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경과 점안의식문에 수록된 점필종류
1)<조상경>에 수록된 점필종류
<조상경(造像經)>은 불보살상의 조성에 따른 제반의식과 절차에 관한 내용을 서술한 경전이다. <조상경>의 구성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대장일람경(大藏一覽經) 조상품(造像品) 14칙(則)>으로 여러 경전의 내용을 발췌하여 불상조성의 배경과 조상, 조탑의 공덕을 설하고 있으며, 둘째는 <제불보살복장단의식(諸佛菩薩腹藏壇儀式)>으로 복장의식의 절차 및 진언 부분들을 수록하였고, 셋째는 <불설불모반야바라밀다대명관상의궤(佛說佛母般若波羅蜜多大明觀想儀軌)>, <제불보살복장단의식(諸佛菩薩腹藏壇儀式)>, <묘길상대교왕경(妙吉祥大敎王經)> 등에서 관상의궤의식과 진언문을 수록하고 있다.
필사본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발견된 목판본은 모두 5종이다. 1575년의 간행된 담양 용천사본 <제불보살복장단의식>을 시작으로, 1697년 팔영산 능가사본 <관상의궤>, 1720년 화장사본 <화엄조상>과 1746년 운달산 김용사본 <조상경>, 1824년 금강산 유점사본 <조상경>까지 간행되었다.
또한 금해관영(錦海瓘英: 1856-1937)이 유점사본을 중심으로 서사한 <복장진언(腹藏眞言)>(1911년)은 의식절차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는 자료이다. 다만 본 항에서는 <조상경> 전체의 내용이 아닌, 점필의 종류를 위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1575년에 담양 용천사에서 간행된 제불보살복장단의식은 현존하는 최고본으로 <조상경>에 수록된 점필의 종류는 옴아훔, 암밤람함캄, 준제9자, 열금강왕여래(22자) 4종과 옴아훔의해(唵阿吽義解)가 수록되어 있다.
둘째, 1697년 팔영산 능가사본 <관상의궤>이다. 본 관상의궤는 개인 소장본과 동국대 소장본 두 종류가 있다. <점필방(點筆方)>에 나타난 점필의 종류는 두 책 모두 옴아훔, 암밤람함캄, 준제구자, 열금강왕여래 4종이나, 열금강왕여래의 경우 동국대 소장본은 22자인데 비해 개인 소장본은 24자로 2자가 추가되어 있다.
셋째, 화장사본 <화엄조상>(1720년)은 <대장일람경 조상품 14칙>과 <제불보살복장단의식>으로 구성되었으며, 각각의 말미에는 '보치진언(寶齒眞言)'과 '보협진언(寶篋眞言)'이 첨입되어 있다. 두 진언은 다른 판본에서는 보이지 않고 화장사본에만 수록되어 있어 차이를 보인다. 점필의 종류는 옴아훔, 암밤람함캄, 준제9자, 열금강왕여래(22자) 4종으로 나타나며 이전의 것과 별다른 차이는 보이지 않으며, 열금강왕여래의 종자가 다시 22자로 수록되어 있다.
넷째, 상주 운달산 김룡사에서 간행된 <조상경>(1746년)은 그 내용은 크게 <대장일람경 조상품 14칙>, <불설불모반야바라밀다대명관상의궤>, <제불보살복장단의식>, <묘길상대교왕경>, <삼실지단석> 등과 같이 관상의궤를 비롯하여 의식과 진언문을 수록하고 있다. 또한 <점필방>에 나타난 점필의 종류는 옴아훔, 암밤람함캄, 준제구자, 열금강왕여래(22자) 등이다.
다섯째, 유점사본 <조상경> 소수 <점안문제진언>은 1824년(순조24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용허(聳虛)화상이 발원하고, 화악지탁(華嶽知濯)이 경문의 오류와 착간을 바로잡아 고증한 뒤, 용허화상의 제자인 영해여훈(影海呂訓)이 필사하여 간행하였다. <불보살점필방>에 나타난 점필의 종류는 옴아훔, 암밤람함캄, 준제구성범자, 오여래종자, 사바라밀보살종자, 내팔보살종자, 외팔보살종자, 구색쇄령종자, 십대명왕종자, 열금강왕(24자), 나한육통삼명, 천왕시왕오통오력 등으로 그 종류가 증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섯째, 담양 용화사본 <복장진언>(1911년)은 금해관영선사가 유점사본 <조상경>을 저본으로 하여 편저한 필사본이다. 본 <점필방>에 나타난 점필의 종류는 팔안, 나한육통삼명, 천왕시왕오통오력, 준제구성범자, 옴아훔, 오여래종자, 사바라밀보살종자, 내팔보살종자, 외팔보살종자, 구색쇄령종자, 십대명왕종자, 열금강왕(24자) 등이며 범서가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복장진언>은 유점사본 <조상경>과 그 내용은 비슷하나 <복장진언>에서만 보이는 항목이 다수 나타난다. 또한 복장에 들어갈 물목을 도식화하여 설명하고 있어 이전의 <조상경>보다 좀 더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살펴본 여섯 종의 <조상경>에 나타난 점필의 종류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점사본 <조상경>을 기점으로 이전의 판본과 항목에 변화가 생기고 내용이 첨가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1800년대에 점필의 종류 또한 처음 4종이였던 것에서 12종으로 증가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불상점안시 점필에 나타난 사상과 의의 고찰/ 한정미(해사)동국대 한국음악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