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프랑스 여행
장홍자/1945jhj777@gamil.com
칠순 여행은 아들 회사 직원이 추천한 “남부 프랑스”로 정했다. 서유럽 여행은 이미 3번이나 다녀왔지만 남부 프랑스는 처음 가보는 곳이다. 마음이 설렜다. 당시에는 대한항공 전세기가 1년에 2번 정도 운항할 때였다.
5월 초까지 미국, 호주, 일본, 동남아 여행을 했을 때만 해도 단지 단체 여행객 일정표만 따랐다. 이번 여행에서도 단체 여행객의 일정표를 아들에게 건네니 전과 달리 여정을 여행책을 보아가며 상세하게 준비했다고 한다. 아들의 마음이 진하게 전해왔다.
마르세유Marseille 공항에 도착해서 렌터카를 빌렸다. 시동을 걸자마자 네비게이션 화면에 거미줄 같은 지도가 불어로 나타났다. 영어로 된 것이 아니 라서 당황스럽고 걱정이 되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늦은 시간에 겨우 구글지도를 연결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상세하지 못한 지도였다. 차에 달린 내비게이션과 핸드폰 2개를 앞에 올려놓고 여행을 시작했다. 교차로에서는 바람개비형으로 된 불어 안내판이라 조심스러웠다.
우아한 그레이스 왕비의 나라로 알려진 모로코에 들어섰다. 급경사 도로마다 우뚝 선 아름다운 건축물에 놀란다. 멋진 도시국가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기장도 눈길을 끌었다. 모로코는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라는 인상을 주었다.
화가들이 그토록 사랑했던 남부 프랑스 고속도로를 달린다. 폴 세잔의 고향인 액상프로방스Aix-on Provence, 니스Nice 에서는 사랑을 그렸다는 샤갈Chagall 박물관, 아를Arles 은 빈센트 반 고호가 300점의 그림을 그렸다는 도시다. 교황청이 있었던 아비뇽Avignon 등 뚤롱에서 당통까지 이어진 코트다쥐흐 해안선 도로와 도시들은 환상적이다. 무엇보다도 미술에 대해서 안목이 넓어지는 것 같았다. 특히 칸Canne에는 리조트, 호텔, 부티크 등이 최고급이었다. 유명한호화 요트가 정박해 있고 어디를 가나 입구에는 제복 입은 경비가 두 명씩 근엄하게 서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남부 프랑스의 풍광을 만끽하고 스위스로 올라왔다. 고산지대의 오월의 봄날씨에 노랑 유채꽃, 연두색 잔디, 흰 설산 등 온세미로 자연미를 몸으로 느꼈다. 조수석에 앉아서 멋진 풍광을 촬영하면서도 감탄사가 연발로 터져 나왔다. 명소마다 선물을 구입하기 위한 쇼핑을 해도 남편과 아들은 느긋하게 기다려준다. 고마운 생각이 절로 든다. 맛있는 케익과 커피, 피자 등 간직 외에도 많은 비싼 먹거리를 아들이 부담했는데 아들이지만 그래도 많이 고마웠다.
프랑스로 되돌아가면서 결혼식을 보았다. 조그만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에게 흰색과 파랑 색 하트 문양 종이를 꽃가루 대신 뿌리기에 내가 몇 장 주우니 하객이 주워 주며 미소를 지었다. 내심 아들 결을 간절함 바랬다. 그해 겨울 아들은 결혼했다. 아들이 결혼 후에 엄마와 떨어져 사는데 섭섭한 마음이 들지 몰라서 3년 동안은 와이셔츠를 매주 세탁해 주었다. 이제는 남매를 낳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정성을 다해 부모를 생각하는 아들이 고맙다. 아들이 원하는 그 무엇도 다 이루어지길 바란다. 아들과 함께 했던 여행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