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서 보는 기독교 4
예수의 신성
신이 한 분임은 모든 일신교 계시들의 기본이다. 간명한 이 원리를 특히 이슬람 전통에서는 가장 중요시 한다. 예수의 신성은 그에 대한 성자론이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격될 뿐이다. 꾸란 은 니사아 장(제 4장)에서 하나님께서는 기독교인들을 향하여 다음과 같은 특별한 계시를 내렸다.
성서의 백성들아, 너희들의 종교에서 지나치지 말지어다. 하나님에 대하여 진리 외에는 말하지 말라. 진실로 마리아의 아들 예수, 메시아는 하나님의 사자이고... 그리고 하나님과 그분의 사자들을 믿고 삼위는 말하지 말라. 너희가 그친다면 너희에게 유익하리라. 진실로 하나님께서는 유일신이시도다. (꾸란 4:171)
이슬람 신학의 근본은 유일신 알라를 믿는 타우히드(유일신관)이다. 너희들의 하나님은 유일한 신이시며 그분 외에는 신이 없도다(꾸란2:163) 유일신관은 꾸란 전편에서 거듭 강조되는 가르침의 정수이자 핵심이다. 다른 죄라면 신의 용서가 있을 수 있으나 신의 유일성을 부정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 하나님은 위대한 영광을 누구에게도 양도하지 않으신다. 이슬람 전통에서는 삼위일체론을 기독교가 그리스-로마화 하면서 만들어진 인위적인 사상으로 본다. 그리고 에수의 신성은 바울과 그의 추종자들이 가져왔고, 니케아 공의회(325년)에서는 예수의 인성론이 우세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신성을 인정하는 기독교 정통 교리의 기본 신조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이슬람 전통에서는 당시 이루어진 현존하는 정경 네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채택에도 이의를 달고 있다. 위전으로 버려진 복음의 문서들 중에는 비록 그것들이 네 복음서보다 더 믿음직한 출처를 가진 것은 아닐지라도 분명히 예수의 제자들에 의해 쓰여진 것들이고 똑같이 출처가 확실한 것들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슬람 전통에서 보는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신성을 주장하는 한 불신자의 대열에 남아 있을 뿐이다. 진실로 하나님 그분은 바로 마리아의 아들 메시아입니다 라고 말하는 자들은 불신자들이니...(꾸란 5:19) 이와 같은 계시가 꾸란 5:75 서두에 다시 한번 반복된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 자신이 다음과 같이 그의 백성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가 말하기를, 오 이스라렐 자손들아, 나의 주님이며 너희의 주님이신 하나님께 경배하라. 실로 하나님께 다른 것을 비유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그에게 천국을 금하셨으며 지옥이 그의 거처가 되리라...(꾸란 5: 75) 아랍어로 쉬르크는 그 뜻이 하나님과 같은 서열에 두고 숭배되는 대상으로 이는 곧 다신론과 다신교를 의미한다. 이슬람 전통에서는 만유의 주, 지고의 절대자께 다른 어떤 피조물을 비견하여 놓는다는 것은 곧 신의 유일성을 침해하는 가장 큰 죄인 것이다. 위 꾸란 5: 19와 5:75에서는 하나님께 다른 것을 비견하는 자가 되지 말것을 기독교인들에게 경고하고 있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사실상 오늘날 무슬림들은 기독교인들을 뮤슈리쿤(다신교도, 우상숭배자)이라고 부르고 있다. 예수를 쉬르크로 둔 자들이기 때문에 결국 다신교도로 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삼위일체나 예수에 대해 소위 성신이라는 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불신자들의 행위임을 꾸란에서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삼위 중의 제3위이십니다고 말하는 자들은 불신자들이라. 하나님 한 분밖에 신은 없느니라. 만약 그들이(그렇게)말하고 있는 것을 그치지 않는다면 분명코 고통스러운 징벌이 그들 중의 불신자들에게 닥쳐오리라. (꾸란 5: 76)
여기서 언급된 쌀리스 쌀라싸틴(삼위 중의 제3위)은 삼위일체론 중의 성신이라는 말로 하나님은 오직 1위 뿐인 무슬림에게는 무의미한 말일 뿐이다.
이슬람 전통에서 볼 때 기독교인들이 길을 잃고 헤메는 자 가 된 첫째 요인은 이와 같이 예수를 신격화하여 하나님 존재에 대해 거짓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는 진리인 꾸란 과 샤리아(이슬람법)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회개와 함께 이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 길로 되돌아오는 선행조건이다. 하나님에 대해 거짓을 말하고 진리가 왔을 때 그것을 거짓이라고 생각한 자보다 더 잘못을 저지르는 자 누구냐? (꾸란 39:3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찌하여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고 그분께 용서를 구하지 않느냐? 하나님께서는 관용하시고 자애로우신 분이시도다.(꾸란 5:74) 말하라, 성서의 백성들이여! 진리 이외에 너희의 종교에서 지나치지 말라. 그리고 이전에 길을 잃고 헤메었던 사람들의 사욕에 순종하지말라.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길을 잃게 하였도다. 그들은 옳은 길에서 이탈하였노라.(꾸란 5:77) 여기서 쓰여진 아랍어 동사 달라는 길을 잃고 헤메다 혹은 떠돌아 다니다 라는 뜻인데, 이 계시의 중간에서 쓰여진 것처럼 4형 동사 아달라 가 되면 길을 잃게 하다 라는 뜻이고, 마지막 부분의 달라 안 이 사빌은 옳은 길에서 헛갈리다 의 뜻이다. 또한 여기서 옳은 길을 표현한 싸와 이 싸빌 은 이 글의 첫 머리에서 언급한 올바른 길, 즉 씨라딸 무스타낌 과 동의어이다. 따라서 이 계시의 의미는 성자론과 성신론을 받아들임으로써 옳은 길에서 헛갈려 방황하였던 무리들의 길을 따르지 말고 올바른 길, 즉 이슬람의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유대교와 기독교인들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예수에 대한 이슬람 전통에서의 신성 부정은 최후심판의 날에 하나님과 그의 종 예수 사이에 나누는 다음과 같은 대화식 계시에서 확연해진다. 그날 모든 신의 사자들뿐만 아니라 죽은 자와 산 자 모두가 하나님 앞에 줄서 모이게 되고, 이때 하나님은 그의 사자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공동체에 받아들여졌고 그들은 무엇을 그 공동체에 전하였는가를 물으실 것이다. 예정된 물음 중 예수에 관한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보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리아의 아들 예수야, 네가 사람들에게 나와 내 어머니를 하나님 외에 두 신으로 섬기라 말하였더냐. 예수가 말하기를 당신께 찬미드리옵니다. 만약 제가 그렇게 말하였다면 당신께서는 그것을 이미 아셨을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제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다 아시나 저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옵니다. 진실로 당신만이 감추어진 것을 다 아시는 분이십니다 (꾸란 5:116)
예수 스스로 성신론 신앙을 부인한 위 성구는 무슬림 전통사회에서 가장 빈번하게 삼위일체 부정론에 인용된 것이다. 그런데 혹자는 이 계시의 내용으로 보아서 이슬람 전통에서 부정하는 기독교의 삼위일체가 하나님, 그의 아들 예수, 마리아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정통 기독교 교리의 삼위일체과는 상이한 것으로, 오히려 삼신론, 삼위이체론적 개념아 짙은 것이거나 일면 마리아를 숭배하는 기독교 종파와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이다. 그러나 무슬림들은 이것을 반박한다. 먼저 이슬람 전통에서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이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아버지라는 호칭이 비록 창조주와 피창조물 간의 정신적 유대를 가장 밀접하게 표현한 의미상의 말일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절대성과 지고성에 대한 불경한 행위일 뿐이라고 간주한다. 아버지라는 말은 상대적인 어머니를 연상하게 할 수 있는데, 비록 그런 혈연적 관념에서는 초월할 수 있다 하더라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이것은 알라의 유일성을 침해한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어떠한 은유적 의미로도 아버지 하나님이라는 호칭은 무슬림 사회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인간은 하나님이 루흐(영)를 불어넣어 탄생했음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영적 의미에서의 자식이고 이는 곧 하나님이 인류의 정신적 의미에서의 아버지라는 논리뿐만 아니라, 그렇게 일컫는 것 자체가 거부되고 금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이슬람 전통에서는 성부 라는 개념을 찾아볼 수 없고 마찬가지로 예수에 대한 성자, 성신 개념도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예수의 신성 부정과 그의 인격설은 단지 무슬림들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대인들이 처음 제기한 이래로 에비온주의 쫒는 에비온파, 고린도 교회, 바실리데 복음서 교파 등 초기 기독교 분파들이 주장했고, 알렉산드리아의 사제 아리우스의 주장을 따르는 아리우스파, 시리아 안티오크의 주교였던 파울루스의 단일신론을 따르는 파울루스파 역시 예수를 단지 예언자로서만 받아들인다. 현대에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는 일부 교회들, 특히 유니테리언 교회와 만인 구원론자들 교회, 존 토머스가 세운 크리스터텔페언,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고 예수를 신으로 예배하지 않는 여호와의 증인 등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