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린 패스트푸드… 맥도널드 인기 앞질렀다
쌀·우엉·생강 넣은 건강한 햄버거
주문 받고 조리 '갓 나온 상품' 제공
종업원이 갖다 주는 친근한 서비스
"손님 너무 많이 몰리면 오히려 곤란…
번화가 아닌 곳에도 매장 열 수 있어"
마니아층 생겨 전 세계 점포 1735개로
[日 모스버거 사쿠라다 아쓰시 사장 인터뷰]
"모스버거 라이벌은 단골 많은 동네가게… 맥도날드에선 배울 게 없어"
진심을 담은 서비스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일상적인 인사 외에도 손님에게 한마디 더 건네
단골 위한 특별 메뉴도… 이 손님은 토마토 빼고
저 손님은 마요네즈 듬뿍 "늘 먹던걸로" 주문하기도
가격인하戰 동참 안해… 값 내리는 건 일시적 방책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원래 기조 유지한게 경쟁력
우리가 어떤 햄버거를 즐겨 먹을 수는 있다. 그것이 맥도널드든 버거킹이든 KFC든. 하지만 그 브랜드를 사랑하고 마니아가 되는 일은 흔하지 않다. 그런데 일본의 모스버거(Mos Burger)란 브랜드는 다르다. 일본 니케이(일본경제신문)가 소비자 26만명에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어떤 브랜드를 가장 좋아합니까' 하고 선호도를 조사했을 때 2013·20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도 햄버거 판매 1위는 역시 맥도널드이지만, 매력도 1위는 모스버거다. "모스버거 다이스키(정말 좋아)!"를 공공연히 외치는 마니아층도 두껍다.
모스버거의 창업자는 닛코(日光)증권 직원이었던 사쿠라다 사토시(櫻田智)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사에 파견됐다가 그곳에서 처음 맛본 '토미스'라는 작은 햄버거 가게의 맛에 푹 빠졌다. 그리스계 미국인 가족이 운영하는 그곳은 아주 작은 가게였고, 외관도 볼품없었지만, 언제 찾아가도 햄버거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무엇보다 맛이 좋았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토미스를 찾아가면서 그는 '일본에도 이런 햄버거 가게를 열면 어떨까' 하는 창업의 꿈을 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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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모스버거의 한 매장에서 매장 종업원이 바구니에 담긴 햄버거와 음료수를 고객에게 전해주고 있다. 한국에는 2012년 12월 진출해 6개 매장을 갖고 있다. 모스버거는 국가별 자율성을 보장해 한국과 일본 매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아이뎀
1972년 그는 회사를 관두고 9.8㎡의 창고에서 첫 모스버거 매장을 열었고, 지금은 일본에 1414개, 해외에 321개 점포를 둔 매출 1조3000억원(가맹점 매출 포함) 회사로 성장했다.
모스버거의 성장 비결은 우선 서양식 햄버거와 다른 메뉴에 있다. 쌀을 쓴 '라이스 버거'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우엉, 생강, 불고기 같은 식재료를 써서 '건강한 햄버거'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또 미리 제품을 만들어 두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고객의 주문을 받고 나서 조리를 시작하고, 종업원이 고객의 자리까지 직접 음식을 가져다주는, 일반 패스트푸드 가게와는 다른 고객 중심주의 서비스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갔다.
17년 전 창업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현재 모스버거는 조카인 사쿠라다 아쓰시(櫻田厚)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모스버거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입사해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웠다.
―모스버거가 맥도널드를 비롯한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몇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역시 '상품'에 있습니다. 맥도널드는 미국에서 패스트푸드라는 업종으로 시작해서 전 세계로 매장을 넓혀 나갔습니다. 그것은 물론 그것대로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맥도널드가 상품을 만드는 방식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대량으로 만들어서 대량으로 팔아 버리는 방식이죠. 그러니까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을 만들어서 팔 수 있고, 그래서 '패스트푸드'라는 이름이 붙은 겁니다. 한국의 롯데리아도 그런 방식을 취하고 있지요. 모스버거는 이들과는 완전히 방식이 다른데, 상품을 하나하나 주문받아서 만드는 '오더 메이드(order made)' 방식입니다. 물론 빨리 만들 수는 없지요. 하지만 '갓 나온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둘째 차이점은 입지(立地)와 점포의 넓이입니다. 맥도널드는 번화가나 역 주변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게를 내고, 점포도 매우 넓습니다. 단시간에 많은 상품을 팔려면 사람이 많아야 하니까요. 반면에 모스버거는 생산 방식이 오더 메이드이기 때문에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도 곤란합니다. 매장에 하루 300명 정도 손님이 와 주는 게 제일 좋아요. 맥도널드는 그 두 배 정도는 되어야 유지가 되고요. 저희는 그래서 집객 인원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번화가가 아닌 곳에도 매장을 열 수 있습니다."
―'오더 메이드' 방식은 모스버거만의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이지만, 그만큼 제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문제 아닌가요?
"어쩔 수 없지요. 만약 '빨리 만드는 게 최고'라고 한다면 맥도널드 방식을 따라 하는 게 최선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방식을 똑같이 따라 한다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맥도널드를 이길 수 없습니다. 또한 모두가 그것을 따라 한다면 세상엔 종류가 같은 가게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맥도널드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요. 한국에도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보다 가격이 조금 더 높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이 생겨나고 있잖아요? 거기선 패스트푸드 같은 가게보다 분위기도 좀 느슨하고, 모여서 수다를 떠는 여성들도 시간에 쫓겨서 허둥지둥하지 않고요. 세상엔 여러 가게가 있습니다. 저희는 '맥도널드처럼 빨리 만들어낼 수는 없어요. 대신에 갓 만든 상품을 제공해 드립니다'라는 신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3년간 근무했던 전원태 SK플래닛 상무에 따르면 모스버거는 "가장 일본다우면서도 일본답지 않은 브랜드"이다. 대형 체인이면서도 동네 가게 같은 친근한 분위기와 정성스레 내놓는 음식은 일본답다. 그러나 1~2개월에 한 번씩 신제품을 출시하는, 끊임없는 혁신은 일본답지 않다. -
- ▲ 일본 도쿄 시나가와에 있는 모스버거 본사 4층에 전시된 모스버거 햄버거 캐릭터 앞에서 사쿠라다 아쓰시(櫻田厚)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스버거의 모스(Mos)는 Mountain·Ocean·Sun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 오윤희 기자
―그래도 모스버거의 가장 큰 라이벌은 맥도널드 아닌가요?
"맥도널드는 라이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이벌이라는 것은 서로 경쟁하고, 혹은 상대를 통해서 배움을 얻는 존재잖습니까. 하지만 실례가 되는 말인지는 몰라도 맥도널드의 방식은 우리에겐 별로 참고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아주 작은 가게, 예를 들어 부부가 골목길 같은 곳에서 독자적인 메뉴를 만들어서 열심히 나름대로 단골을 만들어 나가는 가게, 그런 곳이 라이벌이라고 생각합니다."
맥도널드 기념일
모스버거 사람들은 9월 8일을 '맥도널드 기념일'이라고 부른다. 1978년 9월 8일. 창업 6년 만에 가맹점 88곳과 직영점 6곳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던 모스버거에 운명의 날이었다. 1호점이자 최고 실적을 내던 나리마스 지점 맞은편에 맥도널드가 문을 연 것이다. 규모부터 모스버거보다 10배 가까이 컸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자 사정은 달랐다. 그날 나리마스점 매출은 23만엔으로 오히려 예년 평균 16만엔을 훨씬 웃돌았다. 단골들이 맥도널드에 기죽지 말라며 찾아와 준 것이다. 어떤 단골은 점심, 저녁에 두 번을 오기도 했다. 사쿠라다 사장은 "가장 감격스러웠던 날"이라고 회고했다.
―모스버거는 식재료 생산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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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식재료를 저렴한 것을 쓰면 다른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제품밖에 내놓을 수가 없게 되니까요. 1할 정도 다른 햄버거 브랜드보다 식재료에 들어가는 비용을 더 쓴다 하더라도 그런 만큼 가격도 상대적으로 약간은 더 높습니다. 품질로 차별되는 상품을 제공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장 큰 도전은 무엇입니까?
"일본의 편의점은 전국에 5만개가 넘습니다. 맥도널드, 모스버거, KFC 세 개 매장을 다 합쳐도 2만개가 간신히 넘을까 말까 하는데 말입니다. 원래 세븐일레븐, 로손 같은 편의점에선 먹을거리를 주요 상품으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니기리, 도시락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신가요?
"서비스의 질이지요. '역시 외식업체 매장이 더 청결하고 분위기도 좋아' 같은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물론 식자재도 훨씬 질이 좋은 것을 골라서 차별화해야 할 테고요."
―구체적으로 서비스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고객들로부터 많이 듣는 말이 '모스버거는 분위기가 따뜻하네요' '마치 가족 같네요'라는 말이에요. 우리가 매뉴얼로 만들고 규정으로 정해서가 아니라 종업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고객이 좋아하고 기뻐할 만한 일을 하자'라고 생각해서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스버거는 종업원이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말 외에 반드시 고객과 한마디 더 인사하는 것이 전통이다. 또 단골을 위한 특별 메뉴도 있다. 이를테면 '스즈키씨의 버거' '다나카씨의 데리야키' 식이다. '이 사람은 토마토를 싫어해서 토마토를 뺀 버거였지' '이 사람은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간 버거였지'와 같은 것이다. 단골은 들어오면서 "늘 먹던 걸로 주세요'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맥도널드가 값을 내릴 때 안 내리고 버텨
―이제까지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맥도널드와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업체 대부분이 가격을 확 내려버린 때입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모스버거 가격이 더 비싸 보이지 않겠습니까? '모스버거는 원래 가격이 높은데도 가격을 내리진 않는군' 하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왜 가격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가격을 내리는 건 일시적 방책일 뿐이에요. 나중에 여러 피치 못할 사정으로 다시 가격을 올려야 할 경우가 있을 텐데, 그걸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리기만 하면 오히려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 뿐입니다.
모스버거는 원재료에 더 신경 쓰다 보니 가격이 조금 높습니다. 하지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원래 기조를 이어나갔고, 그렇게 했던 것이 결국 저희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모스버거를 애용해 주신 고객들은 우리가 설정한 가격, 가치를 인정해 준 것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가격을 내린다면 손님 숫자는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거꾸로 그전까지 모스버거의 가치를 인정해 주었던 고객들로 하여금, '뭐야? 그럼 이제까지 내가 사 먹었던 제품들은 전부 더 비싼값을 주고 산 거였던 말이야?'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가격이 싸서 와 주시는 손님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는 우리 가치를 인정해 주는 고객들 ―저희는 '로열(royal) 고객'이라고 부르는데―을 더욱더 소중하게 대하고, 가격을 내리는 것보다 고객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더 나은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
- ▲ 항공기 기내식에 진출한 모스버거. / 페이스북
처음에 모스버거가 창업했을 때 가격이 120엔이었다. 경쟁 버거인 80엔보다 훨씬 비싼 데다, 50엔 버거란 것까지 나와 인기를 끌면서 판매가 급전직하했다. 창업자의 동업자가 가격을 내리자고 하자 창업자는 이렇게 말렸다고 한다. "모스버거는 가치 있는 상품이야. 자신감을 가져. 씨를 뿌리자마자 파내려 하면 안 돼. 비료와 물을 주고 싹이 트는 것을 기다려야 해."
―모스버거의 모토는 '진심을 담은 서비스'인데, 그것은 어떤 겁니까?
"서비스가 진심이 되려면 고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가게 가운데 굳이 우리 가게를 골라서 가게를 방문해 줬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들어가 있어야 해요. 가게에 손님이 오면 '어서 오세요'라고 하지요. 그런데 정말로 손님이 찾아와줘서 기쁘다는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할 때는 표정과 말투, 태도에 '고마운 손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하는 다짐이 은연중 드러나게 됩니다. 그저 입으로만 하는 친절은 손님이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원들이 그런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사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은 없습니다. 한 달에 두 번씩 되도록 적은 인원, 5~6명 정도로 '런치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75회 런치 미팅을 해서 총 385명과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사장님은 매달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는데, 어떤 성과를 거뒀습니까? (그는 2011년 2월부터 일본 총 47개 행정구역을 순회하며 고객 50명씩과 대화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35개 지역을 다녀왔다.)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치킨버거를 부활시켜 주세요'라는 요구가 많아서 없앴던 메뉴를 살렸습니다. '아침 시간에 이용하고 싶으니 개점을 앞당겨 주세요'라는 의견을 받아들여 4월부터 1000개 매장에서 오전 7시로 영업시간을 전부 바꾸기도 했어요."
창업자가 물려준 교훈은 겸허와 솔직함
―숙부이자 창업자인 사쿠라다 아쓰시 사장 밑에서 일을 배웠는데, 그로부터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무엇입니까?
"'겸허'와 '솔직함'이라는 말을 절대로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위로 올라가면 (의자를 뒤로 젖히면서) 이렇게 되거든요. 그런데 창업자께선 그렇게 하지 말고 오히려 이렇게 되라(의자를 앞으로 숙여서 몸을 작게 웅크리면서)고 하셨습니다(웃음)."
―모스버거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선의(善意)'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남의 약점을 들춰내는 악의를 가진 사람도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모스엔 그런 사람들이 없다는 겁니다."
―어떻게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입사 면접 때 지원자들을 보면 모스버거가 지향하는 '사람에 대한 공헌,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라는 마음가짐을 나눠 갖기 위해서 지원하는지, 혹은 그저 '일단 취업하고 보자' 하는 생각에서 지원하는지 태도와 말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도 만나서 '왜 모스버거 점포를 열려고 합니까?'라고 이유를 물어봅니다. 왜냐하면 '그냥 모스버거를 열면 돈벌이가 될 것 같아서요'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오게 마련이거든요. 그런 분들에겐 '그렇다면 그만두시죠'라고 거절합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이면 조직의 사고방식 자체가 어느 순간엔가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모스버거 경영 시사점
모스버거의 사례는 후발 업체가 선발 업체와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후발 업체는 선발 업체의 분위기를 흉내 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문법을 따라 하지 말고,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 자기만의 풍(風)과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선명해야 하고, 20m 떨어져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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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버거는 맥도널드가 만든 '패스트 푸드'의 문법을 깨뜨렸다. 그리고 자신만의 문법을 새로 만들었다. 빨리 나오지는 않지만 '갓 나온' 햄버거,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식 햄버거, 종업원이 서빙해 주는 햄버거가 그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이런 새로운 문법을 제시함으로써 입지나 점포 넓이의 불리함을 묻히게 만들었다.
모스버거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가 강조하는 '위대한 반복 가능한 모델(Great Repeatable Model)'을 실천한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고 베인앤컴퍼니 강희석 파트너가 말했다. 위대한 반복 가능한 모델이란 베인이 10년 이상 자본수익률(ROC)을 웃도는 수익을 올린 지속 성장 기업(포천 500대 기업 중 50개)의 공통점을 연구해 만든 전략 콘셉트이다 .
요약하면, 기업의 성공은 어떤 시장을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차별화된 핵심 역량을 체질화해서 반복 가능한 모델로 만들어 갔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모스버거의 성공 스토리를 이 모델의 세 가지 원칙인 집중, 체화, 적응으로 나눠 분석해봤다.
①집중(FOCUS)
모스버거의 핵심 역량은 '높은 질의 햄버거'를 만드는 능력이다. 창업자 사쿠라다씨는 여기에 집중했다. 창업자금 800만엔 중 600만엔을 패티(햄버거용 고기)와 빵, 소스 개발에 쏟아부었다.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들어 점포는 겨우 9.3㎡(2.8평) 넓이에 좌석 달랑 여섯 개를 두고 시작했다. 그는 미국 '토미스'에서 1주일간 무급으로 일하며 노하우를 배웠다. 모스버거의 독특한 풍미는 소스에 의존하는 바 크다. 사쿠라다 씨는 원래 토미스가 쓰던 매운 맛이 강한 칠리소스를 일본인 입맛에 맞게 조금 더 달고 상큼한 맛으로 바꿨다.
사쿠라다 사장이 중학교 동창들과 모임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해. 이익만 생각하다가 '저기 맛없어'라는 말 들으면 그걸로 끝이야. 맛있다는 말을 들으려면 가급적 원재료비는 전체 비용의 50%에 가까운 편이 좋아."
②체화(Embed)
반복 가능 모델의 2원칙은 조직 내 정확한 가치 전달이다. 회사의 핵심 가치를 일선 직원이 업무에 실제로 구현해야 한다. 쉽게 말해 머리와 손발이 맞아야 한다.
모스버거는 창업자-CEO-일반 직원-점주-매장 직원까지 모두가 회사가 추구하는 전략과 진정한 차별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행동했다. 특히 매장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는 방식(손님에게 인사말 외에 한마디 더 하기, 단골손님을 위한 특별 메뉴 만들기 등)까지 모스버거가 추구하는 전략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은 맥도널드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원동력이 되었다.
③적응(Adapt)
고객의 피드백을 실제 사업 모델의 개선으로 연결시키는 선순환 학습 시스템을 말한다. 모스버거는 CEO가 고객과 종업원을 소규모 그룹으로 직접 만나고, 제안받은 내용을 즉각 반영한다.
그런 문화가 쌀로 만든 라이스버거, 일본인 입맛에 맞춘 데리야키 버거 출시를 이끌었고, 일본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2개월마다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