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쥐의 산 여행기를 쓰면서
산(山)에 관하여 별 관심이 없는 문외한(門外漢) 이었던 나에게 2006년 2월 1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의정부지회 산악회
주관으로 다녀왔던 백두대간(白頭大幹) 선자령(仙子嶺) 산 여행은 나에게 산에 관한 인식을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 2월 중순의 잔설(殘雪), 고지대에 부는 세찬 바람, 바람으로 누워버린 풀잎들, 정상부의 대평원, 멀리 오대산을
비롯한 아득한 산자락, 풍력 발전시설, 삼양대관령목장, 동쪽 멀리 내려 보이는 강릉 앞바다 등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
일상생활에서 짓눌렸던 가슴속을 시원스럽게 해주었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속 한편을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면서 삶의 현장에서는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화내고, 때로는 슬퍼하고, 때로는 즐거워
하지만, 끊임없이 정신적인 고뇌를 감내해야 한다. 내가 산 여행을 좋아하게 된 첫 번째 요인은 정신적 고뇌에서
적어도 산을 오르내리는 그 시간만큼은 해방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산 여행은 건강관리에 있어서 나에게는 어떠한
보약보다도 더 소중한 방법이다.
백두대간 선자령 산행 이후 때로는 산악회와 때로는 나 홀로 때로는 안방마님과 둘이서 시간이 주어지는 범위에서 꾸준히
산 여행을 하고 있다. 비록 2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다녀온 산이지만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명산이나 자그마한
동네 뒷산이나 다녀온 산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소중한 그 산 나름의 추억이 남는다. 아무래도 산 여행은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집에서 가깝거나 교통편이 좋은 수도권 위주로 다닐 수밖에 없고, 수도권 밖의 산을 여행하려면
사전에 계획해 두었다가 다녀올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동안 다녀온 산 여행에 관하여 기록해 두었던 자료를 토대로 나의 부동산 중개사무실이 한가한 틈새를 이용하여
정리하다 보니 다녀온 산, 가고 오는 길목의 풍경, 함께한 “의정부 부동산 산악회” “우린산이좋아 산악회” “초등학교
산악회” “중학교 산악회” “군 동기생 삼육회 산악회” 모든 사람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내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간다.
그리고 다녀온 산, 함께 걸었던 사람들 언제 또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황금박쥐”는 내가 송추에서 포병대대장으로 근무할 당시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나의 부하 병사들이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라서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산에서는 “박쥐 성님” 또는 “박쥐 오라방”으로도 불리어서 더욱 정겨운
별명이기도 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글보다 사진이 실체에 조금이라도 근접할 것 같아서 간략한 설명을 곁들여 최대한 요약하여
정리해 보았다.
2022년 9월 황금박쥐 최강복
글 순 서
파란 글씨 : 100대 명산
1, 산(山)이란? | 8 | |||
2, 산(山)은 왜 오르는가? | 10 | |||
3, 산(山)은 어떻게 올라야 하는가? | 12 | |||
4, 올라가 보았던 산(山) | 14 | |||
구분 | 산 이름 | 높이 | 참고 | 페이지 |
서울 주변 | 사패산 | 552m | 회룡역, 회룡사 | 15 |
북한산 | 836m | 백운대 | 29 | |
도봉산 | 740m | 자운봉 | 29 | |
수락산 | 637m | 수락산역 | 34 | |
불암산 | 507m | 상계역 | 34 | |
관악산 | 629m | 연주대, 서울대 | 37 | |
삼성산 | 481m | 삼막사 | 39 | |
청계산 | 618m | 청계산역 | 41 | |
인왕산 | 340m | 독립문역 | 44 | |
북악산 | 342m | 청와대 뒷산 | 45 | |
낙산 | 124m | 동대문역 | 47 | |
남산 | 271m | 서울역, 회현역 | 47 | |
망우산 | 282m | 망우역 | 48 | |
용마산 | 348m | 용마산역 | 49 | |
아차산 | 285m | 광나루역 | 49 | |
대모산 | 292m | 수서역 | 52 | |
구룡산 | 306m | 수서역 | 52 | |
우면산 | 293m | 사당역 | 52 | |
초안산 | 115m | 월계역 | 55 | |
천장산 | 140m | 신이문역 | 55 | |
봉화산 | 160m | 봉화산역 | 56 | |
안산 | 296m | 무악재역 | 56 | |
백련산 | 228m | 서대문 홍은동 | 58 | |
응봉산 | 81m | 응봉역, 개나리 | 58 | |
수도권 남부 | 남한산 | 522m | 경기 광주시, 성남시 | 59 |
청량산 | 498m | 경기 광주시, 성남시 | 59 | |
광교산 | 582m | 수원시 | 61 | |
백운산 | 567m | 수원시, 의왕시 | 61 | |
모락산 | 385m | 의왕시 | 64 | |
계양산 | 395m | 계양역 | 65 | |
수리산 | 489m | 안양역 | 67 | |
경원선 전철 | 천보산 | 337m | 녹양역 | 72 |
불곡산 | 470.7m | 양주역 | 74 | |
도락산 | 440.8m | 덕정역 | 78 | |
칠봉산 | 506m | 덕정역 | 80 |
경원선 전철 | 소요산 | 587m | 소요산역 | 83 |
마차산 | 588m | 소요산역 | 90 | |
감악산 | 675m | 파주/양주, 출렁다리 | 93 | |
고대산 | 832m | 신탄리역 | 96 | |
금학산 | 947m | 고대산과 연계, 신철원 | 96 | |
의정부 주변 | 한강봉 | 474m | 양주시 백석읍 | 105 |
호명산 | 425m | 양주시 백석읍 | 105 | |
부용산 | 209.8m | 민락동 탑석역 | 107 | |
도정산 | 290m | 남양주 별내면 청학리 | 107 | |
퇴뫼산 | 372m | 남양주 별내면 청학리 | 108 | |
천겸산 | 393m | 남양주 별내면 청학리 | 109 | |
수리봉 | 536m | 남양주 별내면 청학리 | 109 | |
국사봉 | 331m | 남양주 별내면 청학리 | 111 | |
수도권 북부 | 주금산 | 813m | 포천시 내촌면 베어스타운 | 113 |
철마산 | 711m | 주금산~천마산 연계 | 113 | |
운악산 | 935.7m | 포천/가평 | 120 | |
왕방산 | 737.2m | 포천/동두천 경계 | 131 | |
명성산 | 923m | 철원/포천, 산정호수 | 136 | |
각흘산 | 838m | 포천/철원 경계 | 144 | |
광덕산 | 1,046m | 포천 백운계곡 | 148 | |
복계산 | 1,057m | 철원, 북한 접경지역 | 151 | |
금주산 | 568m | 포천시 만세교리 | 157 | |
지장봉 | 877m | 연천군, 포천시 관인면 | 160 | |
관인봉 | 717m | 포천시 관인면 | 160 | |
화악산 | 1,468m | 가평군/화천군 | 168 | |
석룡산 | 1,147m | 가평군 | 168 | |
명지산 | 1,267m | 가평군 | 174 | |
연인산 | 1,68m | 가평군 | 181 | |
축령산 | 886m | 마석역, 아침고요수목원 | 188 | |
서리산 | 832m | 마석역, 진달래 | 188 | |
경춘선 전철 | 천마산 | 812m | 천마산역 | 197 |
백봉산 | 590m | 평내호평역 | 201 | |
깃대봉 | 623.6m | 청평역 | 205 | |
운두산 | 696m | 대성리역 | 205 | |
뾰루봉 | 710m | 청평역 | 209 | |
화야산 | 755m | 청평역 | 209 | |
고동산 | 600m | 청평역 | 209 | |
호명산 | 632m | 청평역 | 215 | |
주발봉 | 489m | 상천역 | 215 | |
청우산 | 619.3m | 상천역 | 220 | |
수리봉 | 593m | 상천역 | 220 |
경춘선 전철 | 불기산 | 600.7m | 상천역 | 222 |
굴봉산 | 395m | 굴봉산역 | 225 | |
검봉산 | 530m | 강촌역 | 225 | |
강선봉 | 485m | 강촌역 | 231 | |
삼악산 | 654m | 강촌역, 케이불카/남춘천역 | 237 | |
금병산 | 652m | 김유정역 | 241 | |
봉의산 | 302m | 춘천역 | 246 | |
경춘선 전철 + 별도교통 | 용화산 | 878m | 춘천/화천 경계 | 249 |
오봉산 | 779m | 소양호 여객선 | 258 | |
경운산 | 790m | 배후령고개(춘천~오음리) | 258 | |
팔봉산 | 327.4m | 홍천군, 홍천강 | 265 | |
신선봉 | 381m | 가평군 설악면 북한강 | 277 | |
중앙선 전철 | 예봉산 | 683m | 팔당역 | 280 |
예빈산 | 590m | 팔당역, 직녀봉/견우봉 | 280 | |
율리봉 | 587m | 팔당역 | 280 | |
철문봉 | 630m | 팔당역 | 280 | |
적갑산 | 561m | 팔당역 | 280 | |
운길산 | 610m | 운길산역 | 288 | |
검단산 | 657m | 하남시 | 296 | |
용마산 | 596m | 하남시 | 296 | |
청계산 | 658m | 국수역 | 305 | |
형제봉 | 507.6m | 국수역 | 305 | |
유명산 | 862m | 아신역 | 309 | |
소구니산 | 800m | 아신역 | 309 | |
백운봉 | 940m | 양평역 | 316 | |
용문산 | 1,157m | 용문산역, 용문사 | 316 | |
용조봉 | 636m | 용문산역 | 327 | |
추읍산 | 583m | 원덕역 | 329 | |
경기도 광주 | 태화산 | 644m | 333 | |
마구산 | 595m | 행글라더이륙장 | 333 | |
정광산 | 513m | 333 | ||
노고봉 | 578.2m | 화담숲 | 333 | |
발리봉 | 512m | 333 | ||
용마봉 | 502.9m | 333 | ||
백마산 | 434m | 333 | ||
강화도 | 마니산 | 468m | 참성단 | 345 |
고려산 | 436m | 진달래, 강화고인돌 | 352 | |
정족산 | 222.5m | 전등사 | 354 | |
상봉산 | 316m | 석모도 | 357 | |
낙가산 | 235m | 석모도, 보문사, 눈썹바위 | 357 | |
해명산 | 324m | 석모도 | 357 |
서해/섬 | 국사봉 | 230m |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 364 |
호룡곡산 | 244m | 무의도, 실미도 | 364 | |
부아산 | 162.8m | 대이작도, 섬마을 선생 촬영지 | 371 | |
강원도 | 설악산 | 1,708m | 대청봉 | 376 |
망경대 | 1,250m | 주전골, 오색온천 | 393 | |
선자령 | 1,157m | 백두대간, 대관령 | 395 | |
소금산 | 343m | 소금산출렁다리 | 398 | |
치악산 | 1,288m | 비로봉 | 403 | |
방태산 | 1,444m | 주억봉, 인제 내린천 | 409 | |
민둥산 | 1,117m | 정선 민둥산역, 억새풀 | 414 | |
태백산 | 1,567m | 태백시, 장군봉 | 417 | |
함백산 | 1,572.9m | 태백시, 만항재 | 427 | |
두위봉 | 1,466m | 철쭉군락지, 석탄 | 433 | |
곰배령 | 1,164m | 천상의 화원 | 437 | |
청옥산 | 1,257m | 평창군, 육백마지기 | 444 | |
경상도 | 지리산 | 1,915m | 천왕봉 | 445 |
성인봉 | 984m | 울릉도, 나리분지 | 458 | |
지리(망)산 | 398m | 사량도, 옥녀봉 | 461 | |
금오산 | 976m | 구미시, 현월봉, 약사암 | 476 | |
주왕산 | 721m | 청송, 기암 | 485 | |
금산 | 705m | 남해, 보리암 | 495 | |
미륵산 | 461m | 통영, 한려수도 | 502 | |
전라도 | 덕유산 | 1,614m | 무주군, 향적봉 | 507 |
대둔산 | 878m | 완주군, 삼선 계단 | 515 | |
강천산 | 583m | 순창군, 고추장 | 528 | |
산성산 | 603m | 담양군, 대나무 | 528 | |
무등산 | 1,187m | 광주시, 서석대, 입석대 | 541 | |
선운산 | 335m | 고창군, 복분자, 풍천장어 | 551 | |
노고단 | 1,507m | 구례군, 성삼재 | 555 | |
노산 | 540m | 임실군 | 559 | |
제주도 | 한라산 | 1,950m | 성판악코스, 관음사코스 | 568 |
윗세오름 | 1,700m | 영실, 어리목, 돈내코코스 | 577 | |
미악산 | 466m | 서귀포 | 581 | |
충청도 | 속리산 | 1,058m | 천황봉, 문장대, 법주사 | 583 |
소백산 | 1,439m | 단양군, 비로봉 | 598 | |
칠갑산 | 561m | 청양군, 천장호출렁다리 | 603 | |
월악산 | 1,097m | 충주호, 영봉 | 611 | |
북바위산 | 772m | 수안보 온천 | 615 | |
제비봉 | 721m | 충주호 장회나루 | 623 | |
천태산 | 715m | 영동군, 영국사 은행나무 | 633 | |
가야산 | 678m | 흥선대원군 부친묘 | 644 |
1, 산(山) 이란 무엇인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발문(跋文) 386자 중 네 번째 발문에 수록되었다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란 말이 있다.
한자를 그대 직역하면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른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는 “산줄기는 물줄기를 가로지르지 못하고
물줄기는 산줄기를 가로지르지 못한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물방울이 산 능선 한가운데에 떨어지면 물방울은 둘 또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서 각각 서로 다른 방향의 계곡을 따라서
흐른다. 이렇게 산은 물을 갈래로 나누어 제각각 흐르게 하고 흐르는 물은 두 산줄기 사이의 계곡을 따라서 흐르면서
점진적으로 모여 개울물 → 시냇물 → 작은 강 → 큰 강이 되어 끝내는 → 드넓은 바다를 만든다.
따라서 하나의 산줄기는 반드시 두 개의 물줄기 사이에만 존재하고. 또한, 하나의 물줄기는 반드시 두 개의 산줄기
사이로만 흐른다. 따라서 물줄기와 산줄기는 항상 함께하는 공동 운명체로서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즉, 물줄기는 산줄기를 가로질러 흐르지 못하고, 산줄기도 물줄기를 가로질러 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산(山) 없이 시작되는 강(江) 없고, 강(江)을 품지 않는 산(山)은 없다.
그래서 산(山)과 강(江)은 항상 함께하는 하나의 동일체가 되어 지구촌(地球村)을 만들어 놓았다.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인 신경준이 쓴 산경표(山經表)에서 한반도의 산줄기를 1 대간(大幹) 1 정간(正幹) 13 정맥(正脈)
으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가장 큰 산줄기인 대간(大幹)이 있고 대간(大幹)으로부터 다시 갈라진 산줄기는
정맥(正脈)이 되어 모든 강의 유역을 경계 지었다. 그래서 산줄기인 대간, 정간, 정맥 사이에는 큰 물줄기인 강들이
함께 나란히 흐르고 뻗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대간(大幹)은 백두산에서 출발하여 마대산. 두류산.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인 백두대간(白頭大幹)이 있다.
정간(正幹)은 백두산에서 동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서 장백정간이 있다.
정맥(正脈)은 백두대간으로부터 서쪽으로 해안선까지 뻗어 내려간 산줄기로서 청북정맥(淸北正脈) 청남정맥(淸南正脈)
해서정맥(海西正脈) 임진북예성남정맥(臨津北禮成南正脈) 한북정맥(漢北正脈) 한남정맥(漢南正脈) 한남금북정맥
(漢南錦北正脈) 금북정맥(錦北正脈) 금남정맥(錦南正脈)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호남정맥(湖南正脈) 낙남정맥
(洛南正脈) 낙동정맥(洛東正脈)으로 13개의 정맥이 있다.
대간. 정간. 정맥 사이에는 큰 물줄기인 강(江)줄기들이 산줄기와 함께 흐르는데 압록강, 두만강, 대동강, 예성강, 임진강,
북한강 + 남한강이 모여 한강, 금강, 만경강, 영산강, 섬진강, 낙동강을 형성하였다. 지도를 놓고 자세히 살펴보면
큰 산줄기 사이사이에는 큰 강이 하나씩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13 정맥의 이름은 강줄기의 이름에서
얻어진 것이며, 호남정맥과 해서정맥은 호남지방과 해서지방 이라는 지명에서 산줄기 이름이 붙여졌다.
산(山)줄기와 물(水)줄기가 어우러져서 지형의 높고 낮은 정도에 따라 높은 곳은 산악지역 낮은 곳은 평야 지역 가장 낮은 곳은 해양 지역을 만들었고 산줄기와 물줄기에 따라서 행정구역이 나뉘게 되고, 산줄기와 물줄기의 특성에 따라 각종
생명체가 그들만의 법칙에 따라 태어나고 살아가다가 죽기를 반복하고, 언어. 습관. 풍속 등을 비롯하여 의식주의 다양함이 만들어졌다. 산악지역에는 산, 능선, 나무, 기암괴석, 절벽, 낭떠러지, 폭포, 산새, 산짐승, 절간, 꽃, 버섯, 나무 열매, 숲,
오솔길, 산마루에 잠시 쉬어가는 구름이 있고 평야 지역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촌락이 있고, 삶의 터전인 집,
논, 밭, 호수, 강이 흐르며 해양 지역에는 해초, 바닷고기, 해변과 외로운 섬이 있다.
태초에 지구는 펄펄 끓어오르는 불덩어리였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가 내리고 지구의 표면은 점차 식어서 딱딱하게
굳어가고 속에 남아 있는 불덩어리는 곳곳에서 지구 표면으로 뚫고 나오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중에서 힘센 놈이 힘차게
솟아오른다. 시뻘건 용암이 치솟아 올라 흘러내려 봉우리를 만들고 이어서 비가 내리면 산과 능선(산줄기)과 계곡(강)이
만들어지고 물이 흐르면 바다가 되어 지구촌 곳곳에는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이 된다.
이렇게 탄생한 산(山) 누군가가 묻는다. 힘들게 올라갔다가 어차피 다시 내려올 것을 산은 왜? 오르냐고. 막상 할 말이
없다. 다시 내려올 것을 왜 오르는지.
2, 산(山)은 왜 오르는가?
삶의 여정은 기쁨(喜) 노여움(怒) 슬픔(哀) 즐거움(樂)이 한데 어우러져서 함께 동반하면서 만들어진다.
항상 기쁨과 즐거움만 가득하면 좋으련만 노엽고, 슬프고, 힘들 때도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어떤 일이든 그 일에 대한 계기(契機)라고 할까 동기(動機)라고 할까. 내가 산을 좋아하고 오르게 된 것도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그런 계기가 있었다. 내가 산을 오르고 좋아하게 된 계기는 부동산 중개 일을 하면서부터다.
어느 직업이든 그들 나름대로 친목 단체가 있기 마련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의정부에도 부동산 산악회가 있어서
2006년 2월 19일에 강원도 대관령 근처에 있는 백두대간 선자령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순백의 눈부신 설원(雪原), 세찬 바람에 반은 누워버린 갈대, 동쪽 아래 드넓은 강릉 앞 바다, 파란 하늘, 오르막 내리막,
앙상한 나뭇가지와 순백의 눈, 가깝고도 먼 산봉우리들. 이 모든 것이 가슴을 후련하게 만든다.
선자령을 다녀온 이후 때로는 산악회와 함께, 때로는 나 홀로, 때로는 친구들과 함께 꾸준히 산을 오르게 되었고
백두대간을 포함한 지구촌에 있는 모든 산을 오르고 싶은 꿈과 희망을 품게 되었다. 산을 오르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고
나의 건강을 지키는 보약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산을 왜 오르는가?
첫째, 산을 오르는 그 순간만은 세상사 모두 잊어버리고 새처럼 자유로워서다.
세상사 삶의 여정에는 기쁘고 즐거운 일도 많고, 슬프고 괴로울 때도 많다. 산행은 비록 육신이 고달플지라도 마음은 한결
가볍다. 마음에 조금이라도 남아 있던 응어리, 상처들이 새소리 물소리 숲속의 상큼한 내음 저 멀리 온 세상을 한눈에
넣어둔 듯이 가슴 후련한 경관 등 이 모든 것으로 인하여 일순간에 사라진다. 그래서 산에 오른다.
산을 왜 오르는가?
둘째, 산을 오르면 땀을 흘리면서 동시에 몸속 노폐물(老廢物)을 청소해 준다.
몸 안에 불필요한 찌꺼기들이 쌓여있으면 병(病)들게 하는 독소(毒素)가 되어 우선 피곤하고 이곳저곳 아프게 된다.
몸속의 독소를 해독(解毒)하는 방법은 대변, 소변, 호흡, 땀 배출 이렇게 네 가지인데 산행으로 땀을 흠뻑 내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해독에 최고다. 여기에 더하여 하체 근육을 움직여주어 근육을 강화해주니
얼마나 좋은가.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