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다메조 교수는 그의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석기시대의 유골 중 오래된 것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중형견보다 다소 작은 진도개나 일본의 기주개와 거의 비슷하다. 특히 진도견은 신석기시대의 것이 들어와 중형보다 약간 크고 주둥이도 약간 긴 개와의 혼혈형같다. 일본견도 혼혈형이 있으나 제법 고형(古形)의 것이 남아 있다. |
모리 다메조 교수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풀어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석기시대의 유골 중 오래된 유골은 중형보다 조금 작은 고형(古形)이다.
진돗개 가운데 체격이 조금 작은 개와 기주견이 고형에 해당된다.
반면 신석기시대의 유골(新型)은 고형보다 약간 더 크고 주둥이도 약간 더 길다.
진돗개는 고형과 신형의 혼혈형(중간형)에 해당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일본개는 혼혈형(중간형)보다 고형(古形)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모리 다메조 교수는 조선 고유견과 일본 고유견은 고형이며, 고형은 귀가 서고
꼬리가 말린 개라고 생각한 듯 하다. 그가 오랫동안 찾아 헤맨 개가 바로
일본 고유견을 닮은 조선 고유견이었으며, 진돗개와 풍산개가 고유견의
모습과 일치했던 것이다.
다만, 진돗개가 일본개보다 조금 더 크고 주둥이도 조금 더 길었기 때문에
혼혈형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임업시험장 보고서(조선견과 그 모피)를 작성한 다카기 고로쿠는 일제강점기의 조선개를
조선고유견, 조선재래견, 조선견, 혼혈견(잡종)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 가운데 조선고유견의 개념은 모리 다메조 교수와 일치하는데, 아래 그림 1과 같이
귀가 서고 꼬리가 말린 개를 조선고유견으로 생각했으며 그림 2와 같이 귀가 서지 않은 개를
조선재래견이라고 생각했다.
(사진1)
(사진2)
고유의 뜻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한 것'이며,
재래의 뜻은 '예전부터 있어 전하여 내려온 것'이다.
고유견이 현재에 존재한다면 재래견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재래견은 현재까지 전하여 내려온 것이지만 반드시 고유견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진돗개는 석기시대의 후예가 맞다면 고유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으므로 재래견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다카기 고로쿠가 조선재래견이라고 부르던 개는 귀가 서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관점에서 보면 조선고유견이 아니다.
하지만 어떤 개가 고유견인지는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석기시대의 유골에서는 귀의 형태를 알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귀가 서있었을 것이라는 것은그저 동아시아 개들의 형상에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당구(唐狗)라는 개가 나오는데 당나라 개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의 당구는 중국에서 들어온 개가 되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당구는 진돗개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귀가 서있다는 것만으로는 고유견이라고 단언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당구
현재 개의 기원에 관한 학설 가운데 동아시아남부 기원설과 중앙아시아 기원설이 있다.
다카기 고로쿠가 조선고유견이라고 생각한 개는 동아시아남부 마을개와 비슷하며
조선재래견이라고 생각한 개는 중앙아시아 마을개와 닮은 점이 있다.
현재로서는 동아시아남부 마을개들의 기원이 더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이권미 즉 귀가 서고 꼬리가 말린 개가 고유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앙아시아 마을개는 현재로서는 스텝 청동기시대(Samara_BronzeAge.C5)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동아시아남부 마을개들보다 늦은 시기로 여겨지고 있지만,
그것은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티벳지방의 마을 개
중앙아시아 마을개(티벳지역)들이 스텝 청동기 시대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지닌 것'에서
유추해 보면 중앙아시아(티벳)에서 우랄산맥과 알타이산맥 동쪽을 거쳐서 우랄산맥서쪽
으로 개가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충분이 있으며, 아니면 알타이 지역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의 두개골이 발견었으므로 고고학적으로는 알타이 지역의 개가 가장 오래된 개가
되는데, 알타이 지역의 개가 티벳 지역으로 전파되어 가장 잘 보존되었고, 가까운 우랄산맥
서쪽 지역(Samara)으로도 개가 전파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33,000년된 알타이 개 두개골
알타이 지방의 개
그러므로 동아시아남부지역의 개들이 중앙아시아(티벳이나 알타이지역)의 개들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동아시아남부설이 다수설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진돗개는 동아시아남부개의 유전자를 60%가량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유전자를
고유 유전자로 보아도 될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많은 유전자가 중앙아시아개의
유전자이다. 하지만 '조선재래견'의 경우는 외모가 다르기 때문에 동아시아와 중앙
아시아의 유전자의 비율이 다르게 나타날 것 같다.
진돗개의 유전자는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다양한 진돗개가 존재하는데 그 가운데
고유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형은 현재로서는 동아시아남부개와 닮은 개가 가장
유력한 후보일 것이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중앙아시아 마을개와 닮은 개가
더 오래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단언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진돗개 가운데에서도 고유형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재래견은 경우가 다르다. 재래견은 어떤 집단에서 보편성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숫적으로는 다수를 차지하는 개여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일제강점기에
존재했던 숙인 귀에 털이 긴 편인 개가 재래견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 같다.(조선 재래견, 표1, 표2 참조)
(표1)
(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