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나의 꿈을 펼치다

[이정수]

나는 외환은행 노원동지점 별정직으로 근무 하면서 학력의 나약함을 절실히 느껴
불혹(不惑)의 나이에 경북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심하고
1989년 3월6일에 입학원서를 제출하여 입학하게 되었다. 방송통신고등학교는 매주 일요일 수업이라 은행업무에 전연 지
장이 없었다.그러나 그외 다른 일들은 생략
할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겼다.나는 모든것
을 감안하면서 청운(靑雲)의 꿈을 꾸고 입학식 첫날 학교에 등교하니 뜻밖에 일이 발생 하였다. 우리집 부근에서 평소 나와 잘 알고 지내던 가전업을 경영하는 이상균
사장이 보여 황당 하였다. 이상균사장도 나
를 보더니 너무나 놀라는 모습이였다.

그당시 은행에 다니는 나를 보고 이사장은
내가 여기 올줄은 감히 몰랐다고 하면서 서
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앞으로 열심히 잘해 보자고 다짐의 악수를 하면서 우리 두사람
은 3학년 과정을 모두 열성있게 공부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내가 이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게된 이유는
중학교 학창시절에 내 옆자리에서 공부하
던 김상욱이라는 친구의 권유도 있었겠지
만 내가 학교생활의 실태를 섭렵(涉獵)
하고 있어야 우리 아이들을 제때 제대로 가
르칠수 있겠다는 신념(信念) 하나로 더욱
열심히 하였던것 같다. 1학년에 입학하니
1학년1반에 편성되여 고종렬 담임선생님
지도를 받게 되었다. 고종렬 선생님께선
윤리를 담당 하셨으며 몹씨 인자한 성품을
지니셨다.

당시 1학년 학급반 학생수는 37명 이였는
데 나와 3명이 나이가 조금 많은것 같았다.
현역 군인 상사 출신이 한명이였고 대구
중앙통에서 금,은방을 경영하는 여희정사
장과 3명이 한반이 되었다. 그외 학생들은
천차만별(千差萬別) 이였다.
큰 딸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였고 아들
종찬이가 초등2학년 때 나는 고등학교 1학
년 학생 신분이 되었다. 우리 부자,부녀 셋
이서 모두 학생 신분이 되였다는 야릇한
심정(心情)은 말로서는 무어라 형용(形容
) 할수 없을 정도의 실정(實情) 이였다.

불혹(不惑)의 나이에 공부를 하니 우리 아
이들도 아버지의 뒤를 본받아 학업(學業)
에 더욱 열중(熱中) 하였던 것으로 생각(生角) 된다.나는 은행 지하 사무실에
서 나의 맡은바 업무를 충실히 이행 하면서
고등학교 수업내용 학습에 열중 하였다.
성실하게 공부한 결과 담임선생님께서 1학
년말 생활기록부에 *명랑 쾌활하며 대인 관계가 원만하고 꾸준히 노력함* 이라고 평가해 주셨다.나는 꾸준히 노력한 결과 학
년말 성적이 37명중 5등의 성적을 얻게
되었다.

상업은행 상주지점,별정직으로 근무하는
안종상이라는 친구도 나와 한 반이였는데
같은 은행직종이라 그랬는지 그 친구가 나
를 많이 존경 한다며 자주 따라 다녔던 기
억이 난다. 매주 일요일마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가전대리점을 경영하는 이사장 사
무실에서 이사장과 단 둘이서 치맥 한잔씩
나누며 그날 공부한 내용들을 함께 점검하
며 확인해 보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하다.
2반인 이상균 사장은 국어를 잘 하였으며
어릴적 시절에 자기 할아버님 밑에서 한문
천자문을 익혔으며 서예 실력도 대단하였
다.

이사장은 머리가 아주 총명하고 명석하여
공부도 잘 하였다.
나는 2학년1반으로 진학하여 국어를 담당
하신 한홍기 담임선생님의 지도를 받는다.
우리는 2학년 2학기 시절에 부여로 수학
여행을 떠나게 된다. 나는 선생님께 말씀 드렸다.저는 은행업무에 지장이 있어 불참
하겠노라고 말씀 드렸다.당시 우리은행 지
점장 사택이 한홍기 선생님과 같은 아파트
같은동에 살고 계셨다.우연에 일치인가?
담임선생님께서 우리 지점장 사택을 방문
하셔서 지점장님께 나에 대한 말씀을 하셨던것 같았다.일생에 단 한번뿐인 기회
인 수학여행을 갈수있게 해주실것을 지점
장님께 부탁 드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음주 월요일날 출근하니 지점장님께서 나를 2층 지점장실로 호출 하셨다.
학교 수업받는것을 알지 못하였다며 대단
한 용기라며 격찬해 주시면서 지점일은 걱
정하지말고 수학여행 잘 다녀 오라며 금일
봉까지 주셨다.
우리 지점장님은 서울대 출신이였다.

그때 나는 새삼 느겼다.
우리 사회가 서로 보둠어 아껴주며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눌수 있다는 무한한 감명을
받았다.한홍기 선생님과 지점장님의 넓으
신 아량 덕분으로 일 평생 단 한번의 마지
막 기회인 수학여행을 무사히 잘 다녀온 추
억을 만들게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진학하여 전교 학생회장
선거가 있었다. 나에게 전교 학생회장에 출
마 하라는 주위 친우들의 권유에 떠 밀려 출마하여 학생회장이 된다.당시 1반에서 3
반 까지는 남학생반이고 4반은 여학생 반
이였는데, 당시 학우들에게 내가 조금 인기
가 있었나 보다.

나는 전교 학생회장직을 맡으면서 내 나름
마음에 다짐을 한다.나를 비롯하여 우리 학
우들은 불우한 환경속에서 제때 제대로 배
우지 못한 공부를 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서 배려하여 주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 하
면서 3년 과정을 무사히 마쳐 한명의 낙오
자도 없이 원만하게 사회 진출하여 저마다
의 꿈을 펼칠수 있도록 호소 하였다.
3학년 담임선생님은 기술을 담당하신 함난
기 선생님 이시다.선생님의 강의중 나는 아
직도 기억에 남는것은 식초 사용방법이다.
나는 지금도 선생님께서 가르켜주신 비법
데로 실행하여 사용하고 있다.함난기선생
님의 나에 대한 칭찬의 말씀이 떠오른다.
1:매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책임감이 투철하고 2:신망이 두터우며 남을 돕고 봉
사하는 정신이 강함 /이라고 칭찬해 주셨
다.

3학년 졸업시절에는 3년과정을 모범적이
고 열심히 하여 우등상과 공로상도 수상하
는 기회가 주어졌다.담임선생님께선 진로
상황란에 방송통신대학을 추천해 주셨는
데,나의 전공이 기계공학쪽이라 경일대학
교(야 간) 기계공학과를 지원 하였다.
주간에는 은행업무에 충실하고 야간에는 경일대학 하양캠프스에서 열공하며 4년간
꾸준히 빠짐없이 출석 하였다.우리 지점 직
원중 1층 창구에서 근무한 서정희직원은
경영학과(야 간)에 지원 하였다.

우리 둘은 은행퇴근과 동시에 나의 승용차
에 동승하여 4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92학번 동기생 이란다.나는 대학1학년 과
정에 열역학 과목이 있었는데 나의 전공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과목이라 무척 애착
이 많았던 과목이였었다.이공계열이라 수
학은 필수적인데, 수학공식이 생각나지않
아 문제를 풀수 없을때는 눈앞이 캄캄 하였
다.그때 마다 나는 역시 공부는 제때 하여
야 한다는 교훈을 절실히 깨달았던 시기 였
다.대학 2학년 시절에 학교 리포트 과제물
이 있었는데 물리학과 문제를 도저히 어려
워서 풀지를 못하여 안동 둘째 처남에게 지원 요청을 하게 되었다.둘째 처남은 그당
시 서울대학교 항공공학과에 재학중이였
으며 수학 천재기질이 있어 여러번 처남에
게 많은 도움을 받아 해결 하였다.역시 대
학공부는 어려운 학문이였씀이 실감난다.
나는 어렵게 4년 과정의 역경을 무사히 견
디며 졸업 하였다.졸업후 외환은행 본점 인
사부에 대학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제출하니 보류 해 두었던 승진 기회의 기쁨
도 누리게 되었다.그후 몇해뒤 외환은행 대
주주인 론스타는 하나은행에 매각처리 하
게 된다.직원들은 명예퇴직 형식으로 정리
하여진다.나 또한 그때 명예퇴직 하였다.
외환은행의 발자취는 영원히 사라졌다.

#나는 7년동안 뒤돌아 보지않고 오로지
주경야독(晝耕夜讀) 하면서 배움의길을
택한 것이 오늘의 형설의공(螢雪之功)을
쌓게된 나만의 인간승리(人間勝利)라고
내 스스로 자부(自 負) 한다.#

[사랑(조왕연)]

늠늠 하십니다!
참 열심히 사셨군요.
존경 합니다.

[이정수]

부끄럽습니다.과찬의 말씀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