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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사진을... 스크랩 `외로운 길잡이` 등대의 변신
최영기 추천 0 조회 184 13.07.29 00:0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외로운 길잡이' 등대의 변신

 

외롭지 않아요, 날 보러와 줘서…

 

 

 

 

칠흑 같은 밤바다에서 홀로 뱃길을 밝혀 주던 '등대'.

외로운 길잡이 등대가 최근 몇 년 새 해양문화 체험 공간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해안 절경과 어우러진 등대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등대는 삶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1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7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등대지기가 상주하는 유인 등대 37기와 무인 등대 4439기 등 모두 4476기의 등대가 설치돼 있다.

등대 관광객은 연간 4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단순한 항로표지시설에서 공원, 해양체험공간, 이벤트 행사장, 박물관, 낚시터 등으로 변신한 덕분이다.

실제 유인 등대 방문객은 2008년 207만 3352명에서 지난해 360만 8359명으로 153만 5007명이나 증가해 변신에 대성공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강릉 주문진 등대

 

▲ 해남 목포구 등대

 

▲마라도 등대

 

▲통영 소매물도 등대

 

▲ 인천 소청도 등대

 

▲독도 등대

 

 

 

그렇다고 등대가 밤바다를 운항하는 선박의 나침판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기술이 발전해 인공위성이나 레이더를 이용한 위성항법장치(GPS)와 전자항법시스템 등 첨단 항해 장치까지 등장했지만, 등대의 불빛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주 우도봉 등대


 

제주 우도 등대는 200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등대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우도 등대공원은 전국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2009년 방문객 56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86만명이나 찾았다.

이곳에는 2006년 점등 100주년을 맞아 복원된 목재 등대 1기와 1919년부터 2003년까지 우도 앞바다 길잡이 역할을 해 온 근대식 등대 1기, 2004년 설치한 현대식 등대 1기 등 모두 3기의 등대가 있다.

등대 주변에는 이집트 파로스 등대와 중국 상하이 마호타파고다 등대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등대 모형 14점이 전시돼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또 등대 시뮬레이션과 영상관, 전시실, 포토존, 휴게실 등도 갖추고 있다.

등대공원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는 한 폭의 풍경화 같다.

등대공원과 우도봉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 동구의 울기 등대와 울주군의 간절곶 등대도 전국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울기 등대는 대왕암, 용굴, 탕건암 등 기암괴석과 수령 100년을 넘긴 1만 5000여 그루의 해송이 어우러진 곳에서 뱃길을 밝히고 있다.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 나라를 지키려고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을 간직한 대왕암까지 인접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간절곶 등대는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 명소에 자리 잡고 있다.

연간 40만~50만명의 관광객들이 울기·화암추·간절곶 등 울산 앞바다를 밝히는 등대 3곳을 찾는 이유다.

울산 지역 등대를 찾는 관광객은 2011년 48만 9261명에서 지난해 50만 4187명으로 매년 수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등대가 유명해지면서 '1박2일 등대지기 체험 프로그램'의 경쟁률도 높다.

매년 10대1 수준이다. 신청자의 80% 이상이 다른 지역 사람들이다.

 

 

 

▲여수 거문도 등대


 

전남 여수의 거문도 등대도 체험 숙소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곳에서는 망망대해의 웅장함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동백과 아열대 식물 군락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여수해양항만청은 2006년 7월부터 해양 관광과 더불어 등대의 중요성과 역할을 알리려고 거문도 등대 구내에 한 가족이 숙식할 수 있는 '가족 체험형 숙박시설'을 마련해 개방하고 있다.

1985년 2월 경북 포항에 들어선 국립등대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등대 1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술의 발달과 시대의 변화로 사라져 가는 항로표지 시설 및 각종 장비를 전시·보존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등대관, 해양관, 수상전시장, 야외전시장, 테마공원 등 분야별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또 포항에는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등대(높이 14m)가 있다.

낙서 등대 또는 사랑 등대로 불리는 이 등대는 포항여객선터미널 인근 방파제에 설치됐다.

'아내를 만나게 해 줘 감사하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린다' 등 다양한 사연과 연락처가 적혀 있다.

포항지방해양청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2005년 10월부터 등대 낙서판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낙서 등대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 2년마다 새로운 낙서판을 설치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대송항에는 사랑의 멜로디를 들려주며 메신저 역할을 하는 프러포즈 등대가 젊은 연인들을 맞고 있다.

높이 8.4m의 이 등대는 전기, 음향, LED 조명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하트 모양 센서 위에 사람이 서면 프러포즈 음악과 함께 조명이 비친다.

프러포즈 등대에 맞게 빨간색에 하트 모양의 창을 만들어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마징가Z 등대’라 불리는 부산 대변외항남방파제 등대


 

부산은 '등대 도시'로 통한다.

부산 기장군 대변항 일대 4㎞ 구간에는 이색 등대 5기가 방파제마다 설치돼 있다.

 

 

 

▲부산 야구 등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4강 진출을 기념해 2003년에 만든 '월드컵 기념 등대'.

월드컵 공인구가 등대 기둥에 박혀 당시 월드컵축구대회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월드컵 기념 등대가 인기를 끌면서 장승 모양의 등대도 들어섰다.

 

 

 

▲부산 젖병 등대

 

 

'젖병등대'는 2009년 전국 출산율 꼴찌 부산에 아이가 많이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등대 위로 걸어 오를 수 있는 '계단등대'에는 연인들이 남기고 간 사랑의 자물쇠로 빼곡하다.

 

 

 

▲부산 야구 등

 

 

또 칠암항에는 야구 등대가 있다.

글러브·배트·야구공 모양의 '야구 등대'는 붉은 원형 띠에 갈매기를 매단 갈매기 등대와 마주 보고 있다.

모양만 다양한 게 아니라 항로표지법을 준수한 실제 등대다.

2010년 8월 개방된 울산신항만 남방파제에서는 육지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15도가량 기운 '피사의 등대'가 눈길을 끈다.

이곳은 낚시터로 유명하다. 전갱이, 우럭, 삼치, 학꽁치 등 다양한 고기를 잡을 수 있다.

김정식 울산항만청 해사안전시설과 계장은 "등대는 이제 선박의 안전만을 위한 시설물이 아니다.

국민이 자유롭게 찾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신하고 있다"면서 "'밤바다의 외로운 등대'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등대의 변신]

국내 첫 근대식 등대 팔미도 등대

 

 

 

침략 꾀한 일제 강요로 건설…인천상륙작전땐 길잡이 역할…2003년 임무 마치고 영구보존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등대는 별에서 오는 편지와/

별에게 보내고 싶은 편지를/놓아두는 우체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혹시나 하고 등대를 찾아가고/

별에게 보낼 편지를 넣으려고/여름새벽하늘색/

등대를 찾아간다’

바다의 시인 이생진(84)은 이렇게 노래했다.

 

등대는 늘 고독하다.

짙은 어둠 속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대식 등대도 국가 암흑기에 첫발을 뗐다.

현재 인천 중구 무의동 산 373번지 팔미도에서다.

인천공항 옆 무의도에 딸린 무인도에 등대가 들어선 지 어언 110년이다.

1903년 6월 1일 첫 불을 밝혔다.

높이 7.9m 지름 2m다. 해발 71m에 우뚝 섰다.

처음엔 90촉광 석유등을 썼다.

 

 

 

▲ 한국 근대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팔미도 등대.

 


여기엔 뼈아픈 일이 숨었다. 침략을 꾀한 일제가 어서 건설하라고 윽박질렀다.

한성(서울)으로 가는 길목이지만 낯설어 항해가 버거웠다.

등대 관련 업무를 38년째 맡고 있는 해양수산부 해사안전시설과 김민철(57) 서기관은 “일본도 1850년대 프랑스로부터 등대를 세우라는 압력을 받았다”면서 “그렇게 겪은 슬픔을 우리에게 똑같이 강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쁨도 얽혔다.

1950년 9월 15일이다.

6·25전쟁 대북 첩보를 담당한 ‘켈로’(KLO·Korea Liaison Office) 부대원들이 등대를 탈환해 불을 밝힘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을 이끌며 길잡이 노릇을 해냈다.

그리고 2003년 임무를 내줬다.

한 세기를 맞아 영구 보존 대상에 오른 ‘귀하신 몸’이다.

위성항법 위치정보 송출장치 등 첨단 장비와 등탑·전망대를 갖춘 높이 31m의 새 등대가 대신한다.

외롭게 길목을 지키는 등대원의 고생은 옛날에도 적잖았다.

1960년 5월 서울신문 ‘나의 호소’ 코너에는 ‘고해(孤海)의 등대수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자’는 제목의 기고가 실렸다.

서울 성북동에 산다는 독자는 “특히 인천 연평도 등대는 목전에 휴전선을 둔 요지인 데다 연간 수만t에 이르는 어획고를 올리는 국내 유일의 어장을 곁한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첫 항로표지 기록은 196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48년 가락국이다.

삼국유사에 불을 피워 들어오는 선박을 인도했다고 적혔다.

 

 

 

‘바다의 파수꾼’ 18년

“한달 한번 뭍에 가지만 뱃길 관리 긍지에 살죠”

 

 

 

전남 진도군 가사도 등대지기 김서익씨의 24시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오후 4시 이후에 스피커폰을 통해 이름을 부르면 즉각 화면에 나타나 응대해 줍니다.

가족과의 잦은 대화로 등대에서 지내는 외로움을 털어냅니다.”

 

 

 

▲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등대원 김서익씨가 해발 90m 높이의 등대 첨탑에서

야간에 항로를 밝히기 위한 준비 단계로 20만 칸델라 규모의 발광 등면을 점검하고 있다.

 


19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리 가사도에서 만난 당직 등대원 김서익(43)씨는 피붙이들과 떨어진 절애고도의 생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야간 당직자와 막 교대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숙소 부근에 설치된 42㎾짜리 예비 발전기와 각종 통신장비 등을 매뉴얼에 따라 차례로 점검했다.

올해로 등대지기 18년째인 그는 당사도, 가거도, 목포구 등대 등을 거친 뒤 2011년 이곳에 배치됐다.

그는 “컴퓨터 등으로 매일 아내(40), 큰아들(8), 작은아들(7)과 소통한다”며 “등대지기 생활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 기술이 진화하면서 화상으로나마 뭍에 있는 가족의 얼굴을 늘 보고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밴 그리움을 애써 감추느라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러나 “입사 초기부터 외딴섬을 떠돈 터라 늘 애들과 함께해 주지 못했던 게 아쉽다”며 “조만간 사춘기를 맞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신안 가거도가 고향인 그는 목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1995년 기능직인 등대직(항로표지원)에 응시해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완도 당사도 등대에 처음 배치됐다.

그는 “한때 3년만 근무한 뒤 소방직 공무원을 준비해 뭍에 정착하려고 맘먹은 적도 있었다”며 “등대원 생활을 견디지 못해 입사 6개월~1년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상당수 등대원은 이처럼 생활이 단순하고 반복적이어서 외로움과 권태에 빠져들기 쉽다고 입을 모은다.

김씨는 밤(일몰~일출) 근무를 할 경우 오전 6시쯤 아침밥을 손수 지어 먹은 뒤 잠자리에 든다.

된장찌개·김치찌개 끓이는 실력은 수준급이란다.

대여섯 시간 잔 후 주로 아이들과 화상 통화를 하거나 책 또는 TV를 본다.

반찬 등 부식은 한 달에 7일씩 주어지는 휴가 때 대도시로 나가 구입한다.

의약품 등은 부정기적으로 운행되는 해양항만청의 항로표지선이 대 준다.

낮 근무 땐 오전 7시부터 등대 유지관리 등 잡다한 일을 시작한다.

전원 확보와 전구, 등대의 등면 상태 확인, 사무실 일과 보고, 주변 정리 등이다.

비상시를 대비한 예비 발전기와 발전용 경유 관리, 레이더, 위성항법장치 시설 점검 등도 맡는다.

최근 가사도 주민이 기증한 흰색 진돗개 ‘백구’에게 밥을 챙겨 먹이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김씨는 “당사도 근무 때 어선이 안개 속에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에어사이렌(공기압축식 무신호 방식)을 30분 동안 수동으로 조작해 길 잃은 어부를 무사히 항구로 되돌아오게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국토의 최첨단에서 영해와 안전한 뱃길을 관리한다는 자부심으로 산다”며 환하게 웃었다.

 

 

 

▲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등대 전경.



레이더 철탑과 흰색 8각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뿔뿔이 흩어진 섬들을 제압하듯 공중으로 솟아 있다.

주변 섬들은 희뿌연 운무로 뒤덮여 지척을 분간하기 어렵다. 장마철인 탓이다.

동경 126도, 북위 34도에 자리한 등대는 이런 악조건을 헤치고 항해하는 뱃길을 밝힌다.

이곳은 인천·군산·목포~제주·부산 등지를 오가는 배들이 지나는 연안 해상교통의 중심지다.

반경 5~10㎞ 안에는 조도군도 등 유·무인도와 간출암(썰물 때 드러나는 수중 바위)이 산재했다.

가사도 등대는 야간에 20만 칸델라의 광원으로 50㎞ 범위에서 ‘15초당 1섬광’꼴로 빛을 뿜는다.

짙은 안개로 광원 도달 거리가 짧아지면 ‘40초당 5초씩’ 무신호 음파를 울려 뱃길을 안내한다.

진도 본섬의 연안과 반대쪽인 흑산도 방면 등 동·서쪽 항로를 모두 밝힐 수 있다.

등대 밖에서는 해경 레이더가 쉼 없이 돌아간다.

바로 옆에는 대전 위성항법중앙사무소가 제어하는 지리정보 보정 시스템(DGPS) 첨탑이 나란히 서 있다.

뱃길 안내와 해난 사고, 외지 선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해양 주권과 안전을 지키는 장비다.

서너 평 됨직한 사무실에는 개인용 컴퓨터와 주변의 유·무인 등대, 등부표, 항로 등이 표시된 해상 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등대원 3명이 주야간 번갈아 근무한다.

전날 야간 당직자인 곽주현(33)씨는 숙소에 머물고, 다른 한 명은 한 달에 일주일씩 돌아오는 정기 휴가를 보내러 뭍으로 떠났다.

김씨는 어스름 속에 종종걸음을 하며 등대탑으로 발길을 돌렸다. 뱃길을 밝히러….

 

 

등대의 새 모습

 

등대지기 홀로 불 밝히던 곳 대단한 기술 복합체로 변신

 

 

 

낭만과 외로움의 상징이었던 등대가 첨단 기술의 복합체로 바뀌고 있다.

밤에 귀항하는 배의 눈이 되는 임무는 그대로이지만, 장비·기술의 발달로 운영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일었다.

 

 


▲우리나라 최초인 인천 팔미도 등대는 2003년 각종 첨단 장비를 갖춘 시설로 새로 지어졌다.

 

 

국내 1호인 인천 팔미도 등대.

1980년대만 해도 등대 발전기를 돌리려면 부두에서 경유 통을 지게에 짊어지고 2∼3일씩 나르곤 했다.

하지만 이젠 중장비 형태의 운반기로 부식·유류 등 보급품을 손쉽게 옮긴다.

인근 선미도에는 아예 부두에서 등대까지 1.5㎞나 되는 모노레일을 깔았다.

예전에는 등대 옆에 텃밭을 일궈 무·배추 등을 재배하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고기가 생각나면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나갔다.

땔감도 섬에서 직접 구해야 했다.

여의치 않으면 냉방에서 떨며 겨울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육지와 다름없는 전력에 난방기, 비상용 태양열 발전기까지 갖췄다.

컴퓨터는 물론 파고측정기, 기상측정기, 위성항법장치 등 첨단 장비도 있다.



일몰 전 등댓불을 켜고 일몰 후 꺼야 하는 수고도 대부분 없어졌다.

등명기에 센서나 타이머가 달려 자동으로 점멸한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프리즘렌즈 회전식 등명기는 50㎞ 바깥까지 불빛을 비춘다.

그렇다고 등대원의 업무가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등명기를 돌리기 위해 축전지와 발전기, 태양전지전원조정장치 등 동력기관을 늘 점검해야 한다.

3명이 3교대로 24시간씩 근무한다.

풍향·풍속·파고·가시거리 등 기상 상황을 관측하는 장비도 등대에 있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지역 기상대와 항만운항관리실은 흔히 등대에서 나온 정보에 의지한다.

하지만 디지털화에 힘입어 유인 등대는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에 유인 등대는 1995년 49개에서 12개나 줄어 37개만 남았다.

소형 자동설비를 갖춘 무인 등대(4439개)는 불로 선박을 안내하는 기능만 한다.

선박 항해 장비가 아무리 첨단을 달린다고 해도 등대의 기능은 여전히 중요하다.

선장은 항계 내 수역으로 진입한 선박에서 등댓 불을 육안으로 관측해 정확한 위치와 방향을 파악한다.

그래서 길목 길목에 있는 등대의 존재와 기상정보는 입출항 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수적이다.

등대원은 고단한 직업이지만 취업난 탓에 채용 경쟁률이 수십대1을 웃돌기 일쑤다.

인천해양항만청 관계자는 “대졸자 비율이 높아진 데다 대부분 전기기기기능사, 무선설비기능사, 항로표지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을 보유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등대, 빼어난 경관은 덤이오~

 

 

 

‘빠삐용 절벽’ 위 소청도 등대… 매봉산 앞 해남 목포구 등대… 광고·영화 속 소매물도 등대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서 남동쪽으로 5㎞ 떨어진 소청도의 명물은 단연 등대다.

인근 해수욕장도 경치가 뛰어나지만 섬 왼쪽 끝 절벽 위에 위치한 등대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기기묘묘함을 빗대 ‘빠삐용 절벽’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인근 해변에서는 여름밤에 야영을 할 수 없어서 피서객들이 등대 관사 앞마당에 텐트를 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소청도에서 다섯 번에 걸쳐 11년 근무한 김종환(55)씨는 “여러 등대에서 일해 봤지만 이곳 등대가 경관 면에선 압권”이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 목포구 등대는 서남해안 목포, 진도권에 위치한 6개 유인 등대 가운데 배를 타지 않고 차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등대다.

특히 매계∼월내 간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등대 뒤에는 해남의 명산인 매봉산이 자리했다.

하이라이트 코스는 온덕 마을을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 시작되는 8㎞의 바닷길 구간.

짙푸른 바다와 그 너머 신안의 다도해가 올망졸망 떠 있어 서해 바다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이 등대는 부산 가덕도 등대(40m)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36m) 등대로 일몰 때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하다.

경남 마산 소매물도 등대는 매물도에 딸린 조그만 섬에 있지만 주변에 연간 60만명이 찾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나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 소매물도에서 걸어갈 수 있는 등대섬이 최근 광고와 영화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탐방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100곳’에도 이름을 올렸다.

선박 길잡이 역할에 머물던 등대가 개방을 통해 상품화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인천 팔미도 등대는 군사지역이어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다가 2009년 개방, 유람선 운항이 시작된 이후 연간 방문객이 10만명에 이른다.

바위섬으로 경관이 뛰어난 데다 무엇보다 106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자연생태계 보전 상태가 좋다.

호젓하고 자연 그대로인 산책길을 걷다가 해안 풍경을 감상하고 숲체험도 할 수 있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5.7㎞ 떨어진 팔미도 등대는 가 보고 싶은 등대 1위다.

한국등대문화유산 1호로 등재돼 있다.

 

 

바다의 숨은 주인 ‘등대’ 순례



 슬프도록 아름다운 겨울 수채화

제주 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등대에서 시작된다.
등대가 있는 해안은 대부분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 CF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대들이 제주의 등대라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등대는 항상 광활한 바다를 마주한다.

등대를 가까이 찾아보면 누구나 등대지기가 된 자신을 잠시라도 상상하게 된다.
밤바다를 가르며 포구를 찾아오는 고깃배들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근사하다.

그 근사함 뒤에는 지독한 외로움이 숨어있지만...
가까운 등대를 찾아 잠시나마 바다의 주인이 되어보자.

언제든지 찾아오는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등대들을 소개한다.

◆ 산지등대

=제주항을 감싸 안은 사라봉 중턱에 자리잡은 산지등대는 하얀 건물로 언덕위의 하얀집을 연상시킨다.
등대 전망대에서 한눈에 제주항을 바라볼 수 있으며 제주시내와 인접한 해안 경관을 관망할 수 있다.
특히 서쪽 하늘과 수평선에서 펼쳐지는 일몰 광경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등대에는 콘도 형태의 숙박 공간이 있어 관광객들과 도민들이 휴식을 위해 자주 찾는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가 너무 많아 예약에 어려움이 따른다.

 


◆ 우도등대

=등대박물관이 마련돼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명소다.
등대에 관한 전시실을 비롯해 세계의 유명 등대와 등대에 얽힌 미스터리에 관한 내용을 알려주는 영상실 등이 있어 등대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등대의 발전사와 등대의 구조 등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이 가득하다.
또 등대 주변 산책로에는 세계의 유명 등대 모형이 발길을 붙잡는다.
우도의 자랑거리 우도8경은 덤이다.

◆ 마라도등대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라도등대를 거친다.
일본군이 1915년 건립 후 군사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대 관람 후 마라도를 걸어서 한바퀴 돌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등대 동쪽에 위치한 높이 35m의 수직절벽은 태평양과 접하고 있어 탁 트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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