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닥(Hadag) 이화우 시집 책만드는집 시인선 91 | 양장
이화우 지음 | 책만드는집 | 2017년 03월 31일 출간
이화우 시집 『하닥(Hadag)』. 이화우 시인의 시 세계에는 ‘빙벽’으로 상징되는 단단한 고체의 물질적 상상력과 ‘증발하는 향기’혹은 ‘휘발’이라는 어휘에 집약된 기체의 상상력이 중첩되거나 교차하며 나타난다. 상상력의 단단함은 빙벽의 견고한 물질성에 닿아 있고 지향하는 시적 언어는 휘발성 기체에 근접해 있다. 어쩌면 그의 시편들은 그 대조적인 두 상상력의 세계가 팽팽한 긴장을 이루며 펼쳐놓은 공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저자 : 이화우
저자 이화우는 1965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주남저수지」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고, 2016년 이호우시조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영언’ 시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영혼 밖의 영혼
움돋이
그 방
오가리 느티나무
봄날, 백률사에서 이차돈을 생각다
봄
동백
빙벽, 3월
문상
바지랑대를 갈다
페로몬에 관한 기억
컬러링
내비게이션
부음
치술령에서
2부 지그시 눌린 하늘이
화접
무위사
하닥
반성
씨
名 혹은 命
선경
돌의 노래
대나무 잎이 떤다
성읍리 멀구슬나무
물에는 소리가 없다
밥
자화상
멸치 젓갈
3부 황톳빛 아린 사연
라캉과의 대화
비가
7월 미루나무
2시 30분의 시
비를 보다
아이와 아유무
도끼
화분
감자를 깎다가
자명종
찔레꽃 필 때
군상
택배
4부 인적 없는 바람으로
고도를 기다리며
길
민둥산 가을
첫서리
창
원탕
자작나무
백자 달항아리
하루살이
CCTV
망원경은 별만 보는 것이 아니다
들국화
신두리 해당화
마음으로 읽다
이국에서
5부 물을 말 되짚어보는
29
오월 무렵
담쟁이 1
담쟁이 2
담쟁이 3
담쟁이 4
담쟁이 5
종로 1번지
상
명사
6부 저곳으로 들어가는 이쪽의 말
첫눈
12월
눈 오는 날
주남저수지
겨울을 펴다
태백산 상고대
오대산 주목
세한도
조목 선생
순례
가을 감나무
무주로 가는 길
해설 _ 박진임
책 속으로
세상의 눈물은 다 가져와 말릴 듯이
돌아 나간 바람들은 돌 위에 놓아두고
나부시 맑은 눈들을 하늘에나 새깁니다
제 몸에 달고 있는 먼 미래를 가려내어
물가의 의식인 양 재앙이 머물지 않게
유언은 오래 나부끼다 해진 손을 잡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것이 깊고 또 오래되어
푸르른 하늘만큼 거리를 품을망정
명줄을 아리게 당겨 저물도록 흔듭니다
-「하닥Hadag」 전문
출판사 서평
빙벽의 상상력과 휘발성 언어
이화우 시인의 시 세계에는 ‘빙벽’(「빙벽, 3월」)으로 상징되는 단단한 고체의 물질적 상상력과 ‘증발하는 향기’(「무위사」) 혹은 ‘휘발’(「페로몬에 관한 기억-시」)이라는 어휘에 집약된 기체의 상상력이 중첩되거나 교차하며 나타난다. 상상력의 단단함은 빙벽의 견고한 물질성에 닿아 있고 지향하는 시적 언어는 휘발성 기체에 근접해 있다. 어쩌면 그의 시편들은 그 대조적인 두 상상력의 세계가 팽팽한 긴장을 이루며 펼쳐놓은 공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빙벽과 바위가 표상하는 견고하고 중후한 삶의 교훈을 재현하면서도 향기와 같은 순간의 감각을 포착하려는 지난한 노력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그의 시편들은 매우 독특한 성격으로 현대시조단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쉬이 고정되지 않는 상징과 은유를 찾아가는 그의 매혹적인 시어들이 다음에 이를 곳은 어디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