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부산>
들어는 봤는가?
( 전사협 ) : 재경전국명문고등학교동창회 사무총장협의회
전사협 회원이신 고교 선배님이 주말에 부산으로 바람이나 쐬러 가자는 말에 현혹되어
미끼를 덥석 낼름 삼키면서부터 나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목요일밤 관악산 야등을 마치고 금요일 새벽에 귀가하여 간단히 한숨 붙히고
6시30분 약속 장소인 사당에 도착하니 [전사협] 전세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를 배출한 목포상고, 부산상고 총장도 오셨느데
명박님 모교인 똥꼬랑지상고는 자격이 안되는지 참석자가 없다.
주관자인 경남고 총장의 인사가 있고 부터 부산톨게이트까지
28명의 사무총장 인삿말이 주구장창 진행되얐다.
인간관계 달인들인지라 말씀들 참 잘도 하신다.
부산에 도착하여 부려진 곳이 르노삼성 자동차 녹산공장.
견학용 뻐스에 다시 실려지고 강제 견학이 시작된다.
앞 버스에는 유치원생들이 견학중이다. 우리 뒤 뻐스도 유치원생 견학이다
허, 거~참.
태풍의 핵을 상징한다는 르노상성 엠블렘을 머리에 두고
견학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다시 태워져 하역된 곳이 부산광역시 청사다.
다들 국회의원을 하셔도 시원찬을 판에 시의회 회의실 구경하고
가덕도신공항 건립 당위성 홍보 필름 시청을 마치고서야 다시 버스에 태워준다.
태우고 하역하고 태우고 하역하고 과연 부산은 동북아 물류 허브 도시답다.
버스는 바다(海)와 구름(雲)이 어우러진 광안리로 이동하였다.
광안리 해변에서 해무에 젖은 광안대교를 바라보는 경치는
과히 신선이 노닐 만한 선경(仙景)이다.
孤雲 최치원선생이 이곳을 보셨다면 이곳이 海雲臺가 되었을것이다.
부산 왔으니 드뎌 기다리던 횟집으로 고고 씽씽~~
횟집 만찬 주최자는 부산시 부시장이다.
자치단체 예산으로 꽁짜 밥을 얻어 먹을려니 어쩔수 없이 견학을 해 줘야 했다.
자동차공장으로 시청사로 돌아 댕겼더니 술 맛이 더 땡긴다.
양식비용이 높아 자연산일 수 밖에 없는 꼬랑치와 달갱이회로
주린 배를 이빠이 채웠다.
해무에 쌓인 몽환의 광안대교 야경을 감상하며
끊없는 건배 제의에 땡끄는 만땡고가 되어 화장실에 가서 쉬를 하고 있는데
어디서 나의 거시기를 보고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들린다.
화들짝 놀라 위를 쳐다보니 저 가시내 들이다.
참 아이디어 좋다.
화장실 조차도 아름답고 아름다운 밤이다
첫날 광안리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2박 <통영>
박경리 유치진 유치환 김춘수 등 수많은 문인과 전혁림 윤이상 이중섭 등
기라성같은 예술인들이 통영의 쪽빛바다를 보며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서울에서야 대전-통영간 대통령고속도로을 이용하면 통영을 한 큐에 닿을 수있지만
부산에서 출발하면 광안대교 - 낙동대교 - 가덕도를 지나고,
세계 최저 해저 48미터에 건설된 침매방식 터널과 거가대교를 지나야 거제도에 이르고,
아름다운 거제 해안도로를 따라서 감탄사를 한참을 연발하여야
비로소 통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신거제대교가 나온다.
통영은 바다위에 떠 있는 도시라 할 수 있다.
통영 도착하여 첫 코스가 미륵도에 위치한 미륵산
(조만간 맛으로 3대 공중파 방송을 탈 집)처럼
( 장차 미륵보살이 강림하실 산)이라는 미륵산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우리 일행은 내려오실 미륵불과 반대방향으로 승천하였다.
미륵산 전망대 가장자리 기대어
옥빛바다 파로라마 바라보이 어디서 들려오는 사투리
째리보이 토~영 갱치 쥑이네!
(정상에서 충무공의 한산섬 수루가를 차용하여 한수 읊었다.ㅎ)
충무공 이순신장군은 삼도수군통제영 전진 지휘부가 있는 이 곳
세병관에 통제사로 제수되어 원균에 이어 재차 강림하였다.
성웅 이충무공은 우리 민족의 미륵불이시다.
가이드를 맡으신 동래고 총장님의 환상투어에 보조를 시키려고
통영에서 위그선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나의 고교동창생 전국방부 중령 A 를 긴급 호출하였다.
A를 중간에 태워서 서호시장으로 이동하였다.
이제 갓 나온 멸치회와 싱싱한 각종 해산물로 술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야
오늘날 해군 참모총장에 해당하는 삼도수군통제사인 이순신장군과
잉글뤼쉬 계급이 동급인 모교 사무총장 (쎄크리털이 제네럴)이 A 를 소개하였다..
리타이어드 리튀런트 커널인 A 가 뻘떡 일어나서 병 마이크
즉, 병권(甁權)을 넘겨받어 자화자찬 들어간다.
"지는 말임뎌 , 고향이 하동인데 절라도로 학교를 들어갔심뎌
지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잘한 선택은 전라도 ㅇㅇ고에 들어 간김니다"
이 순간 이순신장군과 동급인 모교 (쎄크리털이- 제너럴)의 용안을 쳐다보니
만면에 득의가 쫠쫠 흐른다.
가오 살고...얼~~시구...큐~~ ㅋㅋㅋ
A 가 통영으로 온지가 반년이 지나지 않었느데 완죤 통영 토박이다.ㅎㅎ
다시 시작된 투어 버스에 올라 타는 순간부터 마이크를 놓지 않고
손 쌕쓰폰 불어감서 통영의 역사 문화 공부시키고 자기만이 아는 명승지에 데려다 준다.
사무총장中의 사무총장인 전사협 총무가 한달에 걸쳐 작성한 일정은 완죤 개무시 되얐다.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우낀 것은
노인네 꽁짜 온천 시켜준다고 사기쳐서 관광버스 태워
죽었던 거시기도 팔딱 선다는 흑염소 육골즙 팔 듯이
전사협( 재경전국명문고등학교 사무총장협의회 )을 홀겨서 지 사무실로 유도하여
위그선 사라고 광고질 한 것이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위그선 광고질 끝났으니 가차없이 버스는 서울로 돌려 보내지고
나랑 A 는 해저터널 앞에서 하차하였다.
해저터널을 걸어 반대편에 다다르니 최근 멕시코에서 귀국하여 통영에서 가스탱크 공사장
소장으로 있는 동창생 B가 산타폐 차량을 대놓고 기다리고 있다.
우리 셋은 원조 충무할매 김밥을 먹고 해그름에 방파제로 자리를 옮겼다.
무늬가 완전 통영 토백이인 A , B 그날 처음으로 충무김밥 먹어봤단다.ㅋㅋㅋ
셋이서 방파제에 자리잡고 술잔을 마주 들고 우정과 청춘을 논하는 동안
한산섬 제승당을 지난 달이 미륵산을 거쳐 남해 금산 보리암으로 넘어 가고 있었다
3일 < 남해 하동>
B의 숙소에서 A 랑 셋이서 푸지게 자고 일어나보니 밤새 비가 내렸었나보다.
조금전까지 옴짝옴짝 꿈틀거리는 전복과 착착 감겨 달라붙는 낙지가
익사한 해물탕으로 전날 과음한 신체의 원기를 보충하였다.
A는 남겨두고 B와 둘이서 고성 -사천 - 삼천포를 지나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번으로 선정된 창선대교를 넘어
남해 금산 보리암으로 차를 몰았다.
바다와 산을 보며 맑은 공기를 흡입하면서 한려수도국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해가 중천이다.
구도를 통하여 깨달음의 지혜를 얻는 것을 보리(菩提)라 하여
우리는 셔틀 버스 대신 서늘한 숲길을 싸복 싸복 걸으며 보리암으로 올라갔다.
산 정상 바로 밑에 뒤로는 바위암군을 호위군처럼 거느리고 있고
앞으로는 남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보리암이 위치하고 있다.
암자라 함은 원래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외진 피난처에 지은 것인데
이 곳 역시1박2일의 후폭풍을 그대로 맞고 있다.
한가지 소원만을 반드시 이루어 준다는 삼층석탑을 떼 쓰듯이 몇번 돌고
산신각에 가서 경건히 절을 올렸다.
보리암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비석의 금강산 기행문 산정무한에 나오는
마하연의 여관처럼 절대의 경치를 지닌 식당이 있다.
막걸리를 시켜두고 거기 앉어 B는 멕시코 갔다온 이야기를 하고
나는 지리산 칠암자 다녀온 이야기를 하였다.
내려다 보였던 남해 바다 망경창파는 운무에 가렸고,
술이 떨어지자 우리는 남해대교을 지나 섬진강 물줄기를 거슬러 지리산으로 향했다.
첫댓글 긴 글 잘 읽었습니다
부산 찍고 통영
남해 다랭이 마을 그리고 보리암
그 곳엔 저만의 추억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기도 하지요
좋아요
멋져요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데
그럼에도 불구 하고 참 부럽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