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가 드디어 30년 가까운 장대한 역사를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이하 <에피소드 3>)에 이르러 전체 이야기의 중심 인물인 청년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로 탈바꿈하는 비밀 열쇠가 풀린다. <에피소드 3>에 대한 분석 기사와 더불어 <스타워즈> 전체 시리즈가 남긴 의미와 영향을 되짚는다.
이야기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2002)(이하 <에피소드 2>)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지 루카스는 <에피소드 2>를 촬영하는 가운데 <에피소드 3>에 등장할 한 장면을 서둘러 찍었다. 오비완이 한 젊은 부부에게 남자 아이를 맡기고 떠나는 장면으로 <에피소드 3>(2005)에서도 마지막에 해당하는 장면이었다. <에피소드 2> DVD 서플먼트를 보면 조지 루카스는 <에피소드 3>를 위해 재차 같은 장소로 로케이션을 오는 것이 부담스러워 미리 촬영해뒀던 것이다. C3PO를 연기한 앤소니 대니얼스는 당시 거친 모래 바람을 맞으며 너무 고생한 나머지 “다시는 절대 여기 올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20년이 지나 내가 또 이러고 있다”며 회상을 털어놓았다. 루크 스카이워커의 집이 있는 아프리카 튀니지의 그 황량한 평원은 과거 <스타워즈> 3부작의 주무대 중 하나이기도 했다. <에피소드 2>를 촬영할 때부터 이미 30년 역사의 마침표를 떠올렸기 때문일까? 튀니지의 평원에서 붉은 석양을 바라보는 조지 루카스의 뒷모습은 무척 쓸쓸해 보였다.
조지 루카스의 정면 승부
조지 루카스가 말해온 <스타워즈>의 비전은 “(언젠가 함께할지도 모를) 외계인들과의 조화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묘사”였다. 그것은 익숙한 한편으로 더 큰 재미와 놀라움을 줘야 했다. 과거의 3부작은 그런 의도를 충분히 반영해냈고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다. 1995년 그가 프리퀄 3부작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것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다. 이후 만들어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1999)(이하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는 우려에 가까운 모습으로 완성됐던 게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의 결정적 진보를 담보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서사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것은 환상의 파괴를 가져오기도 했다. 역시 그 결정판은 요다였다. 과거 인형에 손을 집어넣어 입 모양을 오물거려야 했던 요다가 100% 디지털 캐릭터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그가 펼치는 액션은 경이로움과 당혹감을 반반씩 선사했다. 그만큼 수많은 실사 배우들은 블루 스크린 앞에서 허깨비와 싸우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이런 ‘허깨비와의 싸움’, 그리고 ‘보이지 않는 위험’과의 정면 승부는 새로운 3부작이 돌파해야 할 가장 큰 문제였다. 또한 결정적으로 프리퀄 3부작은 아나킨과 파드메의 로맨스를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과거 3부작의 능글맞은 한 솔로(해리슨 포드)로 대표되는 유머를 지워야만 했다. <에피소드 1>에 새로이 등장한 자자 빙크스가 그 역할을 대신하리라 믿었지만 그건 오히려 과도한 역효과를 불러일으켰을 뿐이다.
<에피소드 3>에서 조지 루카스가 택한 전략은 초심으로의 복귀, 그리고 예정된 결말과의 정면 승부다. 당초 10대 시절의 한 솔로가 등장해 맹활약하는 장면도 구상했지만 그건 과감히 버려졌다. 아나킨이 어둠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은 다른 어떤 에피소드들보다 더 음산하고 비극적이기에 그는 굵은 서사의 줄기만을 남겼다. 그것은 배우들에게 남다른 연기력을 요구했다. 당초 조지 루카스는 <에피소드 2>를 통해 발탁한 아나킨 역 헤이든 크리스텐센으로 인해 많은 마음의 짐을 얻었다. 자신의 뜻이야 어떻든 간에 ‘캐스팅 미스’라는 중평에 시달려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루카스는 “그 자신의 다스 베이더 같은 성질이 영화에서 보여지면 된다. 헤이든은 두말할 것 없이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내가 그를 캐스팅한 이유들 중 하나다. 그를 보면 제임스 딘이 떠오른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러한 짐은 드디어 <에피소드 3>를 통해 훌훌 털게 됐다. 이완 맥그리거 역시 나이 든 오비완을 연기한 배우 알렉 기네스의 영감을 얻기 위해 분장실에서 초기 3부작을 내내 틀어놓게 했다. 파드메의 경우 “헤어 드라이기를 주시는 줄 알았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익숙한, 둔탁한 형태의 레이저 총을 든 파드메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자신이 그렇게 충성스럽게 봉사했던 공화국이 거대한 제국으로 탈바꿈하는 모습과 남편이 어둠의 유혹에 끌리는 과정을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본다.
어떻게 보면 <에피소드 3>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팰퍼타인을 연기한 이언 맥디어미드다. 마침내 실제 본성을 드러내는 그의 행동에 의해 모든 비극이 비롯된다. <에피소드 1>에서 어린 아나킨이 승리 퍼레이드를 할 때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믿음직스럽게 쳐다보던 그의 눈이 <에피소드 3>에 이르러 굴절된다. <에피소드 2>에서 “팰퍼타인은 전형적인 정치가일 뿐”이라는 오비완의 말에 대해 아나킨은 “좋은 분처럼 보여요”라고 답하기도 했으니 그 비극의 서막은 오래다. 결국 그는 아나킨을 정치적으로 유혹하기 시작하고 젊은 제다이들이 그들의 영혼을 팔아 권력에 대한 욕심에 서약하게 만든다. 마지막에 이르러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제임스 얼 존스의 존재가 드러나기 이전, 그의 낮고 뒤틀린 목소리는 전편을 통해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온다. 메이크업 디자이너 스튜어트 프리본이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눈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캐릭터 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1977)을 빼고는 한 편도 빠짐없이 출연한 요다 역시 그에 걸맞은 무게감을 보여 준다. <에피소드 3>에서 요다는 오비완에게 죽어서도 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러준다. 과거 3부작에서 죽었던 오비완이 이후 다시 등장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지 루카스는 말한다. “각 에피소드마다 늘 추구했던 수준이 있었지만 항상 완벽하진 않았다. 그 중에서 <에피소드 3>는 가장 완벽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포스는 비극을 싣고
<에피소드 3>에서 결국 악의 힘에 이끌리고 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고통만큼 조지 루카스의 고민도 그에 못지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프리퀄 제작 발표 이후 지난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에 대해 다 자란 과거의 팬들은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루카스는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지만 제작 환경이 달라졌고 과거의 팬들이 이미 한참 성년식을 치르고도 남은 다음이었다. 그는 여섯 개 시리즈의 한가운데이자 제작 순서상 가장 마지막인 <에피소드 3>에 이르러 <스타워즈>가 다스 베이더의 이야기임을 상기했다. 단 한순간 직면했던 아나킨의 결정은 결국 시리즈 전체의 역사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과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 아나킨은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뿌리치기 힘든 유혹의 포로가 된다. 어떻게 그가 무시무시한 검은 헬멧을 쓰게 됐는지가 30년 세월의 기다림을 만들었던 것이다.
<에피소드 3>는 이미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로부터 잉태됐다. 앞서의 에피소드 두 편을 <에피소드 3>로 이행하기 위한 전조로 해석한다면 어느 정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만도 하다. <에피소드 2>에서 처음 등장했던 헤이든 크리스텐센은 아나킨으로서의 파괴적인 성품을 이미 드러냈다. 바로 사막의 야만족들에게 납치된 어머니를 구출하는 장면이다. 어머니가 투스켄 침략자들에게 납치돼 간 뒤 결국 숨을 거두고 말자 그는 여자와 어린애 할 것 없이 막사를 치고 있는 종족 모두를 몰살해 버렸다. 그러고 돌아와선 “전지전능한 사람이 되겠다. 죽음을 막는 방법도 익히겠다. 오비완의 질투심이 내가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가장 강력한 제다이가 되겠다”며 분노했다. 설익은 연기로 일관하던 그가 그 순간만큼은 진심 어린 눈빛을 드러내 보였다.
아나킨과 파드메(나탈리 포트먼)의 로맨스는 더욱 극적이다. 불과 열 살의 어린 아나킨은 <에피소드 1>에서 “누나는 천사 같아요”라며 이미 파드메에게 사랑을 느꼈다. <에피소드 2>에선 많은 이들이 아나킨과 파드메의 러브 신이 지나치게 많다고 불평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사실 <에피소드 2>에서 두 사람의 애정과 이후의 운명을 암시하는 장면들은 더욱 많았지만 상당 부분 삭제됐기 때문이다. 삭제 장면들 중엔 파드메가 가족을 꾸리고 싶은 욕망을 줄곧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의원으로서의) 임기를 끝내고 실은 나도 지금쯤은 가족을 가지고 싶어. 우리 언니는 너무도 멋진 아이들을 가지고 있어”라며 가족의 사랑을 갈구한다. 한편 파드메가 아나킨을 데리고 자기 집에 가는 장면도 있었다. 파드메의 어머니는 마치 청춘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우리 애가 한 번도 집에 남자를 데리고 온 적이 없었다”며 아나킨이 남자 친구냐고 묻는다. 부끄러운 파드메는 “내 애인이 아냐”라고 말한다. 그렇게 파드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캐릭터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상당 부분 삭제됐었다. <에피소드 2> DVD에 서플먼트로 실려 있는, 비극의 상징적 전조라 할 그 장면들은 오히려 <에피소드 3>를 경유하여 다시 한 번 되새김된다.
<에피소드 3>가 등장하기 전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엔 새로운 디지털 캐릭터인 그리버스 장군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해 있었다. 4개의 광선검을 든 캐릭터에 대해 기쁜 의문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조지 루카스의 ‘디지털 여정’의 마침표이면서, 시리즈는 늘 새로운 디테일에 대한 도전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에피소드 3>가 뚜껑을 열게 되면서 정작 그리버스 장군은 매거핀임이 드러났다. <에피소드 3>는 버려진 아이가 귀환하는 오이디푸스 영웅 서사의 한 자락이자, 셰익스피어 고전 비극의 변주다. 이전처럼 이야기들의 곁가지와 풍성한 디테일들이 시야를 흐리게 만들지만, 조지 루카스는 결국 <스타워즈>의 세계가 명쾌한 선악 대립의 플롯과 더불어 하나의 직선적인 가족 계보 안에 자리한 운명적 비극임을 증명했다. 물론 그것은 이미 예정된 결말이었지만 그는 본심을 잃지 않았고, 잠시 빗나간 궤도를 돌려놓으려는 팬덤의 포스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말한다. “아직 에피소드 3과 4 사이 또 다른 20년 동안의 일들은 쓰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의 구조는 별로 많이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항상 한 아버지가 그의 아이들에 의해 자신의 과오를 만회하게 되는 하나의 서사시적인 이야기다. 선한 사람으로 시작해 악마가 돼 버리고 최종적으로는 그의 아이들에 의해 자신의 과오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스타워즈>의 시작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 혹은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 플롯에 대한 오마주였다면 그 마지막은 소포클레스적인 대단원으로 종결됐다. <에피소드 3>는 우리 시대 새로운 신화의 마침표로 부족함이 없다.
<스타워즈>의 향수는 역시 공중전
장면 1 - 초반부 공중 전투 신
초반부의 공중 전투 신은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액션 신으로 가득 찬 <에피소드 3> 내에서 그 담담한 서막에 불과하다. 다스 베이더와 그의 돌격 대원들이 반란군 우주선을 침투하는 것으로 개시했던 <에피소드 4>와의 중요한 연결 부분이기도 하다.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의 전투기 모델들이 과거 3부작과 달리 유선형의 매끄러운 몸체들을 다수 차용했다면, <에피소드 3>에서는 과거의 X-윙을 연상시키듯 과 그때의 공중전을 연상시킨다. 과거 조지 루카스는 2차 대전의 전투 뉴스릴 장면을 그대로 샷 바이 샷 하여 촬영, 편집했을 정도로 공중전을 마치 옛날 전쟁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구성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에피소드 3>에서는 마치 바다에 평행하게 떠 있는 범선들이 함포 사격을 주고받는 듯한 장면까지 연출하고 있다. 상기할만한 것은 원칙적으로 이 초반부 전투 신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공화국 수도인 코러스칸트 행성의 대기권 밖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전투 신은 ILM 스튜디오의 시각효과 감독 존 놀이 맡았다. 존 놀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형 토머스 놀과 함께 어도비사의 이미지 변환 프로그램 포토숍의 원형을 만들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우주 밖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코러스칸트의 대기권 윗부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 위치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주 밖의 빈 공간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투기가 지나간 흔적을 말해주는 연기, 불, 다른 화공품들을 만들어내는 기회까지 줬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불타는 함선에 소방정으로 보이는 우주선이 물을 끼얹어 불을 끄는 장면까지 포함돼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오비완과 아나킨이 그리버스 장군과 싸우며 팰퍼타인 의장 구출 시도를 하는 중에도, 코러스칸트의 창공 높은 곳에선 클론의 전쟁이 거대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편을 통틀어 강한 내구성과 함께 막강한 활약을 펼치는 R2-D2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채롭다.
시리즈 최고의 광선검 대결
장면2 - 화산에서 아나킨과 오비완의 최후 대결
<에피소드 3>의 압권은 역시 무스타파 행성의 화산에서 아나킨과 오비완이 벌이는 마지막 광선검 대결이다. 그것은 또한 <에피소드 3>를 기다려온 최종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퀄 3부작 전체의 무술 책임자이면서 검술 사범이기도 한 닉 길라드는 이를 위해 조지 루카스와 함께 제다이 순위 1에서 10까지 레벨을 정해 각각 캐릭터들의 싸움 형태를 토론했다. 닉 갈라드는 <에피소드 4>를 통해 스턴트맨으로 데뷔한 사람이니 그 감회는 남다르다. 이후 몇몇 <007> 시리즈에 스턴트맨으로 참여했던 그는 어느덧 세월이 흘러 프리퀄 3부작에선 당당히 무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오비완은 레벨 8이고 아나킨이 그와 같은 레벨에서 시작했다. 그렇지만 아나킨은 <에피소드 3>에서 레벨 9로 훌쩍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서 레벨 8과 9의 차이는 엄청나다. 제다이는 레벨 9까지 오를 수 있지만 그것은 빛과 어둠처럼 차이가 많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아나킨은 그 싸움과 레벨의 정신적 측면을 배우지 못했다.” 헤이든 크리스텐센은 호주 시드니의 스튜디오에서 혹독한 준비 기간을 가졌다. 매일 6시간 동안 칼싸움을 배우고 나서 두 시간 정도 따로 더 트레이닝을 했다. 그 두 시간 중 한 시간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나머지 한 시간은 심장 혈관 강화를 위한 운동을 했고, 치밀한 식이 요법에 따라 하루에 각기 다른 여섯 끼의 식사를 했다.
최후 대결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용암이 튀어오르는 화산에서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시각효과 감독인 ILM의 로저 가이에트는 무스타파 행성의 화산을 만드는 책임을 맡았다. 오비완과 아나킨이 녹아내리는 용암 줄기를 가로지르고 폭발하는 마그마를 통과하면서 절망적인 결투를 벌이는 그 장면에서, 그는 위험한 주위 환경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를 위해 지난 2002년 제작진들은 이탈리아로 떠났다. 시실리 에트나 화산의 웅장한 화산 폭발 장면을 직접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용암 천지의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이렇게 무스타파에 컴퓨터가 창조해낸 요소들은 ILM 스튜디오의 모형 책임자 브라이언 게르먼드가 감독한 디지털 매트 페인팅들과 정교한 축소 모형들뿐만 아니라, 에트나 화산의 분출을 찍은 장면과도 합성됐다. 배경과 조직에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단순한 CG 효과가 아니라 30피트 가까운 높이의 실제 모형도 동원됐다. 게르만드의 팀은 엄청난 모형의 중심부를 가르고 지나가는 4피트 너비의 강을 만들었고, 밀크 셰이크에 흔히 쓰이는 농화제를 이용해 ‘반짝거리는’ 엄청난 양의 용암이 뿜어나오게 했다.
모두가 숨을 죽인다
장면 3 - 다스 베이더의 등장
다스 베이더의 등장은 결국 30년을 기다려온 장면이다. 아나킨이 검정 헬멧을 쓴 다스 베이더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위해 시각 효과 감독 로저 가이에트는 누아르 스타일의 조명과 육중한 스포트라이트를 아낌없이 썼다. 우아하게 보이는 가운데 “배경은 부분적으로 수술실 같아 보이고 또 부분적으로는 고문실 같아 보이기도 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촬영감독 데이빗 태터샐은 “다스 베이더의 첫 등장은 우리를 몸서리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악마 같은 본성 때문이 아니다. 나는 단지 그를 촬영적으로 세상과 격리시키는 것을 고민했다. 저 검정색 헬멧을 바깥의 검정색 우주와 구별되도록 어떻게 밝게 촬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한다. 직접 다스 베이더 의상을 걸친 헤이든 크리스텐센은 “다스 베이더 의상을 입는다는 것은 내가 아나킨으로 캐스팅된 이래로 가장 기다려왔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이 순간을 위해 그는 무려 10kg이 넘는 근육을 길렀고, 다스 베이더의 기계화된 숨소리를 내기 위해 의상 안에 설치된 장비를 보곤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제로 그가 다스 베이더 의상을 걸치고 촬영장에 나타났을 때 폭스 스튜디오 전체는 그만 얼어붙은 듯했다. 제작자 릭 매컬럼은 “우리가 새로운 3부작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내가 이 여섯 개 시리즈의 제작을 맡은 이래 가장 시적인 날이었다”고 말한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에서 일부 기자들은 루카스에게 다스 베이더로 거듭난 크리스텐센을 두고 ‘테러리즘에 맞서 이라크를 침공한 현 부시 미국 대통령의 상황’과 비교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루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테마에는 베트남전과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녹아 있다. ‘민주주의가 선거에 의한 동의로 어떻게 독재로 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리즈를 시작했으며 고대 로마와 프랑스 나폴레옹, 독일의 히틀러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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