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속도가 빨라졌다. 그래서인가
가는 곳곳마다 방지턱이 즐비하다.
빨리 가려해도 어느 순간에 나에게 제동을 걸어준다.
지난주에 한림에 있는 '명월리'라는 마을에 다녀왔다.
그 곳은 변함없는 제주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조금은 들 서운한 마음이었다.
제주의 남쪽 끝에 송악산이 있다.
입구에서부터 뚝딱하고 시멘트의 골격을 드러내며 공사현장을 목격하니,
자꾸만 새로운 모습으로 선 보이려하고 있었다.
미세먼지와 더불어 도시의 경관을 선 보이니,
송악산의 아름다운 비경이 울고 있다.
몇 년 전 제주살이 할 때 송악산 둘레길을 찾았다.
그 때는 혼자였기에 쓸쓸했지만,
지금은 열둘이나 되니 외롭지도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도 열 두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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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은 모양새가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모여 이루어져 있다.
주봉의 높이는 해발 104m. 서북쪽은 넓고 평평한 초원지대이다.
주봉에는 둘레 500m, 깊이 70m 정도 되는 분화구가 있는데.
그 속에는 아직도 검붉은 화산재가 남아있다.
송악산은 소나무가 많다고 하여 불리어 졌다고 한다.
예전의 송악산은 동백이나 후박나무들이 많았고, 뱀이 많았다고 한다.
송악산이 산불로 타버리고 그 이후에 입송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나무가 심어진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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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이름은 절울이오름이라 한다. 제주말로 ‘절’은 파도를 말한다.
파도가 부딪쳐 울린다고 하여 ‘절울이’ 라고 불렸다.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는 고기잡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서방을 잃은 여인의 곡소리 일수도 있고,
나라를 잃어 절규하는 민족의 울음소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난 파도치는 절울이에서 나의 소리 아니 ,
내가 상상하는 소리는 무엇으로 들려올까 생각하며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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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은 이중분화구를 가지고 있는 수성화산이다.
두 번째 폭발은 물을 만나지 않은 육성화산이기에 주상절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큰 분화구안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 알오름이 99개나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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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멀리 마라도, 가파도가 보인다. 어느 해 11월,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에 갔을 때는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한 바퀴 돌아보니
머리는 함지박이었다, 바쁜 와중에
배 시간이 임박해도 자장면을 먹고 오겠다고 박박 우기던 기억이 떠 올랐다.
예전에 말 목장이었던 가파도는 지금은 황 보리로 뒤덮여 있다.
지난 사월에 친구들과 가파도에 다녀왔다.
황 보리밭에 빨간, 파랑 철지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사진 속에 노랑, 빨강, 파랑을 보니 점입가경이 따로 없었다.
송악산 정상에 오르니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가까이 보이는 최남단의 마라도와 가파도, 형제섬, 우뚝 솟은 산방산,
멀리 보이는 한라산,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끝이 없는 바다,
이 아름다운 비경이 여기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은근히 자부심이 나에게 힘을 실어준다.
바닷가 해안 절벽에는 일제 때 일본군이 만든 진지 동굴이 여러 개 있어,
지난날의 우리 조상들의 아픈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거꾸로 돈다는 것 괜찮은 것 같다.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처럼 ….
송악산에 알오름들이 있다. 99개나 되는 알오름 (새끼오름)이다.
절울이에서 날아긴 송이들이 하모리층을 만들었다.
동서로 나눠진 두 알오름은 동알오름, 서알오름이다.
거리를 두고 잇는 오름 사이에 있는 오름을 셋알오름이다.
셋알오름에는 역사의 현장을 짐작하게 해 주는 고사포 진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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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비행장은 중·일 15년 전쟁이 시작되기 전,
1931년에 건설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5년에 걸쳐 비행장을 건설하고, 중국 난징을폭격하기 위한 폭격기지로서 이용했다.
알뜨르비행장은 일본 본토 결전작전 비행부대의 후방기지이면서
일본과 중국대륙을 잇는 항공로의 연접기지로서 성격이 변화하였다.
그만큼 제주도가 동남아 지역에 지정학적으로 중심부에 속하고 있다.
고사포진지를 보니 어찌나 단단한지 , 국민들을 강제동원하여 노역을 시킨 것을 생각만하면
뜨거운 것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 한낮 더위와 더불어 몸을 달구고 있었다.
미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하지 않았더라면,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은 재가 되었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다. 그리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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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영미언니의 맛있는 점심
아마도, '스승의 날' 잊지 않으셨나보다.
제 아무리 난다,긴다 하여도 삶의 경륜은 어찌할 수 없나보다.
제철의 음식을 먹으니 신선해서 즐겁고,
좋은 벗들과 같이하니 꿀맛이라 즐겁고
고추밭에, 꽃밭에 앉으니 즐거움이 더 고조됨이더라.
퀵, 퀵, 슬로우, 슬로우 무슨 뜻일까.
나는 천천히 가고 싶은데,
세상은 나더러 빨리 쫓아오라고 했다.
한동안은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하고 살던 적이 있었다.
한 때는 세상이 내 위주로 돌고 있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하고 살았다.
겸손이란 걸 모르고 살때, 저 멀리서 별동별이 가슴을 달구었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가장 힘든 일을 하나하나씩 하고 나니,
그리도 쉬운걸…. 이런 마음을 갖는 것도 순간일지도 모른다.
순간이 반복되길 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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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을 읽노라니 꼭 그곳에 있는 느낌이 듭니다. ^^
사진들이 참 좋습니다.
슬로우 퀵퀵은 세상사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거 아닌가요?
때론 빨리 그러다 천천히, 빠르게 느리게 ㅎㅎㅎㅎ
세상사는 재미가 느껴집니다.....자리회 셋트메뉴, 훌륭했어요, 감사합니다^^
슬로우 퀵퀵~~쉘 위 댄스???
잘 읽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