학을 졸업한 뒤 <토끼의 눈>(<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또는 <파리박사 데츠조>로 번역)이라는 일본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작품이 다 있다니! 어린이문학의 즐거움은 사실 이 작품으로 시작했다고 봐도 되겠지요. 쓰레기장 옆에서 사는 가난한 아이가 파리를 키우는 장면을 그린 부분을 보고 놀랐습니다. 파리에 대한 애정과 그 관찰력. 이런 점을 작가가 세밀하게 그린 부분이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렇게 지저분한 곳에서 지저분한 파리를 하나의 생명으로 다루는 솜씨, 사물을 새롭게 바라본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3) 우리 회원들이 <으뜸 헤엄이>의 그림을 모둠별로 한 장씩 큰 도화지에 그려 커다란 그림책을 만든 것도 제게는 좋게 느껴졌지요. 그리고 <장갑> 그림책을 보고 광명 회원들이 연극으로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작은 텐트를 쳐 놓고 그 안에 아이들이 들어가는 연극. 얼마나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는지 모릅니다. 또한 <커다란 순무>를 수원 회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하는 놀이는 또 얼마나 즐거웠는지요. 저는 이런 창작 행위들을 좋아합니다. 책을 감상하는 것만이 아닌, 직접 행위로 느끼게 하는
일 말입니다. 이런 창작은 우리 회원들의 창의성에서 나온 거지요. 책을 꼼꼼히 읽는 행위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지역 회원들은 즐기는 행위를 더 좋아합니다.
4) <샬롯의 거미줄>이 저에게 준 의미는 각별했습니다. 거미와 돼지의 우정이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보다는, 계절과 생명을 연관시킨 글이 좋았습니다. 여름이란 계절이 생명의 소리로 가득 차 있다는 표현이 좋게 다가섰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었던 글과 문학 작품이 서로 연결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에 실린 거미에 대한 글과 <샬롯의 거미줄>에 실린 글이 아주 절묘하게 연결되는 것이었어요.(자료 1) 사실을 다룬 글과 동화 글이 별로 다른 점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작가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우리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하고, 우리의 자연을, 작은 생명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고 보라고 하지요. 책은 곧 삶이었습니다. 삶은 곧 책이 되고요.
5) 마지막으로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 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아기 너구리 이야기입니다. 사실 처음에 그 글을 읽고는, 뭐 이런 뻔한 교훈 동화를 쓰셨나 하는 생각에 아주 가볍게 책을 덮었지요.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했어요. 왜 이런 동화를 썼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기운 옷을 입으면 물고기도 살리고 산도 살린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그런데 이 이야기가 갑자기 삶의 철학으로 와 닿았어요. 근대의 발전 논리에 그렇잖아도 늘 불편해 왔던 나에게 이 동화는 새롭게 다가선 거지요. 조금 더 가난하게 살자는 생각. 지금까지 우리는 더 잘 살자는 논리에 따라 행동해 왔고 그런 논리를 당연시 여겼습니다. 산업화의 논리는 거부할 수 없는 거고, 그에 따라 자연의 파괴나 생명의 파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왔던 거지요. 성장의 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끝없는 성장.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 성장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요. 이런 생각이 늘 머리에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이 동화가 아주 간단한 말 한 마디로 해 버린 거예요. 헌 옷을 입으면 산도 물도 살린다. 가난하다는 게 그다지 부끄러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그렇게 사는 게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생각은 열등의식을 완전히 극복한, 새로운 생각이었습니다. 힘들긴 해도, 불편하긴 해도 어떻게 사는 길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늘 하게 해 줍니다.
간략하게 제가 어린이 책을 만나게 된 과정과 저에게 의미를 주었던 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런 기쁨은 저만의 체험이고, 다른 회원은 다른 기쁨으로 어린이 책을 만났겠지요. 여러분도 여러분 나름으로 어린이 책을 만나고 즐거움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말하면 되는 거지요. 이게 발제입니다.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하면 좋습니다. 너무 틀에 박힌 어떤 형식을 요구하지도 말고, 그 형식에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3. 맺는 말
<동화읽는어른> 모임에 들어와, 한 주에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어린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셨을 거고, 그 즐거움 때문에 여러분이 이렇게 모여서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 아이에게 좋은 책을 보여주고 읽어주는 즐거움도 있겠고, 아이보다도 여러분 스스로가 어린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기도 할 겁니다. 어떻든지 간에, 어린이 책을 읽는다는 건 즐거움이 있어야겠지요. 책 속에서 감동이 있는 글, 나에게 깨우침을 준 글, 내 삶을 반성하게 하는 글, 나를 활동하게 해 준 글을 만나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그
런 글을 계속 만나기를 바랍니다. 활동을 하다가 어려울 때 다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요즘 들어 조금 걱정이 되는 건 모임의 성격을 지나치게 많은 활동을 하는 것으로 규정한다든가, 아니면 공부만 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책 공부와 실천. 이 두 가지가 필요한데, 그 균형을 잡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이 둘을 함께 해야 합니다. 어린이 책을 알아야 한다고, 조금이나마 더 전문으로 알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우리는 왜 어린이 책을 읽는가 하는 점을 잊는 건 아닌지요.
우리 회원들이 어린이 책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 책을 즐기며, 나아가 우리 삶을 반성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책을 보거나,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기 어려운 책을 놓고 논란을 하기보다는 되도록 재미있게 보고 그 속에 담긴 귀한 생각 하나만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창작 동화, 옛이야기, 그림책, 동시, 자연 책, 역사 책, 어린이 글모음집 가운데 좋은 책들을 골라 두루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보다는, 남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얼마나 즐거운지, 자연 생명체와 함께 어울려 사는 길은 어떤 게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고, 우리를 늘 깨어 있게 해 주는 책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자료1」
거미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거미는 그 실을 이용하여 삼차원의 세계인 하늘까지 정복하고 있는 것이다. 아지랑이 끼는 봄날이나 가을철에 알에서 깨나온 거미 새끼들은 며칠 동안 서로 오순도순 한데 뭉쳐 있다가 얼마 자라면 뿔뿔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래서 저마다 가까운 풀줄기나 나뭇가지를 타고 높이 기어 올라가서, 여덟 개의 다리를 발돋움하여 쭉 뻗고, 물구나무서는 것처럼 배를 하늘로 치켜들고 실젖에서 수십 가닥의 실을 허공으로 뿜어낸다. 이 실이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웬만큼 올라가면 실의 부력이 거미의 무게를 이겨내게 되고 바로 이때 거미는 갑자기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게 된다. 바람을 잘 받은 거미는 단번에 높게 멀리 날아가지만 바람을 타지 못한 거미는 바로 땅 위로 떨어진다. 이렇게 떨어진 것은 다시 높이 기어 올라가서 물구나무를 서고 실을 뽑아내는 시지프스의 고역을 몇 차례씩이나 되풀이한다. 운 좋게 상승 기류를 잘 탄 거미는 하늘 높이 떠올라서 조금 두렵기도 하겠지만 희망에 찬 삶의 새 출발을 위하여 정처없이 머나먼 길을 떠난다. 날아가다가 바람이 약해지면 땅에 떨어져서 새 살림을 꾸려 나가는 것이다. 이와 같이 거미가 거미줄을 타고 공중을 날으는 것을 유사 비행이라 하며 거미는 이 방법으로 차츰 그들의 생활권을 넓혀 간다. (<거미와 사람>, 백갑룡, <<뿌리깊은나무>>, 1983년 3월호, 144-145쪽)
이런 글은 거미의 삶을 경이롭게 바라보게 해줍니다. 거미의 구체적인 행동을 자세히 풀어주는 글은 과학이니 문학이니 하는 경계를 무너뜨리지요. 과학이 재미없다는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습니다.
나는 이런 글을 한참 뒤에 어린이문학에서 만나는 기쁨을 얻습니다. <샬롯의 거미줄>이란 책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따뜻한 바람이 부드럽게 헛간 아래층에 불어 들어왔다. 축축한 땅 내음과 가문비나무 숲 냄새와 향긋한 봄 내음이 났다. 새끼거미들은 따뜻한 상승 기류를 느꼈다. 새끼거미 한 마리가 울타리 꼭대기로 기어올랐다. 그리고 윌버(돼지)가 깜짝 놀랄 일을 했다. 그 거미는 거꾸로 서서, 방적돌기를 공중으로 향하게 하더니, 고운 비단실을 구름처럼 뽑아냈다. 그 비단실은 풍선이 되었다. 윌버가 지켜 보는 가운데, 새끼거미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마침 새끼거미 한 마리가 풍선을 만들기 전에 짬을 내서 윌버에게 얘기했다. “우리는 상승 기류를 타고 여기를 떠나는 거예요. 지금 우리가 떠날 때죠. 우리는 기구 조종사라서 거미줄을 만들려고 세상으로 나가는 거예요.” 윌버가 물었다. “그렇지만 어디로?” “어디든지 바람이 데려가는 곳으로요.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동쪽이든 서쪽이든, 북쪽이든 남쪽이든, 어디든지요. 우린 산들바람을 타고 원하는 대로 가죠.”(화이트 글, 시공사, 232-234쪽)
이런 글을 만나는 기쁨은 무엇보다 그 생생함에 있습니다. 그림으로 떠올릴 수 있는 구체성이 있고, 그 구체성에서 오는 경이로움 때문에 우리는 글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도시 문명에서 자연을 만나기란 힘든 세상입니다. 기계 문명에 갇힌 사람들. 사람들은 가끔 산과 들로, 바다로 자연을 찾아 나섭니다. 일상의 지친 기운을 자연 속으로 다시 회복하려는 듯, 어른들은 그나마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놀던 기억이라도 있으니 그 즐거움을 압니다. 하지만 기계 문명에 갇힌 아이들은 이런 기억조차 없습니다.
<이런 점이 궁금해요>
1. 글이 없고 그림만 있는 책의 발제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그림책도 책이니 똑같지요. 동화책을 읽고 나서 발제하는 것과 다른 게 없습니다. 그냥 글보다는 그림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림이 말하고자 한 것을 읽어내면 되는 것이지요. <눈사람 아저씨>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이건 이야기가 있지요. 그런데 더 단순한 그림책이 어렵지요. <노란 우산>은 무얼 말하려고 한 건가요? 이런 발제를 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오히려 이 그림책은 사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르니 더 풍부할 수도 있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이 훨씬 풍부한 해석을 할 수 있으니 더 재미있을 겁니다.
2. 비문학과 문학 작품 발제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 발제의 차이는 없겠지만, 문학과 비문학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문학은 사실이라기보다는 각색의 의미가 강하고, 비문학은 사실이 중요하겠지요. 픽션은 그걸 엮어내는 방식, 즉 구성이라든가 문체라든가 이런 것들을 생각해야 할 것이고, 비문학은 사실 자체에서 오는 느낌이 중요하겠지요. 어느 것이든 발제하는 사람의 느낌이 중요한 건 다 마찬가집니다.
3. 발제와 독서 감상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 발제라는 말은 좀 모호해요. 독서 감상문이야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적은 글이니 각자가 느낀 대로 쓰면 되는 것이지요. 다만 그 느낌을 하나로 연결해서 써야 하는 것이지요. 문장이 되게요. 우리가 흔히 하는 발제글이 이런 독서 감상문이 많아요. 다만 발제라 함은 토론을 위한 여러 제재를 끄집어내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토론 내용을 끄집어내는 게 발제가 아닌가 하는데, 아직 이렇게 하는 건 글이 아니어서 좀 어색해 하는 거 같아요. 사실 책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쓰는 건 시간이 걸려요. 발제는 시간이 걸린다기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거지요. 생각할 거리를 마련하는 게 발제가 아닌가 싶어요. 이런 건 아직 규정된 게 없습니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롭게 하는 게 발제라고 봐야겠지요.
4. 발제글과 서평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 앞서 말한 대로 발제는 좀 더 자유롭게 토론거리를 만들어내면 좋을 것 같고요, 서평은 그야말로 책에 대한 평가를 말합니다. 이 책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나쁜지를 조목조목 따지는 글을 말합니다. 그냥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어떤 점이 그런가를 밝히는 글을 말합니다.
5. 발제는 육하원칙에 맞게 써야 하는지, 아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건지요?
- 앞서 말한 대로 발제는 형식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봐요. 육하원칙은 신문 기사를 다룰 때 하는 이야기고, 편하게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형식이 없으니 오히려 불편해하는 데, 그건 그만큼 우리가 어떤 형식에 갇히길 좋아한다는 말도 됩니다. 그래서 전에는 발제 형식을 만들어 회원에게 그 형식에 맞추어 쓰라고 했는데 그건 좋지 않다고 봅니다. 독서 감상문도 형식이 있지요. 작가 소개, 줄거리, 느낌. 뭐 이런 식으로 글을 쓰라는 형식이 있었지요. 다 소용없는 것이지요.
6. 우리 회 만의 발제글 쓰는 형식 또는 발제글의 적합한 기준이 있나요?
- 이런 건 없습니다. 우리 회가 뭐 특별난 것 아니잖아요. 발제글은 누구에게나 다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7. 우리 회와 다른 단체 서평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 별다른 차이가 없어요.
8. 우리 회 발제라고 하면 어떤 점이 중요시되어야 하나요?
- 우리의 삶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책을 본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은 잘 하고 있는데, 자칫 늘 똑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건 경계해야겠지요. 발제에서 좀 더 생각해야 할 점은 문학의 장점, 인물의 독특함, 구성의 독특함, 오감의 구체성들을 더 이야기해야 한다고 봐요. 이건 책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봐야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두꺼운 책도 좋겠지만 때로 그림책이나 단편동화를 천천히 읽어내는 것도 좋다고 봐요.
9. 서평은 책 소개인가요?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요?
- 우리 권장도서목록은 사실 책 소개가 많아요. 그저 독자에게 어떤 내용의 책인지 알려주려는 목적이 강하지요. 서평은 앞서 말했듯이 평가에 대한 생각이 들어가야 해요. 단순한 책 소개는 아니에요. 왜 내가 이 책을 소개하려는지 자기 생각을 말해야 하는 것이지요.
10. 글을 쓸 때 신경 써야 할 점은 날 것 그대로의 ‘내’ 생각인가요? 잘 숙성되어 다듬어진 ‘우리’의 생각인가요?
- 물론 잘 다듬은 ‘내’ 생각이지요. 우리의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봐요. 글은 나만의 것이지, 왜 우리의 것인가요.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이런 생각을 자꾸 회원에게 강조하는데 그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회 내부에서도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해요.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책을 보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다른 이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과 다른 이의 생각을 서로 나누는 것, 그게 독서 토론의 목적이겠지요. 그래서 숙성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날것이라도 내 생각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더욱이 회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글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러니 날것일 때가 많아요. 그 날것을 잘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11. 우리 회의 발제와 각종 사회단체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하는 발제는 어떻게 다른가요?
- 발제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라고 봐요. 세미나에서 하는 발제는 자기주장이 강한 것이어서 토론의 주제를 명확히 하고 그걸 말하는 것이겠고, 어린이도서연구회 발제는 정해진 주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자유롭게 여러 가지를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세미나나 토론에서 하는 발제는 어린이도서연구회나 다른 단체나 별다른 차이가 없어요.
12. 말로는 의사 표현을 잘 할 수 있는데 글로는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생각한 바를 글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글과 말은 서로 다르지요. 말은 어릴 때부터 하던 것이라 더 편하고 자유롭지만, 글은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릴 때부터 글을 쓰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글을 잘 쓰기는 어렵지요.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들이 글을 쓰기 힘들어 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자꾸 글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하게 말로 할 수 있는 건 말로 하는 것도 좋다고 봐요. 발제라는 게 그런 거지요. 간단한 생각을 글로 적고 더 자세한 이야기는 토론에서 말로 하면 좋겠지요.
13.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을 때 (내가 발제해야 하는 책을 읽을 때) 궁금한 점들을 메모하다 보면 흐름이 끊길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 두 번 읽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한 번은 편하게 휙 하고 읽는 거고요, 아이들이 이렇게 읽지요. 회원들은 그렇게 읽고 오는 거지요. 다만 발제하는 사람은 한 번 더 봐야겠지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에서 좀 끄집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좋은 문장이나 글귀들을 끄집어내는 건 발제나 독서 감상문이나 다 필요한 거지요.
14. 지회에서 회원들이 자유롭게 발제를 하고 있는데, 편집국에서 발행하는 ‘동화읽는어른’ 회지에 실린 발제글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편집국에서 요구하는 형식이 있나요?
- 회지에 실린 발제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회지에 실린 글은 독서 감상문이나 서평글이 대부분이에요. 회원들 글은 발제라고 해도 어떤 것은 서평이고, 어떤 것은 감상문이고, 어떤 글은 생활글이기도 해요.
15. 발제를 할 때 시작이 어렵습니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 주세요. (글쓰기라는 작업은 하얀 백지를 마주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 일기 정도만 써 보았다 하더라도 하얀 백지 공포증은 지금도 있습니다. 강사님만의 하얀 백지 공포증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으신지요? )
- 누구나 글을 쓰는 건 어렵다고 했어요. 나는 지금도 글을 쓰는 걸 싫어해요. 그냥 편하게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무엇을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게 참 어렵거든요. 원고청탁을 받으면 써야 할 날짜까지 아무것도 못해요. 그냥 머릿속으로 무슨 글을 쓸까 구상만 하지요. 막상 컴퓨터에 앉거나 글을 쓰려고 하면 아무 생각도 안 나지요. 그래서 하루 전에 밤을 꼭 새는 버릇이 있어요. 아무도 없어야 글이 써지거든요. 그저 머릿속에 구상한 것을 몇 가지로 나누어 적어놓아요. 그리고 그것을 나중에 하나씩 채워 나가지요.
16. 발제를 할 때 줄거리를 써야 하나요?
- 줄거리를 써야 하는 건 아니에요. 누구나 읽고 오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줄거리는 별다른 의미가 없거든요. 독서 감상문에서 줄거리, 그리고 느낌으로 나누어 쓰게 해서 그런지 꼭 그렇게 나누어 쓰는 글이 있는데, 이건 피해야 해요. 무슨 말을 하는데, 구체성이 있어야 하니까 가끔 줄거리를 써 넣어야 하는 거지, 줄거리 따로 느낌 따로는 아니에요. 인물 이야기를 할 때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줄거리를 간단하게 쓰는 것이지, 그래야 그 인물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테니까요. 그 외에는 다른 줄거리는 필요 없는 거지요.
17. 발제를 하다보면 책 내용과 관련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사회 현안과 관련된 내용을 연결 지어 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제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제약이 없지요. 앞서 말했듯이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들은 개인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생활글이 담겨 있어야 좋지요. 김미자의 <그림책에 흔들리다>는 좋은 예입니다. 그리고 사회 현안과 연결해서 내 생각도 들어가야겠지요. 이런 내용이 빠지면 발제의 의미가 없어요.
18. 그림책 발제의 경우 일반 동화와 비교하여 다른 형식이나 주의할 점이 있나요?
- 글에만 초점을 맞추면 그림책을 잘 다루기 어려워요. 그림을 몇 번이고 잘 살펴보아야 하고요, 그림책의 그림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건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다른 것은 동화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요. 물론 그림책의 표현인 그림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필요는 있겠지요. 가끔 김홍도의 그림이나 이중섭의 그림도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19. 책 한 권에 여러 단편이 실린 경우 발제글에 여러 단편의 내용을 골고루 넣어야 하는지, 원하는 단편내용만 써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 책 한 권에 실린 단편을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면 좋겠지요. 주제라든가, 구성이라든가 제재라든가 그런 것으로 나누어 다루면 좋겠어요. 그냥 한 편 한 편 이야기 나누는 건 좀 어렵지요. 아니면 단편 모음집인 경우에는 그 가운데 두세 편만 읽어도 좋겠어요. 그래야 토론하기 좋으니까요. 물론 읽기도 편하고요.
20. 모임 할 때 발제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여러 사람이 토론하게끔 먼저 말문을 여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와서 자유롭게 이야기해도 좋겠지만, 한 사람이 먼저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지요.
발제글이 꼭 문장으로 완성되지 않아도 좋아요. 너무 어떤 형식에 매이면 그 글을 쓸 시간이 충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오히려 글 때문에 이야기해야 할 것을 못 찾는 경우가 많아요. 글이 오히려 토론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한 번 쓱 보면 되는 글을 긴 시간 읽으면 짜증날 때도 있잖아요. 그래서 글 못 쓰는 사람은 괴로운 거예요. 이런 괴로움을 회원들에게 주면 안 되겠지요. 못 써도 좋으니 생각이란 것은 할 수 있잖아요. 그 생각의 단추를 여는 게 발제라고 생각해요.
21. 모둠 토론 시 발제글은 언제 읽는 게 좋은가요?
- 모든 회원이 쓴 발제글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요. 그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요. 발제하는 사람만 읽고 다른 분들은 토론만 하면 어떨까요.
22. 좋은 발제글은 어떤 것일까요? 발제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좋은 발제글은 따로 어떤 규정을 하지 못해요.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이 <까마귀 소년>을 읽고 거기서 자기 삶에서 이소베 선생님과 같은 분을 끄집어낸 이야기가 저는 좋아요. 책 속에 나오는 인물이 우리 삶에서 누구나 한번은 만나는 경우가 있잖아요. 때로 어떤 아이가 참으로 사랑스러운데, 그 모습을 내 아이에게서 발견할 때 오는 즐거움, 그런 걸 찾아내는 게 좋은 발제라고 생각해요. 좋은 글을 읽고 내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발제글을 잘 쓸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3. 발제글이 책 토론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 누가 어떤 이야기를 끄집어내는가에 따라 토론의 내용이 달라지니 발제가 굉장히 중요해요. 발제하는 사람은 그래서 성실할 필요가 있어요. 책을 몇 번이고 보고 난 뒤 이야기를 끄집어내야 한다고 봐요. 그냥 한 번 보고 오면 좋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어렵잖아요.
24. 현 제도권 국어과 교육에서 서평쓰기에 따른 강사님의 관점을 듣고 싶습니다.
- 현 제도권에서 하는 교육은 자유롭지 못해요. 그래서 우리는 그 틀에 갇혀 글을 더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자유롭게 쓰는 게 중요하지요. 독서 논술도 해답이 정해져 있고요. 문체를 다루는 방식이라든가, 표현의 내용을 가르치는 순간 그게 상투성에 빠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건 쓰고 싶은 것을 자주 쓰는 일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일기나 편지, 생활글을 자주 쓰는 게 좋아요.
25. 나의 발제글이 제대로 되어있는 것인지 궁금하여 모둠원들의 평가를 받고 첨삭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좋아요. 그렇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받지는 말아요. 혼란을 일으키거든요. 한두 사람에게 읽고 난 느낌을 말해 달라고 하세요. 그래서 내 글이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내는 게 좋겠지요. 내 글은 가끔내 눈에는 안 보이거든요.
<발제>
1. 발제글을 어떻게 쓰면 좋은가요?
먼저 토론을 위한 발제글을 어떻게 써야 하나요?
1)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드는 생각은 어떤 건가요?
우리가 영화를 보고 나면 곧바로 무슨 이야기든 합니다.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든가, 영화가 긴장감이 넘친다든가, 시나리오가 너무 좋다든가, 이런 소재의 영화는 처음 본다든가 하는 특징이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책의 특징이라고 해도 좋겠지요. 아니면 책을 보고 난 인상? 이런 것을 먼저 쓰세요. 발제 글을 쓴다고 했을 때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자꾸 딴 짓을 해요. 왜요.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고, 어떤 객관적인 사실을 자꾸 설명하려고 해요.
2) 작가 소개 할 필요 없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데 왜 작가 소개를 하나요? <스프링 캠프>를 읽는데, 왜 자꾸 정유정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요? 안 본 책을 소개하면 뭐하나요? 적어도 어떤 작가의 책을 다섯 권 이상 보았다면 작가의 생애를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는 굳이 이런 공부 하지 마세요.
3) 이 책은 어떤 책이다 하고 쓰는 겁니다.
도대체 이 책을 읽고 이 책이 무엇에 관한 책인지 말을 해야 토론이 되겠지요.
물론 발제글도 마찬가집니다. 이 책은 __________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__________다. 뭐 이런 식으로 쓰는 겁니다. 글을 쓸 때는 한 가지 점을 중심으로 쓰면 좋겠고요. 발제 토론 글을 쓸 때는 이 책은 1) ________에 관한 이야기고, 2) ________에 관한 이야기고, 3) ________에 관한 이야기다. 뭐 이렇게 여러 점을 이야기하면 좋겠지요. 그래야 토론거리가 생기니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토론할 때 각기 다른 식으로 이 책은 무엇을 다룬 이야기다 하는 걸 먼저 이야기한 다음에 그 가운데 한두 문제로 좁혀서 토론을 하면 좋겠습니다.
4) 이 책은 무엇에 관한 이야기다. 그 다음에 간단한 줄거리를 몇 문장으로 간단하게 요약해서 쓰면 좋겠지요.
5) 플롯(구성)을 살펴보세요. 이건 사건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따지는 일입니다.
6) 제목과 표지에 대한 부분도 굳이 할 필요는 없어요.
이야기 시작에 이 부분부터 하는데, 이런 것은 책을 살 때 필요한 부분이지 굳이 책 토론에서 할 필요는 없어요. 먼저 이런 이야기부터 하지 말고요. 그림책도 아닌데,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부차적인 거예요.
7) 인물에 대한 이야기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을 주로 토론하면 좋겠어요. 그 인물의 성격은 어떠하고, 그 성격을 드러낸 글로(인상 깊었던 표현) 보아 어떠하다.
8) 개인의 삶과 결합해서 이야기하는 것
작품 속 인물이나 사건을 볼 때 나는 어떠했는가 하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2016년 지부 1차 회원교육 때 김중철 강사님의 강의안
지부 카페 참조: 2016년 지부회원교육 자료집 (16.06.24)
| ㈔어린이도서연구회 인천지부 서구지회 소개 |
㈔어린이도서연구회 인천지부 서구지회의 역사
총회 연도 | 활동 연도 | 회 장 | 사무장 | 신입회원 |
2000년 12월 | 2001년 | 김혜경 | 1기 | |
2001년 11월 | 2002년 | 이숙양 | 유석경 | 2기 |
2002년 11월 | 2003년 | 이명욱 | 고순영 | 3기 |
2003년 11월 | 2004년 | 이명욱 | 고순영 | 4기 |
2004년 12월 | 2005년 | 고순영 | 남경미 | 5기 |
2005년 11월 | 2006년 | 이향란 | 김미경 | 6기 |
2006년 11월 | 2007년 | 임윤희 | 권정진 | 7기 |
2007년 10월 | 2008년 | 여정옥 | 이종남 | 8기 |
2008년 10월 | 2009년 | 홍정옥 | 이금희 | 9기 |
2009년 10월 | 2010년 | 홍정옥 | 강진옥 | 10기 |
2010년 10월 | 2011년 | 배경애 | 강진옥 | 11기 |
2011년 10월 | 2012년 | 이현선 | 김가화 | 12기 |
2012년 11월 | 2013년 | 강진옥 | 김정희 | 13기 |
2013년 10월 | 2014년 | 강진옥 | 김정희 | 14기 |
2014년 10월 | 2015년 | 방인순 | 김미애 | 15기 |
2015년 10월 | 2016년 | 장영아 | 김미애 | 16기 |
2016년 11월 | 2017년 | 김순자 | 김미애 | 17기 |
2017년 11월 | 2018년 | 김순자 | 김미애 | 18기 |
2018년 11월 | 2019년 | 김미애 | 김용자 | 19기 |
2019년 11월 | 2020년 | 김미애 | 김용자 | |
2021년 01월 | 2021년 | 김용자 | 21기 | |
2022년 01월 | 2022년 | 강미란 | 22기 | |
2023년 05월 | 2023년 | 김정희 | 강미란 | |
2023년 01월 | 2024년 | 김정희 | 한희정 | 24기 |
▶ 2000년 활동 시작
어린이도서연구회 서구지회는 2000년 12월 19일에 만들어졌습니다. 동구 지회에서 먼저 활동하던 몇몇 회원들과 서구 지역 주민 등을 포함 총 13명이 모임을 꾸리고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2001년 서구도서관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 주요 활동
매년 나오는 목록인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을 학교도서관이나 지역도서관, 지역아동센터에 회원이 직접 찾아가서 전해주거나 우편으로 전달하는 사업을 통해 도서관에서 좋은 책을 수서하고 배치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도서관, 학교(학급 학습도움반,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돌봄센터 등의 책읽어주기 활동은 코로나로 주춤하였으나 다시 활동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 및 서구구립도서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책문화 활동과 책전시를 진행하여 지역주민과 어린이 책을 폭넓게 즐기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 인천지부 서구지회 조직 및 활동 현황 |
정회원 33명, 후원회원 23명(일반 2명)- 서구지회 2024년 4월 현재
1. 부서별 활동
1) 사무부
▶ 회원 및 회계 관리
▶ 회의 준비
▶ 각 부서의 행사를 지원(일정 조정, 예산 조정)
2) 교육부
▶ 신입교육 및 신입 모둠 도우미 활동, 회원교육 준비
▶ 책 토론회 : 지회원 모두가 참여하는 토론 준비 및 진행
▶ 학습 발표회 : 일 년간 모둠에서 공부한 내용 정리 및 발표, 책 전시
3) 정책부
▶ 서구지회 회원은 모두 정책부원이 됩니다.
▶ 지역도서관, 학교 학습도움반, 학교 일반학급, 학교 도서관, 지역아동센터등에서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 목록> 배포하기 사업 주관
▶ 정책부 연수를 통해 회원들과 함께 활동을 나누고 돌아보고 책 읽어주기의 책 목록을 만들어 나눕니다.
4) 편집부
▶ <가재울> 소식지 발간
▶ 지회 행사시 사진 촬영 및 편집
▶ 다음 카페 관리
▶ 지회 행사시 자료집 편집, 발간
5) 문화부
▶ 신입회원 환영회, 가족 문화행사, 가을 기행 등 지회 문화행사 진행
▶ 그 외 문화행사 지원
2. 모둠 활동
▶ 모둠별로 책 목록을 정한 뒤 한 명씩 발제를 하여 책을 읽고 토론합니다.
▶ 일주일에 1회 2시간 정도 모입니다.
▶ 1~2월은 회원 모두 함께 읽을 책을 정한 뒤 각 모둠에서 토론을 합니다.
2024년에는 아래 책을 읽었습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창비
-오십에 읽는 논어/최종엽/유노북스
-밝은 밤/최은영/문학동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클레이하우스
▶ 3월부터는 모둠별로 모둠원들이 읽고 싶은 분야에서 책 목록을 정해서 읽고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1) 나는지금꽃이다 모둠-검단도서관 화요일 오전 10시
(2) 더불어 책 모둠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목요일 오전 10시
(3) 책그리고상상모둠-Zoom 화요일 오전 10시
(4) 나이테 모둠-검단도서관 화요일 오후 5시30분
(5) 신입회원 모둠 –화요일 오전 10시
* 2024년 신입교육 23주 목록으로 공부합니다.
(6) 교육부 소모임 ☞ 주댕이 나불 동동(옛이야기)
(7) 정책부 소모임-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마지막주 목요일 오후 1시(그림책)
2024년 인천지부 서구지회 조직도
지회총회 | ||||||||||
감사 | ||||||||||
김 용 자 | ||||||||||
운영위원회 | ||||||||||
사무부 | 집행부 | |||||||||
회 장 김 정 희 사 무 장 한 희 정 회 계 | 교육부장 이 수 옥 정책부장 편집부장 김 민 영 문화부장 | |||||||||
나는 지금 꽃이다 모둠장 | ||||||||||
고 혜 미 | 나이테 모둠장 | |||||||||
이 수 옥 | ||||||||||
더불어 책, | ||||||||||
김 정 희 | 신입 모둠장 | |||||||||
- | ||||||||||
책 그리고 상상 모둠장 | ||||||||||
장 영 아 |
모둠명 | 발제자 | ||
날 짜 | 년 월 일 ( 요일) | 장 소 | |
참석자 | |||
공부한 책 | |||
참고한 책 (복사자료) | |||
토론내용 | |||
공지사항 (공부할책 공지포함) | |||
준비물 또는 건의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