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김홍연의 시 세계 ‘이별연습’의 예비와 성찰의 간극(間隙) 김 송 배 (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1. 꽃의 이유와 ‘이별연습’의 상관성 현대시의 특성은 두 가지 양태(樣態)로 대별해서 살펴보게 되는데 대체로 시인들이 내적인 관념에서 의식을 결집시키는 자아(自我)의 인식과 성찰에서 생성하는 내공(內空)의 절규를 살필 수가 있고 다른 하나는 외적인 사물을 응시(凝視)하면서 이 사물들과의 교감을 통한 이미지의 추출(抽出)로 인생관과 자연관 등이 융합(融合)하면서 시적 진실을 창출(創出)하는 시법(詩法)이나 시의 형태를 많이 대하게 된다. 이는 우리 시인들이 시의 소재나 주제를 설정하려는 욕구가 그의 시적 발상이나 동기로 정해지면 외적이든 내적이든 먼저 어떠한 언어로 표현해서 최초에 구상하거나 목적한 주제가 명명(明明)하게 구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 김홍연 시인이 상재(上梓)하는 시집 『꽃이 말 못하는 이유』에 게재한 작품들을 일별(一瞥)하면서 시선을 집중하는 것은 그가 사물과 관념 양면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식을 구사(驅使)하고 있어서 그가 취택하는 언어나 이미지의 변환 등이 간명(簡明)하다는 점을 간과(看過)할 수 없을 것이다. 김홍연 시인은 먼저 ‘꽃’이라는 사물에 투영(投影)된 이미지가 너무나 여린 여성적인 의식이 그의 사유(思惟)에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어서 ‘꽃’이라는 이미지의 본령(本領)이 우리 인간과의 대칭구도와 접목(接木)해서 주제를 형상화하는 시법을 읽을 수 있다. 꽃이 말 못하는 것은 혼자 감당하기 벅찬 사연 품고 열병으로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꽃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난 죄로 한없이 치졸한 화병들이 가슴에 암세포덩어리처럼 들어있어 치유할 수 없는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말을 못한 것은 꽃이 말 못하는 똑같은 이유겠지요. --「꽃이 말 못하는 이유」전문 먼저 그가 위의 작품에서 이해할 수 있듯이 지금 현실적으로 절감(切感)한 고뇌와 갈등들이 적나라(赤裸裸)하게 적시(摘示)되어 있는데 이는 그가 이를 화해(和解)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때문입니다’ 혹은 ‘때문이기도 합니다.’라는 어조(語調, tone)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거기에는 ‘혼자 감당하기 벅찬 사연’과 ‘꽃이라는 /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난 죄’가 있으며 이러한 모든 고뇌를 ‘치유할 수 없는 / 이유’가 그에게서 상존하기 때문이다. 김홍연 시인이 이러한 ‘꽃’의 의인화를 통하여 다양한 은유(隱喩)를 현현해서 작품의 묘미를 살리고 있는데 이 시집의 표제시(標題詩)이기도 한 이 작품의 특징은 ‘내가 당신에게’라는 복수(複數)의 화자(話者)가 서로 교감하는 시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시집 전편에서 일별할 수 있는 ‘너(혹은 ‘네’)’와 ‘당신’이라는 상대의 화자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제공할 뿐만아니라, 우리들의 상상력을 광범위하게 유로(流露)하고 있음을 유념하면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마음의 눈물로 시를 씁니다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인 못난 여자입니다 꽃이 가지를 떠날 때 새가 나무를 떠날 때 그 떠남은 자연의 섭리라 합니다. 인연의 섭리 앞에서는 그것은 해당사항이 아닌 듯 합니다. 눈물의 시가 이별연습으로 씌여지니…. --「이별연습」전문 여기에서는 ‘이별연습’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마음의 눈물’과 함께 ‘꽃이 가지를 떠날 때’ 또는 ‘새가 나무를 떠날 때’ 등의 어조는 심상찮은 이미지를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특히 ‘자연의 섭리’와 ‘인연의 섭리’가 아닌 ‘눈물의 시가 이별연습으로’ 전환한 심리적인 변환이 더욱 주제를 강렬하게 승화하고 있다. 그는 ‘사랑하는 이의 가슴 / 찢어놓고 // 어이 발 편잠을 잘수 있겠나이까?(「장미가시가 전하는 말」중에서)’이거나 ‘내가 떠나려 하는 것은 /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 잉태하여 // 당당한 여자로 / 거듭 나기 위함입니다.(「민들레씨」중에서)’라는 등의 예비적인 ‘이별연습’을 위한 언어가 비장한 어조로 구현되어 주제와 진실의 예측을 난해(難解)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어조는 작품「저기 저 꽃망울은」「국화차 한 잔」「애초에」「겨울나무의 독백」「마른 나뭇가지에 꽃이 피다」등에서 그의 심중(心中)의 일단이 예사롭지가 않게 현현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2. 자문(自問)의 시법과 기원 의식 김홍연 시인은 다시 그의 사유에서 탈피할 수 없는 몇 가지의 의문이 있다. 이는 그가 의문형으로 시문장을 구사함으로써 그의 해법을 구명(究明)하는데 다소 이해를 충족하기 위한 시법으로 이해한다. 그는 우선 어휘에서 ‘유행을 타는 것인가? / 나에게도 묻으라 한다(「어느 가을 바람 부는 날에」중에서)’거나 ‘그냥 / 비여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 살면 안되나?(「허기진 이 밤에」중에서)’ 또는 ‘아름다움이란 / 연인들에게만 있는 것이더냐(「보아라, 이 밤의 세상을」중에서)’ 등과 같이 의문을 제기 하고 있다. 이러한 의문형의 어조는 그가 시적 정황(situation)에서 보여주듯이 그가 주제로 설정(creation)하려는 명징(明澄)한 해법을 강구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싶다’라는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그의 기원에 대한 의식이나 여망하는 문제들을 적시하려는 욕구가 나타나고 있음을 유념하게 된다. 네 안에 숨어 있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는 영혼을 갈아 먹는 미생물 잠복기간이 길면 길수록 항변할 수 없는 불쌍한 기억들 그 아픈 기억 모두를 끄집어내어 모조리 하나하나 삭제해주고 싶다 --「바이러스(virus)」전문 김홍연 시인의 의식(consciousness)에는 이처럼 ‘영혼을 갈아 먹는 미생물’의 ‘바이러스’가 팽배(澎湃)해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들을 ‘삭제’하고 싶은 욕구가 기원으로 형상화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가 평소에 보편적인 사유에서 창출한 이미지나 시적 정황의 현현이 아니고 그의 심저(心底)에 원류로 흐르고 있는 실 생활(real life)과의 현실적인 갈등이나 고뇌가 동반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의 요소가 ‘한없는 정신적 고통에서 / 벗어나고 싶다’는 그의 기원이 그가 시적 진실로 승화하는 심리적인 인식의 범주(範疇)가 상당히 광범위하다는데 그의 지향적인 사유의 축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지리도 허구한 날 잠 못 이루느니 차라리 수면제 처방을 받아 어느 아늑한 나락에서 한없는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 밤, 자고 싶다」중에서 치열한 삶 속에서 밟히고 또 밟히다 이 마음이 꽁꽁 얼어버리기 전에 잠시 잠깐 오리오리 찢겨져버린 내 자신을 뒤돌아 봐야겠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중에서 쓰라린 마음 전부를 이 땅 어딘가에 묻으라 한다. --「어느 가을 바람 부는 날에」중에서 그렇다. 김홍연 시인은 이처럼 그가 적시하는 어조는 ‘정신적 고통에서 / 벗어나고 싶’은 것이며 ‘내 자신을 뒤돌아 봐야’하는 일이며 ‘쓰라린 마음 전부를 / 이 땅 어딘가에 묻으’버리는 일이다. 그는 이러한 조그마한 고뇌가 그의 시적 정황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김홍연 시인은 ‘굵은 눈물방울 뚝 뚝 / 떨어져 본 적 있는 / 가식없는 너였음 / 좋겠다(「저 거울 속에 있는 것이」중에서)’거나 ‘그것만큼 좋은거 없다 // 메마른 가슴에 사랑 비 내리는 것 만큼 // 외로운 만큼 / 행복한 만큼 / 절실한 만큼 // 삶이 풍요로워 지는 것을 // 이 시간이 지나 / 그리움이 쏙쏙 자라서 / 그린 비가 내려 망부석이 된다 해도 // 사막에 단비만 내려준다면 // 나는 그것만큼 좋은 거 없겠다(「사막에 단비 내려준다면」전문)’는 등의 어조가 말해주듯이 그의 기원은 어떤 인생관의 지표를 새롭게 청조하려는 의지가 강렬하게 현현되고 있다. 3. 성찰 혹은 정관적 인생 언어 김홍연 시인이 이와 같은 개인적인 일반 관념과는 약간 차이를 보이는 주제의 형상화는 자아의 성찰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가 ‘내’라는 화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들려주는 메시지는 존재의 수용문제에서부터 생멸(生滅)에 관한 우리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포괄(包括)하는 인생행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힘겹게 톱아 오르는 계단 하나 있다 인생이라는 높다란 계단 그 계단에 혹 하나 더 얹어 딸 아이라는 이름 하나 혹에 혹을 가해 이제는 스스로 가야 하는 숨 가쁜 인생 길 그 기로에서 잠시 멈춰 보이지도 않는 계단을 열병 앓고 있는 사람마냥 중얼중얼 세고 있다 하나, 둘, … … --「내 가야 할 길은」전문 잠시 쉬고 싶은가 보다 쉬임없이 고단한 인생 굽이 굽이 돌고 돌아 아픈 영역 울타리 치고 잠시 쉬고 싶은 가 보다 그 많은 돌멩이 다 견디고 그 많은 오물 다 품어야만 했던 지쳐버린 시간 그래,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겠다. --「겨울강」전문 우선 이 두 작품에서 보면 그가 현재 진행형으로 사유하는 시적 발상의 내적 요인을 살펴보면 ‘인생’이라는 어휘를 자주 구사함으로써 인생의 심도(深度)있는 인식과 성찰을 엿보게 한다. 그는 자아의 인식에서 ‘인생이란 높다란 계단’과 ‘스스로 가야하는 숨가쁜 / 인생길’이라는 어조는 ‘그 기로에 잠시 멈춰 / 보이지도 않는 계단의 열병’과의 무언의 대화로 성찰의식을 화해(和解)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쉬임 없이 고단한 인생’과 ‘지쳐버린 시간’들이 던져주는 메타포어(metaphor)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는 결론을 도춯(導出)하는 사유의 지향점을 읽을 수 있게 한다. 그는 다시 ‘결국은 // 흙더미 속에 파묻히고 마는 / 가여운 인생아(「전, 낙엽은」중에서)’거나 ‘가슴 아리는 슬픔으로 피어나 // 저항할 수 없는 / 운명이 되어버렸다. // 피할 수 없는 / 그대와 나의 운명처럼(「커피를 마시며」중에서)’ 그리고 ‘봄이여,/ 나 흔들지 마라 / 간신히 굳게 닫은 마음 /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는 / 물살이 온 몸을 휘감아 / 또 다시 소용돌이에 / 빠지면 더 이상 헤어 나올 길이 / 없느니라.(「겨울강 2」전문)’라는 등의 성찰 교감적 언어는 그에게 내재된 정관적(靜觀的)인 순수성이 분사(噴射)되고 있다. 4. ‘너와 나’에 관한 대칭적 해법 김홍연 시인이 탐색하는 의식의 중심에는 ‘너와 나’라는 대칭적인 어휘를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써 현실적인 대화의 불투명과 불합리, 미확인 등 보편적인 정서에서 수용되지 않거나 메시지로 전달하지 못한 그의 내면에 잠재(潛在)한 진솔한 진실의 일단을 피력(披瀝)하고 있다. 그것이 설령 그가 단편적으로 분사하는 아포리즘(aphorism) 영역에서 탈피할 수 없더라도 그에게서는 아주 소중한 메시지로서 각인(刻印)시켜주는 그의 시어(詩語. poetic diction)이며 그만의 시정신(poetry)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작품에서 대체로 시적 화자 ‘너와 나’를 통해서 인생에 관한 진지(眞摯)한 담론(談論.discussion)을 교감하면서도 그 내용은 어쩐지 절망과 고독이 동반하는 어눌(語訥)한 상황을 감지할 수가 있다. 밟지 않으면 소리도 없는 것이 밟으면 아우성 친다 너나 나나 --「낙엽 1」전문 그대 사라지는 뒤모습 내게 보이지 말아라 아직도 사무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망부석이 된 나무 한그루 외로움에 떨고 있단다 --「낙엽 4」전문 한줄기 인생이란 말인가 가라 가라 내가 가는 길이나 네가 가는 길이나 가는 길이 어쩌면 저리도 얄밉게 고운가 --「낙엽 5」전문 이처럼 연작시 ‘낙엽’은 ‘너와 나’에 대한 간명한 시적 구도(構圖.composition) 위에서 감성적(感性的) 교감을 통해서 해법을 탐색하고 있다. 이 ‘낙엽’의 이미지는 고독함과 절망이 교차하는 것으로 시인들의 심지(心地)를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김홍연 시인의 ‘낙엽’은 평범한 이미지와 언술(言術) 속에 그가 구현하려는 인생의 문제들이 스며 있다. 그가 ‘너나 / 나나’ 그리고 ‘내가’ ‘네가’ 혹은 ‘그대’와 ‘내게’라는 대칭적 언어가 적시하는 이미지는 상당한 깊이의 은유적인 메시지가 심각하게 분출되고 있다. 그가 ‘그대 사라지는 뒤모습 / 내게 보이지 말아라’라 거나 ‘가라 가라’는 등의 명령어 형식의 언술도 ‘너나 / 나나 // 둘다 / 시커먼 속셈인 것을 / 왜 공평한 저울앞에서 / 서로 기산(譏訕)하여야 하는 것이냐?(「일출전 일몰후」전문)’와 같이 ‘둘다’이거나 누구 한쪽에 대한 약간의 불신(不信)-그것은 ‘譏訕 : 헐뜯다’로 표현하고 있다.-의 양태가 드러나기도 한다. 너 와 나 한치 앞을 못보고 등 돌린 실심(失心)한 시간 --「일몰전 일몰후 2」전문 너만 알고 있는 나의 밀림(密林)의 깊이 --「비밀 2」전문 그렇다. 그가 설정한 ‘너와 나’는 ‘한 치 앞을 못보고 등 돌린 / 실심(失心)한 시간’이며 ‘밀림(密林)의 / 깊이’이다. 이러한 시적이거나 현실적이거나 하나의 갈등요인으로 이미지를 추적하게 되는데 작품「낙엽 2」에서는 ‘젖은 인생’이며 ‘마른 인생 / 화려한 // 무지개 같은 / 오색찬란한 짧디 짧은 인생살이’라고 체념에 가까운 어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대체로 이와 같은 체념적 언술이 결국 성찰 속에서도 절망적인 이미지로 전환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 유리창에 그린 물방울 꽃같이 결백한 추억이 / 싸늘한 바람에 흔들리고 // 그 흔들림에 / 추적추적 흔적을 남기는 지우개가 된다 // 사이사이 / 흐르는 눈물이 아픔의 강이 되고 // 그 속에 / 너와 내가 있으니(「비」중에서) - 셀 수 없는 조각난 마음들 // 나는 / 그 사람 앞에서 울었다(「그 사람 앞에서 나는 울었 다」중에서) - 끝나지 않은 한편의 드라마 같은 / 허무한 인생살이--중략--/ 나는 늘 무덤을 판다(「아 련한 마음이 젖어 오른다」중에서) - 결국 / 혼자라는 것은 // 이 세상에서 버림받는 기막힌 일이다(「혼자라는 그 말은」중에 서 - 그 스쳐간 자리의 / 진통은 너를 위해 내가 감수하마(「바람이 부는 것처럼」중에서) 김홍연 시인은 이렇게 절규와 같은 관념적 언어를 토해내고 있다. 이것이 그의 시적 진실이다. 작품에 밝힌 바 있는 ‘이별연습’의 예비적인 성찰이다. 그가 인내해온 현실적 고뇌와 갈등이 인식의 단계에서 새롭게 창출해낸 그의 진정한 시법이다. 그가 ‘흔적을 남기는 지우개가’ 되거나 ‘늘 무덤을 파’는 일이나 ‘혼자라는 것’과 ‘진통’을 ‘감수하’는 일 등은 그가 감당하면서 구명해야 할 숙명적인 과제이다. 이제 김홍연의 시집을 마무리해야겠다. 그는 ‘이별연습’이라는 현실적(혹은 상상이나 도가적(道家的))으로 타개해야 할 문제들을 천착(穿鑿)하면서 ‘꽃’과의 상관성을 현현하고 그에게 간절한 기원의식이 발현되어 다시 정관적인 언어로 성찰을 지향하면서 ‘너와 나’에 대한 대칭적 해법을 탐구하고 있다. 일찍이 영국의 대시인 T.S 엘리엇은 ‘시는 무엇이 사실이다 하고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실을 우리로 하여금 좀더 리얼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홍연 시인이 탐색하는 지향적인 상상력은 ‘이별연습’이라는 전환점에서 느끼는 성찰과 절망들이 그의 지적 혜안(慧眼)으로 분해되고 그 해법을 찾아가는 다양한 정서를 읽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아의 인식 속에서도 시는 보다 더욱 위대하고 다감한 영혼의 음악이 되어야 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음 시집에서는 더욱 안정된 사유의 시편들을 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축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