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TOA ‘벤처리움’, 통신사 벤처육성의 산실로 거듭
By 피렌체의 식탁
스타트업 생존율 29%. 스타트업 설립 후 5년 이상 기업을 유지하는 비율이 10개 사 중 3개 사가 채 안 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조직이 가뭄의 단비처럼 고마운 이유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KTOA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출자한 펀드 수익 일부를 기반으로 ‘벤처리움’을 운영하며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보육 기업 54개 사 중 절반이 입주 기간 중 외부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벤처육성의 산실로 거듭난 ‘벤처리움’을 파헤쳐 보았다. [편집자 주]
✔ KTOA,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출자 펀드 기반 벤처기업 육성
✔ 강남 복판에 마련된 입주 기업 사무 공간… 임대료도 ‘무상’
✔ 맞춤형 보육 프로그램부터 투자 전문가의 1:1 멘토링까지
✔ 54개 사 중 절반이 입주 기간 중 외부로부터 투자유치 성공
✔ 기업 성장과 ICT 생태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
KTOA 건물 외부 벤처리움 현판(사진: 백범선 메디치tv 팀장)
3만 5천 개가 넘는 벤처기업(2022년 기준), 이 틈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5년 차 국내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불과 29.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인 58.3%의 절반 수준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 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된 액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가까이 줄었다.
스타트업 혹한기, 통신사와 벤처기업 육성 지원하는 KTOA
스타트업 혹한기에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이하 KTOA)는 벤처기업 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KTOA는 1996년부터 이동전화 번호이동(MNP) 관리, 전기통신설비 공동 구축 사업 등을 수행해왔다. 2018년부터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원을 받아 통신사 공동의 ICT 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벤처리움’ 사업을 시작했다.
‘벤처리움’이란 ‘벤처’(Venture)와 장소를 의미하는 ‘Arium’을 결합한 단어로,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작년 말, 창업지원센터의 인지도 향상 및 지속적인 벤처 창업 육성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지금의 브랜드로 조직을 정비했다.
KTOA가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KIF 투자조합 덕분이다. 2002년 이동통신 서비스 산업의 성장에 따라, 국내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통신 4사(SK텔레콤, KT, KTF, LG유플러스 등)가 3,000억 원을 출자하여 모태펀드(Fund of Funds)를 설립했고 KTOA를 펀드 업무 집행자로 지정했다.
삼성동 KTOA 사옥 (사진: 백범선 메디치tv 팀장)
사무실 무상 제공이 큰 이점, 다양한 보육 프로그램도
벤처리움에 입주한 기업들이 가장 큰 혜택으로 꼽는 점은 ‘사무실 무상 제공’이다. 사무 공간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연합회빌딩 1·2·5층에 마련되어 있다. KTOA는 입주 기업에 3~8인실 규모의 독립적인 사무 공간을 임대료 무상으로 제공한다. 2022년도에는 입주 기업 사무 공간을 기존 12개 실에서 20개 실로 확충하고 행사 공간인 ‘셀라스 홀’을 마련했다.
벤처리움 사무실, 회의실, 옥상정원, 협업 공간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 벤처리움 홈페이지)
올해 7월 말 기준 보육 기업은 총 54개 사다. 43개 사는 벤처리움을 ‘졸업’했으며, 현재 입주해 있는 기업은 11개 사다(▲메이아이 ▲바이오뉴트리온 ▲신사유람단 ▲씨즈데이터 ▲아이앤나 ▲칩스케이 ▲코리아헬스파트너스 ▲택사스소프트 ▲플라밍고 ▲헥사휴먼케어 ▲코리아소프트 등).
사무실 무상 제공 외에, 신생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전문 액셀러레이터(기업이 빨리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자금과 멘토링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를 통해 입주 기업 진단 및 맞춤형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입주 기업 투자 유치에 중요한 IR(investor relations, 기업의 홍보 활동)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1:1 멘토링 및 IR 진행도 진행한다.
또한 입주 기업의 법률 지원(고용, 투자, 구매·판매 계약 등)을 위한 상시 법률 자문, 입주 기업 판로 개척 및 홍보를 위한 전시회 참가 및 마케팅 활동도 지원하며, ICT 분야의 벤처창업기업 발굴 및 투자 유치 기회 제공을 위해 ‘데모데이’도 개최한다.
데모데이의 경우, 작년부터 벤처리움 입주 기업이 아니더라도 참가할 수 있다. 우수 업체에는 상금을 수여하며, 투자 유치와 벤처리움 입주 기회를 제공한다.
작년 12월 개최된 벤처리움 데모데이 현장. (사진: KTOA)
결과도 괄목할 만… 생태계 발전 위해 지속적 지원 예정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벤처리움 기업들이 일군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보육 기업 54개 사 중 22개 사가 입주 기간 중 외부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졸업 이후에도 후속 투자 유치를 받은 기업은 9개 사에 달하며, 엑시트(기업 가치를 현금화하는 전략)의 경우 M&A 5개 사, IPO(기업공개) 1개 사라는 결과를 냈다.
벤처리움 보육 성과. (자료: KTOA)
졸업 기업에도 IR, 데모데이 등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후속 투자 유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홈커밍데이 등 입주·졸업 기업 간 비즈니스 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창출되고 있다.
KTOA 벤처리움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유치 지원을 위해 ‘벤처리움 펀드’를 조성 중”이라며, “벤처리움 펀드를 통해 입주·졸업 기업 및 데모데이 참여 기업 등 유망 ICT 벤처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벤처창업기업의 성장과 ICT 생태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리=김동희 <피렌체의 식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