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놀기 좋은 6월하고도 10일. 작년같았으면 모기가 많았을텐데 요즘 서늘한 날씨 때문인지 모기는 가뭄에 콩나는 정도^^
동생들 배려 잘하고 얌전한 놀이를 좋아하는 유주.
조금은 과격하고 에너지 넘치지만 정많은 지온이.
눈 동그랗게 뜨면서 호기심 표시하고 재치넘치는 하랑이.
웃는 모습이 예쁘고 재치있는 말 잘 하는 하루.
바위도 겁내지 않고, 뭐든 척척 잘 받아들이는 준영이.
그리고 멋진 어치^^ 이렇게 여섯명의 탐험대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우선 모든 일정을 친구들에게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부모님과 이별인사를 하고 헤어진뒤 20걸음도 채 걷지 않았는데 벌써 '힘들다'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죠. 어치의 생각대로 갔던 탐험대는 접어버리고, 친구들의 의지에 따라 동선을 잡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무래도 남을 무작정 따라간다는 것 자체가 기운빠지는 일이겠죠.
어치가 따라만 가겠다고 선포했더니 바로 놀이터에서 놀잡니다. 좋은 의견!!!
그렇다면 '짚라인'도 스스로 타야 해~~ 했더니, 짚라인을 평지에서 타는 법을 알아냅니다. 그런데요 후훗~~~짚라인 원반에 올라앉는 것까지만 스스로 하고, 그 다음은 제가 끌어줘야 했어요. 그래서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 그러나 어쨌든, 높은 곳에 올라가서 원반에 앉는 것은 아직 할 수 없으니, 아래쪽에서 원반에 올라앉는 방법을 알아낸 것이 어딥니까. 어치는 그저 친구들의 멋진 방법에 박수를 쳐 줄수 밖에 없었어요.
실컷 놀다 여기서 간식도 먹자고 합니다. 그래!! 오늘은 놀이터에서 간식을 먹자.
가만히 뒀더니, 얼마나 잘 놀면서 먹는지요. 서로 한개씩 꺼내서 나눠먹기도 하고, 자기것을 자랑하기도 하고.
어치가 숲에서 간식시간을 갖는 목적이 화합이며 나눔인데, 거기에 딱 맞지 뭐에요^^
어치에게도 간간이 간식을 건네기도 하면서, 저희들끼리 신나는 시간을 갖네요. 보기에 정말 좋았어요.
간식을 다 먹고 산으로 이동하면서 미끄럼틀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가방을 벗고 다시 매고.... 하다 지치기도 하고 불편해서 가방을 맨 채로 타기로 합니다. 두번만 타고 이동합니다.
아예 여기서 점심도 먹자고 할까봐, 살짝 꼬드기기 시작했어요. 물놀이도 해야지, 흙놀이도 해야 하는데, 여기에만 있다가 너무 더워지면 움직이기도 힘들어진다..... 어떻게 할래?????
물놀이라는 소리에 모두 가방을 싸기 시작합니다. '곰솔모둠은 벌써 계곡에 들어갔겠지???' 저희들끼리 추측도 해 보면서 가방을 서둘러 쌉니다. 그리고는 까마득한 계단을 오르며 다시 힘들다며 '곡'을 합니다. 못 들은체 합니다^^;;
와우~~ 다음달에는 빨간 딸기같은 열매가 열리겠지요? 산의 딸기나무 '산딸나무'꽃이 정말 예쁘게 피었어요.
곰솔모둠의 윤슬이가 쌍살벌집을 지어왔는데요. 작년에 지었던 것인가봐요. 잎 하나에 요렇게 예쁜 집을 만들었네요.
풀을 들여다 보다가 이렇게 예쁜 벌레를 보았답니다. 등딱지가 몰캉하면서 투명한 이 친구는 거북이와 비슷한 우리나라 토종 '남생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남생이잎벌레도 있고, 모시금자라남생이도 있고요.. 요런종류도 몇 되지요.
아하하~~ 여름에는 숲에 흰꽃이 피고 빨간 열매가 열려요. 딸기꽃은 흰색, 열매는 빨강색, 딱총나무꽃은 흰색, 열매는 빨강색. 이것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흰꽃은 벌이 좋아하니 벌을 잔뜩 불러 꽃가루받이를 하구요, 빨간색은 새들이 좋아하니 새를 불러 씨앗을 퍼트리는 거죠.
곰솔모둠이 벌써 계곡에서 흥건하게 젖어 놀고 있을때 우리는 위에 먼저 가서 놀자~~
하고 꼬셔서는 산으로 출발했는데요... 우리 친구들을 가만히 보니, 어제 힘들었나봐요.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다며 앉고 싶어하는군요. 다음달 우리 탐험대날에는 전날 일찍 재워주세요^^
그래서 의자에 앉은 김에 단체사진을 똭 찍어봅니다. 개구진 친구들^^
우리친구들의 얼굴에 피어난 부드러운 솜털처럼, 숲속의 어린잎들에도 솜털이 돋아나 있어요. 얼굴의 솜털이나 나뭇잎의 솜털이나 자신을 보호한다는 목적은 똑같답니다~ 여기 자세히 보면, 아주 어린 잎은 흰색털이 보이구요, 오래된 잎은 금색털이 보여요. 이 잎은 잎 가장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잎 앞면과 뒷면에도 있어요. 동물들이나 애벌레들이 먹었을 때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잘 안 먹게 되겠지요.
오늘 산행의 목적지는 잣나무숲이었답니다. 그런데 어치모둠 친구들이 산을 오르다 옆의 널찍한 바위계곡을 보더니,
"어치 여기 가면 안되요?" 물어보네요.
"아니 안될 게 어딨어? 오늘은 우리 어치모둠 친구들이 가자는 대로 갈 겁니당~~"
그런데 말이죠.... 어치는 정말 깜짝 놀랬지 뭡에요. 우리 친구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기쁨에 가득찬 표정과 몸짓을 보고 산을 더 올라간다면 그것은.... '배신'이죠 배신.
바로 누가 부추기기나 하는 듯이, 쉴 새없이 짧은 바위 미끄럼틀을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고.....
물을 기어가고 뛰어가고 어디가 미끄러운지 정보를 공유하고...
이런 모습을 보려고 탐험대를 운영하는 게 아닌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해 보았답니다.
유주는 몸이 젖는 것이 찝찝해서 싫다며 어치와 함께 했는데, 오늘 또 유주의 솜씨에 깜짝 놀랬네요 어치는.
대나무로 조각배를 만드는 법을 한 번 알려주었는데 얼마나 잘 접는지 놀랐어요. 나뭇잎이 빠지지 않게 솔잎 끼우는 것을 알려주었더니 어치보다 더 잘하네요^^ 눈치도 있고 솜씨도 좋은 우리 유주는 동생들의 밀려드는 주문을 받아 어치와 정말 열심히 조각배를 만들었답니다.
물에서 실컷 또 실컷 논 다음에는 스스로 양지를 찾아 몸을 말립니다. 그리고 쉬어갑니다. 하랑이는 양말과 신발을 벗어 말린다고 하고, 준영이와 하루는 나무토막을 가져와 치즈가루라면서 부수며 놉니다. 이 치즈가루는 널리 알려져서 많은 친구들이 함께 작업을 했지요. 실컷 놀고 나니 휴식도 알아서 취하는 자기주도식 놀이랍니다.
유주와 어치가 부지런히 조각배를 만드는데 자꾸 없어지는 거에요. 어디갔지? 했더니...
준영이가 한쪽에다 모두 모아놓고 진열하고 있었어요. 준영이가 만든 배는 왼쪽에서 두번째 큰 배^^ 댓잎을 몇개 붙여 테이프로 붙여 달라고 해서 붙였더니 근사한배가 되었네요.
치즈조각과 나뭇잎이 어우러진 또 다른 놀이가 펼쳐지네요. 오랫동안 지온이가 나뭇잎을 조물락 조물락 하더니 치즈쌈을 만들어 냈어요. 하루도 어찌 어찌해서 나뭇잎 바구니를 만들고, 그 안에 치즈가루를 가득 넣었어요. 그리고 누구의 작품일까요?
조각배에 치즈덩어리를 얹었어요^^
(여기서 치즈란... 썩어서 조직이 물러진 나무토막을 부수면 노랗고 흰 가루가 나오는데 이것을 치즈라고 부름)
언니가 만드는 조각배를 지온이도 만들고 싶다네요. 만들기 장인 유주에게 열심히 전수받고 있는 지온이입니다.
유주는 '만들기 장인'이고, 지온이는 뭐든 '하고잡이'랍니다.
하랑이는 배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고 그 배에 돛을 끼웁니다. 표정이 너무 귀여워 한장 찍어 놓았네요.
자~~ 이제 실컷 놀았다고 배고프다고 합니다. 이 계곡을 바로 빠져나가려는 친구들에게 '청소'를 제안합니다. 치즈가루가 바위에 어질러져 있어 이대로 두고가는 것은 마치 '쓰레기'를 두고 가는 것과 똑같아 보였어요. 친구들과 빗자루로 쓸 수 있는 나뭇가지를 마련해 청소를 시작합니다. 물까지 묻혀서 정말 열심히 청소를 합니다. 우리가 처음에 왔을 때와 거의 똑같은 수준으로 정리가 된 뒤, 청소기는 숲으로 돌려주고 기쁜 마음으로 내려옵니다. 우리 친구들 나이는 어려도 정말 대단해요.
평소 생활에서는 큰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는 밥을 먹어야 하는데, 오늘은 진짜로 배고픔을 느꼈기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먹습니다. 엄마가 만든 도시락을 자랑하며 먹어요. 식당의 김밥은 NONONONO!!
꼬옥 엄마의 정성이 들어간 도시락을 준비해주세욤^^ 그래야 이야기꺼리도 더 많아지고 행복해진답니다.
우리 동생팀은요 젖은 옷도 혼자서 잘 갈아입네요. 기본 생활훈련이 참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덕분에 어치는 짐을 싸는 것만 도와주어 한결 일이 줄었답니다.
산에서 내려오다 거품이 뭉쳐있는 모습을 보았지요. 산딸기나무는 가시가 많은데 가시많은 줄기에 거품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촉촉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는 거품벌레 애벌레집(그러나 거품벌레는 매미와 조상이 같고, 번데기를 만들지 않으므로 애벌레라고 부르지는 않음)을 발견했습니다. 까만 벌레가 들어있어요. 이 거품은, 거품벌레 애벌레가 산딸기나무의 물을 빨아먹고, 엉덩이끝에 있는 곳으로 물을 내 보내면서 거품을 만드는 것이랍니다.
밥을 먹고는 계곡에서 놀아도 되고, 어치랑 찰흙놀이를 해도 되는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 친구들 정말 오랫만에 찰흙놀이를 신나게 했기에 어치도 마냥 신났던 시간이었어요. 어치가 어깨가 빠지도록 들고 간 찰흙을 마음껏 풀어서 우리 친구들이 만들고 싶은것을 원없이 만들었던 하루였습니다.
차분한 유주가 오랫동안 앉아서 작품을 만듭니다. 지온이와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말이죠.
하루는 처음에는 별다른 형태가 없는 작품들을 만들다 찰흙에 물을 묻혀서 미끌미끌한 성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어치에게 비누같다면서 보여주러 왔어요. 한동안 찰흙의 미끌거림에 빠지는 하루입니다.
준영이와 함께 찰흙의 세계로 완전히 빠져 든 하랑이는 옷에도 찰흙놀이했다는 증거를 많이 묻혔네요^^
옆에서 누나가 하는 것도 슬쩍 보면서 비슷한 것도 만들고 말이죠. 오늘 찰흙놀이에 100% 몰입한 하랑입니다.
크게는 유주와 지온이, 그리고 3명의 개구쟁이가 자연스레 한팀이 되었습니다. 준영이가 처음에는 큰 돌에 찰흙만 계속해서 바르다가, 유주와 지온이쪽의 작품들을 따라 만들더니 나중에는 아주 근사한 것들을 완성합니다.
준영이의 몰입도는 200% !!! 하루와 하랑이까지 합세해서 저 큰돌에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어 올려 놓았어요. 준영이는 자신이 터를 닦아 놓은 곳에 친구들과 함께 만든 이 찰흙작품에 많은 애정을 가지게 되었지요.
하루, 하랑이, 준영이 작품입니다.
유주와 지온이의 작품입니다. 하나하나 떼어다 과자집에 팔고 싶은 에쁜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네요.
형들이 어항을 들고 옵니다. 밥알을 떡밥으로 넣었는데 이렇게 큰 물고기가 잡혔다며 마구 흥분을 하지요.
가까이서 보니 진짜 예쁘게 생겼네요. 형들덕분에 버들치를 가까이서 봅니다. 제법 몸집이 커서 좁은 어항에는 오래 가둬두지 않기로 약속하고 다시 오빠들에게로 보내주었습니다. 오늘 고기잡아서 엄청나게 흥분한 곰솔모둠입니다.
곰솔샘의 내공을 보는 순간입니다. 좁고 뾰족한 모서리로 균형을 잡아 세워놓았네요. 다음달에는 어치모둠도 한번 내공을 모아보기로 했답니다.
곰솔샘모둠의 지우언니가 딸기나무가 있는곳을 알려줍니다. 제법 잘 익어서 맛이 있더군요.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스스로 조심하게 한 다음, 가시에 찔리면 바로 소독하고 약을 바릅니다. 어려움도 스스로 이겨내야 하고, 오늘은 뭐든 스스로 해 보기로 했기 때문에 끝까지 이 프로젝트는 이어집니다. 가시를 피해서 아주 잘 따는 친구들입니다.
모두 한두번씩 산딸기나무에 다녀갔기에 어치도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던 찰나!! 한번 더 먹고 싶다며 하루와 하랑이가 방문합니다. 아까는 위쪽만 봤는데, 이번에는 아래쪽도 살피면서 제법 많이 따네요^^ 안목이 커지는 순간입니다.
계속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던 유주가왠지 물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손도 씻을 겸, 하루의 피로도 풀고 싶었나 봅니다. 물속을 휘저으며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옷을 갈아입은 준영이가 많이 안타까워했지요. 더 들어가지 못해서요^^;;
유주는 아직 어린데도 스스로 몸관리를 참 잘 하고 있어요. 동생들과 있어서 그런지 많이 큰 누나같답니다.
친구들이 놀고 있는 한편으로는 애기똥풀이 열매를 맺고 있네요. 저 열매들은 모두 바로 아래로 씨앗들을 떨어트립니다.
그러면 많은 개미들이 몰려들어 씨앗을 하나씩 물고 가지요. 씨앗에는 개미들이 필요로 하는 양분이 담긴 젤리가 붙어있어요. 그 젤리를 떼어내고 씨앗은 집 밖에 버려주니, 애기똥풀은 가만히 그 자리에서 개미집까지 이동을 합니다. 개미집은 적당히 볕이 들고, 물도 잘 빠지고, 적당히 은폐되어 있어서 식물들이 자라기에도 그만이지요.
길가다 애기똥풀을 발견하면 그 주위에 반드시 개미들이 보이는건 바로 이 이유때문이지요.
산을 내려오는데... 킁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합니다. 바로 밤꽃냄새랍니다. 밤나무 수꽃은 벌써 자기 할일을 다 하고 이렇게 길에 많이 떨어져 있네요. 작년에는 이 때 이 밤꽃을 보았는데 올해 또 만나네요.
밤나무 수꽃은 저렇게 길다랗게 생겼는데 암꽃이 궁금하시지요?
밤나무 암꽃은 수꽃이 달린 아래쪽에 있어요. 저 암꽃이 바로 밤송이가 되지요. 수꽃은 할일을 끝내면 땅을 떨어지고 암꽃만 남게 되구요, 다음달에는 아마 하나도 따갑지 않은 가시를 달고 있는 암꽃을 만나게 될겁니다.
오늘 친구들에게 '자율'의 시간을 줘봤지요. 결론은 역시 '잘했다!!!'입니다. 더 잘 놀고 더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지요.
다음달에는 더울테니 본격적으로 계곡놀이를 할 예정입니다. 계곡에 들어가기 전에 땀을 많이 내야 하니 오늘보다는 좀 더 걸어 볼 예정입니다. 금요일 저녁 꼬옥 일찍 재워주시고, 토요일 아침에 아침을 먹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멋진 어치탐험대 친구들과의 '자율탐험대'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준영이가 숲체험을 마치고 돌아왔을때의 그 개운하고 맑은 표정을 잊을 수 없네요
물놀이, 흙놀이, 숲탐험에 흠뻑 빠져 실컷 놀고 왔구나 하고 어치샘의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창원 탐험대의 도전은 언제나 저에게 감동입니다😍
자연이 만들어준 물미끄럼을 타고 노는
아이들 모습이 너무 이쁘네요!
산딸기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물미끄럼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마치고 오면 쫑알쫑알되는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어요ㅎㅎ
다음 달도 벌써 기대가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