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설립된 미디어 플렉스는 오리온 그룹의 영화 사업부 지주 회사이다.
극장 사업인 메가박스를 영화 투자, 배급사인 쇼박스와 합병하면서 영화 컨텐츠를 갖춘 대규모 극장 체인의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최근 프리머스 시네마가 극장사업에 가세하면서, 미디어플렉스(쇼박스+메가박스), 플래너스 엔터테인먼트(시네마서비스+프리머스), CJ엔터테인먼트(CJ엔터테인먼트+CGV) 등을 위시로 한 3강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대폭 위축시켰다.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함께 가정에서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소비를 자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의 시장 규모가 97년과 99년 사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사실(Exhibit 5 참조)은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에 큰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1999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쉬리”가 흥행에 대성공하면서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써의 그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주었다.
한국 영화의 지속적인 흥행에 힘입어 한국 대중문화 예술 중에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단연 높아졌고 문화예술 시설 입장 비율에서도 26.6%로 다른 시설보다 월등한 우위를 나타낸다. 또 주 5일근무제로 인해 여가시간활용 부분에서 영화가 차지할 비율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도입된 멀티플렉스는 한국 영화와 극장문화의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
한국의 복합 영화관은 1998년 국내 최초로 생긴 CGV 테크노마트점을 그 시작으로 한다. 10개 넘는 스크린에서 관람객들은 다양한 영화를 골라볼 수 있었고, 넓고 쾌적한 공간을 소비자에 제공하며 업계 일대에 혁신을 불러왔다. CGV 등장 이후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와 같은 후속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했고, 기존 유명 영화관들도 멀티플렉스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전국적으로 멀티플렉스 붐
이 일었다. 그 결과 98년 전체 500개에 머물렀던 국내 스크린은 2002년 1,000개를 넘어섰고 98년 연간 5천만 명 수준이었던 관람객은 2002년 연간 1억 명을 돌파했다.
IMF 외환위기는 오리온 그룹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경영 위기 상황을 맞아,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우그룹은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이때 나온 대우의 매각 자산 중에 하나가 케이블 영화 채널인 DCN이다. 당시 컨텐츠 확보를 통한 채널 확장을 꾀하던 오리온 그룹의 케이블 사업부는 DCN인수를 위해 대우그룹과 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자금사정이 어려웠던 대우 그룹은 DCN 뿐만 아니라 당시 강남지역에 소유하고 있던 씨네하우스 극장과 아셈 컨벤션 센터에 건립 중이었던 멀티플렉스 17개관까지 동시에 인수할 것을 요구했다. 우연히 찾아온 영화관 산업의 기회를 잡기로 결정한 오리온그룹은 DCN 인수의 경쟁자였던 중앙일보를 공동 파트너로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메가박스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CGV로 영화관 산업을 선점하고 있던 CJ 그룹이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아셈컨벤션 센터는 국가 시설로써 그 내부 시설을 개인 사업자 임의대로 매매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1998년 7월 멀티플렉스 건설 작업에 착수한 이후에 불거진 경쟁사와의 재입찰 문제는 오리온그룹에게 거대한 위협요소가 되었다. 임의 매매 불가 조항에 발이 묶였던 오리온그룹은 재입찰의 위기상황을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외국 회사와의 합작이었다. 이 때문에 오리온그룹은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 업체인 미국 LCE(Loews Cineplex Entertainment Corp.)사와 협의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전격적 으로 조인트 벤처를 구성하게 된다.
오리온그룹의 영화관 사업은 대우 그룹으로부터 DCN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우연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행정적인 절차 이외에도 인수자금을 확보(참조: 대우그룹 구조조정 테이블)해야 하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그룹은 국내와 해외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했으며, 특히 미국 LCE와 JVA(Joint Venture Agreement: 합작투자 계약서)를 체결함으로써 미화 2,100만 달러(한화 약 2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해외자본과의 제휴를 통해 오리온 그룹은 처음 진출하는 영화관 산업에서의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고 해외 기업으로부터 영화산업 및 극장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 받음으로써 영화관 운영에 대한 선진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었고 2000년 5월, 마침내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코엑스몰에 동양 최대 규모30)의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1호점이 개장하였다.
ONE-STOP ENTERTAINMENT를 모토로 하는 CJ CGV는 오리온 그룹의 메가박스와 비슷하게 쇼핑과 영화관을 결합해 문화 시너지를 추구하는 영화관이다.
또한 모기업의 거대한 자금 지원과 한국 영화 산업의 부흥기를 맞아 해를 거듭할수록 그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었다. 앞서 진출시기에서부터 그러했듯이, 오리온 그룹의 메가박스와 CJ CGV의 치열한 경쟁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그러나 메가박스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런칭 이후 1년 만에 2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선두 기업을 바짝 쫓아가기 시작한다.
메가박스가 입점해 있는 COEX MALL은 백화점, 호텔, 박물관, 수족관, 국제회의 센터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한국 최고의 복합 문화 공간이다. 또한 그 지리적으로 각종 사무실이 몰려 있는 강남지역의 요충지인 테헤란로에 있으면서 잠실, 대치동 등 아파트 밀집 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에 위치해 있다. 지리적 탁월성에 더해 메가박스는 동양 최대 규모의 영화관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어 CGV보다 대규모 공간을 확보하고 양질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
1999년 런칭 당시 메가박스는 업계최초 온&오프라인 영화관 단독광고를 실시했다. CJ CGV가 선점기업 효과에 힘입어 상당한 브랜드인지도를 달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메가박스는 시장진입을 하면서 브랜드인지도 확보를 위해서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의 영화관의 홍보 방법은 상영 영화와 그 스케줄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메가박스는“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관”을 표방하며 영화관 자체를 홍보하는 광고를 병행하였다. 이는 기존에 영화관람 만을 위해 영화관을 방문했던 관람객들에게 그 영화관 자체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분위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선호 욕구를 창출해 내었고, 메가박스만의 세련된 영화관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SHOWBOX는 영화제작 투자 및 배급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써 극장사업을 담당하는 메가박스 Cineplex와 함께 오리온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 사업 계열사이다. 1,200만 명의 관객을 모아 역대 최대 관객 동원을 기록한 `태극기 휘날리며`의 제작 배급사이기도 한 쇼박스는 첫 작품‘색즉시공’이후, `범죄의 재구성` `효자동 이발사 `시실리2km` 령` 주홍글씨`에 이르는 흥행작들을 선보이
며 시장 진출 1년 반 만에 업계순위 1위로 등극하였다.
메가박스가 영화관 사업에 진입할 당시만 해도 오리온은 영화 제작과 배급 사업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역사적으로 대기업이 손을 댔던 영화 제작 사업이 중도 하차하거나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었다. 제조업이 모기업의 자본을 발판삼아 흔한 말로 영화판에 뛰어들었던 삼성영상사업단이 무형의 창작과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5년 만에 철수해야 했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 컨텐츠 사업은 부분적으로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나 운영 방법에 있어서는 영화관 사업과 전혀 다른 시각을 통한 구조적 개편이 필요했다.
런칭 이후 10여개의 작품에 투자, 제작과 배급을 하면서 쇼박스는 큰 실패가 없었음은 물론 꾸준하게 흥행 영화들을 개봉하고 있다. 확률 산업이었던 영화산업에서 이러한 쇼박스의 성적표는 시장 구조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유명 감독과 배우에게만 의존하는 스타시스템에서 탈피하여 작품 선택 시점부터 관객의 시점에서 분석하고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쇼박스 설립 전 튜브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했고 강제규 필름과 에이라인에 참여할 기회도 있었다.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 모색한 다양한 방법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영화 제작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제작시장 각 주체마다 역할의 발상전환이 필요했다. 그래서 소위 시스템을 관리하며 누수를 막는 총제작자(Executive producer)의 역할이 필요했던 것이다. 국내 블록버스터가 지지부진한 것도 거대한 제작비를 운영할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대기업의 마인드가 충무로와 오버랩 되기란 쉽지 않았다. 선도기업이었던 CJ엔터테인먼트는 각 제작사와 인하우스36) 형태의 패밀리를 이뤄 투자를 하고 완성된 컨텐츠를 받아 배급을 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투자자인 CJ엔터테인먼트가 컨텐츠를 받기까지 제작 공정에 아무런 영향력을발휘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CJ엔터테인먼트는 양질의 영화보다 배급력을 통한 시장지배력의 확대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와는 반대로 쇼박스는 영화 컨텐츠 사업의 선봉에 서 있는 투자자가 그 생산 과정에 통제할 수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원칙를 세우고 제작과정에 참여하였다. 여기에는 운영진의 경험도 크게 기여하였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모션플랜(PPP) 활동에 참여했던 정태성 상무는 한때 지명도 없던 부산영화제를 3년 만에 세계서 손꼽히는 국제영화제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다. 세계 각국의 미국 영화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영화계 현실을 체감한 정 상무는 기획과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한국 영화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때문에 탄탄한 시나리오와 제작력이 밑바탕 될 수 있는작품에만 투자하였고, 주요 제작사 및 투자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상펀드를 구성하여 자금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쇼박스는 메가박스 극장체인을 통해 안정적인 배급라인을 확보하였고, 모기업의 사업부인 HBO, OCN등 케이블 TV채널, Bennigans, Buy the way 등 외식/유통 사업 계열사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서의 마케팅 기반을 갖추고 있다.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쇼박스를 통한 컨텐츠의 확보는 오리온 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에 커다란 밑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형성해놓은 네트워크(메가박스, 온미디어)를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컨텐츠 사업 부문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one source multi use’의 개념을 실제 그룹차원에서 이행하기 위해서는 컨텐츠 사업으로의 진출이 필요했습니다.”
— 쇼박스 김우택 대표이사 인터뷰 기사에서 —
그러나 업계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쇼박스는 오리온 그룹 내에서만의 역할에 만족할수는 없다. 아직 체계화 되지 못한 영화 산업에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며 스스로 자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을 스스로 이겨낼 힘을 길러야 한다. 소위‘대박’을 터트리는 자체 제작 영화들을 비롯하여, 외국 영화 컨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모회사인 CJ가 지분참여로 미국 드림웍스사의 컨텐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영화배급에서 강한 경쟁력 발휘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국내 배급업계의 거물 시네마서비스는 국내영화 제작사와의 긴밀한 관계로 국내영화에서 40%가 넘는 배급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해외영화는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해외 배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쇼박스 또한 세계 유수의(특히 헐리우드 영화 컨텐츠 회사)와의 장기적인 협력을 통해 외화의 정보수집 및 구매 등 안정적인 line up을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획기적인 흥행에 힘입어 소개 수준에 그쳤던 한국영화의 수출 노력이 흥행을 위한 수출로 바뀌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더욱이 한국 영화의 내수 시장 규모가 작다는 한계를 지는 상황에서 해외 수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 한정할 경우 시작부터 작품의 질과 비례하는 제작비 책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수출을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문화와 직결된 영화 산업의경우 유럽과 미국 등 서양과는 그 문화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해서는 우선 문화적 동질성을 지닌 아시아에서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2008년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미디어 플렉스도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가 영화 산업을 총괄하여 외국 영화의 10% 정도만이 상영될 수 있는 특이한 시장여건을 고려하면 전면적인 진출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단계이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한 올해 초, 쇼박스는 관객점유율 60%를 기록하며 전국 440여개의 스크린을 장악했다. 타 경쟁자에게는 폭풍 같았을 이 시기를 통해 한국 영화는 관객 1,000만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지만, 극장 유통망을 장악한 대기업들이 제작 분야까지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져 나왔다. 흥행 대박만을 쫓다가 자칫 이제 막 `산업`의 모습을 갖춰가는 영화 시장의 토대를 흔들어 놓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였다. 특히 제작과 투자 배급, 극장 유통망 까지 갖추고 영화의 산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나 오리온, 롯데 등이 경쟁이 심화 됨에 따라 제작(컨텐츠)사업과 극장 유통사업에서 자사 영화만 끌어주는 경우, 몇 개 기업에 의해 한국 영화 산업이 잠식당함으로서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메이저 스튜디오들인 워너브라더스나 유니버셜, 소니 등이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극장 유통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막아 컨텐츠에 자본을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헐리우드 영화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반면 일본은 송죽, 동보등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극장 유통망을 동시에 가진 독점 체제를 갖추면서 자국 영화 시장의 부흥에 실패했다.
영화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작사들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스스로 시장의 질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오리온 그룹의 미디어 플렉스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 해 협력과 경쟁의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
오리온 그룹이 지난 2002년 쇼박스를 설립하여 배급업에 뛰어듦과 동시에 영화산업에서도 두그룹은 전면전을 펼치게 되었다.
영화산업에서의 대결은 한마디로 수직과 수평의 대결이다. CJ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CJ영화 산업 부분과 메가박스+쇼박스‘박스’연합군간의 대결 구도이다. 오리온의 경우, 메가박스 경영과 쇼박스의 경영이 보조를 맞추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김우택 본부장이 두 회사의 대표지만, 서로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메가박스는 쇼박스 중심의 상영작 구성을 하지 않고, 쇼박스는 메가박스를 의식한 영화를 제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한 지붕아래 있지만 서로 다른 살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CJ의 경우는 non-stop 체제이다. 오리온 그룹보다 영화산업에 먼저 진출하여 상당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
1998년 CGV 강변점을 시작으로 한국에 멀티플렉스 시대를 열었으며,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하여 우수한 제작 능력과 배급능력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CJ의 영화산업 전략은 CJ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영화를 한국에서 가장 많은 영화관을 보유한 CGV에서 개봉한다는 것을 전제하에 진행된다. 오리온에 비하여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여 시너지 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non-stop 체제를 구축한 CJ그룹이 영화산업에서 실행하는 핵심 전략은 물량전이다. CGV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확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역 주공공이를 인수하였으며, 콘텐츠 기업 플레너스를 인수할 당시 그들이 소유하고 있었던 프리머스 마저 흡수하면서 명실 공히 한국 극장가의 대부자리를 확고히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과 배급 부분의 경우도 플레너스를 인수하면서 얻은 시네마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 영화업계의 최대 제작 및 배급사의 위치를 굳힌 상황이다.
오리온 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전략은 언뜻 보면 아무런 기준 없이 각 시장 환경의 특이성, 시기와 흐름을 잘 읽고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오리온의 단기 시장적응 전술이 뛰어 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봤을 때 오리온 그룹은 크게 3가지의 일관된 장기 전략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J 그룹과의 경쟁구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리온 그룹의 ‘각개격파’전략은 한 사업부의 성장에 기대어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려고 한다면 두 사업부 모두 충분히 성장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보다는 결국 제살 깍아 먹는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사업부가 충분히 성장하여 온전한 1이 되었을 때야 비로소 1+1은 2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
그룹 차원으로 3개의 사업부를 통합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즉, 각각의 기업이 충분히 성장하기 전에 무조건 합친다면 0.5+0.5는 1 이하의 결과를 낳아 결국에는 두 사업부 모두의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리온 그룹은 그룹차원보다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개별 특화 전략으로 진출하였던 것이다. 현재 각 사업 분야에서 1, 2위로 성장한 오리온 그룹의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는 사업별 제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의 튼튼한 기반이 되고 있다.
생소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또는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오리온 그룹은 외국 기업과의 제휴를 시도함으로써 선진 노하우를 벤치마킹 할 수 있었다. 각 사업 별로 스승 격인 글로벌 넘버원 해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학생의 입장에서 운영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의지였다.
온미디어는 투니버스 시절 AOL을 통해 운영기술과 해외콘텐츠를 도입,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다. 최근 온게임넷, QWINY와 같은 콘텐츠를 자체 제작, 생산하였는데, QWINY의 경우 1년 만에 시청률 8위를 기록할 정도로 케이블 산업에서의 기반을 공고히 하였다. 미디어 플렉스는 LCE(Loews Cineplex Entertainment Corp.)사와의 제휴를 통해 운영노하우를 쉽게 배울 수 있었고,
이를 보다 발전시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메가박스의 브랜드 파워를 이끌어 낸다. 최근 합작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메가박스의 성공적 노하우를 역으로 배워가거나, 투자 유치를 위한 모범 사례로서 한국을 방문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riseON 역시 Zemiro의 첫 작품‘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하면서 영국 RUG사와 합작을 통해 한국의 대형 뮤지컬 공연 시장을 개척하였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사업 확장과 진출의 시기에 오리온 그룹은 외국사나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그룹의 미래가치와 성장 잠재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외국자본이 국내보다 훨씬 엄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투자를 평가한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외국인 투자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약 10년간의 노력 끝에 오리온 그룹은 스승의 가르침을 뛰어 새롭고 혁신적인 노하우를 생산해 내는 자생력을 갖추게 되었다. 더 나아가 동일업계 귀감(龜鑑)이 되는 새로운 스승으로 그 경영 능력을 국내외적 으로 인정받고 있다.
양질의 운영노하우를 기반으로 신규시장에 진출한 오리온그룹은 기존의 무질서한 국내 엔터텐인먼트 산업 영역을 점차 질서정연하게 획기적으로 재편시키며 사업을 수행해 나갔다. 관행에 적응하기보다 새로운 룰을 탄생시키는 것이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경쟁력이라고 확신했기때문이다. 케이블 사업에서는 RO와 SO의 관계 재정립과 WINDOW의 관계 정립 그리고 거품을 가라앉힘으로서 새로운 수익구조의 창출을 가져왔다.
riseON은 관행이었던 초대권의 개념을 재정립하여 수준 높은 작품은 제값을 내고 보겠다는 관객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으며, 네티즌 펀딩을 통해 연극이 단지 배고픈 예술이 아닌 대중의 인기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와 연계 마케팅을 통해 문화소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시장에 소개하여 다른 기업들의본보기가 되었다.
미디어 플렉스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극장 산업에서의 기존 상식을 깨뜨렸다. 이러한 노력들은 기존 구멍가게 수준이던 각 영역을 산업으로서 체계화 시키면서 질서를 체계적으로 재편하였으며 더불어 오리온 그룹은 시장을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길 없는 길을 개척하는 오리온 그룹의 이런 행보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또 하나의 신생 산업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스포츠 toto이다.
실제로 인수 시점에서 6만 원대의 주가가 반토막 나버리는 외부적 불안상황을 겪었지만, 최근 오리온의 주가가 8만 원 때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는 스포츠 toto의 선전도 한몫을 차지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오리온의 수완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