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과 축구는 전혀 다르지 않다. 세부적인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같은 줄기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 축구보다 볼터치가 많고 빠르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는 이영진 AFC 엘리트 풋살 지도자 강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 5회 동안 유소년 기랑 발전을 위한 풋살 훈련법을 연재했다. 이번 호는 마지막 시간이다.
앞서 5회 동안 유소년 선수들이 풋살 훈련으로 기초를 다지면 좋은 이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사실 더 많은 내용이 있지만 한정된 지면으로 인해 일부만 언급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이번 호는 시리즈를 최종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일선 지도자 선생님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Q&A로 정리했습니다. 또 최근에 제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온 일본 풋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Q&A
1. 성인 레벨에 접어들기 전인 18세 이하 선수들은 풋살 훈련 방향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까지 소개한 풋살 기본 훈련의 개념은 사실 축구 훈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 술이 모두 같고 기본 전술의 의도가 비슷하죠. 단지 축구에 비해 작은 경기장, 축구장과 다른 그라운드에서 오는 기술의 차이, 오프사이드가 없는 이유 등으로 전술 구사 측면에서 차이를 보일 뿐입니다. 그 차이를 풋살 훈련의 세밀함으로 말씀드렸는데요. 유소년 시기 이후의 훈련은 선수들의 나이보다는 실력(레벨)에 따라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풋살 훈련도 마찬가지죠. 공간과 수비 선수 수의 변화를 통해 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또 세션 실행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방식으로 체력적인 부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AFC 지도자 교육 과정에서는 12세 이하 레벨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해도 이 훈련을 빼지 말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접근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구처럼 연령별 트레이닝을 할 때 나이가 어릴 수록 체력 부담을 줄이고 기술 훈련을 많이 하는 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요. 유소년기에서 청소년기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면 됩니다.
2. 18세 이하 레벨에서 활용할 수 있는 풋살 훈련법은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환 훈련입니다. 이 훈련으로 선수들의 정신적 기민함, 순간 판단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요. 20x40m의 경기장 전체를 사용하는 것보다 20x28m로 공간을 활용하고 2대1로 공격, 수비를 일정 시간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선수 숫자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수적으로 유리한 상황,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의 훈련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3. 주관이 뚜렷한 18세 이하 선수들에게 풋살 훈련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풋살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발전을 위해 태동된 스포츠인만큼 축구에서 필요한 많은 요소들이 풋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선수들과 공유하는 것이 좋겠죠. 본격적으로 풋살 훈련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워밍업 시간에 풋살의 요소를 살린 게임 형태의 놀이를 접목해 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4. 유소년 팀에서는 풋살 훈련, 축구 훈련의 비중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할까요?
사실 축구팀 훈련을 풋살로 한다는 것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워밍업 시간에 풋살 경기 요소들을 접목시킨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혹은 주 1회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거나 야간 훈련 등을 통해 실내 체육관에서 훈련 및 경기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풋살 규칙을 적용한다는 것인데요. 인조잔디에서 하거나 축구 규칙으로 풋살을 한다면 풋살 훈련을 통해 얻는 효과들이 미약해질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확인한 풋살의 가치
경기 전 관중 앞에서 도열한 선수들
저는 올해 1월 초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목적은 일본 풋살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이었는데요. 대학 팀을 창단했던 2005년 겨울부터 일본 풋살을 꾸준히 공부했고, 여기에 매료돼 지금까지 보고 있습니다. 3일 동안 하루 4경기씩 총 12경기를 보고 돌아왔습니다. 일본 풋살 F-리그의 파이널 라운드였는데요. 파이널 라운드는 12개 팀이 홈&어웨이로 두 번씩 경기를 하고 상위 6팀과 하위 6팀을 나눈 뒤 각 팀 당 5경기씩 리그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일본 풋살리그는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이고 경기를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선진국의 풋살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에도 일본에서 풋살 경기를 봤는데 그 때만 해도 단순히 상대의 시간을 뺏는 압박 위주의 플레이였다면 올해는 라인도 조정하고 상황에 따라 명확한 차이를 지닌 수비 형태를 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현장에서 고구레 겐이치로 일본 풋살 대표팀 감독과 대화도 나눴는데요. 주요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일본 풋살의 특징, 한국 풋살에 대한 느낌 등을 이야기했는데요.
Q. 일본 풋살의 특징은 무엇인가?
일본 F리그(풋살리그)는 17년이 됐다. 그래서 좋은 선수들이 많다. 또 좋은 외국인 감독들이 그동안 많은 지식을 전해줬다. 그들이 일본에 있는 동안 지도자 교육 시스템 등을 배울 수 있었고 이것이 일본 풋살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국내 풋살 지도자들이 성장해 우리만의 것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Q. 한국풋살대표팀과 경기를 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신체적인 조건과 파워, 1대1 능력이 좋았다. 또 슈팅 파워, 피보를 이용하는 움직임이 좋아 기억에 남는다.
Q. 한국풋살대표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풋살은 많은 요소들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한두 가지가 해결된다고 해서 바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 바람은 같은 동아시아 국가로서 한국 풋살, 일본 풋살이 좋은 파트너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일본 풋살대표팀 고구레 감독과 건설적인 대화
제가 일본 풋살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시스템과 속도를 중시했다면 이제는 파워가 가미됐고, 속도를 포함해 완성도가 높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팀들이 압박 강도를 향상시켰고, 몇몇 팀들은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는데 공을 들이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풋살리그는 17년, 우리나라는 15년이 됐습니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도 관심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일본 현장에서 경기를 본 3일 간 누적 관중수는 약 3,000여 명 정도였습니다. 풋살 경기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시민 사회의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어린 선수들이 F-리그에서 뛰는 걸 목표로 풋살을 하고 있었는데요. 일본풋살연맹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연령별 대표팀과 여성 풋살, 리그 팀들의 유소년 시스템 구조가 피라미드 형태로 자리잡은 것이 일본풋살대표팀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활체육 쪽에 풋살이 많이 보급됐습니다. 부담 없이 일상에서 풋살을 즐기면서 건강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죠. 우리나라 FK리그가 대중에게 조금 더 관심을 받는다면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꿈과 명예를 가질 수 있고, 클럽과 선수가 동반 성장하면서 축구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선 축구 지도자 선생님들에게 풋살의 가치가 잘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풋살이 지닌 가능성과 경쟁력이 축구 발전에 활용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내길 바랍니다. 안방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유럽 축구를 보면 풋살의 경기 장면과 흡사한 상황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압박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대 축구에서 공간과 시간의 문제는 아마도 영원한 숙제일 것입니다.
풋살의 로테이션(회전 움직임)에서 답을 찾을 수 있고,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골키퍼 1명과 필드 선수 4명으로 이루어지는 풋살, 골키퍼 1명과 필드 선수 10명으로 이루어지는 축구는 다르지 않습니다. 축구에서 볼 다툼이 있는 곳은 1대1에서 4대4 이내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풋살 코너에 주신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연재 끝]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2월호 ‘FUTSAL’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ONSIDE 2월호 보기(클릭)
글=안기희
자문=이영진(AFC 엘리트 풋살 지도자 강사)
사진=이연수, 이영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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