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시 목재(판재)를 고를 때 노하우
가구를 리폼하거나 새로 만들 때 인터넷에서 판재를 사야하는데요, 이때 처음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판재 종류가 많아서 대체 어떤 걸 사야하는지 혼란스러우실 거에요.
저도 처음에 못쓰는 가구들을 페인팅하는 것부터 리폼을 시작하다가 조금씩 몰딩이나 부착물 같은 게 필요하게 되고, 또 좀 지나니까 이젠 판재가 필요하게 되서 목재 파는 인터넷에 처음 들어가 보니... 판재가 왜 이리도 많은지, MDF가 뭔지, 집성목이 뭔지, 두께는 얼마정도가 적당한지... 고르는데 며칠 걸렸던 기억이 나요.
그렇다고 제가 전문가적인 판재 지식이 있는 건 아니구요, 제가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초보자가 겪을 혼란스러움을 저도 알기에 이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목재의 종류 ; 용도에 맞는 판재를 골라야 한다.
집에서 간단하게 리폼 때 쓸 수 있는 목재는 대표적으로 MDF, 집성목, 합판이 있어요
(1) MDF
MDF란 Medium Density Fiberboard로 말 그대로 중간정도의 밀도를 가진 섬유판재라는 뜻인데요, 보통 누런색을 띠면서 표면이 딱딱한 주위에서 흔히 보는 그런 종류의 판재에요.
이에 비해 HDF(High Density Fiberboard)라는 고밀도 섬유판재도 있어요.
MDF는 나무를 갈아서 톱밥으로 만든 다음에 아교 같은 접착제를 섞어 단단하게 판재를 뜬 건데요, 보통은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해서 시중에 나와 있어요.
밀도가 단단해서 다른 판재에 비해 무겁고 사포로 모서리를 갈아보면 누런 봉투 종이처럼 짓이겨지면서 아주 잘 갈아져요. 물론 실톱으로도 힘 별로 안들이고 잘 잘리구요.
MDF의 장점은 우선 가격이 싸고 단단하면서도 잘 잘리고 원하는 모양을 쉽게 낼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지만 톱밥을 원료로 사용하다보니 나사못을 박을 때 금방 헐거워질 수 있고, 망치로 못을 박을 때 얇은 MDF 판재는 쉽게 깨지기도 하는 단점도 있어요.
중국 OEM으로 만들어지는 쉐비풍 화이트 가구 같은 많은 대량 생산 가구들이 MDF로 만들어지고 페인팅되어 나오고 있는데요, 가격이 싸고 판재 성형이 쉬워서 일거에요.
간단한 가구 리폼이나 가구들의 뒷판, 그리고 벽난로 등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고 있어요.
(2) 집성목
나무 한그루에서 목재를 얻다보면 부위마다 강도가 다르고 크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그루의 나무를 작게 토막 내서 서로 붙여놓은 것이 집성목이에요.
어떻게 면을 붙여놓았느냐에 따라 edge joint(그냥 면을 맞댐)와 finger joint(면을 톱니 모양으로 잘라 끼워서 맞댐) 등등으로 나뉘는데, 못질을 하다보면 못이 잘 안 들어가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이 연결부위 때문이에요.
집성목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나무결을 살릴 수 있다는 거에요.
보통은 이 때문에 집성목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만약에 다 만든 가구에 페인팅을 해버린다든지, 시트지를 붙이는 경우라면 비싸게 주고 구입한 판재가 낭비되는 꼴이 되어버리겠죠.
그래서 페인팅을 하게 될 때에도 나무의 결이 비쳐보이도록 페인팅을 하게 되어요.
집성목은 가격이 비싼 대신 가볍고 못질에도 강하고 쉽게 뒤틀려버리지 않는 장점들이 있어요.
(3) 합 판
합판은 많이 들어보던 ‘베니어합판’을 연상하면 되는데요, 얇은 나무 판재를 나무결의 직각 방향으로 서로 겹쳐서 쌓아 붙여 만든 판재로, 시간이 지나도 휨이나 변형이 적고 엄청 단단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데, DIY 용으로는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데, 그건 표면이 거칠고 특히, 잘린 면이 거칠어서 사포질이 필수여서 손이 무지 많이 가기 때문이에요.
보통은 가구의 안 보이는 뒷면을 댈 때 사용되어져요.
2) 두께의 선택
판재의 종류가 결정이 되면 두께를 선택해야하는데요, 이 부분이 저도 어려웠고 시행착오도 많았던 부분이에요.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큰 가구를 리폼할 때나 무거운 물건을 받치는 용도일 때 두꺼운 목재를 사용하고, 그리고 리폼하려는 가구의 원래 목재 두께 등을 고려해야 해요.
기능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작은 가구일 때, 그리고 기존의 가구 목재 두께가 얇을 때는 얇은 판재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경우의 예를 들어보면, 공주책상 리폼 때는 가구의 크기가 커서 두께 15mm의 판재를 사용했는데요, 가구의 크기가 크면 두께도 좀 두꺼워야 어색하지 않고 제대로 모양이 나오는 것 같아요. 콘솔을 만들 때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두께가 너무 두꺼우면 투박하고 비용만 많이 들게 되어서 12mm 짜리를 사용했어요. 그리고 TV 대를 만들 때는 TV 무게도 나가고 튼튼해야하기 때문에 원래 15mm 짜리를 사용해야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12mm 짜리를 사용했어요.
벽난로 같은 건 크기는 크지만 두꺼울 필요가 없으므로 6-10mm 정도의 MDF면 무난할 것 같아요.
이렇게 용도와 가구의 크기 등에 따라서 두께를 잘 선택해야 하는데, 같은 종류의 목재라도 두께에 따라 가격이 비싸지므로 두께를 잘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답니다.
저의 경우에는 보통 12mm, 15mm, 드물게는 18mm의 두께를 주로 사용했어요.
3) 판재 주문 싸이트와 재단설계하기
판재를 재단해서 원하는 모양대로 직선으로 잘라주는 인터넷 싸이트는 대표적으로 툴크래프트(toolcraft.co.kr)과 철천지(77g.com)가 있어요.
두 싸이트 모두 재단 프로그램이 있어서 1mm 정밀도로 맘대로 재단할 수 있는데요, 구상한 판재를 먼저 직접 재단 프로그램에 적용시키지 말고 종이에 축소해서 먼저 그려본 다음 재단 프로그램을 적용시키면 목재 낭비를 많이 줄일 수 있어요.
제 경우는 가구를 구상하고 그림을 그려 설계한 다음, 치수를 축소시켜 목재들을 하나하나 종이에 그린 후, 이것을 가위로 그대로 오려 가장 낭비가 적도록 바탕 종이에 붙여 이것을 보면서 그대로 재단 프로그램에 적용시켰어요.
이때, 톱질이 되는 나무의 손실이 3mm 정도 되므로 판재가 여러 개로 나뉘어 짐에 따라 남아있는 면이 점차 원래 계산했던 치수보다 적어지므로 이것을 감안해야 되요. 자세한건 이 싸이트 들에 들어가셔서 한번 연습해 보면 금방 적응이 되실 거에요.
툴크래프트는 주로 집성목 위주로 판재를 판매하는데, 원판을 1/4, 1/2, 4/4 단위로 구입할 수 있고, 20조각이 넘으면 개당 500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요. 이곳에서는 MDF는 없네요.
철천지는 MDF와 집성목을 처음부터 각기 정해진 크기별로 판매를 하는데, 4조각까지는 무료이고 그 이상이면 500원씩의 재단비용이 들어요.
재단 프로그램에서 필요 없는 부위는 ‘배송안함’을 선택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어느 정도의 짜투리 판재는 가지고 있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 유용하니까 몇 개 정도는 배송되는게 좋아요.
나무 판재 비용은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다른데요, toolcraft 에서는 15mm 집성목이 2100x1200mm 원판 가격이 58000원, 1/2판 가격이 39000원, 1/4판은 21500원이네요.
12mm 집성목은 원판이 33000원, 1/2판이 23000원, 1/4판이 15000원이에요.
MDF 가격은 더 싼데 toolcraft 에서는 없고 철천지에서 크기별로 한 판씩 팔고 있어요.
4) 완성도를 높이기위해 주위의 가구들을 모방하자.
아마츄어가 만드는 리폼이나 가구제작은 전문가가 전문 지식과 기구들로 만든 가구가 아니고 직접 간단한 도구로 집에서 만든 거라 어느 정도 어설프고 완벽하지는 않을 거에요.
그렇지만, 최대한 그런 가구와 비슷하도록 흉내는 낼 수 있고 또, 그렇게 했을 때는 조금만 변화를 준건데도 결과가 천지차이라는 걸 느끼실 거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집안에 있는 비슷한 주위 가구들을 유심히 살펴보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철망 문을 하나 만들 때도, 쉽게는 그냥 각목형태로 나무 4개를 잘라 서로 붙여놓고 뒤에 철망을 타카로 고정하면 밋밋하게나마 문짝으로서의 구실은 할 거에요.
하지만, 주위에 있는 창문틀을 한번 보시면 거기에는 온갖 멋을 내는 방법들과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들이 들어있다는 것을 발견하실 거에요.
우선, 문틀 안쪽에는 액자형 띠몰딩이 되어있고, 바깥쪽도 둥글게 다듬어져 있고, 경첩 부위는 조각칼로 안쪽이 조금 파내져 있으며, 철망을 댄 부위도 타카로 고정시킨 것으로만 끝난게 아니라 철사로 테두리를 해서 더 완벽하게 되어있는 걸 보시게 될 거에요.
이렇게, 주위의 가구들을 유심히 살펴서 비슷하게 흉내를 내려고 노력한다면, 진짜와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첫댓글 여기서도 공부 하네요~ 감사해요~
가는곳마다 윗분 말씀 처럼 또' 또' 공부하네요
열씨미해서 저두 고수가 되는 날" 꿈'꿔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